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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조선에도 센터는 필요하잖아요

مؤلف: 데이지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10-25 07:18:41

침묵.

은하는 그 침묵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이번엔 더 몰아붙이지 않았다.

이혁은 아직 자기 마음의 이름도 모른다.

너무 세게 밀면 도망칠 것이다.

아니, 도망치는 게 아니라 화를 낼 것이다.

그게 그가 아는 유일한 방어니까.

은하는 부드럽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이혁이 그녀를 보았다.

“순순하군.”

“전하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이 뭔지 아니까요.”

“걱정이라 한 적 없다.”

“네. 업무상 염려.”

“염려도 아니다.”

“그럼 업무상 불쾌?”

이혁은 한숨을 아주 작게 삼켰다.

“너는 말을 꼭 그렇게…”

“정확하게 하죠?”

“성가시게 한다.”

은하는 웃었다.

그 웃음을 보며 이혁은 생각했다.

‘내 것도 아닌데 남 주기 싫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생각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

그날 밤, 은하는 처소로 돌아와 매화에게 연못가 대화를 일부만 전했다.

질투 이야기는 빼고, 백시윤을 조심하라는 말만 했다.

매화는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전하 말씀이 맞사옵니다. 백 공자님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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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 전하, K-탑스타는 처음이시죠?   67. 소유욕 백시윤 VS 츤데레 이혁

    이혁은 그녀가 자신의 말을 이해했다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빨랐다. 이상할 만큼 빨리 배웠다. 그리고 고집이 세지만, 납득하면 받아들였다. 그 점이 신경 쓰였다. 자꾸 더 가르치고 싶게 만들었다.은하가 마지막에 부채를 접고 고개를 들었다.이번에는 달랐다.시선이 그녀에게 갔지만, 그 시선은 그녀의 얼굴에만 머물지 않았다. 작은 들꽃, 버티는 힘, 앞으로 나와야만 했던 사람의 이야기.그 모든 것이 움직임 안에 남았다.장 내관이 낮게 숨을 내쉬었다.“이건…”매화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은하는 숨을 고르며 이혁을 보았다.“어떻습니까?”이혁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은하는 이상하게 긴장했다. 다른 누구의 평가보다 그의 평가가 먼저 듣고 싶었다. 그 사실을 깨닫자 조금 당황스러웠다.한참 뒤, 이혁이 말했다.“아까보다 낫다.”은하의 얼굴이 살짝 풀렸다.“그건 칭찬입니까?”“평가다.”“전하, 그 정도면 이제 거의 자동 응답입니다.”“자동… 무엇?”“아닙니다.”은하는 웃었다.“그래도 감사합니다.”이혁은 그녀의 웃음을 보았다. 이번 웃음은 무기 같지 않았다. 연습이 끝난 뒤 무대 아래로 내려온 사람의 땀과 안도와 기쁨이 섞인 웃음이었다.이혁은 그 웃음을 잠시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내일 그 춤을 추어라.”“허락하시는 겁니까?”“명령이다.”“전하께서는 참 허락도 명령처럼 하십니다.”“왕이다.”“네. 알고 있습니다.”은하는 이제 그 말이 조금 웃겼다. 이혁이 곤란할 때마다 꺼내는 방패처럼 들렸기 때문이다.연습이 끝난 뒤, 은하는 잠시 연무장 밖으로 나와 물을 마셨다. 매화가 부채를 정리하는 동안, 장 내관은 악공들에게 내일의 가락을 다시 맞추라 지시했다.이혁은 아직 돌아가지 않고 연무장 그늘에 서 있었다.그때 백시윤이 나타났다.마치 기다렸다는 듯한 타이밍이었다.“윤 아씨.”은하는 물잔을 내려놓았다.“공자님.”백시윤은 연무장 안쪽을 바라보았다.“연습을 하고 계셨군요. 마침 아씨께 어울

