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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作者: 양순이
last update 公開日: 2026-03-15 09:42:10

그는 방 한가운데 놓인 낮은 상 위를 가리켰다.

미옥은 이제 묻는 법조차 잊은 듯, 대답 대신 상 위로 기어올라갔다. 떨리는 가느다란 다리가 벌어지자, 그 은밀한 곳에 새겨진 연호의 잔혹한 흔적들이 하륜의 안광 아래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하륜은 미옥의 허벅지 안쪽, 피멍이 든 곳을 손가락으로 덧그리며 나직하게 읊조렸다.

“무식한 사내로군. 짐승처럼 찢고 파헤치기만 했어. 황제라는 자가 여인을 아끼는 법조차 모른단 말이냐.”

그의 손가락이 미옥의 상처 입은 곳을 파고들었다. 연호의 거친 흔적을 닦아내고, 그가 남긴 고통의 파편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하륜의 눈빛이 기괴하게 일렁였다.

“아프더냐? 아니면, 내가 가르친 대로 그 고통 속에서 기어이 쾌락을 찾아냈느냐.”

하륜은 미옥의 고통스러운 신음을 집어삼키며 그녀의 가장 깊은 곳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검수이자, 잠깐 빼앗긴 제 소유물을 다시 되찾아오려는 주인의 처절한 의식이었다.

“……흐윽.”

상처 입은 내벽 주위에 맺힌 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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コメン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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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효
재미있네요 빠른 연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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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관의 비   51화

    미옥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다.지금 이 남자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가.수 년을 제국 최고의 내관장으로 살아온 사내였다.환관의 아이라니.귓가를 때린 그 서늘하고도 기막힌 선언에 미옥은 저도 모르게 반문했다.“네……? 방금, 누구의 아이라 하셨습니까?”대답 대신, 미옥을 짓누르고 있던 하륜의 하반신이 더욱 바짝 밀착해 왔다.겹겹이 쌓인 비단옷을 뚫고,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묵직하게 파고드는 낯설고도 압도적인 열기.도저히 거세된 환관의 것이라 볼 수 없는, 생생하게 살아 숨 쉬며 팽팽하게 날이 선 온전한 사내의 상징이었다.“흐읍……!”순간 미옥은 심장이 바닥으로 쿵 떨어지는 듯한 충격에 숨을 들이켰다.경악으로 굳어버린 그녀의 두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허공을 헤매다 이내 하륜을 향해 커졌다.가짜였다.그가 십수 년간 뒤집어쓰고 있던 완벽한 거세의 껍데기도, 서늘했던 금욕의 시간들도 모두 기만이었다.경직된 미옥의 허벅지 사이로 뜨겁고 거대한 덩어리가 기분 좋은 위협처럼 뭉근하게 문질러졌다.하륜은 하얗게 질린 미옥의 귓가에 입술을 묻으며, 낮고 나른하게 속삭였다.“이제 너도 내 가장 치명적인 목줄을 쥐었으니.”그가 살짝 허리를 퉁기듯 압박해 오자 미옥의 어깨가 파르르 튀어 올랐다.“이제 누가 누구의 주인인지 알 수 없겠구나.”위험하고도 달콤한 선언 끝에, 하륜이 불쑥 물었다.“싫으냐. 내 아이는.”오만하기 그지없는 사내의 물음이었으나, 미옥은 그 서늘한 눈동자 너머에 숨겨진 기묘한 긴장감을 읽어냈다.평생을 완벽한 지략가로 살아온 그가, 지금 이순간만큼은 제 발밑의 노비에게 선택을 구하고 있었다.미세하게 굳어있는 그의 턱관절이 보였다.그녀의 손목을 옭아맨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펄떡이는 맥박.그것은 두려움일까, 아니면 저와 같은 열망일까.미옥은 대답 대신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머릿속이 새하얘졌다.주르륵-.미옥의 뺨을 타고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베갯잇으로 흘러내렸다.슬픔이나 두려움이 아니었다.끝내 닿지 못할 거라

