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511 - Chapter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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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사실 강재혁은 확실히 그렇게 했다.몇 시간 뒤 문채아가 주연우와 함께 캐리어 몇 개를 끌고 나오자 그 모습을 본 강재혁은 바로 문채아의 캐리어를 잡았다.그리고 아무 의도도 없다는 듯, 그냥 도와주는 것뿐이라는 듯 짐을 옮겨주고는 문채아와 주연우를 두 사람이 함께 살 곳으로 데려다주고 이사를 도왔다.문채아는 당연히 거절하려고 했다.하지만 문채아가 거절의 말을 뱉기 전, 강재혁이 시선을 내려 아직은 납작한 문채아의 아랫배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있어서 문채아가 무슨 말을 하든지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것만 같았다.문채아는 그 자리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결국 이사를 도와주는 강재혁을 거절하지 않은 채 미리 차에 가서 앉아 있었다.어차피 이건 강재혁이 원해서 하는 것이다.그랬기에 이리저리 오가면서 짐을 싣는 강재혁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즐거운 미소만 보였다.“재혁이 형은 역시 다르네. 왜 내 의견을 거절했나 했더니만, 더 대단한 수가 있었네.”문채아가 거절하려고 하던 순간 강재혁이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문채아의 배를 내려다보던 순간, 이무현은 이루어 말할 수 없는 벽을 느꼈다.구렁이가 담 넘는 듯한 강재혁의 수법에 비해, 이무현은 여태까지 막무가내로 밀어붙여 왔으니 두 사람의 차이가 더욱 명확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이무현, 거기서 뭐 해. 얼른 와서 강재혁 씨랑 함께 채아 짐 옮기는 거 도와줘.”그때 마침 여자의 목소리가 이무현의 고막에 꽂혔다.그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주연우였다. 주연우는 잡고 있던 캐리어 손잡이를 이무현의 손에 가져간 뒤 문채아를 따라 차에 올라탔다.모든 일을 남자들한테 맡겨버린 셈이었다.캐리어를 쥔 이무현은 약간 멍해 있다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려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법도 나쁘지 않았다. 주연우에게는 그 방법이 통했으니까 말이다.이무현은 즐거운 표정으로 강재혁과 함께 짐을 옮겼다. 두세 번 옮겼을 때야 문채아의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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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그 목소리에 문채아가 약간 흠칫했다. 주연우는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놀란 채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자기 귀를 의심했다.오전에 바로 강지유와 양현주가 초췌한 모습으로 강씨 가문에서 쫓겨나는 것을 목격했는데, 오후에 이곳에서 다시 두 사람을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말이다.‘설마 이 사람들, 우리를 미행한 건가?’주연우가 미간을 찌푸린 채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내기도 전에, 강지유가 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먼저 선수를 쳤다.“문채아, 주연우! 두 사람, 설마 우리를 미행한 거야? 문채아, 너 제발 그만 좀 해! 오전에 네 친구를 보내서 나와 우리 엄마가 망신당하는 꼴을 구경하게 하더니 오후에는 우리가 사는 곳까지 따라와서 괴롭히려고 그래?”강지유는 문채아가 이렇게 뻔뻔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드디어 발붙일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절망스럽던 기분이 한결 나아졌는데, 문채아의 비겁한 행동에 기분은 또다시 지옥 밑바닥으로 추락했다.강지유의 말을 들은 문채아와 주연우의 기분도 썩 좋지는 않았다.하늘이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강씨 가문에서 쫓겨난 양현주와 강지유가 어떻게 우연히 이 별장 구역에 나타났을까.주연우는 별장의 소유자로서, 이 일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물어보았다.“이 주변에는 구축 아파트랑 신축 별장이 많아. 강지유, 우리를 모함하기 전에 이것부터 똑바로 얘기해. 너는 대체 어디 사는데?”“내, 내가 왜 그걸 알려줘야 하는데?”강지유는 그 질문에 바로 반박하면서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했다.“나랑 엄마 같은 사람이 어떻게 구축 아파트에 살겠어! 그런 곳은 낡고 더럽잖아! 우리는 강씨 가문 저택에서만 살아와서 그 정도의 고급 아파트가 아니면 살 수 없어.”“어머, 그래?”문채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전에도 강지유와 몇 번 다툰 적이 있었기에 문채아는 바로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강지유, 만약 두 사람이 사는 곳이 별장 구역이라면 지금 별장 구역의 대문으로 들어가면 되겠네.”