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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บทที่ 21 - บทที่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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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화 사라지지 않는 기척

마귀들이 사라진 뒤에도 숲에는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아 있었다.라에나는 한동안 자신이 서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정말 사라진 거야?” 카르디안이 주변을 살폈다.“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하지만 레오르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의 붉은 눈동자는 조금 전 마귀들이 사라진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라에나가 그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아까 마귀가 너를 바라봤다.” “나를?” “그래.”라에나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손끝에는 희미한 백색의 빛이 남아 있었다. “내 힘 때문일까?”레오르칸은 잠시 침묵했다. “가능성은 있다.”“그럼 왜 나를 노리는 건데?” “아직 모른다.”라에나는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당신은 정말 모르는 게 많네.”레오르칸은 귀찮다는 말로 대답을 했다.“쓸데없는 말이 많군.” “또 그렇게 말하지.”라에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그때 카르디안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잠시만요.”세 사람 모두 움직임을 멈췄다. 멀리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사각……. 나뭇잎이 밟히는 소리였다.라에나가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았다.“누가 있는 거야?” 레오르칸이 손을 들어 그녀를 뒤로 물렸다.“움직이지 마라.” “또 나보고 가만히 있으라고?”“이번에는 정말 위험하다.”레오르칸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잠시 후 나무 사이에서 작은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하지만 그것은 사람이 아니었다.겁에 질린 작은 짐승 한 마리가 숲 밖으로 달려나왔다.라에나는 곧바로 그쪽으로 달려갔다. “괜찮아?”작은 짐승의 몸에는 검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라에나는 손을 조심스럽게 가져갔다.백색의 빛이 천천히 퍼져나갔다.검게 물들었던 털이 조금씩 본래의 색을 되찾았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레오르칸의 눈빛이 깊어졌다.짐승이 몸을 털고 숲속으로 사라지자 라에나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다행이다.” 그러나 레오르칸은 여전히 그녀의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네 힘…… 함부로 쓰지 마라.” “왜?” “누군가 그 힘을 찾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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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화 검은 흔적

숲을 빠져나온 세 사람은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해가 완전히 저물어 가는 시간이었다.하지만 마을의 분위기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사람들은 하나같이 문을 닫고 있었고, 거리에는 인기척조차 없었다.라에나가 주변을 둘러보았다.“여기……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아.”카르디안이 바닥을 살폈다. “발자국이 있습니다.”흙바닥 곳곳에 사람들의 흔적이 어지럽게 남아 있었다.그런데 그 사이에 이상한 자국이 섞여 있었다.마치 검은 불꽃이 지나간 것처럼 바닥이 길게 그을려 있었다.레오르칸이 그 앞에 멈춰 섰다. “……마귀의 흔적이다.”라에나의 표정이 굳었다. “여기에도 나타났어?”“아직 멀리 가지 않았다.” 레오르칸이 마을 안쪽을 바라보았다.그때 낡은 집 하나에서 작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라에나가 곧바로 달려갔다. “잠깐!”레오르칸이 불렀지만 라에나는 이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방 안에는 한 아이가 웅크린 채 떨고 있었다.라에나는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이제 괜찮아.”아이의 몸 주변에는 희미한 검은 기운이 남아 있었다.라에나가 손을 뻗으려는 순간—레오르칸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기다려.”“왜?” “이건 단순한 흔적이 아니다.”레오르칸이 검은 기운을 바라보았다.기운은 살아 있는 것처럼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카르디안의 표정도 굳어졌다.“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남긴 것 같습니다.”라에나가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 아이는……?”“괜찮다.” 레오르칸이 손을 들어 검은 기운을 걷어냈다.순식간에 방 안의 공기가 맑아졌다. 아이는 조용히 눈을 떴다.“……누구세요?” 라에나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그냥 지나가던 사람이야.” 레오르칸이 라에나를 바라보았다.“쓸데없는 일에 끼어들지 마라.”“사람이 위험한데 어떻게 그냥 지나가?” “…….”레오르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마을을 벗어난 세 사람의 뒤쪽에서 검은 기운이 다시 움직였다.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검은 기운 사이에서 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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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화 뒤따르는 그림자

