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소음이 잦아들자마자 다른 방식의 압박이 시작되었다.계열사 측은 수사 절차의 적법성을 문제 삼으며 감찰을 요청했고, 하나는 참고인 자격으로 내부 조사 대상에 올랐다. 공식 징계는 아니었지만,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도는 전달된 셈이었다.회의실에서 감찰 담당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개인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그 문장은 중립적인 어조를 유지했지만, 실제 의미는 날것에 가까웠다. 하나는 시선을 내리지 않았다.“이해관계는 없습니다.”그녀는 단호하게 답했다.“피해자 유족과 개인적 관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사건의 판단 근거는 물증과 기록입니다.”그녀는 준비된 자료를 꺼내 테이블 위에 정리했다. 브레이크 라인 절단 보고서, 외부 통신 기록, 자금 이동 경로, 그리고 차량 돌진 사건의 CCTV 분석까지. 감정이 개입되었는지 여부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증거의 방향은 흔들리지 않았다.감찰 담당자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말했다.“그럼에도 외부에서 문제 제기가 계속되면 사건은 분리될 수 있습니다.”그 의미를 모를 리 없었다.그녀를 사건에서 배제시키겠다는 신호였다.하나는 한순간 숨이 막히는 듯했지만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그 판단은 조직이 하는 겁니다.”그녀는 조용히 답했다.“저는 기록을 남길 뿐입니다.”건우는 그 소식을 전해 듣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는 사건이 막바지로 가고 있다고 믿었고, 이제는 증거 싸움이라고 생각했지만, 저쪽은 방향을 틀었다. 진실을 흔들 수 없다면, 사람을 흔드는 방식으로.“빠지라고 할 거야.”그가 낮게 말했다.하나는 고개를 저었다.“그럼 형은 또 사고로 남아.”그 문장은 예전과 같았지만, 이번에는 다른 결이 섞여 있었다. 단순한 집념이 아니라 책임에 가까웠다.건우는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가 싸우는 이유가 자신 때문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정의 때문인지 구분하려 했지만,이제는 그 둘이 완전히 나뉘지 않는다는 걸 인정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