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Kapitel 61 – Kapitel 70

336 Kapitel

제61화

금영은 몹시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왜 거짓이라고 단정하시는 겁니까?”황제가 시선을 낮추어 금영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동안 지켜본 바에 따르면, 넌 결코 이 정도로 겁먹을 사람이 아니니까.”말을 끝내는 동시에, 황제는 반지가 끼워져 있는 손으로 금영의 팔을 붙잡아 위로 끌어당겼다.금영은 속수무책 그에게 끌려 일어서게 되었다.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황제를 바라봤다.그러자 황제는 다시 힘을 주어 금영을 옆으로 끌어당긴 뒤,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망토로 그녀를 감싸안았다. 금영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황제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무엇이 그리 긴장하느냐? 추운데 이렇게 붙으면 따숩지 않으냐? 네 말대로, 오늘 이후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으로 하마.”그렇게 말하며 황제는 다시 눈을 감았고, 더는 금영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금영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폐하의 아량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날마다 폐하의 안녕을 빌겠습니다. 부디 천하 태평하고 만수무강하시길 바랍니다.”황제가 더는 답하지 않자, 금영은 그런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는 눈을 감은 채, 손끝으로 옥반지를 천천히 만지작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밖에는 여전히 눈보라가 몰아쳤고, 온 세상을 하얀색으로 덮었다. 덩달아 동굴 입구도 완전히 눈으로 폐쇄되었다. 그 탓에 모닥불이 있긴 했지만, 동굴 내부는 매우 어두컴컴했다. 금영은 음산한 기운에 자기도 모르게 몸을 살짝 움츠리며 망토 안으로 더 비집고 들어가다가, 멈칫했다. 자신은 이미 귀신까지 되어 본 몸이라, 어둠을 무서워하는 것이 더 이상했다.그렇게 생각하며, 금영은 몸에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황제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녀의 움직임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이미 상처에 한기가 더해져 몸이 안 좋았기에, 그녀가 계속 옆에서 움직이자, 더욱 불편해졌다.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황제가 금영의 손목을 붙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가만히 있거라.”황제의 손이 손목에 닿는 순간, 금영은 살짝 놀랐다. 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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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그런데 막 몸을 일으켜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황제가 그녀를 끌어당겼다. 금영은 그제야 한쪽 손목이 줄곧 그에게 잡혀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가만히 있으라고 하지 않았느냐.”황제가 눈을 가늘게 뜬 채 금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좀 전과 달리 확연히 기운이 많이 빠진 모습이었다.금영은 걱정을 숨기지 못한 채 말했다.“폐하, 지금 열이 많이 오른 상태입니다. 이대로 두면 몸이 크게 상하실 겁니다… 얼른 누구라도 불러오겠습니다.”그러나 황제는 여전히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금영은 황제의 동공이 살짝 풀려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열 때문에 의식이 흐려진 것이 분명했다.그녀는 몸을 낮추어 황제에게 다가가 차분히 달래듯 말했다.“폐하, 잠시만 놓아주십시오. 얼른 누구라도 데리고 오겠습니다.”그 순간, 황제는 놓아주기는커녕 오히려 그녀를 더 잡아당겼고, 금영은 그대로 황제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그는 금영을 내려다보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어디에도 가지 말거라. 이곳에... 얌전히 있어.”금영은 다시 입을 열려 했지만 황제가 갑자기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리더니, 입술 위에 가져다 댔다.“쉿...”그가 낮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당황한 금영의 몸은, 이어서 나온 그의 말에 완전히 굳어버렸다.“들어보거라.”금영은 숨을 죽였다. 그러자 정말 동굴 입구 쪽에서 무언가 들렸다.“아우우우...!”곧이어 늑대의 울음소리와 함께 눈을 파헤치는 소리가 났다. 금영은 순식간에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 버렸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뜬 채, 황제를 향해 입 모양으로 말했다.“늑... 늑대가 있어요?”황제의 손가락은 여전히 금영의 입술에 닿아 있었다. 