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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 철학관의 모든 챕터: 챕터 11 - 챕터 20

102 챕터

11화

그러고는 안 팀장의 노트북에 연결해 영상을 보여줬다. 강수가 범인들의 사진을 맞추는 장면들이 녹화된 취조실 영상이었다.안 팀장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다. 그러더니 박 형사의 서류철을 빼앗아 사진들을 보면서 영상과 비교했다. 박 형사의 말이 최소한 꾸며낸 이야기는 아니었다.내말 맞지? 이건 백퍼센트 리얼이라고.음…. 이거, 이거 참…. 이 영상 조작 아니죠?뭐?당연 아니겠죠. 형님이 왜 그러겠어요. 믿어요, 믿죠. 믿긴 한데….안 팀장은 영상을 다시 한 번 돌려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근데 얘가 도대체 누구예요?이 친구? 그러니까… 최근에 한 남자가 이상하게 죽었는데, 그걸 목격한 아들이야.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요? 근데 이상하게 죽었다니?처음 보는 시신이었어. 그게….박 형사는 강수에 얽힌 일련의 사건을 간략하게 이야기했다. 아버지의 죽음과 그 충격으로 인해 기절한 후 며칠 만에 깨어난 것. 그리고 아버지 시신의 특이한 점에 대한 이야기까지. 안 팀장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는 한참 생각에 빠졌다. 그러더니 갑자기 눈빛을 반짝거리며 박 형사를 바라보았다.형님, 일단 이 애를 한번 보고 싶어요.보면? 봐서 내 말이 확실하다면?뭐…. 확실하다면야…. 아, 우선, 저희 법의학 연구소에서 검사를 좀 해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친구를 맡길 마땅한 사람이 있어요.마땅한 사람? 누굴 누구에게 맡긴다고?네, 프로파일러인데, 심리학 박사이기도 하고. 이런 쪽 일을 좀 하는….이런 쪽 일이라니?안 팀장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무슨 기밀이라도 되는 것처럼.강수는 학교 교문에 도착하자 선글라스를 벗어 가방에 넣었다. 사람들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껴 보았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차마 학교 안에서는 그러기가 민망했다. 이유를 설명하기도 그렇고.강수는 그럭저럭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있었다. 일단, 칠판 글씨가 너무 잘 보여서 좋았다. 그리고 수업내용도 예전에 비해서 훨씬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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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안 돼. 여진아. 내가 해결해줄게. 그놈을 내가 잡아줄게. 그놈 때문에 네가 왜? 미쳤니? 복수를 해야지. 복수.강수는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자신도 알 수가 없었다. 저도 모르게 말이 줄줄 나왔다.강수의 말에 여진의 눈이 둥그레졌다. 한참 강수를 쳐다봤다.네가… 네가 어떻게 알아? 도대체 뭘 아는 거야?강수는 일단 여진을 안전한 곳으로 끌고 내려왔다. 여진은 놀란 표정으로 강수를 보며 순순히 끌려왔다. 강수는 여진에게 자신이 옥상에 와서 이런 말들을 하는 이유를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려웠다.그냥 느꼈어. 아니 그냥 봤어. 네 얼굴에서.여진은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한숨을 쉬었다.네가 뭘 보았던 무슨 상관이야. 너의 일이 아니니 넌 그냥 내려가라.안 돼. 그럴 순 없어. 내가 끝까지 너를 지켜줄게.여진이 서서히 고개를 들어 강수를 보았다. 강수는 자기가 한 말이 민망하기는 했으나 정말 그러고 싶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여진을 지켜주고 싶었다.여진은 시간이 지나자 진정이 된 모습이었다.내가 진짜 죽으려고 한 건 아닌 것 같아.여진의 말이 좀 이상했지만, 강수는 이내 이해할 수 있었다. 옥상 난간에서 여진이 돌아봤을 때 느꼈다. 그녀는 혼란 상태였다.맞아. 그냥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워 그랬겠지만, 넌 죽을 운명이 아니야. 