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한경은 끝내 잠들지 못했다.뒷창 너머로 물소리가 났다.등을 띄운 밤이라 물길은 늦도록 웅성거렸지만, 그 사이에 섞인 소리 하나가 그녀의 귀를 붙들었다.삐걱, 하고 무엇이 물을 미는 소리였다.흘러가는 등은 노를 젓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장복은 늘 그렇듯 서하당 앞문에 서 있을 것이었고, 뒷문은 죽은 이의 날이라 걸려 있지 않았다.그녀는 신을 신지 않은 채 뒷창을 넘어 뒤뜰을 가로질렀다.그믐밤에 이미 한 번 걸어 본 길이라, 어둠 속에서도 발이 먼저 길을 알았다.뒷문 판자에는 사람 얼굴 높이에 손바닥 두 개만 한 살창이 나 있었고, 거기 바른 창지가 바깥의 등불을 받아 희미하게 밝았다.그녀는 문을 열지 않고, 창지에 손가락으로 작은 구멍 하나를 뚫어 밖을 내다보았다.보름달 아래, 이름 적힌 등들이 줄을 지어 떠내려가고 있었다.그 사이를 등 하나 달지 않은 작은 배가 물을 거슬러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배는 돌계단 맨 아랫단에 소리 없이 닿았고, 검은 옷을 입은 사내 하나가 섬돌로 올라섰다.그때 그의 발이 젖은 돌에서 한 번 미끄러졌다.키가 컸고, 등이 꼿꼿했다.골목의 막다른 담 앞에서 그 등을 본 것이 벌써 한 달 전이었다.심장이 크게 내려앉았다.정실이 한밤에 뒷문에서 외간 사내와 마주 선다는 것이 이 집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발은 물러서지 않았다.문 하나와 종이 한 겹이 있다는 핑계가, 그녀의 위험한 호기심을 그 자리에 붙들어 두었다.그는 문 앞까지 올라와 멈추더니, 살창의 창지를 오래 바라보았다.그 너머에 누가 있는지 처음부터 아는 사람의 눈이었다.등불이 그의 얼굴을 아래에서 비추었고, 한경은 그것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단숨에 훑었다.입술이 텄고, 눈 밑이 거뭇했으며, 소매 밖으로 나온 손끝이 여전히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사흘 걸렀죠, 게우는 거."창지 너머에서 숨 한 번 쉴 동안 대답이 없었다."…어찌 아오."골목에서는 해
Last Updated : 2026-08-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