네 사람은 별장 구역의 밖에서 마주쳤다.주연우는 문채아에게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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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사람은 재수가 없어지면 다른 사람도 같이 재수 없기를 바란다. 그래야 본인의 불행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지금 강지유의 심정이 딱 그랬다.그렇게 문채아를 사랑하던 강재혁이 결국에는 문채아를 집에서 쫓아내다니.그 생각에 강지유는 기쁨을 감추려야 감출 수가 없었다. 오히려 지금 본인의 처지보다 문채아의 처지가 더 불쌍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강지유가 다친 몸으로 집에서 쫓겨났다고 하지만, 문채아는 임신한 채 쫓겨나서 갈 곳도 없었으니 말이다.강지유는 문채아를 향해 손가락질하면서 비웃음을 흘렸다.하지만 이때 가까이에서 들리는 발걸음 소리에 양현주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이윽고 강지유도 강재혁이 강지유의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강지유는 마치 저잣거리의 광대가 된 기분이었다.“강지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강지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눈앞에 강재혁이 나타났는데,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주연우는 씩 웃으면서 강지유 앞에서 팔짱을 낀 채 도도하게 얘기했다.“강지유, 너 우리 채아가 재혁 씨 집에서 쫓겨났다면서 놀리려고 했잖아. 그렇게 해서라도 자존감을 채우고 싶었던 거야? 하지만 어쩌지? 네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 참 안 됐네. 우리 채아는 너처럼 집에서 쫓겨나고 약혼자한테 무시당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말이야. 지금 채아가 내 별장에 와 있는 건 그저 임신 기간의 기분을 위해 거처를 옮기는 것뿐이야. 강재혁 씨도 채아의 이사를 전적으로 도와주고 있어서 짐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강재혁 씨는 채아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모든 것을 도와주고 있거든. 나는 그저 채아랑 같이 주변 풍경이나 만끽하고 있던 건데... 어머, 강지유, 이렇게 보니까 네가 너무 불쌍한 것 같아.”강지유는 지금 친아버지한테서 버림받고, 박도윤한테도 무시당하고, 친한 친구도 없었으니까 말이다.게다가 주연우는 정보가 빨라서 강지유가 친구들과 싸워서 다 절교했다는 소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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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강지유는 문채아가 이제 임신 3개월도 되지 않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인터넷에서는 임신 첫 3개월 동안 임산부의 몸과 멘탈이 아주 취약하기에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 했다.강지유는 일부러 문채아를 자극해 문채아가 감정이 격해져 유산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니, 더 나아가서 문채아와 문채아의 아이가 다 같이 죽었으면 했다.그래야만 속이 시원하게 풀릴 것 같았으니까 말이다.독한 저주를 퍼부은 강지유는 양현주와 함께 빨리 자리를 떠서 문채아가 화를 풀 곳이 없게 만들려고 했다.하지만 강지유의 저급한 말을 들은 강재혁은 바로 굳은 표정으로 강지유를 막으려고 했다.그러나 강재혁보다 더 빠른 사람이 있었다. 연약한 실루엣이 강재혁보다 더 빠르게 강지유를 향해 가더니 바로 손을 들었다.짝.뺨을 때리는 소리가 아주 크게 들려왔다.양현주는 강지유를 보호하지 못한 채 강지유가 뺨을 맞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뺨을 맞은 강지유는 그대로 쓰려져 또 엉덩방아를 찧었다. 오전에 겨우 지혈했던 상처가 다시 찢어져 강지유는 너무 아파 이리저리 굴러댔다.양현주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문채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참 지나서야 강지유의 뺨을 때린 사람이 문채아라는 것을 확인했다.“문채아, 너 감히 우리 지유를 때려? 너 예전에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잖아!”양현주의 기억 속 문채아는 말로 사람을 처참하게 만드는 법을 잘 알았다. 주먹을 쓰는 건 주연우나 강재혁이 하던 짓이다.하지만 지금 문채아는 양현주의 앞에서 강지유의 뺨을 내리쳤다.문채아의 표정은 아주 담담했다.“예전에 그러지 않았다고 해서 지금도 그러지 않는다는 건 아니죠. 저도 성질이라는 게 있어요. 전에 그 성질을 드러내지 않은 건 제가 아주머니를 웃어른으로 대했기 때문이에요. 당신의 사람 됨됨이는 별로지만 저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하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제 웃어른이 아니니 더는 참을 필요가 없죠. 