죽을 이유도 없고.여진이 강수를 돌아봤다.그리고 무엇보다 넌 강한 사람이야. 결코 그런 일에 포기하고 그럴….너…, 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 일이라니? 네가 나에 대해 뭘 안다고….여진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순간 강수는 당황했다.무, 무슨 일인지는 나도 모르지.근데 왜…?강수는 호흡을 한번 고르고는 지그시 여진을 바라보았다.내가 하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리고 이해가 안 되겠지만, 일단 믿어 줘. 뭐라고 설명하기가 그래서 그래.…….누구니?뭐?널 이렇게 만든 사람이 누구냐고?여진이 겁먹은 표정으로 강수를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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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사이코, 그래 그 사이코. 그러고 보니 요즘 못 봤네.너 몰랐어? 사이코 지금 휴가 중이잖아. 갑자기 휴가를 내고 쉬고 있다는데. 어디가 아프다고 했다던가?뭐, 휴가?그래서… 내 생각에는 뭐가 있는 거 같아. 현지의 입원과 사이코의 휴가.강수는 눈앞이 번쩍하는 느낌을 받았다. 학교를 아무리 뒤져봐도 ‘그놈’이 보이지 않은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학생이 아니고 선생님이었다. 더군다나 요즘 학교에 안 나타나고 있는 선생님.강수는 사이코의 얼굴을 떠올려봤다. 며칠 전 복도에서 여진의 팔목을 잡으려 하던 사이코. 그리고 자신들을 돌아보던 그 눈빛. 분명 어두운 기운이었다.그래, 사이코다. 분명 그놈일거야.하지만 직접 얼굴을 봐야했다. 그래야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그 이후였다. 강수는 재욱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왜 그렇게 쳐다봐. 무섭게.재욱아, 너 진짜 대단하다. 천재야, 천재.강수가 갑자기 재욱을 덥석 안았다. 재욱이 기겁을 했다.얘가 갑자기 안 하는 짓을? 그래 알았다. 형한테 그동안 많이 잘못한 거 이제야 느끼는구나.재욱이 아니었으면 감을 잡을 수 없었을 수도 있었다. 말 많은 게 결코 나쁘기만 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예리한 수다쟁이라니.혹시, 너 사이코 연락처와 집 주소 알 수 있니?왜? 뭐… 그거야 1분이면 알 수 있지.강수가 다시 한번 재욱을 번쩍 안았다.강수는 마음이 급했다. 집에서 옷만 갈아입고 곧바로 재욱이 알아낸 주소로 사이코의 집을 찾아갔다.선배들도 다 초능력자야. 어떻게 알고 별명을 사이코라 지어준 거야?강수는 사이코라는 별명이 너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박형석은 이 학교에 부임한 지 대략 3, 4년 된 젊은 선생이었다. 인물이 훤칠해서 여학생들이 좋아했다. 하지만 오자마자 별명이 사이코가 되었다. 선배들이 지어준 별명이었다.일단 수업 중 그의 언행이 좀 특이했다. 아슬아슬했다. 성희롱에 가까운 농담과 여학생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부담스러웠다.그리고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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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일단 집으로 돌아온 강수는 속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어쩔 도리가 없었다. 몇 번 고민하다가 여진에게 전화를 했다. 한참 신호가 간 후 여진이 전화를 받았다.밤늦게 전화해서 미안해.…….진짜 미안한데, 한 가지만 확인하자.…….한참 말이 없던 여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뭘?그놈이… 사이코 맞지?전화기 너머 신음 소리가 들렸다. 강수는 더 이상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었다. 그놈이 사이코라는 것을 확신했다.알았어. 일단 나에게 맡겨. 네가 일일이 얘기 안 해도 돼.전화를 끊으려는데 여진이 갑자기 말을 했다.강수야, 그러지 마. 나뿐만 아니라 여럿 다쳐.