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영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고개를 들어 도 부인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완곡하게 돌려 말했지만, 분명한 거절이었다.그녀는 오늘 도경진의 병문안을 하러 왔다. 도경진과는 벗이라 할 만한 사이였고, 그도 줄곧 그녀를 살뜰히 대해 주었다. 그러니 도경진이 앓아누운 이때 도 부인과 얼굴을 붉히며 일을 험악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도 부인은 더욱 가까이 다가와 강유영의 손을 붙잡고 애원하듯 말했다.“내가 홀로 그 아이를 키우느라 고생한 것을 생각해서라도, 소저가 한 번만 잘 타일러 주게. 분에 넘치는 마음은 이제 그만 품고, 어서 부인을 맞아 자식을 낳으라고 말일세. 계속 저러다 도씨 가문의 대를 잇지 못하면, 나중에 내가 죽어 저승에 간들 무슨 낯으로 그 아이 아버지를 보겠나…….”말을 마친 도 부인은 다시 손을 들어 눈물을 훔치며 가느다랗게 흐느꼈다. 그 모습이 더없이 애처로워 보였다.강유영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지 않으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강유영이 마음 약한 사람이라는 것도 잘 알았다. 자신은 어른인 데다 이렇듯 가련한 모습까지 보였으니, 차마 거절하지는 못하리라 여겼다.“부인께서 홀로 도 대인을 키우느라 고생하셨다는 것은 저도 압니다.”강유영은 붙잡힌 손을 빼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거절하는 태도만큼은 단호했다.“하지만 이는 도 대인의 평생이 걸린 혼사입니다. 부인께서 도 대인과 상의해 결정하실 일이지, 외인인 제가 함부로 관여할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 말씀은 그만해 주십시오.”도 부인은 영악한 데다 곧잘 가식까지 떠는 사람이니, 필시 무슨 꿍꿍이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이런 부탁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아직 출가도 하지 않은 처녀에게 다른 사내더러 혼인하라 설득하라니, 어찌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단 말인가. 이 사실이 밖으로 퍼지기라도 하면 체면이 말이 아닐 터였다.“소저가 괜한 시비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건 나도 아네. 꼭 어느 집 규수와 혼인하라고 말해 달라는 게 아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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