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고 먹 냄새가 먼저 방 안으로 들어왔다.단아가 구리 대야를 들고 뒤따라 들어와 침상 발치, 옷궤 앞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는데, 김이 조금도 오르지 않는 물이었다.이 여자가 뜨거운 것을 못 견딘다는 사실을 그가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두고 나가거라."종에게 하는 그의 말은 늘 짧고 끊기는 데가 없었다.한경은 침상 가에 앉아 그를 맞았다.얼굴은 인형의 것으로 돌려놓았으며, 느린 눈과 조금 벌어진 입술까지 열 해 동안의 그대로였다.육정은 한참 서서 아내를 말없이 내려다보았다.그러고는 천천히 무릎을 굽혔다.낮에 대문간에서 군관을 말에서 내리게 한 사람이, 전돌 바닥에 한 무릎을 대고 아내 앞에 앉은 것이었다.그의 손이 치맛단 밑으로 들어와 발목을 가만히 쥐었다.몸이 머리보다 먼저 알았고, 맥이 뛰어올랐으며, 발목의 살결이 그 손바닥의 온기를 저절로 받아들였다.하루에 한 번 손목에만 오던 손이 발목에 왔다고, 이 몸은 그 손을 반기고 있었다.그러나 그것은 방금 서른을 세게 한 손이었다.한경은 그 사실을 머릿속으로 또박또박 되뇌었지만, 몸은 이성의 말을 조금도 듣지 않았다.수치심과 안도감이 한꺼번에 밀려와서, 그녀는 어느 쪽을 먼저 느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그는 초하가 급히 감아 둔 천을 천천히 풀었다.천이 피에 말라붙어 있었는데, 그는 당기지 않았다.손바닥으로 물을 떠 붙은 자리에 끼얹고, 불기를 가만히 기다렸다가, 한 겹씩 떼어 냈다."…부인은 발이 얇소.이런 발로는 멀리 못 가오."그가 나직하게, 거의 혼잣말처럼 말했다.그 목소리에는 탓하는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무엇을 아끼는 사람의 온기가 묻어 있었다.그는 발을 조심스럽게 대야에 담갔다.터진 자리에 물이 닿자 발가락이 저절로 오그라들었으며, 그는 손을 멈추고 발가락이 다시 펴질 때까지 묵묵히 기다렸다.물이 서서히 분홍빛이 되었다.그의 엄지가 발바닥 가장자리부터 씻어 들어왔다.깨질 자기를 만지듯 조심스러운 손이었다.한경은 그 조심스러움
Last Updated : 2026-08-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