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521 - Chapter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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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화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네요.”박도윤은 양현주가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어떤 유용한 답변도 해주지 않았다.“아버지가 어떤 생각인지 알고 싶으시면 직접 아버지께 물어보세요.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저와 아버지는 다른 사람이에요. 오늘 여기로 온 것도 아버지 명으로 아주머니와 지유가 제대로 입주했는지 확인하러 온 것일 뿐이에요.”양현주가 박진성의 도움을 확실히 받을 수 있는지, 또는 박진성이 무슨 의도로 강재혁과 친한 척하는지 같은 건 박도윤의 관심 밖 일이었다.박도윤의 거듭되는 무심한 태도에 포커페이스라면 자신 있던 양현주도 지금은 얼굴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어른인데 문채아에게 당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박도윤까지 자신을 존중하지 않았으니까.“도윤아, 내가 이런 말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나, 지유 엄마야. 네 미래 장모님이라고. 그런데 나를 대하는 태도가 그게 뭐니? 그래, 네 말대로 네 아버지 일은 너와 얘기를 나눠봤자 아무런 쓸모도 없겠지. 그럼 이제 네 얘기를 해볼까?”“지유는 여태 좋은 데서만 살아와서 집에서 쫓겨난 것에 대한 충격이 커. 너희 둘 사이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간 나면... 아니, 시간이 없어도 찾아와서 지유 마음 좀 달래 줘. 그냥 아예 약혼 절차를 건너뛰고 결혼을 해버리면 더 좋고. 너희들이 빨리 결혼을 해야 나도 안심하고 준혁이를 도와줄 거 아니야.”양현주는 강지유를 낳은 사람이라 자기 딸이 얼마나 시한폭탄 같은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박진성이 전쟁을 선포하기 전에 얼른 강지유를 결혼시켜 버리거나 누군가의 손에 맡기고 싶었다.양현주는 그렇게 하면 강재혁을 처리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커질 거라고 믿었다.박도윤은 양현주의 말이 다 끝날 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대뜸 아주 웃긴 얘기를 들은 듯한 눈빛을 보냈다.그 눈빛에 양현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뭐라 더 얘기하려는데 갑자기 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그들 곁으로 다가왔다.다가온 사람은 계속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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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강지유, 나는 너 한 번도 좋아해 본 적 없어. 너랑 공개적으로 연인이 된 거에 내 의지는 조금도 들어있지 않았어. 전에는 그저 어쩔 수 없어서, 너랑 사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너를 좋아하는 척했던 거야. 지금은 더 이상 그 어떤 강요의 말도 들을 생각이 없으니 당연히 너랑은 말도 섞고 싶지 않은 상태인 거지.”“그러니까 더 이상 친한 척하지 말고 우연히라도 만나면 입 닫고 그냥 갈 길 가. 그리고 너희 엄마한테도 전해. 딸이라는 짐 덩어리를 떠넘기고 싶으면 나 말고 다른 사람 알아보시라고.”박도윤은 강지유와 결혼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그때는 원래 자기 것이어야 할 사람을 되찾아 당당하게 사랑할 생각이었다.양현주는 박도윤의 말에 멍한 얼굴로 입을 떡하고 벌렸다. 박도윤이 아까 왜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박도윤은 아주 오래전에 이미 헤어짐을 고한 상태였으나 강지유가 자존심 때문에 그걸 여태 숨긴 것이었다.강지유는 박도윤이 매정한 말을 내뱉자마자 바로 눈물을 보였다. 애초에 그녀는 박도윤과 진정으로 헤어질 생각이 조금도 없었으니까.“도윤아, 나는 너밖에 없어. 너만 사랑하는데 내가 누구를 만나. 그리고 왜 날 좋아한 적 없다는 거짓말을 해. 문채아랑 사귀었을 때 나랑 몰래 바람피운 것도 다 내가 좋아서잖아.”“그때는 문채아가 방해해도 끝까지 나를 선택했으면서 왜 지금은 문채아도 없는데 나랑 헤어지려고 하는 건데!”“알겠다. 차민아 때문이지? 그 여우 같은 계집에, 병문안 와서 헛소리할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년이 나 없을 때 너한테 꼬리 친 거지? 그치!”차민아가 중간에서 이간질한 것이 분명했다. 그게 아니면 박도윤이 이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할 리가 없으니까.강지유는 박도윤이 매정해진 것이 다 차민아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다시금 박도윤 쪽으로 붙었다.“도윤아, 나 떠나지 마. 나는 너 없으면 못 살아. 내가 죽는 꼴 보고 싶어?”“내 몸에 손대지 마. 