마을을 떠난 뒤에도 라에나는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왜 자꾸 뒤를 보는 거지?”레오르칸의 질문에 라에나가 대답했다.“누가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카르디안도 주변을 살폈다.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기척은 없습니다.”“정말?” 라에나는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어두운 길만 길게 이어져 있었다.레오르칸은 말없이 걸음을 멈췄다. “…….”그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바람이 불었다. 나뭇잎이 흔들렸다.그리고 아주 잠깐, 나무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움직였다.레오르칸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카르디안.”“예.” “라에나를 데리고 먼저 가라.”라에나가 바로 반박했다. “싫어.” “비켜라.”“또 그 말이야?” “이번에는 장난이 아니다.”라에나는 입을 다물었다. 레오르칸의 분위기가 평소와 달랐다.카르디안이 라에나를 데리고 몇 걸음 물러나자 레오르칸은 혼자 어둠 속으로 걸어갔다. “나와라.”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레오르칸의 손끝에서 검은 기운이 피어올랐다.“숨을 생각이라면 그만두는 게 좋을 거다.”그 순간 나무 위에서 검은 안개가 떨어졌다. 콰앙!레오르칸이 몸을 틀어 공격을 피했다.검은 안개는 땅에 닿자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하지만 공격은 레오르칸에게 향하지 않았다.안개 한 줄기가 라에나가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뻗어갔다.“라에나!” 카르디안이 그녀 앞을 막아섰다.라에나도 본능적으로 손을 내밀었다.순간 그녀의 손끝에서 백색의 빛이 퍼졌다. 파앗!검은 안개가 백색의 빛에 닿자 순식간에 사라졌다.숲이 조용해졌다. 라에나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내가 없앴어?” 레오르칸은 대답하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이미 멀리 떨어진 숲을 향하고 있었다.검은 그림자가 있었다.그리고 그 그림자는 라에나의 힘을 확인한 듯 조용히 사라졌다.카르디안이 낮게 말했다.“군주님…… 저들은 처음부터 라에나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레오르칸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렇군.”라에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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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화 달빛에 남은 흔적

다음 날 아침.라에나는 숲을 지나면서도 계속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어젯밤 자신이 사용했던 힘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내 힘이 대체 뭐길래.”혼잣말처럼 중얼거리자 앞서 걷던 레오르칸이 멈춰 섰다.“계속 생각해봤자 답은 나오지 않는다.”라에나가 그를 노려보았다.“그럼 당신은 알고 있어?” “모른다.”“그럼 나한테 뭐라고 하지 마.”“쓸데없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그게 위로하는 말이야?”레오르칸은 대답하지 않고 다시 걸었다.라에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카르디안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그때였다. 라에나의 발밑에서 희미한 빛이 반짝였다.“어?” 라에나가 걸음을 멈췄다.땅 위에는 아주 작은 은빛 자국이 남아 있었다.달빛처럼 희미한 문양이었다.레오르칸이 곧바로 다가왔다.“건드리지 마라.” “이게 뭔데?” “모른다.”레오르칸은 문양을 자세히 살폈다.그의 눈빛이 순간 굳어졌다.아주 오래전 본 적 있는 흔적과 닮아 있었다.하지만 기억 속 장면은 너무 흐릿했다. ‘설마…….’레오르칸은 곧 생각을 끊어냈다.지금은 확신할 수 없었다.라에나가 그를 바라보았다.“왜 갑자기 조용해졌어?” “아무것도 아니다.” “또 숨기는 거지?” “네가 알 필요는 없다.”“왜 내가 알 필요가 없어?”라에나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나한테 일어난 일이잖아.”레오르칸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낮게 말했다.“……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그 순간 은빛 문양이 갑자기 흔들렸다.파앗! 빛은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리고 그 자리에는 작은 검은 흔적 하나만 남았다.카르디안이 낮게 말했다. “군주님.”레오르칸이 고개를 들었다.멀리서 아주 희미한 기척이 느껴졌다.하지만 이번에는 마귀가 아니었다.누군가가 이곳을 지나간 흔적이었다.레오르칸은 검은 흔적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우리를 찾는 자가 하나가 아니다.”라에나의 표정이 굳었다.“그럼…… 앞으로도 계속 쫓아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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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화 알수 없는 나