  • 폭군 전하, K-탑스타는 처음이시죠?   66. 뒤에 서면 안 보입니다

    그 사실이 또 이상하게 불쾌했다.은하가 마지막 동작에서 부채를 천천히 접었다. 가락이 멎었다. 연무장에는 잠시 바람 소리만 남았다.매화가 가장 먼저 숨을 내쉬었다.“아씨… 정말…”은하는 숨을 고르며 웃었다.“괜찮았어?”“괜찮은 정도가 아니옵니다.”장 내관도 고개를 끄덕였다.“위험하오.”은하의 얼굴이 굳었다.“별로였어요?”“아니오. 너무 눈에 띄어서 위험하오.”그 말에 은하는 안도했다.위험하다면 성공이다. 적어도 묻히진 않을 테니까.그때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과하다.”은하가 몸을 돌렸다.이혁이 입구에 서 있었다.그녀의 심장이 덜컥했다. 언제부터 보고 있었지? 처음부터? 중간부터? 마지막만? 이상하게도 평가보다, 그가 어디부터 봤는지가 더 신경 쓰였다.은하는 예를 갖췄다.“전하를 뵈옵니다.”이혁은 천천히 걸어왔다.“규수의 춤이라기엔 시선이 너무 곧다.”은하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그렇습니까.”“손끝은 괜찮다. 발도 전보다 낫다. 그러나 네가 고개를 드는 순간, 사람들이 춤보다 너를 먼저 보게 된다.”은하는 잠시 침묵했다가 말했다.“그게 문제입니까?”“간택장에서는 문제일 수 있다.”“하지만 재능을 보이는 자리입니다.”“재능과 과시는 다르다.”“시선을 끄는 것도 재능입니다.”장 내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매화도 긴장했다.이혁과 은하가 연무장 한가운데 마주 섰다. 둘 사이의 공기가 팽팽해졌다. 그런데 이번 긴장은 싸움이라기보다, 서로의 방식을 겨루는 느낌에 가까웠다.이혁은 차갑게 말했다.“너는 늘 너무 앞에 선다.”은하의 눈빛이 흔들렸다.그 말은 묘하게 아팠다.늘 앞에 선다. 맞는 말이었다. 앞에 서야 살았으니까. 무대 중앙을 놓치는 순간, 누군가는 그녀를 밀어냈고, 누군가는 더 어린 얼굴을 세웠고, 누군가는 잊으라 했다. 그래서 은하는 늘 앞에 섰다.센터는 버릇이 아니라 생존이었다.그녀는 조용히 말했다.“뒤에 서면 안 보입니다.”이혁은 그녀를 보았다.“꼭 보여야 하

  • 폭군 전하, K-탑스타는 처음이시죠?   65. 감시 대상 분석일 뿐이다

    전하께서는. 자꾸 찾아오고, 자꾸 막아주고, 자꾸 신경 쓰이게 한다.그 말까지 할 수는 없었다.은하는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아무튼 전하께서도 저를 주시하고 계시고요.”장 내관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주시라는 말로 되겠소?”“그럼 뭐라고 할까요?”장 내관은 입을 다물었다.매화도 눈을 피했다.은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둘 다 왜 그래?”“아닙니다, 아씨.”“아무것도 아니오.”너무 동시에 부정해서 더 수상했다.은하는 더 캐묻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무대였다.“장 내관님, 궁중에서 규수들이 출 수 있는 춤 중에 가장 무난한 게 뭐예요?”“부채를 들고 추는 춤이 비교적 무난하오. 손동작과 걸음새로 품격을 보일 수 있으니.”“좋아요. 부채.”“다만 아씨께서 생각하시는… 그 무대라는 것처럼 과하게 움직이시면 아니 되오.”은하가 웃었다.“과하게 안 합니다. 대신 안 잊히게 할 겁니다.”장 내관은 한숨을 쉬었다.“그 말이 가장 두렵소.”“저도 조금 두렵습니다.”“아씨도요?”“당연하죠.”은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제가 제일 잘하는 걸 하는데 실패하면, 변명할 게 없잖아요.”그 말에 처소 안의 공기가 잠시 달라졌다. 매화는 은하를 가만히 보았다. 늘 당당해 보였지만, 그 안에도 두려움이 있었다. 잘 모르는 것에서 실패하는 건 핑계가 된다.하지만 가장 잘하는 것에서 실패하면, 자기 자신이 흔들린다.은하는 그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더 해야 했다.“연습할 공간이 필요합니다.”장 내관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말했다.“전하께서 빈 연무장 하나를 비워두라 명하셨소.”은하가 멈췄다.“전하께서요?”“예. 궁녀들과 악공도 필요하면 부르라 하셨소.”“언제 그런 것까지…”“아마 아씨가 춤을 고를 거라 예상하신 듯하오.”은하는 말문이 막혔다.이혁은 자신이 춤을 고를 걸 예상했다. 왜? 그녀가 노래했고, 무대 이야기를 했고, 사람들의 시선을 다루는 데 능하다는 걸 봤기 때문일까. 아니면