그리고 죽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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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쫓겨난 양현주 모녀를 구해준 게 박진성이었다고?’문채아는 양현주가 이십여 년 전부터 이미 박진성과 아는 사이였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또한 양현주가 강재혁의 어머니가 죽은 뒤에 무사히 강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어 강지유와 강준혁을 낳을 수 있었던 게 다 박진성 덕이었을 줄도 몰랐다.문채아는 강재혁이 준비한 20분 정도의 영상이 흘러나올 동안 계속 입을 떡하고 벌린 채로 있었다.물론 주연우의 반응도 문채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두 사람은 마치 아주 충격적인 얘기를 들은 사람들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이무현은 그런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 태블릿을 거두어들인 후 주연우를 데려고 밖으로 나갔다.강재혁은 둘만 남게 되자 다시금 슬며시 문채아의 손을 잡았다.“채아야, 이게 내가 너한테 미처 하지 못했던 얘기야.”“나는 지금 생각보다 아주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어. 그래서 너한테 비밀로 한 거야. 네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생긴 건지, 어떤 사람들이 얽혀있고 또 어떤 일이 얽혀있는지, 이 모든 걸 다 알아내기까지 나도 꽤 많은 시간이 들었어. 그리고 드디어 얼마 전에 양현주의 뒤에 있는 사람이 박진성 회장이라는 걸 알아내게 됐어.”강재혁은 힘을 기른 후 제일 먼저 양현주부터 조사했고 그녀가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게 강의준의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서라는 걸 빠르게 알아냈다.다만 그게 박진성인 걸 알아내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애초에 박진성이 흑막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해봤으니까.“박진성이라는 걸 알게 된 건 얼마 전에 날 납치했던 인간들을 싹 다 잡아 심문하는 것에 성공해서야. 박진성은 그때 해외에 있는 조직과 컨택해서 나를 납치하라고 지시했어. 강씨 가문의 정보를 싹 다 넘겼으니 애 하나 납치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박진성은 그때 나를 죽일 생각이었어. 내가 죽어야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이가 다시 최악으로 치달을 테니까. 하지만 그러지 못했어. 고작 8살밖에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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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그리고 채아야, 너희 어머니를 죽인 사람도 박 회장이야. 지금까지 조사한 바로는 그래.”“너희 어머니가 신분 차이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과 순조롭게 결혼할 수 있었던 건 아마 우연히 박진성의 비밀을 알게 돼서일 거야. 그래서 박진성도 군말 없이 너희 어머니를 집안으로 들였던 거고.”“그런데 너희 어머니가 너희 아버지를 절벽에서 밀어버렸다는 사실이 들통나버렸어. 그 상황에서 너희 어머니는 박 회장한테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었을 거고 박 회장은 이때다 싶어 너희 어머니를 가문에서 내쫓으려고 했을 거야. 그런데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 아무 짓도 안 하고 내쫓을 수는 없었겠지.”강재혁이 이러한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었던 건 다 자신을 납치했던 사람들을 잡아들인 덕이었다. 그들은 마치 바퀴벌레처럼 발견하지 못했으면 아마 영원히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겠지만 한 마리라도 발견하면 나머지 인간들의 위치를 특정하는 건 쉬웠다.그래서 아주 순조롭게 문영란 죽음의 진상도 알 수 있게 되었다.문채아는 강재혁의 말에 얼굴이 하얘진 채로 바닥을 응시했다. 군데군데 빠진 퍼즐 조각들이 이제야 다 맞춰지는 기분이었다.“박진성이었구나. 박진성이었어... 어쩐지... 어쩐지...”문채아도 문영란을 죽인 게 박진성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했었다.산속으로 끌려가는 길에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 의뢰인이 청부업자와 통화하면서 강재혁을 챙기는 듯한 말을 했었으니까.그래서 문채아는 박진성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 추측이 오늘에서야 드디어 검증되었다. 문영란을 죽인 사람은 정말 박진성이 맞았다.문채아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더니 대뜸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당신이 사랑했던 남자가 고작 그런 남자야. 남편을 죽이고 딸을 깎아내리면서 얻으려고 했던 남자가 비밀이 밝혀질까 봐 당신한테 칼이나 들이미는 그런 남자였다고. 그간 진정한 사랑을 찾기라도 한 것 같아서 아주 행복했었지? 