숲길을 걷는 동안 라에나는 계속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어젯밤 마귀를 물리쳤던 백색의 힘.오늘 발견된 은빛 문양.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던 마귀의 눈빛. 머릿속이 복잡했다.라에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앞서 걷고 있던 레오르칸에게 다가갔다.“레오르칸.” 레오르칸이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왜.” “나…… 대체 누구야?”레오르칸의 발걸음이 아주 잠깐 느려졌다.하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걸었다.“모른다.” 라에나의 눈썹이 찌푸려졌다.“또 그 말이야?” “확실하지 않으니까.”“당신은 뭔가 알고 있잖아.” “알고 있다고 한 적 없다.”“그런데 왜 그렇게 태연해?” 라에나가 레오르칸의 앞을 막아섰다.“마귀들이 나를 노리고 있어. 이상한 힘도 있고, 이상한 문양도 나타났어. 그런데 나는 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잖아.”레오르칸은 무표정하게 라에나를 바라보았다.“알게 될 것이다.” “언제?” “때가 되면.” 라에나의 표정이 굳었다.“그 말이 제일 싫어.” 레오르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에나는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맨날 모른다, 위험하다, 때가 되면…….”그녀는 레오르칸의 옆을 지나쳐 앞서 걸어갔다.“이번엔 내가 먼저 갈 거야.” “앞을 보고 걸어라.” “알아서 할게.”라에나는 일부러 레오르칸보다 몇 걸음 앞서 걸었다.카르디안은 뒤에서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두 분은 참…… 사이가 좋으신 것 같습니다.”“전혀 안 좋아.” 라에나가 곧바로 대답했다.레오르칸도 동시에 입을 열었다. “쓸데없는 소리다.”라에나가 뒤를 돌아 레오르칸을 노려보았다.“봐! 저런 것부터 마음에 안 든다고!”“네가 시끄러운 것이다.” “당신이 너무 무뚝뚝한 거야!”그렇게 티격태격하며 걷던 순간이었다.라에나의 발밑에 있던 돌이 갑자기 무너졌다.“어?” 콰직! 땅이 꺼지며 라에나의 몸이 아래로 떨어졌다.“꺄악!” 그 순간 레오르칸이 태연하게 한 손을 들어 올렸다.그의 손끝에서 검은 기운이 빠르게 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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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화 사람 서로 다른 길

숲을 빠져나온 뒤에도 라에나는 계속 자신의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어제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내가 누구인지…… 직접 알아내야 해.’레오르칸에게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았다.모른다. 위험하다. 때가 되면 알게 된다.라에나는 더 이상 그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그때 숲 한쪽에서 희미한 검은 기운이 피어올랐다.라에나의 눈빛이 달라졌다.“……마귀의 흔적.”멀지 않은 곳이었다.라에나는 잠시 레오르칸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조용히 반대쪽으로 몸을 돌렸다.“이번엔 내가 알아볼 거야.”라에나는 혼자 숲길을 따라 걸었다.한편 레오르칸은 다른 길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라에나가 어디로 갔는지 확인하지 않았다.그저 자신의 앞에 남은 검은 흔적을 바라보았다.“…….” 카르디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군주님, 라에나는?” “모른다.”레오르칸은 짧게 대답했다.그리고 그대로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라에나는 검은 흔적을 따라 숲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조금씩 주변의 공기가 달라졌다.나무 사이로 검은 안개가 흐르고 있었다.“이곳에…… 뭔가 있어.” 라에나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그러자 손끝에서 희미한 백색의 빛이 피어났다.검은 안개가 빛에 닿자 순식간에 흩어졌다.라에나는 놀란 얼굴로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또 이 힘…….” 그 순간이었다.숲속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찾았다.” 라에나가 뒤를 돌아보았다.검은 안개 사이에서 마귀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드디어…… 네 힘을 확인할 수 있겠군.”라에나는 한 걸음 물러났다. “왜 나를 찾는 거야?”마귀는 대답 대신 손을 뻗었다.검은 기운이 빠르게 라에나를 향해 날아왔다.라에나는 급히 몸을 피했다. 콰앙!나무가 흔들렸다. “……!”라에나는 이를 악물었다.자신의 힘을 끌어올리자 손끝에서 백색의 빛이 강하게 번졌다.하지만 마귀의 힘과 부딪히는 순간 라에나의 몸이 크게 밀려났다.“윽……!” 라에나는 무릎을 꿇었다.힘의 차이가 너무 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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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화 넘지 말아야 할 선