제 방식대로 할 겁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입조심해요. 함부로 남을 저주하는 얘기를 내뱉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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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문채아의 손을 매섭기도 매서웠다.양현주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눈앞에서 하늘이 핑 돌았고 머리가 어지러웠으며 귓가에서 윙윙대는 소리도 들렸다.문채아가 양현주까지 때리는 것을 본 강지유는 순간 입을 다물어버렸다.강지유는 문채아가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생각했다.“너... 나만 때리면 됐지! 우리 엄마까지 때려? 우리 엄마는 너보다 어른이란 말이야!”문채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강지유를 바라보더니 차갑게 웃었다.“아니. 네 엄마는 나한테 어른이 아니야. 아까 널 때렸을 때부터 얘기했잖아. 두 사람 다 맞을만한 짓을 했으니까 나한테 맞는 거야. 양현주 씨, 오혜정이 날 해치려고 한 게 당신이 한 짓이라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강지유가 집에서 내쫓겨날까 봐 나를 이용해 재혁 씨를 흔들려고 했잖아요. 그래서 나한테 오혜정을 보낸 거고. 전에 인터넷에서 댓글 알바를 고용해서 악플을 달았을 때 핸드폰을 보면서 참 즐거웠을 거예요? 그리고 나를 무너뜨려서 재혁 씨 발목을 잡으려고 했죠. 그러니까 당신이 오늘 나한테 뺨을 맞은 거예요. 똑똑히 들어요. 나는 당신 때문에 무너지지도 않았고 잘 살고 있다고. 앞으로 다른 사람을 해치려고 할 때마다 오늘의 뺨을 기억해요. 다음에는 이것보다 더 세게 때릴 거니까요.”사실 문채아는 지금 당장 양현주의 뺨을 더 내리치고 싶었다.강지유가 아까처럼 문채아 앞에서 거침없이 폭언을 퍼붓고 뱃속의 아이까지 저주하게 된 데에는 양현주가 강지유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은 이유도 있으니까 말이다.문채아는 양현주의 뺨을 몇 번 더 내리쳐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문채아는 양현주처럼 약한 사람만 골라서 때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직 납작한 배를 매만지던 문채아는 손목을 풀었다. 차라리 강지유를 몇 대 더 때리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강지유는 그런 문채아의 동작을 보고 문채아의 의도를 알아차렸다.아까까지만 해도 화가 난 표정으로 문채아와 싸우려고 했지만 지금은 얼얼한 볼과 화끈한 엉덩이의 고통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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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그래서 문채아는 마침 이 기회를 빌려 강재혁에게 문채아는 아주 건강하기에 바람에 불어 날아갈 것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강재혁은 그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문채아한테 혼나는 것도 좋았다. 게다가 본인의 원래 모습을 찾아가는 문채아의 모습도 더욱 좋았다.강재혁은 그저 태도를 낮춘 채 문채아를 따라 짐을 들고 주연우의 새 별장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 문채아의 손목을 마사지해 주었다.강지유와 양현주를 때리는데 힘을 썼기에 여린 손이 버틸 수 없어 아플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문채아는 짜증스레 손을 빼낸 채 미간을 찌푸리고 강재혁을 쳐다보았다.“짐을 챙겨줄 때 얘기했잖아요. 이사까지만 도와주고 나를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말이에요. 이제 별장에 도착했으니 이제 가요. 설마 여기에 붙어 있으려고 하는 건 아니죠?”그렇다면 강재혁의 곁에서 떠나 스스로를 되찾는 계획이 물거품이 될 것이다.하지만 강재혁은 이곳에 눌어붙어 있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채아야, 알려주고 싶은 게 있어.”강재혁은 진심으로 아쉬워하면서 버둥거리는 문채아의 손을 천천히 놓아주고 얘기했다.“앞으로 너한테 아무것도 숨기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물론 내 주변에 위험한 일들이 끊이지 않는 건 너도 잘 알겠지만... 그래도 너한테 다 솔직하게 털어놓을게. 그래서 지금 보여주고 싶은 게 하나 있어.”말을 마친 강재혁이 이무현에게 눈치를 주자 이무현이 패드를 들고 들어와 문채아한테 설명했다.“형수님, 아까 제가 없었던 건, 강지유와 양현주 씨가 도망칠 때 재혁이 형이 두 사람을 미행해 보라고 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마침 두 사람이 사는 곳에서 좋은 걸 발견해서 형수님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가져왔어요.”이무현도 두 사람을 미행한 결과 이런 큰 수확을 얻을 줄은 몰랐다.이무현은 얼른 패드를 문채아에게 건네주었다. 영상 속에는 양현주와 박도윤이 함께 있었다. 