아니, 당신은 박진성한테 아무것도 아니었어...”문채아는 문영란의 마지막이 궁금했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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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문채아는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박진성이 찾아와 강재혁은 지금부터 자기와 손을 잡고 강의준을 상대할 거라고 했던 말을 말이다.‘박진성이 바로 악의 근원이었다는 것까지 다 알아 내놓고 왜 아직도 박진성과 협력하고 있는 거지?’강재혁은 문채아의 질문에 입꼬리를 올리며 부드럽게 웃었다. 문채아가 다시금 자신을 걱정해 주고 자신의 일에 관심을 두니 가슴 아팠던 기억도 싹 가시는 것 같았다.강재혁은 자연스럽게 문채아를 다시 끌어안고는 그녀의 체향을 들이켰다.“박진성과 협력하고 있는 거 아니야. 손을 잡은 척 연기한 거야. 박 회장이 어머니 몰래 뒤에서 그런 짓을 했던 것처럼. 나는 박 회장한테 어머니가 받았던 고통을 그대로 돌려줄 거야.”강재혁은 아직 박진성의 행동을 제지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박진성을 도와 일을 더 크게 만들 생각이었다.그래야 사실은 자기 마음대로 상황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박진성이 더 철저하게 무너질 테니까.강재혁은 박진성이 피눈물을 흘리며 대가를 치르길 원하고 있다. 자신과 어머니가 당한 모든 고통이 전부 박진성 쪽으로 옮겨갈 때까지 그는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박진성은 자신의 야심으로 머지않아 곧 터질 혼란을 전쟁이라고 비유했고 강재혁은 그 단어가 아주 찰떡 같다고 생각했다.이건 누가 봐도 단순한 복수는 아니었으니까. 강재혁은 기꺼이 그 전쟁에 자신의 몸을 던질 각오가 되어있었다.하지만 문채아는 강재혁의 말에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쿵쿵 뛰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를 밀어내는 것도 잊은 채 미간을 한껏 찌푸리며 말했다.“박진성은 재호 그룹을 손에 넣기 위해 아주 오랜 기간 본색을 숨긴 채로 행동해 왔어요. 그런데 재혁 씨는 박진성이 흑막이었다는 것도 이제야 알게 됐잖아요. 그런데 정말 박진성을 상대할 수 있겠어요? 박진성이 짠 판을 뒤집을 수 있겠냐고요.”강재혁이 가진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또 강재혁이 얼마나 대단한 위치에 있는지는 문채아도 잘 알고 있다.하지만 상대는 박진성이었다. 문채아는 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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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문채아는 강재혁의 말에 가만히 멈춰있다가 어쩐지 그에게 말려든 것 같은 기분에 몸을 살짝 뒤로 하며 말했다.“우리는 지금 헤어진 상태예요. 그래서 집에서도 나오고 이혼 얘기까지 한 거잖아요. 그런데 재혁 씨가 여전히 내 주변에 사람을 배치해 두면 내가 집에서 나온 의미가 없어지는 거 아니에요?”강재혁은 문채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고개를 저었다.“의미가 없다니, 절대 그렇지 않아. 채아야, 네가 내 곁을 떠난 것 때문에 내 마음이 얼마나 크게 요동쳤는데. 네가 이혼하자고 했을 때 나 진짜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어.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가 너한테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확실하게 느꼈어. 그러니까 의미 없다는 말 하지 마. 그리고 사람 붙이는 건 너와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야. 나한테 화났다고 네 안전을 내팽개치면 안 되지.”강재혁은 진지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문채아의 손을 자신의 심장 쪽에 가져다 댔다.“채아야, 너는 내 목숨이야. 박진성과의 전쟁으로 내 몸이 부서지는 건 조금도 두렵지 않지만 박진성이 너한테 손을 대는 건 상상만으로도 벌써 아찔하고 온몸이 떨려. 너한테 무슨 일 생기면 나는 분명 그 순간 모든 의지를 잃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야.”만약 박진성이 문채아를 인질로 위협을 가해오면 아마 강재혁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박진성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게 될 것이다.그만큼 문채아가 소중하니까. 문채아가 잘못되는 걸 바라지 않으니까.문채아는 손끝에서 느껴지는 강재혁의 심장박동에 몇 초간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이를 꽉 깨물고 강재혁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다. 그러고는 이내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알았어요. 사람 붙이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내 안전을 생각해야겠으니까. 박진성이 당신을 위협하는 용으로 나를 잡아가게 두고 싶지도 않고요.”“하지만 다는 안 돼요. 나한테 사람을 다 배치했다가 정작 당신 곁에 아무도 없으면 이번에는 당신이 위험해지잖아요. 