달빛 검은 기운이 숲을 뒤흔들었다.라에나는 이를 악물고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손끝에서 백색의 힘이 터져 나왔다. 쾅!검은 기운과 백색의 힘이 부딪히며 주변의 나뭇가지가 크게 흔들렸다.하지만 힘의 차이는 분명했다.라에나의 몸이 뒤로 밀려났다. “윽……!”마귀가 천천히 다가왔다.“그 힘으로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라에나는 숨을 고르며 다시 힘을 끌어올렸다.“……아직 끝난 거 아니야.”그 순간, 검은 기운이 마귀의 손끝에서 폭발하듯 퍼져 나갔다. 라에나는 급히 몸을 피했다. 콰앙!뒤쪽의 나무가 부서졌다.라에나가 바닥을 굴렀다. “아…….”손바닥에 힘을 주고 일어나려는 순간이었다.검은 기운이 다시 그녀를 향했다.그때, 검은 그림자가 순식간에 숲을 가로질렀다.콰앙! 마귀의 공격이 허공에서 산산이 흩어졌다.라에나가 눈을 크게 떴다.숲 사이에서 레오르칸이 걸어 나왔다.그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레오르칸?”레오르칸은 라에나를 바라보았다. “뒤로 물러나라.”라에나는 순간 반발했다. “싫어.” “라에나.”“나도 싸울 수 있어.”레오르칸의 시선이 라에나의 손으로 향했다.이미 힘을 너무 많이 사용해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그게 네가 싸울 수 있는 상태인가?”라에나가 입술을 깨물었다.“그래도 내가 알아야 할 게 있어.”“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레오르칸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그 순간 그의 주변으로 압도적인 힘이 퍼져 나갔다.마귀가 뒤로 물러났다. “……이 힘은.”레오르칸은 손을 들어 올렸다.검은 기운이 마귀를 휘감았다.순식간에 마귀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숲에 다시 침묵이 내려앉았다.라에나는 레오르칸을 바라보았다. “왜 왔어?”“네가 위험한 곳에 있었으니까.”“내가 알아서 하려고 했어.”“그 결과가 이건가?” 레오르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라에나의 표정이 굳었다. “…….”“내가 하지 말라고 했던 이유를 이제 알겠나?”“알아.” “그런데도 갔다.” “그래.”라에나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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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화 차가워진 거리

숲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아 있었다.조금 전까지 마귀와 싸웠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부러진 나뭇가지와 검게 그을린 땅이 그들의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라에나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손끝에는 아직 희미한 백색의 빛이 남아 있었다.라에나는 그 빛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손을 움켜쥐었다.조금 전 레오르칸이 했던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아직은 그렇다.’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말.라에나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정말 너무해.”작게 내뱉은 목소리에는 서운함이 섞여 있었다.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곧 분노가 올라왔다.“맨날 모른다고만 하고…….”라에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내가 얼마나 답답한지는 생각도 안 해?”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오히려 라에나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라에나는 결국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정말 나빠!” 그 목소리가 숲에 울려 퍼졌다.“나도 내가 누군지 알고 싶다고!”손끝에서 백색의 힘이 거칠게 피어올랐다.나뭇잎이 흔들리고 주변의 작은 돌들이 미세하게 떨렸다.라에나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왜 나만 아무것도 모르는 건데…….”목소리가 조금 떨렸다.“왜 나한테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거야?”백색의 빛이 흔들렸다.라에나는 손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나도…… 알고 싶어.” 그 순간이었다.스스스……. 어딘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라에나는 고개를 들었다.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아닌데 나뭇잎들이 한쪽 방향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뭐지?”라에나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폈다.나무 사이에서 검은 안개가 천천히 흘러나오고 있었다.하지만 이상했다. 조금 전 마귀에게서 느꼈던 기운과는 달랐다.마귀의 기운보다 훨씬 차갑고 불길했다.검은 안개 속에는 희미한 붉은빛까지 섞여 있었다.라에나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났다.“마귀……?” 검은 안개가 잠시 흔들렸다.그리고 안쪽에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찾았다…….” 라에나의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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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화 뒤틀린 숲