이 카메라 각도는 이무현이 양현주의 거처에 몰래 숨겨둔 카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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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양현주는 강씨 가문에서 쫓겨나자마자 바로 박진성에게 전화를 걸어 머물 곳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그리고 박진성은 양현주와 강지유에게 구축 아파트를 임대해 주었다.하지만 좋은 것만 먹고 비싼 것만 입고 살던 양현주는 당연히 이 아파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양현주는 꾹 참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강지유를 겨우 달랜 뒤 뭐라도 사려고 밖으로 나갔다.화가 난 강의준의 태도를 떠올리면 양현주는 언제까지 강지유와 함께 밖에서 나돌아야 하는지 몰랐다.하지만 물건을 사러 나가는 길에 문채아와 강재혁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래서 구축 아파트로 돌아온 양현주는 박도윤 앞에서 화를 쏟아내고 있었다.“도윤아, 내가 일부러 네 아빠를 협박하는 게 아니야. 여기서는 정말 못 살 것 같아서 그래. 문채아 알지? 문채아가 바로 여기 건너편의 별장 구역에서 살고 있어. 그리고 오늘 나와 지유의 뺨을 내리쳤다고! 더 나가다가는 앞으로 어떻게 당할지 몰라!”양현주는 박도윤 앞에서 조금 과장을 보태 얘기했다.오늘 뺨을 맞게 된 것도, 강지유가 입을 다물고 있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문채아가 두 사람에게 손을 댄 것만큼은 확실했다.문채아는 지금 눈에 뵈는 것 없이 아무에게나 손을 대고 있었다. 그러니 안전을 위해 양현주는 문채아에게서 멀리 떨어지려고 했다.양현주와 강지유가 문채아를 마주칠 줄은 몰랐다는 듯, 박도윤의 담담하고 냉랭한 얼굴에 갑자기 금이 갔다.“채아가 정말 거기에 산다고요? 하지만 멀쩡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나와서 산대요?”양현주는 인내심을 갖고 얘기했다.“듣자하니 문채아가 임신해서 기분 전환 겸 다른 곳에서 살고 싶어서 그렇다던데. 하지만 내 생각에는 오혜정 때문에 강재혁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 같아.”“그럼 채아가 혼자 나와서 산다는 거예요? 강재혁도 없이?”“아니. 옆에서 이사까지 도와주고 있더라.”“하지만 강재혁과 관계가 틀어진 것 같다면서요? 강재혁은 왜 아직도 채아 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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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하지만 너는 박진성의 아들이잖아! 이 정도 일도 처리 못 해?”양현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박도윤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박도윤은 더욱 담담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당신 입장에서는 아무 일도 아닐 수 있지만 제 아버지한테는 아닐 수 있죠. 아버지는 본인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일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20년 전의 일로 아버지를 협박하시는 것 때문에 아버지는 이미 충분히 심기 불편해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거처를 바꾸고 싶으면 직접 찾아가세요.”박도윤은 양현주를 위해서 박진성을 찾아갈 마음이 없었다.박도윤의 말을 들은 양현주는 표정이 굳어버렸다. 이윽고 양현주는 고개를 푹 떨궜다.강지유와 함께 강씨 가문에서 쫓겨난 양현주는 머물 곳을 찾아야 한다는 마음이 급해서 박진성에게 너무 센 태도와 말투로 얘기했었다.하지만 박진성은 성질이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박진성이 얼마나 악독한 사람인지, 양현주는 20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결국 양현주는 이를 꽉 깨물고 진정한 뒤 먼저 고개를 숙였다.“도윤아, 내가 요즘 감정 기복이 심해서 그래. 네 아버지한테 협박하려는 마음은 아니었어... 됐다. 어차피 이곳도 네 아버지가 준비해 준 곳이니 일단 살아볼게. 돌아가서 네 아버지한테 잘 좀 전해줘.”“그럼 거처는 안 바꾸신다는 거죠?”양현주가 겨우 웃음을 짜내고 얘기했다.“응, 안 바꿔도 돼. 문채아가 건너편 별장에서 산다고 하지만 괜찮아. 난 전혀 억울하지 않아. 앞으로 문채아를 피해서 다니면 되지.”박도윤은 그 말을 듣고 양현주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양현주가 문채아를 피해서 다닌다는 말을 듣고 차가운 표정을 조금 풀었다.울긋불긋한 복도의 벽에 담배를 비벼서 끈 박도윤이 얘기했다.“아주머니,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강씨 가문에서 나왔으니 그동안 밖에 있으면서 지유가 다른 사고를 치지 않게 잘 통제해 주세요. 제 아버지가 강준혁을 불러들일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요. 곧 한 가족이 모일 수 있겠네요.”강준혁은 양현주가 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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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강준혁과 강재혁은 모두 강의준의 아들이다.