금영은 소리를 내진 않았지만, 입술을 움직일 때마다 황제의 손가락과 스쳤다. 그와 동시에 점점 두 사람의 몸도 밀착되었다.황제의 눈빛이 점점 짙어졌고,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이곳은 원래 사냥터였기에, 들짐승과 늑대가 있는 것도 이상할 일이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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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금영은 뜻밖의 상황에 그대로 아래로 당겨지며, 또다시 황제의 품에 안기는 꼴이 되어 버렸다.그의 가슴이 오르내릴 때마다 전해지는 뜨거운 열기가 또렷이 느껴졌다. 이어서 황제는 팔을 뻗어 그녀의 등을 감싸안았다. 그는 조금도 물러날 기색이 없었다.너무나도 가까워진 거리에 금영은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아무리 갈 데까지 간 사이라고 해도, 직설전에 있었을 때는 미약에 취해 정신이 흐릿해져 있을 때였다. 기억도 부분마다 끊겨 있어서, 일부러 떠올리려 노력하지도 않은 것이었다.하지만 맨정신에 황제와 이토록 밀착된 상태로 마주하자,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무리 그를 유혹하겠다고 다짐한 상황이라고 해도, 막상 그 순간이 닥치자,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주춤했다. 황제가 쉰 목소리로 피곤함을 숨기지 못한 채 말했다.“얌전히 있거라. 어디에 가지 말고.”금영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이미 어디에도 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건 또 무슨 뜻인가 싶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황제의 품에서 고개를 들어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폐하, 정말 괜찮으십니까?”그는 이미 정신이 살짝 혼미한 듯 보였다.그때, 갑자기 눈을 뜬 황제가 천천히 금영의 얼굴을 훑어보았다. 맑은 눈, 고른 치아, 그리고 유난히 붉고 도톰한 금영의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금영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아무 장식도 없는 매끄러운 머릿결이 느껴졌다. 검은 옥반지를 낀 손이 조심스레 머릿결 사이로 스며들며 천천히 아래로 타고 내려갔다. 동시에 고개도 천천히 숙여지며 그와 점점 가까워졌다.어느새 금영의 콧대와 황제의 코끝이 닿았다. 그의 숨결은 한층 더 뜨거워진 상태였다. 동굴 안의 공기 또한 점점 팽팽해졌다.하지만 어째서인지 황제는 그대로 자세를 유지한 채, 더 나아가진 않았다. 냉정한 눈빛 속에 억눌린 불꽃 같은 것이 일렁였다.금영은 그 시선에 집어삼켜질 것만 같았다.여기서 조금만 더 다가간다면, 아마 직설전에 있었던 것처럼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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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황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금영을 바라보다가 실소를 흘리며 손을 놓았다.“짐을 대체 어떻게 본 것이냐!”그러고나서 낮은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다른 여자들이라면 갖은 수를 다해 그를 유혹하고 용상에 오르려 들 터였다. 그런데 눈앞의 이 여인은 그를 언제 자제력을 잃을지 모르는 경박한 사내처럼 경계하고 있었다. 아무리 마음이 흔들렸다고 한들, 억지로 여인을 안는 취미는 없었다.드디어 풀려난 금영은 두 뺨이 새빨개진 채 황제 곁에 무릎을 꿇듯 앉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듯한 얼굴을 했다. 황제는 그런 금영을 망토로 감싸며 말했다.“밤이 깊었으니, 먼저 자거라.”금영은 망토 속에 몸을 웅크린 채 미동도 없이 침묵을 지켰다.황제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한숨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왜 자지 않는 것이냐?”자신을 경계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걱정하지 마라. 나는 군자다.”그 말에 금영은 서둘러 눈을 감았다.처음에는 그저 황제를 안심시키려 눈을 붙인 것이었지만, 점차 진짜로 의식이 흐려지며 잠에 빠져들었다.반면, 황제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으며, 몸이 차가워졌다가 다시 열이 오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곁에서 전해지는 금영의 일정한 안도에 묘한 안도감도 들었다.그는 무심결에 금영을 품에 끌어당기려 팔을 올렸다가, 다시 거두었다.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한 이상, 지켜야 했다. 괜히 놀라게 했다가 또 울음을 터트리기라도 한다면 달래 줘야 했기 때문이다.그렇게 황제도 눈을 감았고, 서서히 잠에 들었다.처음 긴장을 풀지 못했던 금영도, 서서히 깊은 잠에 빠져들자, 몸이 저절로 풀리며 자연스레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황제는 자기도 모르게 눈이 번뜩 뜨였다. 차갑고도 깊은 시선이 옆에 잠든 여인에게 향했다. 꺼져 가는 모닥불이 남긴 희미한 불빛 속에서 그는 고요히 잠든 금영의 얼굴을 천천히 담았다. 그렇게 끝내 황제는 금영을 밀어내지 못했고, 다시 눈을 감았다.