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부장은 지령을 듣고 밖으로 나갔다.소미란이 시킨 일은 생각보다 빠르게 처리되었다.다음 날 아침, 소명 그룹이 배건 그룹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소식이 소미란의 ‘사랑을 위한 헌신’, ‘너그러운 마음’이라는 미화된 수식어와 함께 모든 언론 채널을 통해 대대적으로 퍼졌다.기사 하나하나마다 소미란의 진심을 치켜세우는 말들이 넘쳐났고 소씨 가문이 얼마나 통 크게 강연찬의 옛 연인 남설아의 옛 회사를 도와주었는지를 강조했다.그 결과 여론은 완전히 뒤집혔다. 많은 이들이 소미란을 책임감 있고 의리 있는 사람이라며 칭찬하기 시작했다.자연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배서준에게 향했다.배건 그룹 본사 앞, 수많은 기자가 갓 건물에서 나오는 배서준을 벌떼처럼 둘러쌌다.“배 대표님! 소미란 씨의 이번 지원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이번 자금이 배건 그룹의 위기 상황을 해소해줄 수 있나요?”“일각에선 소미란 씨가 강연찬 씨 때문에 이 일을 결정했다고들 하는데, 이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는가요?”터지는 플래시에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 정도였고 마이크는 거의 배서준 입에 닿을 듯 들이밀어졌다.회사의 일로 이미 속이 뒤집힌 배서준에게 소미란의 자의적인 지원은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게다가 이렇게 기자들까지 몰려드니 짜증은 정점에 달했다.그는 굳은 얼굴을 한 채로 코앞까지 들이댄 마이크를 밀쳐내며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드릴 말이 없습니다.”“배 대표님, 한 말씀만 해주세요!”“모두가 배건 그룹의 상황이 궁금해하고 있어요!”배서준이 이를 악물고 이 상황을 벗어나려던 때, 주머니 속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고 상대는 서유라였다.“서준아, 나 뉴스 봤어. 기자들 많이 몰렸던데, 괜찮아?”“안 죽어.” 배서준은 애써 화를 누르며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서준아, 너무 화내지 마. 미란 씨도 도와주려는 마음이었을 거야... 근데 기자들 질문도 사실 전혀 근거 없는 건 아니잖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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