만약 강의준이 유언을 남길 새도 없이 돌연사한다면 재호 그룹을 놓고 강재혁과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강준혁뿐이다.그래서 박진성은 강준혁이라는 패를 손에 넣고 전쟁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양현주가 이 시궁창 같은 곳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도 오직 강준혁의 성공뿐이었다.게다가 양현주는 아직 강의준과 이혼하지 않았기에 아직 법적인 부부였다. 그래서 강준혁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었다. 양현주와 강의준이 이혼하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아무 도움도 줄 수 없었다.양현주의 얼굴이 천천히 창백해졌다. 아들을 향한 걱정과 불안은 점점 사라지고, 권력에 대한 갈망이 자리 잡았다.“도윤아, 너와 네 아버지 생각이 맞아. 준혁이는 빨리 돌아와야 해!”양현주는 숨을 깊게 들이쉰 뒤 입꼬리를 올려서 얘기했다.“내가 아까 불평불만 한 건 네 아버지한테 전해주지 마. 나도 별다른 뜻은 없었어. 난 항상 네 아버지의 계획과 안배를 믿거든. 네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나도 20년 전에 강의준의 아이를 임신하고 강씨 가문에 들어갈 수 없었을 거야.”20년이 지났어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양현주는 박진성에게 감사할 뿐이었다.양현주는 이수연을 밟고 그 자리에 올라선 것이 아니라, 박진성에 의해 그 자리까지 떠밀린 것이다.20년 전까지만 해도 양현주는 이수연과 좋은 친구였다. 그래서 강의준에게까지 손을 뻗을 생각이 없었다. 이수연의 자리를 대체하고 강씨 가문의 새로운 안주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강의준이 이수연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다.이수연을 향한 강의준의 사랑은 너무 고집스러워서 아주 아름다운 새장 같았다. 이수연을 처음 본 순간부터 강의준은 이수연을 그 새장에 가두고 본인도 그 새장 속으로 같이 걸어 들어갔다.그래서 강의준은 이수연의 마음속에 강의준만 있기를 바랐다. 이미 강의준의 마음에는 이수연만 있었고 다른 여자한테는 관심도 주지 않았으니까 말이다.그래서 양현주는 그저 이수연과 친하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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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박진성이 이 바닥에서 강의준을 함정에 빠뜨리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하지만 박진성은 사악하게 웃으면서 타이밍을 노리는 늑대처럼 얘기했다.“결혼하고 아이를 가졌다고 해서 내가 마음을 접었다는 건 아니야. 이수연이 아이를 낳은 뒤 강의준과 사이가 좋아졌다고 했지? 강재혁도 꽤 귀여운 아이라고... 그럼 만약에 이 아이가 사라진다면? 두 사람의 사이가 계속 돈독할 수 있을까? 만약 이 아이가 없다면, 그래도 이수연이 행복하게 강의준 옆에서 살 수 있을까?”양현주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진성의 진지한 눈빛에 놀라서 정신이 어지러웠다.그와 동시에 박진성이 마지막 말을 남기고 떠났다.“양현주, 네가 이수연 곁에 나타났을 때부터 난 네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어. 착한 척하는 건 너한테 안 어울려. 그러니까 내가 오늘 한 말을 기억해. 강씨 가문 사모님의 자리가 비워지면 넌 그냥 그 자리에 앉으면 된다고.”말을 마친 박진성은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양현주는 그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하지만 이게 꿈이 아니라는 것을 빠르게 깨달았다. 왜냐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어린 나이의 강재혁이 납치되어 실종됐기 때문이다.이윽고 이수연과 강의준의 사이가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수연은 심한 우울증에 걸렸고 양현주가 강씨 가문으로 가 이수연을 위로해 주는 일이 잦아졌다. 덕분에 양현주가 강의준과 가까워질 기회 또한 많아졌다.박진성의 말대로, 양현주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착한 척하는 것은 양현주에게 어울리지 않았다.그래서 박진성이 강재혁에게 약을 먹이기 시작한 뒤 양현주는 이수연의 옷을 입고 서재로 걸어 들어갔다.하지만 이수연이 뛰어내려 자살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남편과 친구의 배신에 그저 쓸쓸히 이혼하고 멀리 사라질 줄 알았는데 절망에 가득 차서 투신자살할 줄은 정말 몰랐다.이수연이 투신자살하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양현주는 친구인 척 이수연에게 다가갔다. 그때의 이수연은 강재혁이 여전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꼭 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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