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 수칙: 새해 인사는 내가 가고 싶은 곳에서 한다.내 말이 끝나자 레녹스가 창가에 놓인 찻잔을 옆으로 밀었다. 차는 오래전에 식어 있었다.“그럼 이제 뭘 할 거지.”“일단 자려고요.”“좋은 시작이군.”“대공님도 돌아가서 주무세요. 자정이 지났잖아요.”레녹스는 바로 일어났다. 함께 창밖을 보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의자를 빼고 나니 치맛자락이 눌린 자리가 드러났다. 나는 손바닥으로 주름을 폈다.문 앞에 선 레녹스가 돌아봤다.“새해 첫날은 비워 둬.”“왜요?”“별저에서 만찬을 한다.”“초대하시는 거예요, 일정을 정하시는 거예요?”“초대.”대답이 빨랐다. 나는 일부러 잠깐 생각하는 척했다. 갈 생각은 이미 있었지만, 부르는 대로 고개를 끄덕이는 버릇까지 되살릴 필요는 없었다.“음식이 맛있으면요.”“주방에 전하지.”“과자는 너무 달지 않게 해 주세요.”이번에는 대답이 늦었다.나는 웃음이 나와서 입술을 눌렀다. 레녹스는 내 표정을 보고도 못 본 척했다.“그건 요리사와 상의하겠다.”◐1월 1일 저녁, 후작 저택 현관에는 레녹스가 서 있었다.초대받은 쪽은 나인데 찾아온 쪽도 레녹스였다. 북부에서는 손님 맞는 법을 거꾸로 가르치나 보다.“제가 별저로 가기로 하지 않았어요?”“맞아.”“그런데 왜 여기 계세요?”“같이 가려고.”한나는 내 뒤에서 망토 끈을 매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웃음을 참는 사람의 어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나는 아주 잘 알았다.“한나. 끈만 매.”“네, 아가씨.”대답 끝에 웃음이 조금 샜다.레녹스는 모른 척하며 장갑을 내밀었다. 내 장갑이었다. 외출할 때 쓰는 짙은 보라색 장갑.“현관 탁자에 있더군.”“거기 두고 나오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알아.”장갑을 끼는 동안 레녹스가 내 손을 내려다봤다. 오른손 손바닥을 덮은 천이 굳은살 위에서 조금 당겼다. 나는 손가락을 굽혔다 폈다.“저택 안까지 따라오실 필요는 없었는데요.”“밖에 서 있으니 후작이 들어오라고 했다.”아버지는 정말 쓸데없는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17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