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여진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수는 다리의 힘이 다 빠지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겉으로는 보기에, 무심하고 기가 세 보이는 여진이지만, 아직 어린 소녀였다.뭔 말인지 알겠어. 조심할게. 하지만….…….너의 말대로 너뿐만 아니라 여럿이라서. 진짜 미안하지만, 그냥 덮을 수는 없을 거 같아.전화기에서 여진의 깊은 한숨이 들려왔다.재욱의 소식통에 의하면 사이코가 오늘 갑자기 출근했다고 한다. 강수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교무실로 뛰어갔다. 마침 교무실 문이 열리고 사이코가 한 여선생과 키득거리며 나왔다. 웃던 사이코와 강수의 눈이 마주쳤다.짧은 정적. 사이코는 강수를 보고 뭔가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는지 웃음을 멈추었다. 강수는 지그시 사이코를 응시했다.너, 선생님께 무슨 버릇이냐? 인사도 안 하고. 지금 째려보는 거야?사이코가 갑자기 시비를 걸어왔다. 강수는 마지못해 고개를 숙였다.요즘 애새끼들은 버릇을 밥 말아먹고 학교 오는 것 같아….사이코가 여선생과 함께 지나가며 하는 말이 강수의 귀에 들어왔다.강수는 다시 한번 그의 얼굴에서 확신을 얻었다. 악마의 기운이 흘렀다. 가면 갈수록 어둠의 힘이 커질 것 같았다.마음이 급해졌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강수는 그 길로 3학년 선배들의 교실 쪽으로 뛰어갔다.미스터 빅, 그러니까 오대산은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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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하교 시간이 되었지만, 강수는 그냥 집에 갈 수가 없었다. 교직원 주차장 근처에서 어슬렁거렸다. 어떻게 알고 재욱이 또 따라붙었다.야, 강수. 여기서 뭐하냐?응? 아, 아무것도이 자식이 또…. 내가 참지. 사이코 차는 저기 파란색 세단 4444야. 햐! 죽이지 않니? 저런 튀는 파란색에 번호가 역시 사이코야.강수는 재욱을 돌아봤다. 보면 볼수록 예리한 놈이었다. 어쩌면 재욱과 함께 하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알았어. 그럼 나 좀 도와줘. 일단 사이코가 퇴근하는 걸 봐야겠어.진작 그럴 것이지. 참, 너 얼마나 대단한 놈인지 이제 알았네.강수는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고 생각했다.드디어 이놈이 나의 정체를 알아버렸구나. 어떻게 설명하지?너 미스터 빅한테 찾아갔다며? 너 미쳤나? 맞아 죽으려고 환장했니?강수의 예상은 빗나갔다. 재욱은 그저 강수가 미스터 빅을 찾아간 얘기를 들은 것이었다.그럴 일이 있었어.그럴 일이 뭔데? 난 그게 궁금하거든.그때 마침, 사이코가 나와서 차로 다가갔다. 둘은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사이코의 차는 주차장 입구를 빠져나와 학교 정문 쪽을 향했다. 강수와 재욱은 재빨리 차를 뒤따라갔다.야, 너 설마 저 차를 뛰어서 따라가려는 건 아니지?재욱이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강수도 그러려는 건 아니었다. 딱히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다. 하지만 사이코가 언제 퇴근하고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 그냥 보고 싶었을 뿐이다.갑자기 차가 교문을 통과하기 전에 멈추었다. 그러고는 창문을 내려 누군가에게 손짓을 했다. 그 누군가가 차로 다가갔다. 재욱의 눈이 커졌다.쟤… 은서 아냐?은서? 그렇다면 사이코가 전화해서 집에 놀러오라고 했다던….사이코가 무슨 말을 한참 늘어놓자 은서는 쭈뼛거리더니 사이코의 옆자리에 올라탔다. 강수와 재욱은 놀란 눈으로 그 광경을 쳐다봤다. 차가 정문을 지나 우회전했다. 일단 사이코의 집 방향이었다.강수는 마음이 급했다.재욱아, 너 지금 빨리 미스터 빅한테 가서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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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여자는 2년 전에 이혼했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날은, 마침 전 남편이 아이와 놀이공원에 가기로 한 날이었다. 