나는 당신의 희생으로 내가 살았다는 생각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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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강재혁은 평소에 행동할 때도, 뭔가를 결정할 때도, 늘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문채아와 관련된 일에서는 늘 불안함을 느끼고 또 초조해했다.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박도윤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강재혁에게는 박진성보다 박도윤이 더 위협적이었다.문채아는 강재혁이 뽀뽀했던 입술을 쓱쓱 닫고는 저도 모르게 이상한 사람을 쳐다보는 듯한 눈빛으로 강재혁을 바라보았다.분위기가 조금 풀어진 것에 그녀도 마음이 조금 녹으려는 찰나, 강재혁이 갑자기 엉뚱한 소리를 해왔으니까.‘그러니까 이 인간은 지금 박진성보다 박도윤을 더 경계하고 있는 거야?’문채아도 박도윤이 강지유에게 선을 그으며 확실하게 얘기하는 것을 다 지켜보았다. 그리고 박도윤이 했던 말로부터 그가 강지유와 사귀었던 것이 사실은 진심이 아니라 박진성의 강요였다는 것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하지만 그걸 알았다고 해서 박도윤이 갑자기 다르게 보인다거나 박도윤과 다시 잘해볼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그러니 애초에 박도윤이 틈을 비집고 들어올 틈도 없고 강재혁이 곁에 없다고 박도윤에게 흔들릴 일도 없었다.그녀는 사랑이 없으면 못사는 사람이 아니니까.‘내가 박도윤과 헤어지고 나서 바로 자기랑 결혼했다고 이번에도 자기랑 이혼 얘기가 나왔으니 다시 박도윤한테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대체 나를 뭐로 보고!’문채아는 눈을 부릅뜬 채 강재혁을 노려보다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듯 고개를 홱 하고 돌렸다.“할 얘기 다 한 것 같은데 이만 돌아가요. 늦었어요.”강재혁과의 신혼집에서 나온 이상 전처럼 강재혁과 같은 지붕 아래서 계속 있을 수는 없었다.문채아의 매정한 말에 강재혁의 얼굴에 일말의 씁쓸함이 번졌지만 그래도 꾹 참고 몸을 일으켰다.강재혁이 소파에서 일어서자 정원에서 얘기를 다 마친 주연우와 이무현도 안으로 들어왔다.이무현에게서 박진성과 강재혁, 그리고 강재혁의 어머니 사이의 일을 다 전해 들은 주연우는 더 이상 이무현의 손에 이끌려 나갔을 때와 같은 멍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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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자, 잠깐만! 뭐라고?”이무현은 벙찐 얼굴로 주연우를 바라보며 이해가 안 된다는 목소리로 물었다.“형수님이 형이랑 같이 안 산다고 너도 나랑 같이 안 살 거야?”주연우 말대로 이곳은 주연우의 집이 맞기는 하지만 그녀와 그의 보금자리는 아니었다.이무현은 짐을 들어줄 때까지만 해도 이런 상황을 겪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하지만 주연우는 말은 안 했지만 문채아와 함께 짐을 정리할 때부터 이미 이곳에서 당분간 함께 살 생각이었기에 아무런 동요도 없이 말을 이어 나갔다.“채아가 여기 있는데 내가 어디를 가? 나는 집주인이기도 하고 또 채아의 가장 친한 친구인데. 강재혁 씨는 아무런 불만 없이 가만히 있는데 너는 왜 이래? 네가 애야?”“왜 이러긴! 그야 너는 내 와이프니까! 이혼 얘기 나온 건 형이랑 형수님이지 우리는 아니잖아!”이무현의 말에 주연우는 눈을 깜빡이다 이무현을 빤히 바라보았다.“확실해? 우리는 이혼 얘기 안 나온 거 확실하냐고.”“...”이무현은 그녀의 눈빛에 잠깐 할 말이 없었다.강재혁은 그런 이무현을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본 후 그가 다시 입을 열기 전에 얼른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5분 전까지만 해도 문채아 혼자 괜찮을지 걱정되었지만 주연우가 문채아 곁에 있어 준다고 하니 마음이 놓였다.문채아도 주연우가 곁에 있으면 더 편히 쉴 수 있을 테니 잘된 일이었다.주연우는 문이 닫히고 다시 조용해지자마자 얼른 문채아를 끌고 샤워실로 가 일단 몸부터 깨끗하게 씻었다. 그러고는 느긋하게 테라스 의자에 앉아 과일을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강재혁 씨 말이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어. 이무현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까 3일 뒤면 양현주의 아들인 강준혁도 이곳으로 돌아온대. 그러니까 강재혁 씨는 그 3일 동안 혼자 박진성과 박도윤, 그리고 양현주와 싸워야 하는 거지. 변수인 강지유도 포함해서.”미친 거로 따지면 네 명 다 비슷한 편이라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강재혁의 주위에 그들을 함께 상대해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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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주연우는 문채아가 강재혁과 다시 잘되기를 바라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적어도 지금은 친구가 그 집에서 나온 만큼 여기서는 그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은 채 마음 편히 쉬었으면 했다.