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하루 아침, 내원의 문안 자리에는 염주 알 넘어가는 소리만 고르게 났으며, 그믐까지는 여드레가 남아 있었다.발을 내린 방 윗자리에 노부인이 앉아 있었고, 금박을 놓은 자색 옷의 시누이 육설과 손아래 동서 주씨가 그 아래 걸상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한경은 정실의 자리에 인형으로 앉아, 느린 눈을 무릎에 내려놓고 있었다.서재에서 쓰러진 날부터 장복이 그녀의 세 걸음 뒤를 따라다녔고, 지금도 문밖 섬돌 아래에 묵묵히 서 있었다.주씨는 어제 절에 다녀온 사람이었고, 절에서 주워 온 말을 오늘 아침 이 방에 풀어놓을 참이었다.그 얼굴에는 남의 일을 걱정하는 사람의 다정함이 곱게 떠 있었다."어머님, 우리 그이가 지고 간 궤짝 말이에요.성문에서 묶였던 까닭이 그거였대요.그 약을 시약장에서 먼저 먹여 봤는데 셋이 죽었대요, 셋이나요.그런데 태후 낭랑 친정 댁에서 말 한마디 하니까 그날로 풀려서 북으로 갔다지 뭐예요.""준이가 지고 간 것은 육가의 약이다."노부인의 대답은 짧았지만, 염주는 조금도 멎지 않았다."그럼요, 어머님.저는 그저 그이가 걱정이 돼서요."주씨가 서둘러 덧붙였지만, 방 안의 긴장은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그녀는 그 약의 냄새를 알고 있었다.시약장에서 사내가 게워 낸 검은 환에서는, 약재 골목의 한 줌에 서 푼짜리 뿌리 냄새가 났었다.셋이 죽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그녀가 게우게 한 석두는 넷째가 될 뻔한 사람이었다.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고개를 숙인 채, 육설의 손가락에서 반지 둘이 천천히 도는 것을 곁눈으로 보았다.약 궤짝 이야기에 왜 저 반지가 도는지, 그녀는 아직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주씨는 방 안의 공기를 읽는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신이 나서 말을 이었다."그리고요, 시약장 사람 둘이 골목에서 칼을 맞고 죽었대요.계집종 하나가 죽을 사람을 살렸는데, 그 계집을 찾느라 그랬다나 봐요.손이 백옥 같았대요."그 순간 육설이 말끝을 흐리며 웃었다."…언니 손 같네요."반지가 멎었고, 곧이어 염주도 멎
Last Updated : 2026-08-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