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눅었다.낮의 비가 마당에 고였다가 처마 끝에서 한 방울씩 늦게 떨어졌다.떨어질 때마다 물 고인 자리가 얕게 울렸다.창을 반만 열어 두었는데도 방 안 공기가 물을 먹어, 숨을 쉬면 목 안까지 미지근했다.씻고 나왔다. 데운 물에 마지막으로 찬물 한 바가지를 끼얹었더니 살이 한 번 조였다가 풀렸다.여름 홑옷 한 겹이 물기 남은 등에 붙었다가, 걸을 때마다 떨어졌다 다시 붙었다.머리를 풀어 한쪽으로 넘기고 끝의 물을 짰다.물이 손가락 사이로 빠지며 팔목을 타고 내렸다.동경을 보지 않아도 알았다.씻고 난 살은 늘 두 빛이었다.푸른 기가 도는 흰 목에, 뺨과 귀밑으로 붉은 기가 얕게 올라와 있었다.분을 바른 것도 아닌데 그랬다.장 아래 서랍 쪽으로 눈이 한 번 갔다가 돌아왔다.무거운 것은 여전히 맨 밑에 있었다.씻은 살 냄새와 서랍 속 백단이 방 안에서 아주 옅게 섞였다.발소리가 마당을 건너왔다.문지방을 넘어 두 걸음, 늘 앉는 자리에 육정이 앉았다.관복을 벗은 평복이었고, 깃을 여미지 않아 쇄골 아래가 드러나 있었다.낮의 열이 아직 안 빠진 얼굴이었다.손에 아무것도 들고 오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문서도, 벼루도, 남방 배 이야기도."남방 배가.""예.""…들어왔소. 값이 내렸고.""잘됐네요."말이 짧게 끊겼다.할 말을 하러 온 사람 같지 않았다.온 김에 무슨 말이든 찾는 사람 같았다.등불이 낮았다. 심지를 돋우지 않아 방이 어스름했고, 불빛이 닿는 데만 또렷했다.젖은 목, 흐트러진 머리끝, 홑옷 아래로 오르내리는 숨.그의 눈이 그 또렷한 데를 따라 움직였다.얼굴에서 목으로, 목에서 젖은 머리끝으로, 그리고 다시 얼굴로.십 년을 벽 쪽으로 붙어 앉던 여자가, 오늘은 등불 앞에 얼굴을 두고 있었다.한경은 그 눈을 피하지 않았다.이 얼굴이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이제 알았고, 알고 나서는 굳이 거두지 않았다.무기로 쓰는 것도 아니었다.치우지 않았을 뿐인데, 치우지 않는 것이 더 오래 그를 붙들었다.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8-09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