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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ผู้เขียน: 서린화
황제는 말을 하다 잠시 멈추었다.

“그런 까닭에 어마마마께서는 황후에게 유독 너그러우신 편이네. 이번에도 그래서 애꿎은 자네에게 노여움을 돌리신 것이겠지.”

황제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

“그래도 금영아, 걱정하지 말게. 짐이 직접 어마마마께 말씀드려 다시는 자네를 곤란하게 하지 않으시도록 하겠네.”

금영은 묵옥반지를 낀 황제의 손 위에 제 손을 살며시 포갰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정말 그러실 필요 없사옵니다.”

“태후마마께서 신첩에게 몇 마디 하시고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신다면, 신첩은 그 정도쯤 아무렇지도 않사옵니다.”

황제는 미간을 찌푸리며 금영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도 어마마마께서 자네를 곤란하게 하지 않으셨다고 할 셈인가?”

그제야 금영이 당황한 듯 말했다.

“신첩이 말실수를 하였사옵니다.”

황제는 답답하다는 듯 금영을 바라보았다.

“자네는 참…… 분명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짐도 자네 편을 들어 주려 하지 않는가. 그런데 어째서 짐에게 말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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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83화

    황제는 말을 하다 잠시 멈추었다.“그런 까닭에 어마마마께서는 황후에게 유독 너그러우신 편이네. 이번에도 그래서 애꿎은 자네에게 노여움을 돌리신 것이겠지.”황제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그래도 금영아, 걱정하지 말게. 짐이 직접 어마마마께 말씀드려 다시는 자네를 곤란하게 하지 않으시도록 하겠네.”금영은 묵옥반지를 낀 황제의 손 위에 제 손을 살며시 포갰다.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폐하, 정말 그러실 필요 없사옵니다.”“태후마마께서 신첩에게 몇 마디 하시고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신다면, 신첩은 그 정도쯤 아무렇지도 않사옵니다.”황제는 미간을 찌푸리며 금영을 바라보았다.“그러고도 어마마마께서 자네를 곤란하게 하지 않으셨다고 할 셈인가?”그제야 금영이 당황한 듯 말했다.“신첩이 말실수를 하였사옵니다.”황제는 답답하다는 듯 금영을 바라보았다.“자네는 참…… 분명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짐도 자네 편을 들어 주려 하지 않는가. 그런데 어째서 짐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 참고만 있는 건가?”다른 후궁들이었다면 황제의 총애를 등에 업고 진작 기세등등해져 궁 안을 제 세상인 양 휘젓고 다녔을지도 몰랐다.유독 금영만은 늘 제 분수를 지켰다.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예를 잃는 법이 없었다.예전에 황제가 금영을 태자비로 점찍었던 것도 바로 그런 점 때문이었다.금영은 법도와 분수를 아는 사람이었다.황제 역시 본래 그런 사람을 좋아했다.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금영이 지나치게 법도와 분수를 따지는 것이 답답하고 못마땅했다.금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신첩도 폐하께서 신첩을 아껴 주시는 것은 알고 있사옵니다. 다만 태후마마께서는 폐하의 어머니이시지 않사옵니까. 신첩 때문에 폐하께서 난처해지시는 것은 원치 않사옵니다.”금영은 잠시 뜸을 들였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신첩이 조금 억울한 일을 겪는 것으로 폐하와 태후마마께서 화목하게 지내실 수 있다면, 그 정도 억울함은 감수할 만하옵니다.”그 말을 들은 황제는 화가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금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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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는 금영을 바라보았다.아직 젊디젊은 금영의 눈빛은 맑고 진솔했다.마치 사랑을 듬뿍 받아 그만큼 두려움 없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 같았다.황제의 눈빛이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그는 금영의 허리를 감싼 팔에 살짝 힘을 주어 그녀를 제 품 안으로 조금 더 끌어당겼다.그래도 곁에 금영이 있어 다행이었다.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등을 돌리는 이 길은 결코 걷기 쉬운 길이 아니었으니까.황제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황후가 제 분수를 알고 얌전히 지냈다면, 짐도 지난 정을 생각해 황후를 폐위할 마음까지 품지는 않았을 걸세.”하지만 안타깝게도 서 황후는 얌전히 있는 법을 몰랐다.서 황후는 줄곧 황제가 자신을 폐위하려는 것이 금영의 부추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실상은 달랐다.황제에게도 사사로운 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고작 그런 감정 때문에 황후의 자리를 함부로 뒤흔들 사람은 아니었다.결국 황제의 역린을 건드린 것은 서가였다.그런데 서 황후는 서가와 선을 긋기는커녕 오히려 사방으로 제 사람을 끌어모으며 세력을 넓히고 있었다.그런 상황에서 금영까지 해치려 들었고, 심지어 과거 여비의 일에도 그녀가 얽혀 있었다.그런 서 황후를 황제가 계속 두고 본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일이었다.황제는 금영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되었네. 그 이야기는 그만하지. 그런데 자네는 아직 짐에게 말하지 않았군. 이 시간에 어쩐 일로 짐을 찾아온 것인가?”금영은 잠시 침묵했다.“그게…… 딱히…… 별일은 아니옵니다.”그런 금영의 모습을 보고도 황제가 무언가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할 리 없었다.황제는 곧바로 밖을 향해 불렀다.“해수!”부름을 들은 해수가 곧 안으로 들어왔다.황제가 해수를 바라보며 물었다.“짐이 소녕전을 떠난 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보거라.”해수가 공손히 대답했다.“마마께서 여비마마를 걱정하시어 직접 찾아가 보려 하셨사온데, 협방전 밖에서 막히셨사옵니다.”해수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한마디를 덧붙였다.“돌아오시는 길에는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81화