여자가 전화를 받지 않자 집으로 온 전 남편은 집안에서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오자, 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한다.불이 번진 거실을 보고는 혼자서 불을 끄려 했으나, 불가능하자 신고를 했고, 안방을 들여다봤더니 두 사람이 죽어있었다고 했다.전 남편은 경찰서에서 진술하는 동안 넋이 나가 있었다.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하고 횡설수설했다. 하기야 두 명의 시체를, 그것도 가족의 시체를 보고 제 정신이기 힘든 게 정상이었다.문제는 전 남편이 진술한 도착시간과 인근 CCTV에 포착된 시간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었다.전 남편의 진술로는 좀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두 사람의 잠을 깨울까봐 차에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렸다는데, 하필 전 남편의 차에 블랙박스가 꺼져있었다. 본인 말로는 고장이 나서, 안 그래도 수리하려고 하는 참이었다는 것이다.집안에는 전 남편의 흔적 외에 또 한 남자의 흔적이 있었다. 여자의 남자친구였다.여자는 이혼 후에 한 남자를 사귀게 되었고, 남자는 아이와도 친해져 가끔 집에 와서 놀기도 하고, 때로는 자고 가기도 했다고 한다.그 남자친구도 즉시 경찰서로 호출되었다. 남자친구는 의외로 담담한 표정이었다.그의 진술에 의하면, 하필 두 사람이 죽던 그 전날 저녁, 여자의 집에서 저녁 겸 술을 하고는 아이 방에서 혼자 잤다고 했다. 그러고는 새벽 일찍 집을 나왔다고 했다.그가 집 쪽으로 오는 전날 저녁 모습과, 당일 아침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모두 인근 CCTV에 찍혀있었다.문제는 그가 집을 나간 시간이 아침 7시경이었다. 그가 나간 직후 화재가 발생했다.우연치고는 희한하게도, 두 남자는 한 시간 간격으로 여자의 집을 들락거린 거였고, 정확하게 그 중간에 화재가 있었다.박 형사는 아무래도 두 남자 중 한 명이 범인일 것 같았다. 두 사람 외에는 집 근처에 온 사람이 없었다.마침 부검결과도 나왔는데, 사인은 역시 질식사. 그런데 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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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택시를 타고 사이코의 집으로 가면서 강수는 재욱에게 전화를 했다. 하지만 받지 않았다. 전화를 끊고 앞을 바라봤다. 사이코의 차는 보이지 않았다. 택시가 출발할 때부터 사이코의 차는 보이지 않았다. 강수는 사이코가 집으로 갈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만약, 알 수 없는 제 3의 장소로 가버린다면 답이 없어지기 때문이다.강수의 전화기가 울렸다. 재욱일 거라고 기대하고 번호를 확인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박영진 형사였다.- 여보세요?- 응, 나 박영진 형사야.- 네.- 음… 뭐 하나 도와줄 수 있니? - 뭘?- 그게… 누굴 한번 확인해줄 수 있나 해서.박 형사의 목소리가 어색했다. 강수는 박 형사가 무엇을 부탁하려는지 감이 왔다. -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 네. 그러니까 제가 누굴 잡아야 하는데요. 저 먼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누굴 잡다니? 누굴?- 그러니까… 아직 증거는 없는데요. 강수는 택시 운전사가 눈치 못 채게 조용하게 속삭였다.- 뭐? 너 지금 뭘 하려는 거야? 박 형사는 한숨을 한번 쉬고는 말을 이었다.- 강수야. 아무리 네가 보기엔 확실하더라도 객관적 증거가 있어야 해. 알아들어? 그리고 너 혼자 위험한 짓 하면 안 돼. 내 말은….- 아, 잠시만 요. 다음에 연락드릴게요.강수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 택시가 사이코의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우선 사이코의 집 창문을 올려다봤다. 