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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ผู้เขียน: 임공
아르바이트가 없어졌으니, 지시연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야 했으며, 가능한 한 빨리 아르바이트를 찾아야 했다.

그러나 시연이 예상한 바와 같이, 그녀는 실습 업무 자체로도 매우 바빴고, 시간도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시연은 일주일간 틈틈이 일자리를 찾았는데, 배가 고프면 빵을 두 입 먹을 뿐이어서 눈에 띄게 야위어 갔다.

그녀는 오늘도 야근하고 나서 일자리를 찾으러 가려고 했다.

“시연아.”

같은 실습의인 주하은이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오준수 선생님께서 사무실로 오라고 하셨어.”

시연은 멍해졌다.

“무슨 일로 부르셨는지 알아?”

“모르겠어.”

주하은이 고개를 저었다.

“난 이만 채혈하러 가봐야 해. 너도 얼른 가봐.”

“그래, 알겠어.”

시연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날이랑 상황이 비슷한 것 같은데...’

그녀는 곧바로 오준수의 사무실로 갔다.

오준수는 전문의이자 의대 실습의의 총책임자였다.

시연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오 선생님,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그녀를 한 번 바라본 오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약간의 의혹을 품은 채 입을 열었다.

“시연아, 병원 행정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너더러 실습이 중지됐으니까 내일부터 안 나와도 된다고 하더라.”

시연이 온몸을 떨며 눈동자를 움츠렸다.

“왜... 요?”

오준수가 고개를 저었다.

“글쎄다, 학교 측에 물어보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하라는 말만 돌아오더라고.”

총책임자이던 그는 시연이 실습의 가운데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론이든 수술 실습이든, 흠잡을 데가 없는 학생이었는데...’

오준수도 곤혹스러워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감도 안 오는 거야?”

‘제가 무슨 실마리를 잡을 수 있겠어요?’

곰곰이 생각하던 시연은 갑자기 심장이 꽉 조이는 듯했다.

‘틀림없이 고유건의 짓이야!’

시연이 눈물을 글썽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정말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병원에 말씀 좀 해주시면 안 돼요?”

오준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병원 의료부면 우리 쪽의 책임 교수님도 손을 써보겠지만, 병원 행정실 측의 지시니까 나도 방법이 없을 것 같아.”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오준수의 사무실에서 나온 시연은 온몸에 오한을 느꼈다.

‘그래, 고유건이 그랬잖아... 내가 대가를 치르게 하는 만 가지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만 가지는 무슨, 이거 하나로도 충분해!’

‘실습하지 않으면 졸업할 수 없고, 졸업을 못 한다면... 요 몇 년 동안의 공부가 물거품이 되는 거야!’

‘그 사람이 망친 건 내 미래라고!’

‘안 돼, 고유건이 내 인생을 망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어!’

‘어떻게든 그 사람을 만나서 나를 용서해달라고 빌어야 해!’

시연이 벌벌 떨며 핸드폰을 꺼냈고, 유건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는 전화 받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시연이 눈을 가리자, 끝내 눈물이 흘러내렸다.

‘대체 왜? 운명은 왜 이렇게 불공평한 거야?!’

‘친아빠와 새엄마 모녀는 10여 년 동안 우리 남매를 잔인하게 괴롭히고, 악의적인 일을 서슴치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무사하잖아.’

‘그런데 나는 딱 한 번 복수했을 뿐인데, 지옥의 구렁텅이로 빠진다고?’

하지만 시연은 여기서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고유건이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어떻게 해야 그 사람을 만날 수 있겠냐고!’

‘그래, 방법은 고 어르신의 병실을 지키고 서 있는 거, 그거 하나뿐이야.’

고유건은 고상훈에 대한 효심이 지극해서 아무리 바빠도 매일 병원을 방문했다.

시연은 즉시 VIP 병동으로 가서 기다릴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녀는 병동의 아래층에 도착하자마자 주지한의 뒤를 따라 입구를 나서는 고유건을 보았다.

시연은 눈동자에 엷은 핏빛을 띠며 그의 앞으로 돌진했고, 다시 한번 조심스럽고 비열하게 입을 열었다.