  • 환관의 비   50화

    어둠이 내려앉은 황제의 침전.지밀상궁이 숨을 죽인 채, 붉은 융단이 깔린 은쟁반을 연호의 눈앞으로 조심스레 밀어 올렸다.쟁반 위에는 오늘 밤 황제의 수청을 들 후궁들의 이름이 적힌 합궁패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연호의 시선은 은쟁반 위를 느릿하게 훑었다.아니, 훑을 필요조차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낮에 보았던 오색실을 엮던 가녀린 손가락과, 제 어깨에 기대었을 때 파르르 떨리던 까만 속눈썹만이 맴돌고 있었으니까.연호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손을 뻗었다.그러나 그가 무 숙원, 미옥의 이름이 적힌 패를 집어 들려는 찰나였다.“……어찌 된 일이냐.”연호의 미간이 서늘하게 좁혀졌다.미옥의 합궁패는 다른 후궁들의 것과 달리, 붉은 칠이 된 뒷면을 보인 채 뒤집혀 있었다.지밀상궁이 황급히 바닥에 납작 엎드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고했다.“송구하옵니다, 폐하. 무 숙원께서는 금일 경수(經水)가 비치시어, 옥체를 모실 수 없는 상태이옵니다. 하오니 오늘 밤은 부디 다른 이를…….”여인의 달거리.내명부의 엄격한 법도상 황제의 밤을 거부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이유였다.하지만 연호는 불쾌하다는 듯 쯧, 하고 혀를 찼다.“상관없다. 안지 않으면 그만이야. 그저 얼굴을 보며 차나 한잔 나눌 참이니, 채비를 하라.”낮에 채 완성하지 못했던 그 장명루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그저 얌전히 앉아 바느질을 하던 그 평화로운 광경을 한 번 더 눈에 담고 싶었을 뿐이었다.그것은 사내로서의 욕정보다 앞선, 그의 인생 최초의 순수한 갈증이었다.그러나 지밀상궁은 파랗게 질린 얼굴로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연호를 만류했다.“불가하옵니다, 폐하. 제왕의 지존하신 옥체에 부정한 피의 기운이 닿는 것 자체가 크게 흉하고 불길한 일이옵니다. 부디 법도를 지키시어 옥체를 보존하시옵소서.”“짐이 언제부터 그런 잔법도를 따지며 살았다고.”상궁의 결사적인 만류에도 연호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피가 불길하다고?나는 이미 형제들의 피를 웅덩이

  • 환관의 비   49화

    미옥이 황급히 오색실을 소매 아래로 감추며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추려 했다.그러나 연호가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꾹 눌러 앉혔다. 그의 시선이 미옥의 손끝에 들린, 채 완성되지 못한 장명루에 가닿았다.“장명루라. 짐의 무병장수라도 기원하려던 참이었나?”입가에 짙은 호선을 그리는 연호의 가슴 언저리가 묘하게 간질거렸다.뜨겁게 달궈진 살결을 탐하고, 쾌락의 끝에서 거친 숨을 내뱉는 익숙한 유희와는 달랐다.‘……이상한 기분이군.’침향각으로 향할 때는 분명 보자마자 품어보려 했는데, 지금은 그저 이 광경을 조금 더 오래 지켜보고 싶었다.“들킨 것이 부끄러운가?”연호의 목소리에서 늘 묻어있던 서슬 퍼런 위압감이 가시고, 대신 장난기 어린 온기가 배어 나왔다. 그는 미옥의 손등 위로 제 커다란 손을 툭 얹었다. 거칠고 투박한 제 손가락과, 실타래를 쥔 미옥의 하얀 손가락이 겹쳐졌다.그저 손만 맞닿았을 뿐인데, 연호는 묘한 고양감을 느꼈다.옷을 벗기고 살을 맞댈 때보다 더 심장이 크게 뛰었다. 마치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발견한 소년처럼, 혹은 누군가에게 순수한 칭찬을 기대하는 아이처럼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미옥의 입술은 차갑게 얼어붙어 떨어지지 않았다.‘그를 네 발아래 엎드리게 해.’간밤, 하륜이 남기고 간 서늘한 명령이 귓전을 때렸다.차마 그 팔찌가 당신이 아닌, 제 옛 주인을 위한 것이라는 말은 뱉을 수 없었다.미옥은 저항 없이 고개를 숙인 채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을 내리깔았다.그 떨리는 속눈썹을 내려다보며 연호는 속으로 생각했다.이런 식의 기분도 나쁘지 않다고. 아니, 오히려 꽤 마음에 든다고.“……아직 미완성이라 보여드리기 민망할 뿐입니다.”겨우 내뱉은 미옥의 대답에 연호는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미옥의 손에서 오색실을 부드럽게 뺏어 들며 요리조리 살펴보다가, 슬쩍 미옥의 뺨을 검지로 톡 건드렸다.“제법 깜찍한 짓도 할 줄 아는구나.”그의 눈동자에 처음으로 연심을 배운 남자의 생기가 일렁였다.“어서 완성하거라.