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금영이 서서히 눈을 떴다. 모닥불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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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살짝 차가운 듯한 금영의 손끝이 황제의 이마에 잠시 닿았다가 떨어졌다. 금영은 그제야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도 열은 내린 것 같습니다. 어젯밤처럼 뜨겁지 않아요.”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망토에서 몸을 빼내며 일어섰다.그 모습을 본 황제가 입을 열려던 순간, 그녀가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모닥불이 언제 꺼졌는지 모르겠네요. 동굴 안이 너무 차갑네요. 폐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얼른 다시 불을 피울게요.”그 말과 함께, 금영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불씨를 살려냈다. 그러고는 마른 장작을 얹어 숨을 몇 번 불어넣자, 불꽃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그런 그녀의 모습은 도무지 곱게 자란 명문가의 여식처럼 보이지 않았다.황제는 모닥불 너머 보이는 금영을 향해 미묘한 시선을 보냈다. 일반 명문가의 여식이라면 이렇게 잡무에 능숙할 수 있을 리 없었다.“아가씨 치고는 불 피우는 솜씨가 제법이군. 누구에게 배웠느냐? 장작 쌓는 것을 보니… 혹시 아비가 무장인가?”금영은 불길을 정리하다가 고개를 들었다. 전날까지 살짝 병약해 보이던 모습도 온데간데없이, 안색은 물론 눈빛도 매우 또렷했다. 차가운 동굴에서 하룻밤을 보낸 사람 같지가 않았다.그녀는 잠시 말을 고르듯 입을 달싹였다. 조부는 무장이었지만, 부친인 영안후는 전장을 밟아본 적 없는 곱게 자란 귀족이었다. 그녀가 이런 잡무에 익숙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조부 덕분이었다.금영이 답하지 않자, 황제는 미간을 좁혔다.“짐이 그렇게도 못 미더운 것이냐?”시험하려 던진 질문은 아닌, 그저 무심코 나온 말이었다. 그녀의 망설임에 왠지 모르게 신경이 긁혔다.“짐이 너의 신분을 안다고 해도, 약속은 바뀌지 않는다. 그 점은 분명히 해 두지.”황제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도 느끼고 있었다. 그녀와 연관되면 이상하게도 자꾸만 감정이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말이다. 금영은 그제야 황제의 오해를 알아차리고는 서둘러 말했다.“그런 뜻이 아닙니다. 그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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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금영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황제가 승하한 후, 후사를 보지 못한 후궁들의 결말을 말이다. 그래서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황릉에 순장되는 꼴은 되고 싶지 않았다.황제를 선택한 건 살아남기 위함도 있지만, 그 권력을 이용해 자신을 업신여기고 해치려 했던 이들을 모두 짓밟기 위함도 있었다. 그러니 황제는 무조건 오래 건강해야 했다.다행히 이번에는 황제도 막지 않았다. 그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금영은 발소리를 죽인 채, 동굴 입구를 막고 있던 눈을 밀어냈다.하지만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황제가 갑자기 그녀가 있는 쪽으로 무심히 다가왔다. 예기치 못한 행동에 금영의 고개가 황제 쪽으로 곧바로 돌아갔다.어느새 황제도 입구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만에 하나 돌발 상황이 생겼을 시, 곧바로 대응해 주려는 듯했다. 금영이 입을 열었다.“폐하, 망토는 왜….”“밖이 춥다. 그거라도 걸치거라.”황제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금영은 잠시 망설이다가 망토를 집어 들어 몸에 걸친 뒤 밖으로 나갔다.예상대로 늑대는 보이지 않았다.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불을 붙일 수 있도록 서둘러 눈을 치우고, 동굴에서 미리 챙겨온 마른 나뭇가지를 쌓아 불을 붙였다.너무 큰 불씨를 만들 필요는 없었다. 나뭇가지가 적당히 타오르자, 금영은 곧바로 눈으로 덮었고, 곧이어 까만 연기가 하늘을 향해 높게 피어올랐다.금영은 이제 떠나야 할 때임을 알아차렸다. 곧 근위병들이 몰려들 것이라, 아직 정체를 드러낼 때가 아니었다. 태자와의 혼약이 깨지지 않은 상황에서 황제와의 인연이 밝혀지는 건, 너무 불리했다.금영은 계산을 마친 뒤, 동굴 쪽을 바라봤다. 밖에서 바라본 동굴은 너무 어두웠고, 당연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황제의 시선이 자신에게 닿아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애써 이를 악문 채, 소나무 향이 배어 있는 망토를 벗어 가지런히 모닥불 옆에 개어 놓은 후, 인사말 하나 남기지 않고 멀리 달아나 버렸다.“멈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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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금영은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듯 강하게 뛰었다. 