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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화

Author: 양순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02 08:07:55
인적이 끊긴 다원(茶院)의 뒤뜰.

초희는 방금 전까지 태후전으로 들어갈 찻잎을 덖어내던 차 상시의 앞을 부드럽게 막아섰다.

스치듯 닿은 시선.

초희의 눈매가 뱀처럼 휘어졌다.

궐 내의 숱한 궁녀들이 몰래 흠모할 만큼 젊고 수려한 사내였으나, 초희는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의 붉은 입술 끝에 맺힌 미세한 경련과, 아름다운 얼굴 위로 짙게 내려앉은 지독한 피로감을.

그것은 육체의 고단함이 아니었다. 밤마다 억지로 제 속을 게워내야만 하는, 참담한 혐오의 흔적이었다.

‘너나 나나, 다를 바 없구나.’

초희는 속으로 쓰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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