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손은 팔꿈치까지 파랬다.염료 통 앞에 넷이 서 있었다. 키가 통보다 조금 컸다. 긴 막대를 두 손으로 잡고 통을 저었다. 저을 때마다 파란 물이 튀어 소매 끝이 젖었다. 소매는 이미 파랬다. 손도, 손목도, 팔꿈치까지.마당에는 쪽 삶는 냄새가 매웠다. 숨을 쉴 때마다 코끝이 시렸다. 단비가 소매로 코를 막았다가 아이들을 보고 도로 내렸다.“교육은 어디서 합니까?”서련이 물었다. 관리인은 장부를 옆구리에 끼고 웃었다. 윤태선 밑의 사람들은 다 웃는 법부터 배우는 모양이었다.“지금 하고 있잖소. 물감 내는 법을.”“글은요?”“글로 물감이 나오오?”“밥은요?”“하루 두 끼. 궁보다 낫지.”“잠은요?”“통 옆에서. 따뜻하오, 물을 데우니까.”단비가 아이들 쪽으로 갔다. 서련은 말리지 않았다. 단비는 통 옆에 쪼그리고 앉아 제일 작은 아이의 소매를 걷었다. 팔뚝 안쪽에 살이 벗겨진 자리가 있었다. 잿물이 튄 자국이었다. 아이는 소매를 걷는 동안 막대를 놓지 않았다.“이름이 뭐니?”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옆의 아이가 대신 말했다.“얘는 말 안 해요. 여기 와서부터요.”단비가 서련을 돌아보았다.서련이 다가갔다. 아이의 얼굴을 보았다. 명주의 얼굴이 있었다. 눈매가 같았다.“하린이니?”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입은 열지 않았다.“어머니가 신을 갖고 계셔. 붉은 실 넣은 거.”아이의 손이 막대 위에서 떨렸다. 그것뿐이었다. 울지도 않았다. 서련은 더 묻지 않았다.서련의 손이 아이의 소매 끝에 닿았다. 젖은 천이 얼음처럼 찼다. 넉 달을 이 천을 입고 통을 저은 것이었다.“데려가겠습니다. 넷 다.”관리인이 장부를 폈다.“도구값과 밥값을 내면 데려가시오. 넉 달치요. 막대 하나, 앞치마 하나, 하루 두 끼. 한 아이에 넉 냥씩, 열여섯 냥.”“밥값을 내라고요? 아이들이 젓던 통 값을 제가 먼저 청구하지요. 하루 몇 통입니까?”“…열두 통이오.”“성인 인부가 하루 몇 통 젓습니까.”관리인이 대답하지 않았다.“열두 통
최신 업데이트 : 2026-09-13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