  • 환관의 비   48화

    다음 날 점심.눈이 시리도록 화창한 햇살이 궁궐의 기와 위로 쏟아져 내렸지만, 유희의 처소인 경화전 후원의 공기는 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화려하게 차려진 다과상 앞에 마주 앉은 미옥은 조용히 찻잔을 쥐었다. 같은 지아비를 모시는 처지이니 얼굴이나 보며 식사라도 하자는 유희의 갑작스러운 부름이었다.“손은 좀 괜찮은가.”차를 한 모금 머금은 유희가 불쑥 미옥의 손끝을 힐끗거리며 물었다.“그날은…… 내가 좀 과했지. 입궁 첫날, 예민해져 있던 터라 본의 아니게 험한 꼴을 보였네.”미옥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뺨을 내리치고 손을 짓밟던 그 서늘한 독기가 하루아침에 온정으로 바뀔 리 없었다.이 가식적인 사과의 이면에 무엇이 숨어있는지, 미옥은 조용히 숨을 죽인 채 기다렸다.“대장군의 여식이라 한들, 뭣 하겠나.”유희가 자조적인 한숨을 내쉬며 화려한 비단 소매를 매만졌다. 그녀의 눈동자에 짙은 그늘이 스쳐 지나갔다.“이 구중궁궐에 들어와서 폐하의 총애를 받지 못하면, 결국 저기 물을 긷는 궁인들과 다를 바가 없는 신세가 되는 것을. 안 그런가?”유희의 붉은 입술이 서글픈 듯, 혹은 비틀린 듯 호선을 그렸다.“품계가 귀인이면 무엇하고, 숙원이면 또 무엇하겠어. 결국 이곳 내명부의 서열은, 폐하와 누가 더 많은 밤을 보냈는가에 달려있는 것을 말이야.”그 뼈 있는 한탄 속에 담긴 것은 짙은 열등감이자, 황제의 발길이 닿지 않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독기였다.미옥은 표정을 지워낸 채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유희는 잠시 침묵하던 미옥을 살피더니, 이내 시녀를 향해 손짓했다.시녀가 조심스레 은쟁반 하나를 다과상 위로 올려놓았다.쟁반 위에는 황, 청, 백, 적, 흑색의 최고급 명주실이 달빛 대신 눈부신 햇살을 받아 번드르르하게 빛나고 있었다.“곧 황자 마마의 백일이 다가오지 않나.”유희가 목소리를 다정하게 꾸며내며 본론을 꺼냈다.“이 어미의 정성으로 직접 장명루(長命縷)를 엮어드리고 싶은데, 내 워낙 바늘이나 실을 쥐어본 적이 없