집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강수는 곧바로 현관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출입카드나 비번이 없으면 들어갈 수가 없었다. 고민하던 강수는 오피스텔 1층 상가에 있는 편의점을 봤다. 혹시나 해서 들어가 보았다. 다행히 편의점 후문이 오피스텔 복도로 연결되어 있었다. 복도로 진입한 강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가려다가 지하 2층을 눌렀다. 주차장이었다. 강수는 주차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우선, 사이코가 집으로 왔는지 확인해야 했다. 아, 저기 있다. 파란색 4444.눈에 띄는 사이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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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그 소리를 들은 대산은 사이코의 복부를 발로 차버렸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사이코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굴렀다. 대산은 사이코를 올라타고는 멱살을 잡고 눌렀다.이 사이코 새끼. 잘 걸렸다.이 개자식. 선생님한테 이게 무슨 짓이야?선생? 너도 선생이냐? 짐승이지.대산이 주먹으로 사이코의 면상을 갈겼다. 사이코가 축 늘어졌다.재욱은 동영상을 열심히 찍으며 안방을 향했다. 강수가 소리쳤다.여긴 찍지 마.재욱은 은서를 보고 얼른 휴대전화를 내렸다. 은서의 모습을 보고 놀라 입이 벌어졌다. 은서는 계속 울먹이며 말했다.선생님이… 중간고사 핵심을 짚어 주겠다고… 다른 데는 위험하니 자기 집에서 해주겠다고…, 미안해…, 정말 잘못했어….은서는 계속 자신의 잘못을 자책했다. 강수는 은서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달랬다.강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은서는 잘못이 없었다. 이런 식으로 애들을 꼬드긴 사이코를 용서할 수 없었다.대산이 사이코를 제압하고 있는 사이, 강수는 급히 사이코의 휴대전화를 찾았다. 실신한 사이코의 엄지를 이용해 잠금장치를 풀고 사진과 SNS를 확인했다.사진에는 엄청난 양의 사진과 동영상이 나왔다. 차마 볼 수가 없었다.이 개새끼.강수는 쓰러져 있는 사이코의 면상을 발로 갈겨버렸다. 오히려 대산이 강수를 진정시켰다.씩씩거리던 강수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었다.박 형사님, 여기로 좀 빨리 와 주실래요?그 사이, 사이코가 깨어났다.너 이 새끼들, 내 손에 다 죽는다. 선생을 때려?사이코가 이를 갈았다. 강수가 휴대전화의 사진을 사이코의 얼굴에 들이밀었다.이렇게 증거물들이 수두룩한데, 아직도 발뺌을 하시는 건가요?사이코가 피식 웃었다.그게 뭐? 걔들이 원해서 찍어준 건데. 그게 잘못됐니? 내가 확 다 풀어버려?사이코가 도리어 협박을 했다. 오대산이 사이코의 목을 들었다가 바닥에 내리찍었다.사이코가 신음소리를 냈다.경찰한테 그렇게 얘기해 보시죠. 어떻게 되나 봅시다. 이 사이코야.대산의 말에 사이코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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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경찰서를 나와 둘은 말없이 걸었다. 한참을 그렇게 걸어가다가 오대산이 먼저 입을 열었다.너, 배 안 고프니?고파요.둘은 분식점에서 라면을 시켰다. 대산은 라면 2인분에 만두를 추가했다.선배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저…, 선배님께 한 약속은 지킬게요.…….반드시 도울게요.됐어.……?뭘 바라고 한 게 아니야.네…?내가 선생님들을 싫어하지는 않아. 근데 사이코는 원래 마음에 안 들었어. 한눈에 양아치라는 걸 알았지. 그런 놈일걸 예상했지.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게 있었다. 사이코가 수업 시간에 대산의 뺨을 수차례 때린 일이 있었다. 수업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였다. 대산은 꼼짝도 하지 않고 사이코를 째려보며 뺨을 맞았다. 도리어 사이코가 광분해서 괴성을 질렀다. 그 소리를 들은 선생님들이 뛰어와서 말리는 바람에 소란은 멈추었다. 물론 직접 본 것은 아니었다. 