라에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조금 전까지 들리던 바람 소리와 새들의 울음소리가 거짓말처럼 사라져 있었다. “……이상해.”라에나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분명 자신이 지나왔던 숲이었다. 그런데 무언가 달랐다.“저 나무…… 원래 있었나?”저 앞에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나무의 줄기에는 이상한 검은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라에나는 조심스럽게 나무에 손을 가져갔다.손끝이 닿는 순간, 찌릿! “……!”라에나는 급히 손을 거두었다.순간 머릿속에 아주 짧은 장면이 스쳤다.어두운 숲. 검은 달.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두 개의 붉은 눈.“헉……!” 라에나는 놀라 뒤로 물러났다.하지만 눈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방금…… 대체 뭐였지?”라에나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손끝에는 희미한 백색의 빛이 남아 있었다.그때, 스스스……. 나뭇잎 사이에서 검은 기운이 흘러나왔다.라에나는 긴장한 채 힘을 끌어올렸다. “나와.”검은 기운은 잠시 멈췄다가 숲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도망간 건가?” 라에나는 잠시 망설였다.따라가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기운이 자신을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결국 라에나는 천천히 발을 옮겼다. 한 걸음.그리고 또 한 걸음. 그런데 이상했다.아무리 걸어도 숲의 모습이 바뀌지 않았다.“……뭐야?” 라에나는 뒤를 돌아보았다.자신이 지나온 길이 보이지 않았다.대신 처음 보는 나무들만 빽빽하게 서 있었다.“설마…… 길이 바뀐 거야?”라에나는 급히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그 순간, 쿠웅……! 땅이 크게 흔들렸다.라에나는 균형을 잃고 나무를 붙잡았다.“꺄악!” 진동은 금세 멈췄다.그러나 숲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나무 사이에 세 갈래의 길이 나타나 있었다.라에나는 굳은 얼굴로 길을 바라보았다.“……아까는 이런 길 없었는데.”가운데 길에서 바람이 불어왔다.그리고 아주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이쪽이야.” 라에나의 눈이 커졌다.“누구야?” 대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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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화 갈라진 달의 문양

라에나는 세 갈래로 나뉜 길 앞에 서 있었다.왼쪽은 짙은 안개로 뒤덮여 있었고, 오른쪽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하지만 가운데 길만은 이상할 정도로 고요했다.“……이쪽이야.” 조금 전 들었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라에나는 주변을 살폈다. “누구야? 모습을 보여줘.”대답은 없었다. 라에나는 한숨을 내쉬었다.“계속 숨어 있기만 할 거면, 나도 안 가.”그 순간 가운데 길의 나뭇잎이 크게 흔들렸다.스스스…….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있던 잎사귀들이 한쪽으로 밀려났다.그 아래에서 희미한 빛이 모습을 드러냈다.라에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이건…….”바닥에는 오래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달을 닮은 둥근 문양.하지만 가운데가 칼로 베인 것처럼 갈라져 있었다.라에나는 손을 뻗으려다 멈췄다.이상하게도 가까이 다가갈수록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왜…… 이렇게 익숙하지?” 기억에는 없는 문양이었다.그런데도 처음 보는 것 같지 않았다.라에나는 결국 손끝을 문양 가까이 가져갔다.순간, 파앗! 백색의 빛이 손끝에서 터져 나왔다.“꺄악!” 라에나는 놀라 손을 거두었다.빛은 문양 위로 퍼지더니 갈라진 부분을 따라 움직였다.그러자 숲 전체가 다시 흔들렸다.쿠웅……! “또……!”나무 사이의 안개가 순식간에 걷혔다.그리고 사라졌던 길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라에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이 들어왔던 길이 보였다.“……돌아갈 수 있는 거야?” 하지만 이상했다.아까와 달리 숲은 너무 조용했다.라에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문양을 다시 바라보았다.갈라져 있던 문양 가운데에 작은 빛 하나가 남아 있었다.그 빛은 라에나가 있는 방향이 아니라 숲 반대편을 향하고 있었다.“……저쪽에 뭔가 있다는 건가?”라에나는 잠시 망설였다.하지만 이번에는 따라가지 않았다.대신 문양을 기억해 두고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그때였다. 멀리서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뚝. 라에나의 몸이 굳었다. “……누구야?”아무런 대답도 없었다.라에나는 백색의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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