그리고 이번 기회에 이무현과 떨어져 있으면 주연우로서는 오히려 좋았다. 연다정과 이무진에게 이무현과의 사이가 완전히 악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는 별거만큼 강력한 것이 또 없으니까.이날 주연우는 문채아와 함께 과일을 먹으며 2시간가량을 떠들다 날이 어두워질 때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저녁을 먹은 뒤에는 침대로 가서 또 한참을 얘기 나눴다.절친한 친구라 한 가지 주제로도 아주 신이 나서 떠들 수 있었다.오랜만에 느끼는 편한 분위기 때문인지 문채아도 늦게까지 눈이 말똥해서는 떠들다가 해가 중천에 떠서야 눈을 비비적거리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실컷 자고 자니 그간의 피로가 한 방에 가신 것 같았다.하지만 아내를 빼앗긴 남자는 그녀들과 달리 어젯밤부터 매우 수척한 상태였다.주연우는 잠에서 깬 뒤 휴대폰을 확인했다가 배터리가 싹 다 나간 것을 보고는 얼른 충전했다.잠시 후, 화면이 다시 켜지자마자 간밤에 온 문자는 없는지 확인하려는데 이무현이 보낸 메시지들이 띠링 소리를 내며 미친 듯이 쏟아졌다.5분 간격으로 보낸 것이 어젯밤에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지 못한 거로 어지간히도 화가 많이 난 듯했다.사이가 안 좋았을 때는 집에 있든 없든 상관도 안 하던 남자가 지금은 마치 분리불안증을 앓고 있는 강아지처럼 끙끙대고 있었다.주연우는 40통이 넘는 부재중 전화와 100통이 넘는 짧은 메시지를 보고는 얼굴을 굳힌 채 이무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고는 장장 1시간을 쏘아붙이며 이무현을 진정시키고 다시는 이런 식으로 연락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에야 전화를 끊었다.문채아는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이무현의 서러움이 가득 섞인 목소리에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런 걸 보면 이무현은 확실히 애네, 애야. 재혁 씨는 편히 쉬라고 전화도 문자도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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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이게 무슨...’뉴스 기사에 이름을 올린 건 문채아와 연관이 있는 사람이지만 문채아가 완전히 예상을 못 했던 인물이었다.문채아는 깜짝 놀란 탓에 휴대폰을 들고 있던 손을 움찔 떨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바로 다시 정신을 차리고 기사를 눌러 자세한 내용을 훑어보았다.기자의 말에 따르면 오늘 아침, 강의준이 갑자기 구급차에 실린 채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한다.당시 강의준의 옆에는 눈시울이 한껏 붉어진 집사와 오랜 시간 강의준의 든든한 오른팔이었던 비서, 그리고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는 강재혁이 있었다.극과 극의 태도에 기자는 서둘러 사진을 찍은 후 강의준이 무슨 이유로 병원에 실려 간 건지를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람들이 제일 예민하게 반응하는 효심을 들먹이며 아버지가 구급차에 실려 갔는데도 강재혁은 아들이 돼서 왜 이렇게 평온한 얼굴이냐는 기사를 냈다.기자는 상류층 사람들의 세계가 복잡한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강재혁의 행동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했다.그러면서 강재혁은 혹시 친아버지를 싫어한 건 아니었는지, 아니면 강의준이 입원하게 된 게 사실은 강재혁의 짓은 아닌지, 하는 추측성 글까지 기사에 넣었다....문채아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기사 내용에 선뜻 사람들의 반응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때, 이무현과 통화를 마친 후 뒤늦게 기사를 확인한 주연우가 눈을 크게 뜨며 얼른 문채아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채아야, 이 기사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네가 그 집에서 나오고 나서 바로 이런 일이 생겨? 설마 강 회장님 입원한 거, 정말 강재혁 씨가 그런 건 아니겠지?”문채아는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 아버님은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실려 간 것뿐이야.”“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아니...”주연우는 머뭇거리다 다시 입을 열었다.“오해하지 말고 들어. 나도 강재혁 씨가 자기 아버지한테 못 할 짓을 했을 거라고는 생각 안 해. 이 기자의 말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네가 그때 나한테 그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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