  • 환관의 비   47화

    연호의 목소리는 낮았으나 편전을 뒤흔들 만큼 강압적이었다.“짐이 이 옥좌에 앉기 위해 어찌했는지 잊었느냐. 아비가 다른 형제들의 목을 베고, 그 피를 밟고 올라선 자리다. 권력을 쥔 외척들이 제 핏줄을 황제로 만들겠다며 이 궁을 어떻게 피로 물들였는지, 네놈이 똑똑히 보지 않았더냐!”연호가 찻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챙그랑, 파열음이 편전을 갈랐다.“황실의 적통은 오직 황후의 소생뿐이다. 후궁의 몸에서 사내아이가 태어난다면, 그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머리가 깎여 평생을 산사(山寺)에 갇혀 지내게 될 것이다.”연호의 턱관절이 서늘하게 튀어나왔다.“내 핏줄이 권력에 눈이 멀어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는 꼴은……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것이니.”“신의 식견이 짧았사옵니다”그러나 대리석 바닥에 얼굴을 묻은 하륜의 입가에는 서늘한 희열이 번지고 있었다.‘여전히 확고하시군.’어릴 적 겪은 골육상쟁의 지옥.황제의 그 마음을 하륜이 모를 리 없었다.오늘 짐짓 그 상처를 헤집어 본 것은, 그 오만한 철칙이 여전히 유효한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황후가 어리석게도 천 귀인에게 문을 열어주기 전까지, 판은 하륜의 뜻대로 굴러갔다.미옥은 죽어가는 황후의 유지를 받들어 ‘유일한 적통’의 양모로서 옥좌 뒤에 서면 그만이었다. 자신이 공들여 빚어낸 그 완벽한 비수의 몸에, 원수의 추잡한 씨가 잉태되는 꼴 따위는 보지 않아도 되는 가장 깔끔한 복수였다.하지만 천 유희가 황자에게 손을 뻗은 이상 이야기가 달라진다.만에 하나, 비천한 노비 출신인 미옥이 권력 싸움에서 밀려 황자를 빼앗긴다면?‘후궁의 자식은 절대 황제가 될 수 없다 하셨지.’그렇다면 미옥에게는 두 번째 패가 없다.숙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한, 황자를 잃는 순간 그녀는 언제든 버려질 물건에 불과했다.하륜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번뜩였다.천 유희를 밟아 죽이고 저 오만한 황제의 목줄을 온전히 쥐고 흔들려면, 이제 애매한 후궁의 자리로는 부족하다.‘미옥아. 네가, 이 제국의 황후가 되

  • 환관의 비   46화

    정전의 촛불이 음산하게 흔들렸다.인기척도 없이 침궁으로 미끄러져 들어온 하륜은, 침상에 누운 황후를 향해 예를 갖추지도, 고개를 숙이지도 않았다. 그저 싸늘하게 식은 눈으로 바싹 말라가는 제국의 국모를 내려다볼 뿐이었다.“……그대인가.”황후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으나, 하륜은 곁을 내어주지 않은 채 차가운 음성을 흘려보냈다.“어찌하여 문을 열어주셨습니까.”단 한 줄의 질문이었으나, 그 안에는 서릿발 같은 살기가 맺혀 있었다.황후의 마른 어깨가 움찔 떨렸다.“천 귀인의 손길이 황자에게 닿는 것을 어찌 허락하셨냔 말입니다. 마마께서 그토록 지키고자 하셨던 핏줄을, 제 발로 독사의 아가리에 밀어 넣은 연유가 무엇입니까.”“……가문을, 조씨 가문을 살리겠다 하지 않았더냐. 천 장군의 약정서가 내 손에 들어왔다! 내 핏줄을 지키기 위한 어미의 어쩔 수 없는…….”“어리석은 판단이었습니다.”하륜이 황후의 변명을 단칼에 잘라냈다. 목소리는 소름이 끼칠 만큼 나직하고 평온했다.“한낱 종잇장 따위에 마마의 눈이 멀어버린 탓에, 이제 황자의 목숨은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무, 무슨 소리냐! 미옥이가 있지 않느냐! 네가 빚은 그 아이가 내 아들을 지킬 것이라 하지 않았더냐!”황후가 핏발 선 눈으로 소리쳤지만, 하륜의 표정에는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황후의 침상 앞까지 다가갔다.“마마께서는 단단히 착각을 하고 계십니다.”하륜의 나직한 목소리가 정전의 무거운 공기를 갈랐다.“제가 부귀영화를 탐해, 핏덩이 황자를 등에 업고 권력을 휘두르려 한 줄 아셨습니까? 십상시의 수장인 제게 이 궐 안의 재물과 권력은 이미 차고 넘칩니다. 제가 아쉬울 것이 무어라 생각하십니까?”황후의 숨이 턱, 하고 막혔다.“저는 그저 완벽하게 짜인 판을 즐기고 싶었을 뿐입니다. 헌데 마마께서 한순간의 어리석은 미련으로 그 판을 먼저 깨어버리셨지요. 천 귀인의 얕은수 때문에 제 계획에 티끌만 한 위협이라도 가해진다면…… 저는 언제든 사냥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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