“고유건 씨, 우리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유건은 얇은 입술을 오므린 채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아주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무슨 얘기?”

시연은 심장이 살짝 조여오는 것 같았다.

“사과하러 왔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뭐든 할게요.”

그녀의 자존심과 증오감은 그의 권력 앞에서 언급할 가치가 없었다.

유건이 아주 가볍게 냉소했다.

“그걸 이제야 안 거야? 그런데 어쩌지? 이미 늦었는데.”

그가 손을 들어 시연의 아래턱을 움켜쥐었다.

“나한테 도발할 용기를 냈으면, 감당할 능력도 있었어야지.”

“혹시...”

고통을 감내하던 시연은 눈이 점점 빨개졌다.

“내가 어떤 부탁을 해도...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에요?”

“그래.”

그의 단호한 대답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두 사람이 눈을 마주한 채, 몇 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시연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인정할게요, 전에는 내 생각이 틀렸어요. 그러니까 고유건 씨가 나를 상대하려는 것도 내 업보인 거죠.”

“하지만, 이 말을 꼭 해야겠어요.”

“고유건 씨는 한 사람의 미래, 더 나아가서는 인생 전체를 완전히 망가뜨리려 하면서도, 조금의 자비도 베풀지 않았어요. 고유건 씨, 당신은 정말 최악이에요!”

‘정말 싫어, 지동성, 장미리, 그리고 장소미가 생각날 만큼!’

‘고유건과 장소미, 두 사람은 진짜 천생연분이야!’

순간, 시연은 피가 머리끝까지 솟구치는 듯했다.

“이혼하고 싶다고 했죠? 잘 들어요, 꿈 깨시라고요!”

그녀는 이 말을 마치고는 몸을 돌려 달아났다.

순간, 눈동자를 움츠린 고유건의 얼굴에 폭풍우가 치기 전의 어둠이 깔렸다.

‘뭐라고? 내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구나!’

분노가 가슴에 쌓인 유건이 다리를 들어 길가에 놓인 쓰레기통을 발로 차서 넘어뜨렸다.

‘우당탕'하는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옆에 있던 지한은 감히 나설 수 없었다.

...

시연은 기숙사에 가지 않고 진아의 집으로 달려갔다.

“진아야, 이제 나 어떡하지?”

그녀가 눈을 붉히며 실습이 중단된 사실을 알렸지만, 고유건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왜 그런 일이 생긴 거야?”

진아는 그녀를 위해 진심으로 조급해했다.

“이건... 성빈이한테도 알려야 해.”

실습이 중단된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사실, 진성빈은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었는데, 그들과 달리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응.”

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진성빈은 그저께 L시에 갔기 때문에 G시에 없었다.

진아는 곧장 그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는 그제야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다.

[내가 우선 사람을 시켜서 똑똑히 알아볼게. 조급해하지 말고 내가 돌아갈 때까지 기다려줘.]

“알겠어.”

전화를 끊은 진아가 시연의 손을 잡았다.

“성빈이를 믿고 기다려 보자.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응.”

시연은 점차 냉정함을 되찾았다.

요 몇 년 동안 갖은 고생을 한 시연에게 이 정도 일은 버틸 수 없는 것이 아니었다.

진아는 시연이 혼자 쓸데없는 생각을 할까 봐 기숙사로 돌아가지 못하게 했다.

다음 날.

진아가 출근한 후, 시연은 정신없이 전문 서적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핸드폰이 울리며 고상훈에게서 전화가 왔다.

2초 동안 머뭇거리던 시연이 전화를 받았다.

“어르신... 몸은 괜찮으세요?”

[괜찮고말고.]

고상훈이 미소를 지으며 시연에게 물었다.

[시연아, 지금 어디니? 할아버지한테 좀 와보거라. 내가 할 말이 있어서 그러는데, 안 되겠니?]

“아니에요, 지금 바로 갈게요.”

비록 시연은 매우 기분이 좋지 않았으나, 자신을 만나고 싶다는 고상훈의 제의를 거절할 수는 없었다.

시연은 세수하고 간단히 단장한 후, 강울대학교병원 VIP 병동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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