이 소문도 재욱에게서 들은 거였다.근데 너는… 나에 대해 무엇을 안다는 거지?대산이 강수를 지그시 쳐다봤다.아, 그게….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무엇을 구체적으로 안다는 게 아니고 그냥 저의 감으로….한참 강수를 쳐다보던 대산이 남은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됐다. 그게 뭐 중요하겠니.학교는 의외로 조용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부장 선생님들이 급히 교장실에서 무슨 대책 회의 같은 걸 했다는 말만 들었다. 학생들 사이에 말이 돌지는 않았다. 선생님들이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 알고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는 이야기였다.여진도 아무 이야기를 못 들었는지 조용했다. 한번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그냥 무심하게 지나쳤다. 은서는 학교에는 왔지만 아프다며 조퇴했다.재욱은 하루 종일 강수 옆을 붙어 다녔다. 하지만 별말은 없이 싱긋 웃기만 했다.왜 그래?뭐가?왜 실실 웃고 그래?재욱이 못 참겠다는 표정으로 속삭였다.국어 선생님 한 분이 새로 오신대.뭐?뭐겠어? 선생님 교체겠지.…….아마 교장 쌤은 지금 혼이 나갔을 거다.역시 재욱은 재욱이었다.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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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갑자기 여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진은 자신의 모습을 들킬까봐 얼른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자존심이 센 여진이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니 마음이 더 아파 왔다.하여튼 고마워.…….네가 무얼 어떻게 알았는지, 어디까지 아는지 모르지만….아는 건 없어. 그저 사이코가….알았어. 그 이야기는 그만….…….고맙다는 말 하려고 잠깐 들른 거야. 고마워.여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섰다. 강수는 여진에게 벌써 가느냐는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여진이 나가다가 다시 강수를 봤다.또… 놀러 올게.강수는 그 말이 뇌리에 박혀버렸다.또 놀러 올게…, 또 놀러 올게…. 분명 또 온다고 했지?강수의 입이 슬그머니 벌어졌다.박 형사는 집요했다. 웬일인지 하루 동안 연락이 없다 했더니 바로 그 다음날 연락이 왔다. 강수는 수업을 마치고 경찰서로 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찰서 안이 아니었다. 인근 카페에서 박 형사를 만났다. 유리로 둘러쳐진 룸이었다.박 형사는 바로 본론에 들어가지 않고, 사이코 사건의 현황을 늘어놓았다. 증거가 명확하고, 특히 이런 특수 성범죄는 요즘엔 가중 처벌된다고 했다. 특히 강제로 영상을 찍고, 영상유포로 협박하고, 일부를 유출하고, 그 대상이 미성년자인 제자들이었다는 점은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고. 그래서 사이코는 꽤 오랜 기간 감방에서 썩을 거라고. 그리고 피해자들은 철저히 보호될 거라고 장황하게 설명했다.진짜죠? 피해자들이 또 피해 입는 일은 없겠죠?강수는 여진을 떠올리며 다시 확인했다.걱정 마. 불행하게도 이런 종류의 사건이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일이 몇 번 있었어. 그래서 경찰에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그 친구들에게는 벌써 심리상담사들이 붙었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거야.네.그건 그렇고.이제 본론이었다.꼭 내가 너에게 이런 걸 조건으로 일을 처리한 건 아니지만….박 형사는 재킷 안쪽에서 두 장의 사진을 꺼내 조심스럽게 내밀었다.-강수는 사진을 유심히 봤다. 박 형사가 초조하게 강수의 반응을 기다렸다.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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