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석의 눈빛이 예리하게 파고들었다.“강 마님, 어찌 형님께서 경성에 오는 까닭조차 모르신단 말입니까?”강시아는 알지 못했다. 오라버니의 서신을 받은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었기에, 나중에 그의 소식은 더 이상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유한석의 눈매가 차갑게 가라앉았다.“강 형님께서는 돈을 모으려다 네 해 전의 과거시험마저 놓쳤습니다. 이번에 경성으로 오는 것도 가을의 추위시험을 위해서지요.”바로 그때, 한 대의 마차가 지나갔다. 그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송하윤이었다.그녀의 안색은 극히 좋지 않았고 시녀 소영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그녀 발밑에 무릎 꿇고 있었다. 순간 흩날린 바람이 마차의 발 가리개를 들추어, 그녀는 그 틈으로 익숙한 실루엣을 볼 수 있었다. 송하윤은 즉시 차가운 손으로 차일을 젖혔는데, 강시아의 맞은편, 그녀 앞에 한 사내가 앉아 있던 것이었다! 마차가 스쳐 지나가며 그의 옆얼굴이 뚜렷이 드러났다. 몇 달 전, 사람을 이끌고 그녀의 집을 샅샅이 수색하던 감찰어사, 유한석이었다.송하윤은 크게 놀라며 몸을 움찔했다가 곧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그러고는 이내 입꼬리에 은밀한 웃음을 그렸다.“어서, 어서 저택으로 돌아가자!”강시아는 손끝이 하얗게 질리도록 숟가락을 꽉 움켜쥐었다. 네 해 전, 그녀가 받았던 오라버니의 편지에는 북방으로 금을 캐러 가겠다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상단에서 그를 데려가 주기로 했다며 단 1년이면 속박을 풀 돈을 모을 수 있다고 했었다.하지만 그 무렵, 그녀는 몸에 아이를 품고 있었기에, 그에게 어찌 대답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잘 지내냐 묻는 말에 과연 잘 지낸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못 지낸다고 해야 할까.그럭저럭 입에 풀칠은 하고 있긴 했지만, 차마 행복하다고, 편안하다고 쓸 수는 없었다.그녀는 점점 편지에 답장하는 횟수가 줄어들더니 끝내는 오라버니의 편지만 받고 답장은 하지 않았다. 차라리 자신을 인정머리 없는 누이라고 욕하게 두자. 그래야 오라버니가 세속의 인연을 잊고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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