  • 폭군 전하, K-탑스타는 처음이시죠?   64. 조선에도 센터는 필요하잖아요

    침묵.은하는 그 침묵만으로 충분했다.하지만 이번엔 더 몰아붙이지 않았다. 이혁은 아직 자기 마음의 이름도 모른다. 너무 세게 밀면 도망칠 것이다. 아니, 도망치는 게 아니라 화를 낼 것이다. 그게 그가 아는 유일한 방어니까.은하는 부드럽게 말했다.“알겠습니다.”이혁이 그녀를 보았다.“순순하군.”“전하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이 뭔지 아니까요.”“걱정이라 한 적 없다.”“네. 업무상 염려.”“염려도 아니다.”“그럼 업무상 불쾌?”이혁은 한숨을 아주 작게 삼켰다.“너는 말을 꼭 그렇게…”“정확하게 하죠?”“성가시게 한다.”은하는 웃었다.그 웃음을 보며 이혁은 생각했다.‘내 것도 아닌데 남 주기 싫다.’그리고 이번에는 그 생각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그날 밤, 은하는 처소로 돌아와 매화에게 연못가 대화를 일부만 전했다. 질투 이야기는 빼고, 백시윤을 조심하라는 말만 했다.매화는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전하 말씀이 맞사옵니다. 백 공자님은 너무 완벽하셔서 오히려 무섭사옵니다.”“그치?”“예. 반면 전하께서는…”매화가 말을 멈췄다.은하가 눈을 가늘게 떴다.“전하께서는?”“무섭사옵니다.”“끝?”매화는 아주 작게 웃었다.“그런데 아씨 앞에서는 가끔… 이상하시옵니다.”은하는 이불을 펼치다 말고 멈췄다.“어떻게 이상한데?”“전하께서 아씨를 보실 때마다, 화가 나신 듯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시는 듯하옵니다.”은하의 심장이 이상하게 뛰었다.“그건 그냥 내가 수상해서…”“예. 아씨께서는 늘 그렇게 말씀하시옵니다.”매화가 조용히 웃었다.“그런데 소인은 요즘, 수상해서만은 아닌 것 같사옵니다.”은하는 대답하지 못했다.그때 문밖에서 궁녀 하나가 급히 들어왔다.“아씨, 큰일이옵니다.”은하가 몸을 돌렸다.“또 뭐야?”궁녀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내일 후보들이 궁 밖 사가 부인들 앞에서 재능을 보이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하옵니다.”“재능이요?”“예. 시, 글, 그림, 악기, 춤 중 하나를 보여야 한다

