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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다정함이 상처가 되어버린 밤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3 13:57:39

에펠탑은 언제 보아도 아름다웠고,

그 아래를 걷는 연인들은 각자의 언어로 속삭이며 시간을 천천히 흘려보내고 있었다.

이현은 유리의 손을 잡았다. 차가운 손이었다.

“우리 예전엔 이런 산책 자주 했었죠.”

그가 말했다. 유리는 작게 웃었다.

“…그땐 그게 좋았어요.”

그녀는 말했다.

그 말 속에는 ‘지금은 다르다’는 뜻이 조용히 녹아 있었다.

이현은 그녀의 손을 더 꼭 잡았고, 그녀는 가늘게 떨리는 숨을 삼켰다.

집에 돌아오는 길,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그 고요함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서로에겐 익숙해진 침묵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유리는 화분 옆에 걸터앉았다.

이현은 가만히 그녀의 옆에 앉으며 물었다.

“유리 씨… 혹시, 내가 너무 다정한 게… 부담돼요?”

그 물음은 생각보다 너무 정직해서 유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 건 아니에요.”

그녀는 겨우 말을 뱉었다.

“그냥… 제가 지금, 누구에게든 받는 게 조금… 힘든 것 같아요.”

이현은 아무 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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