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비도 운이 따른 셈이 아니겠는가.본래 황제는 서 황후에게 냉담했지만, 태자만큼은 무척 중히 여겼다.현비와 서 황후는 이 궁 안에서 여러 해 맞서 왔다.하지만 현비는 늘 서 황후에게 반걸음 밀린 채, 가까스로 균형을 유지해 왔다.그런데 금영이 입궁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이황자는 현비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다.“모비마마, 그러니까 아바마마께서 원비마마를 위해 품계를 올리시면서 모비마마까지 함께 귀비로 승품시키신 것이옵니까?”말을 하는 이황자의 얼굴에는 어느새 언짢은 기색이 떠올라 있었다.현비는 그런 아들을 바라보며 타이르듯 말했다.“되었다. 그리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말거라.”“폐하께서 무슨 뜻으로 그러셨든, 이제 우리도 이미 얻을 것은 얻었다. 그러니 더는 쓸데없는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폐하께서는 원비를 각별히 여기신다. 그런데 황후가 자꾸 일을 일으킨다면, 폐하께서 어찌 마음 놓고 이 나라를 황후 모자에게 맡기시겠느냐?”말끝에는 짙은 웃음기가 배어 있었다.“이럴 때일수록 너는 원비를 더욱 공경해야 한다. 본궁 또한 더욱 대국을 살피며 처신해야 하고.”현비는 진지한 목소리로 거듭 당부했다.이황자가 물었다.“만약 황후마마께서 생각을 바꾸셔서 원비마마와 더는 맞서지 않으시고 아무 일도 벌이지 않으시면 어찌합니까?”현비가 가볍게 웃었다.“그럴 게다. 설령 정말 영리해져 더는 일을 벌이지 않는다 해도, 본궁이 가만히 있을 리는 없지.”현비는 거기까지만 말하고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둘 다 영리한 사람이었다.굳이 끝까지 말하지 않아도 그 뜻을 알아듣지 못할 리 없었다.*그 무렵 금영도 방매정에 도착했다.황제는 과연 그곳에서 한참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금영은 다가가며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인적도 드문 데다 사방이 휑하기까지 했다.황제가 굳이 자신을 이런 곳으로 부른 이유가 무엇일까.금영이 미처 묻기도 전에 황제가 먼저 그녀의 손을 잡았다.입가에는 웃음이 어려 있었다.“가자.”“어디로 가시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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