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종이 세 번째 울리기도 전에 복도 전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황실 기사들은 양쪽 회랑을 봉쇄했고, 마도사들은 꺼진 봉인 문양을 다시 살리기 위해 바닥에 손을 짚었다. 멀리서 누군가 명령을 외치는 소리와 갑옷 부딪치는 소리가 뒤엉켰고, 검은 연기는 복도 끝 천장 가까이까지 번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레오나르드는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가장 먼저 앞으로 뛰었을 텐데, 지금은 옆구리 상처를 의식한 듯 한 번 숨을 고른 뒤에야 움직였다.“폐하 쪽은?”그가 가장 가까운 기사에게 묻자 기사가 숨도 제대로 돌리지 못한 채 대답했다.“집무실은 이미 폐쇄했습니다. 근위대가 안쪽까지 들어갔고, 침전에도 두 배 병력이 배치됐습니다.”“침입자는.”“확인된 건 둘입니다. 하나는 서쪽 회랑에서 마도사들과 교전 중이고, 하나는 놓쳤습니다.”“놓쳤다고?”레오나르드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기사는 얼굴을 굳힌 채 고개를 숙였다.“마력 흔적이 중간에서 끊겼습니다.”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테르반의 설명을 떠올렸다.옛 황제 서고.황실 마도부 지하 보관고.황제의 침전 아래.세 갈래.침입자가 둘뿐이라고 확인됐다는 건 정말 둘만 들어왔다는 뜻이 아니다. 누군가는 이미 우리가 모르는 길로 빠졌을 수도 있었다.“레오나르드.”내가 부르자 그가 바로 나를 봤다.“왜.”“침전은 황제가 이미 막았어요.”“응.”“마도부 보관고도 지금 마도사들이 제일 많이 몰릴 거고.”그의 눈빛이 가라앉았다.“그러면.”“옛 황제 서고.”우리는 동시에 말했다.테르반이 가장 먼저 없앨 건 사람보다 기록이라고 했다.처음에는 단순히 증거를 없애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대체 핵 후보와 짝 후보의 명단까지 있다고 했다. 라시안이 누구를 골랐고, 누구를 이용했고, 다음에는 누구를 이용하려 했는지까지 적혀 있을지도 모른다.그 기록이 사라지면 라시안의 죄를 증명하기 어려워지는 것만 문제가 아니었다.거기에 적힌 사람들이 누구인지조차 영영 찾지 못할 수도 있다.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04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