  • 폭군 전하, K-탑스타는 처음이시죠?   63. 단둘이 말하지 마라

    공기가 얼어붙었다.질문을 던진 규수는 웃고 있었지만, 그 의도는 노골적이었다. 은하와 백시윤을 엮고, 동시에 이혁 앞에서 그녀를 곤란하게 만드는 질문.백시윤의 눈빛이 흥미롭게 번뜩였다.이혁의 얼굴은 무표정해졌다.은하는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았다.‘좋아. 이건 위험하다.’하지만 위험한 질문일수록, 제대로 넘기면 크게 남는다.은하는 고개를 들고 답했다.“백 공자님과는 말이 부드럽게 흐릅니다.”누각이 조용해졌다.이혁의 시선이 그녀에게 박혔다.은하는 이어 말했다.“그러나 전하와의 대화는 가끔 칼 위를 걷는 듯합니다.”규수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왕과의 대화를 칼 위라 표현하다니. 하지만 은하는 멈추지 않았다.“다만 칼 위를 걸을 때는 발끝을 더 조심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왜 하는지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그녀는 이혁을 보았다.“그러니 말이 잘 통한다는 것이 편하다는 뜻이라면 백 공자님일 수 있으나, 저를 더 많이 생각하게 하는 분은 전하이십니다.”정적. 진짜 정적이었다.이혁의 눈빛이 아주 작게 흔들렸다.백시윤의 미소가 처음으로 조금 옅어졌다.대비마마는 부채 뒤에서 은하를 바라보았다. 저 아이는 매번 위험한 말을 한다. 그런데 매번 그 위험한 말 끝에 이상하게 사람 마음을 건드리는 진심을 붙인다.이혁은 입을 열지 않았다.열 수 없었다.‘저를 더 많이 생각하게 하는 분은 전하이십니다.’그 말이 너무 직접적이지 않으면서도, 너무 깊게 들어왔다.은하는 그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아, 이거… 좀 세게 말했나?’그러나 이미 늦었다.이혁은 잠시 그녀를 보다가 아주 낮게 말했다.“그 답은.”모두가 숨을 멈췄다.“나쁘지 않다.”은하의 얼굴이 조금 풀렸다.대비마마가 웃었다.“주상께서 오늘도 윤설화에게 후하십니다.”이혁의 표정이 굳었다.“평가일 뿐입니다.”은하는 고개를 숙이고 웃음을 참았다.업무상, 평가, 감시. 이혁은 참으로 핑계가 많았다.문답 과제가 끝난

  • 폭군 전하, K-탑스타는 처음이시죠?   62. 지나가다 들렀다면서요 전하?

    오후의 사교 문답은 궁중 정원 옆 누각에서 열렸다. 후보들은 둥근 자리에 앉아 서로 질문을 주고받았다. 대비마마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았고, 이혁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은하는 그 사실에 조금 안도했다. 이혁이 없으면 덜 긴장될 것 같았다. 물론 백시윤은 있었다. 영의정 가문의 후계자로 오늘 자리의 진행을 돕는다는 명목이었다.정말 성실하게도 자주 나타나는 남자였다.은하는 자리에 앉으며 매화에게 낮게 속삭였다.“저 공자님도 출석률 장난 아니네.”“출석률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좋은 뜻은 아닌 듯하옵니다.”“정확해.”문답은 예상보다 빠르게 흘러갔다. 규수들은 서로를 칭찬하는 척 질문을 던졌고, 그 안에는 날이 숨어 있었다.“윤 아씨께서는 갑작스레 간택에 오르셨다 들었습니다. 준비가 부족하실 텐데, 두렵지는 않으신지요?”은하는 웃었다.“두렵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배우는 속도가 빠르시다니 부럽습니다.”“살고자 하면 사람이 좀 빨라지더군요.”질문한 규수는 말문이 막혔다. 주변에서 낮은 웃음이 흘렀다.다른 규수가 물었다.“아씨께서는 너무 눈에 띄십니다. 중전의 자리는 조용하고 묵직해야 한다 생각하지 않으십니까?”은하는 찻잔을 들었다.“눈에 띄는 것과 가벼운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등불도 눈에 띄지만, 밤길을 밝히지 않습니까.”대비마마의 눈이 흥미롭게 움직였다.백시윤은 조용히 그녀를 보고 있었다.세 번째 질문은 더 날카로웠다.“왕의 마음을 얻고 싶으십니까?”드디어 나왔다.은하는 속으로 이혁을 떠올렸다.왕의 마음보다 신뢰가 먼저.그가 던진 질문, 자신이 고른 답.은하는 차분히 대답했다.“왕의 마음을 얻는 것은 감히 제가 말할 일이 아닙니다.”잠시 멈춘 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다만 전하의 신뢰를 얻고 싶습니다. 마음은 바람처럼 흔들릴 수 있으나, 신뢰는 오래 쌓이는 것이라 생각하니까요.”누각이 조용해졌다.대비마마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백시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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