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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거울 속의 허락

ผู้เขียน: 루니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7-09 12:03:41

거울 속에서 태겸과 닮은 남자가 하진의 허리를 잡기 직전 멈췄다.

“왜 멈춰요?”

“네가 허락하지 않았으니까.”

저택에서 돌아온 뒤에도 하진은 서우의 셔츠를 입고 있었다.

젖은 옷 대신 빌린 검은 셔츠는 손등을 덮었고,

목깃에는 서우의 체온과 향이 남아 있었다.

거울 안에는 닮은 눈매를 가진 두 형제 중 한 사람만 서 있었다.

그런데 하진의 몸은 자꾸 다른 한 사람을 기억하며 굳었다.

“당신 얼굴을 보면 가끔 태겸 씨가 보여요.”

서우의 손이 허리 옆에서 천천히 내려갔다.

“그럼 보지 마.”

“피하라는 뜻이에요?”

“네가 겁먹는 건 원하지 않으니까.”

“겁먹었다고 한 적 없어요.”

하진은 거울을 통해 서우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닮아서 화가 나는 건지, 다른데도 끌려서 화가 나는 건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 말을 하고도 내가 가만히 있길 바라나.”

“가만히 있을 수 있어요?”

“네가 원하면.”

“원하지 않으면요?”

“그래도 먼저 묻는다.”

하진은 서우의 손목을 잡았다.

단단한 손을 자신의 허리 위로 직접 끌어올렸다.

“지금은 허락할게요.”

서우의 손바닥이 셔츠 위에 닿았다.

힘을 주면 단숨에 끌어안을 수 있는 손이었지만,

손끝은 하진이 정한 자리에서 한 치도 움직이지 않았다.

하진이 뒤로 기대자 서우의 가슴이 등에 닿았다.

거울 속 서우의 눈빛이 순식간에 짙어졌다.

“이렇게까지 참으면서 왜 가까이 있어요?”

“네가 멀어지면 더 참기 힘드니까.”

“그건 앞뒤가 안 맞잖아요.”

“너한테는 원래 그렇다.”

하진은 웃지 못했다.

태겸은 붙잡고 싶다는 말을 사랑처럼 포장했다.

서우는 붙잡고 싶다는 얼굴로 빠져나갈 틈부터 남겼다.

그 차이가 자꾸 하진을 뒤로 기울게 했다.

서우 쪽으로.

“더 잡아도 돼요.”

“어디까지.”

“그것도 제가 전부 말해야 해요?”

“그래야 내가 넘지 않아.”

하진은 서우의 손을 허리 뒤로 조금 더 끌었다.

서우의 팔이 느리게 몸을 감쌌다.

가두는 힘은 없었지만 하진이 기대기에는 충분했다.

“이제 태겸 씨랑 달라 보여요?”

“아직요.”

“그럼 뭘 더 확인해야 하지.”

하진은 몸을 돌렸다.

두 사람 사이에 남은 거리는 셔츠 단추 하나뿐이었다.

“내가 먼저 다가가도 당신이 기다리는지.”

하진의 손이 서우의 목깃을 잡았다.

서우는 입술이 닿을 만큼 가까워져도 움직이지 않았다.

하진이 숨을 내쉴 때마다 그의 입술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입 맞추고 싶어요?”

“그래.”

“그런데 왜 안 해요?”

“네가 묻기만 했지, 허락하지 않았으니까.”

대답이 끝나자 하진의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원한다는 말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 남자는 처음이었다.

하진은 입술 대신 서우의 턱 끝에 짧게 입을 맞췄다.

서우의 팔에 순간 힘이 들어갔다가 곧바로 풀렸다.

“방금은 내가 먼저 했어요.”

“알아.”

“싫었어요?”

“그 질문을 계속하면 오늘 밤 네 방 앞에서 못 물러난다.”

“물러나라고 안 했는데요.”

서우의 시선이 하진의 입술에 떨어졌다.

“그 말은 취소해.”

“왜요?”

“내가 착한 척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는 거니까.”

하진은 손에서 목깃을 놓았다.

대신 화장대 위에 놓인 은색 열쇠를 집었다.

표찰에는 원고실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방은 정말 제 거예요?”

“네가 나가는 날까지.”

“내가 안 나가면요?”

서우의 얼굴이 굳었다.

“그 질문은 지금 하지 마.”

“대답하기 무서워요?”

“원하는 대답을 해버릴까 봐 무섭다.”

하진은 열쇠로 맞은편 문을 열었다.

새 노트북 옆에는 팔 년 전 최초 초고가 놓여 있었다.

지워졌던 작성자 칸에는 윤하진이라는 이름이 다시 복원돼 있었다.

“당신이 고친 거예요?”

“원래 자리로 돌려놓은 거다.”

“내가 여기서 쓰면 또 읽을 건가요?”

“네가 읽으라고 하기 전에는 문도 열지 않아.”

하진은 초고 첫 장을 손끝으로 쓸었다.

빼앗겼던 이름이 종이 위에 남아 있다는 사실보다,

서우가 그 문밖에서 기다리겠다는 말이 더 오래 가슴에 걸렸다.

“이 방보다 확인하고 싶은 곳이 하나 더 있어요.”

하진은 원고실을 나와 복도 반대편으로 걸었다.

서우의 침실 앞에서 멈춘 뒤 손잡이를 잡았다.

“당신 방은 잠그지 않는다고 했죠.”

“그래.”

“내가 열고 싶을 때 열라고도 했고요.”

“하진아.”

하진이 문을 열었다.

어두운 방 안으로 들어간 뒤 서우를 돌아보았다.

“제대로 보면 당신을 원하게 될까 봐 무서웠어요.”

하진은 문을 닫지 않은 채 한 걸음 더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제는 제대로 확인하고 싶어요.”

서우는 문턱을 넘지 않고 서 있었다.

하진이 셔츠 소매 밖으로 손을 내밀었다.

“오늘은 제가 먼저 문을 열었어요.”

서우가 그 손을 바라보았다.

“들어오라고 말해.”

하진은 손끝을 한 번 더 펼쳤다.

“들어와요, 강서우 씨.”

서우가 마침내 문턱을 넘었다.

하진은 열린 문을 등진 채 마지막 조건을 붙였다.

“대신 내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지 보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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