몸을 돌리면, 태자가 바로 뒤에 서 있을 것 같았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듯한 감각과 함께, 금영은 눈을 질끈 감고 몸을 돌리려 했다.그런데 그 순간, 돌연 발소리가 멀어졌다. 이어서 익숙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신(신하), 맹운산, 태자 전하를 뵙습니다.”맹운산이 다가오는 모습을 본 태자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네가 왜 여기에 있느냐?”맹운산이 대답했다.“이쪽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왔는데, 태자 전하께서 먼저 와 계셨군요.”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조심스레 덧붙였다.“그렇다면 앞쪽은 태자 전하께 맡기고, 신은 다른 곳을 수색하도록 하겠습니다.”태자는 그런 맹운산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인 뒤, 옆에 있던 수행원들에게 말했다.“가자.”이때, 한 수행원이 걸음을 옮기며 태자에게 나지막이 말했다.“연기가 피어오른 것을 보니, 폐하께서 저기에 계신 듯합니다. 제법 눈치가 빠른 자이군요. 전하와 구가(황제를 구명)의 공로를 다투려 하지 않겠다는 뜻 아닙니까?”그 시각, 금영은 맹운산과 마주 보고 있었다.맹운산은 눈앞에 있는 금영을 천천히 살폈다. 머리는 흐트러져 있었고, 옷자락에는 주름이 가득했다. 게다가 치마 밑단도 찢어진 것이, 결코 단정하다고 볼 수 없는 몰골이었다.금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고마워.”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 금영은 인사를 건넨 뒤, 다시 눈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맹운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함께 쪼그려 앉아 눈을 뒤졌다.잠시 뒤, 드디어 하얀색 털 뭉치가 보였다. 맹운산은 망토에 묻은 눈을 턴 다음, 금영에게 건네주었다.금영은 얼른 흰 망토를 받아 몸에 걸치며 찢긴 치맛자락을 가렸다. 그런 다음, 면사로 얼굴을 덮고 망토 뒤에 달린 모자로 머리를 덮었다. 순식간에 다른 사람이 되었다. 맹운산은 그 광경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금영은 그런 그를 보며 말했다.“난 이만 가볼게.”그리고 몸을 돌린 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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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태자는 두 손을 모은 채, 황제의 눈치를 살폈다.“부황, 혹시 찾는 사람이라도 있으십니까?”황제가 눈썹을 들어 올리며 그를 바라봤다. 그 시선에 태자는 자신이 선을 넘었음을 직감했다. 황제는 누군가가 함부로 자기 생각을 넘겨짚는 걸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제가 행궁까지 호위하겠습니다.”태자가 서둘러 말을 바꾸고 공손히 말했다.“그리하거라.”황제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잠시 뒤, 작산 행궁.황제는 침상 위에 누워 있었고, 서 황후는 초조한 얼굴로 곁을 지켰다.“태의가 도착했습니다.”이때, 태감이 밖에서 알렸다.“서두르거라! 서둘러 폐하의 상태를 살피거라!”서 황후가 다급히 재촉했다. 그러자 곧바로 태의들이 다가와 피로 젖은 황제의 옷을 걷기 시작했다.하지만 옷자락이 젖혀진 순간, 붉은 비단 붕대가 상처난 부분에 둘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당연히 곧바로 흉측한 상처가 드러날 거란 예상과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손 원판이 입을 열었다.“폐하께서 이미 간단한 지혈을 해두신 상태네요.”곧이어 서 황후의 시선도 그 붉은 비단에 닿자,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황제는 노란색 용포를 입는 날을 제외하고는 늘 어두운 색 옷을 즐겨 입었다. 그런데 붉은 비단이라니, 너무나도 의문스러운 상황이었다.“어서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뭘 꾸물거리는 것이냐.”하지만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손 원판을 재촉했다. 그러자 손 원판이 서둘러 대답했다.“예, 마마.”손 원판은 황후의 심복이었다.당연히 황후의 얼굴에 스친 불쾌감을 알아차렸다.그는 황제의 상처를 치료한 뒤, 피가 묻은 붉은 비단을 따로 챙겨, 서 황후에게 올렸다.서 황후는 황제가 안정을 취할 수 있게 먼저 서봉전으로 돌아간 상황이었다.그녀는 물끄러미 쟁반 위에 놓여 있는 붉은 비단을 바라봤다.“여인의 치맛자락에서 찢겨 나온 것이 분명하군.”서 황후가 차갑게 말했다.그러자 곁에 있던 궁녀 조씨가 급히 나섰다.“허나, 소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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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하지만 채 대답할 틈도 없이, 해수가 나타나서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아가씨, 방이 답답하신 건 알겠지만, 몸도 회복 안 됐는데 바람을 쐬러 가실 거면 좀 더 따뜻하게 입으셔야죠.”