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거라! 대체 돈이 어디서 난 것이냐!!”조 씨의 준엄한 꾸짖음에 하대우는 몸은 덜덜 떨며 가슴속이 요란스레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그, 그건 마님께서 빌려주신 것이옵니다…”그러자 상 유모가 곧바로 고개를 돌려 아뢰었다.“작은 마님, 이건…”조 씨는 콧등을 집어 누르며 냉랭하게 명했다.“강시아를 불러오거라.”하찮은 화공을 다루는 것보다 차라리 강시아를 이용해 저 고약한 마님의 기세를 한 번 눌러보는 편이 나았다.강시아가 화청에 이르렀을 때 하대우는 문턱에 무릎 꿇은 채, 등줄기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그녀는 곁눈질조차 주지 않고 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섰다.“마님을 뵙습니다.”조 씨의 얼굴은 음울한 먹구름이 깔린 듯 굳어 있었다. 강시아는 자신의 아들이 스스로 택한 첩이었기에 그간 눈을 감고 넘겼다. 하지만 이제 와 감히 자신을 제쳐 두고 저 늙은 여우와 한패가 되었단 말인가?그녀는 찻잔 위로 뜨거운 김을 가볍게 불어내며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감감히 시간을 끌었다. 한참이 흐른 후에야 고개를 들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일어나거라.”“너를 부른 건 다름이 아니고, 강시아, 너의 그 기막힌 돈 버는 재주를 한번 보기 위해서이다. 달마다 고작 열 냥의 녹봉으로 어찌하여 하인에게 백 냥을 빌려줄 수 있단 말이냐?”강시아는 고개를 숙이고 공손히 답했다.“마님, 첩은 그저 내실에 묶여 사는 여인일 뿐, 무슨 돈 버는 재주가 있겠습니까? 며칠 전 세자께서 첩에게 조금의 은전을 하사하셨습니다. 하 유모의 어머님께서 병이 위독하다 하여 연아를 정성껏 보살펴 준 정을 생각해 잠시 빌려주었을 뿐입니다.”조 씨는 코웃음을 흘렸다.“높은 가지를 붙들었다고 네 신분을 잊은 것이로구나.”그 순간 강시아는 깨달았다. 조 씨가 괜히 시비를 거는 이유는 화공 때문이 아니었다.큰 마님이 태후의 수연 예물을 준비하면서 정실인 자신을 거치지 않고 한낱 첩인 그녀를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곧장 무릎을 꿇으며 목소리를 낮추었다.“마님, 부디 명철히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