그 말을 듣자, 금영은 곧바로 머리를 회전하기 시작했다.“잠시 눈을 보러 간 것뿐이다.”연아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돌아보았다. 작산 행궁 일대가 눈으로 덮여져 있는데, 그녀의 말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하지만 그 고민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해수가 또다시 말을 꺼냈다.“연아야, 가서 아가씨가 드실 아침상 좀 내오거라.”연아가 자리를 뜨자, 해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금영 곁으로 다가와 팔을 내밀어 부축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방 안으로 들어왔고, 금영은 해수의 팔에 얹었던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해수를 살피듯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좀 전에 말이야...”하지만 채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해수가 먼저 말을 쏟아냈다.“어젯밤 안 돌아오시기에, 아가씨께서 편찮으셔서 먼저 주무신다고 알아서 둘러댔습니다.”안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무슨 핑계를 대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해수가 알아서 막아줬다니, 다행이라는 생각과 안도감이 들었다.금영은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해수를 바라봤다. 그동안 경계했던 것이 살짝 미안해질 정도였다. 확실히 이번만큼은, 해수는 그녀의 편이었다.해수가 조심스레 물었다.“그런데 아가씨, 어젯밤엔 어디에 다녀오신 겁니까? 행궁에 큰일이 있었다고 들었고, 순찰병들이 사람을 찾느라 사방을 뒤지고 있답니다.”금영이 목소리를 낮추며 차분히 말했다.“어젯밤에 폐하께서 실종되셨는데, 아마 그것 때문일 것이다.”잠시 말을 고른 뒤, 덧붙였다.“사실 나도 그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나갔던 것이다.”해수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그럼 폐하는 찾으셨습니까? 아가씨께서 구가의 공을 세우셨다면, 태자 전하와의 혼인도 더 빨라질 수 있을 텐데...”금영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니, 돌아오는 길에 들었는데... 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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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위명은 반드시 그 여인을 찾아내고 말겠다고 다짐했다.그와 대조되게, 이 상황을 알지 못했던 금영은 이제 막 한숨 자고 일어난 상황이었다.그녀가 침상에서 일어나자, 해수가 들어와 전했다.“아가씨, 소장군 맹운산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어찌 할까요?”그러더니 망설이듯 덧붙였다.“물론 소장군께서 아가씨의 병문안을 오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지만... 태자 전하께서 알게 되면 마음이 상할까 걱정됩니다.”해수는 몰랐다. 금영은 더 이상 태자의 마음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들여보내거라.”금영이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잠시 뒤, 맹운산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금영은 어느새 탁자 앞에 자리 잡고 있었다.그녀의 창백한 안색을 본 맹운산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습관적으로 빈정거리려던 말을 멈추고, 걱정스레 입을 열었다.“배금영, 너... 괜찮아?”배금영이 옅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맹운산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게 괜찮은 얼굴이야?”그러더니 잠시 말을 멈췄다가, 본론을 꺼냈다.“오늘 널 찾아온 건, 알려줄 것이 있어서다.”금영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그게 뭔데?”“황후 마마 쪽 사람들이 마구간 출납 기록을 조사하고 있다. 누군가를 찾는 눈치인데, 왠지 네가 걸려서 말이다.”그 말을 들은 순간, 금영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뭐라고?”황후가 그쪽을 파고들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러자 맹운산이 우쭐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알아서 네가 말을 돌려준 시각을 손 좀 봐 놨으니. 오늘은, 말은 맞춰야 할 것 같아서 알려주러 온 것뿐이다.”그제서야 금영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고마워.”맹운산은 자세한 상황도 알지 못하면서 망설임 없이 그녀를 도왔다. 금영은 그의 호의를 그저 감사하다는 말로 넘기면 안 될 것 같았다.맹운산이 웃으며 말했다.“뭘 이런 걸로, 고맙다고 할 것까지. 우린 친구잖아. 나 의리 있는 남자야.”한편, 서 황후는 조사한 결과를 보고받고 있었다.“마마, 이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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