    그 말이 전부 아첨인 것은 아니었다.황제는 실제로 빼어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다만 평소 풍기는 위엄이 워낙 강하다 보니, 사람들은 그의 얼굴보다도 먼저 그 위압적인 기세에 눌리곤 했다.금영은 황제를 바라보며 말했다.“폐하께서는 지금도 이토록 준수하시온데, 신첩과 같은 나이셨을 때는 얼마나 눈부시게 빼어나셨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사옵니다.”말을 하다 보니 금영은 정말 조금 아쉬워졌다.황제가 가장 눈부셨을 시절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황제가 금영을 흘끗 바라보았다.“짐이 송염보다 젊지 않아서 싫은 건가?”금영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이제 그만하시옵소서, 폐하. 아무리 그래도 한 나라의 황제이신데, 어찌 사람만 보면 그리 질투부터 하시옵니까? 송염은 이미 첩도 여럿 들인 사내이옵니다. 신첩이 눈이 멀고 분별까지 못 하는 것도 아니지 않사옵니까.”그러고는 말을 이었다.“신첩은 그저 그자의 담력이 제법 마음에 들었을 뿐이옵니다.”금영이 황제를 바라보며 물었다.“폐하께서는 저들을 중용하실 생각이시옵니까?”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금영에게 굳이 숨길 생각은 없어 보였다.“서가의 일은 하루아침에 모두 밝혀낼 수 있는 것이 아니네. 겉으로는 짐이 태자에게 조사를 맡겨 두었지.”“전에는 태자가 조사해도 별다른 저항이 없었네. 하지만 이제 서가도 짐과 태자의 의중을 눈치챘으니, 태자를 경계하기 시작했지.”황제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었다.“그러니 암중으로는 따로 사람을 붙여 조사하게 해야 하네.”금영은 황제를 바라보며 웃었다.“폐하께서는 참으로 현명하시옵니다.”황제가 난처한 듯 웃었다.“짐이 정말 현명했다면 오늘날 이런 상황까지 오지도 않았을 걸세. 자네는 짐을 어리석은 군주라 여기기는커녕 오히려 현명하다고 보는가?”금영이 차분히 대답했다.“예전에는 조정의 기틀도 불안했고 바깥의 전란도 끊이지 않았사옵니다. 폐하께서 그때 서가를 건드리셨다면 오늘날의 이 강산이 어찌 온전히 남아 있었겠사옵니까?”때가 다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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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는 여느 때처럼 흑단 탁자 뒤에 앉아 있었다.그 앞에는 여러 사람이 서 있었는데, 금영도 그중 몇몇은 알고 있었다.셋째 오라버니인 배경천을 비롯해 심장, 장안, 송염도 있었다.그 밖에도 금영에게는 낯선 얼굴이 둘 더 있었다.배경천이야 굳이 말할 것도 없었다.심장은 심연희의 친정인 심가 사람으로, 나이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이미 심가를 이끌고 있었다.장안은 예전에 금영의 입궁을 강하게 지지하면서 서가의 미움을 제대로 산 사람이었다.그리고 송염은……금영은 송염을 한번 흘끗 바라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신하들이 일제히 금영에게 예를 올렸다.금영이 얼른 입을 열었다.“모두 예를 거두세요.”황제가 금영을 향해 손짓했다.“짐의 곁으로 오게.”금영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 예를 올리려 하자 황제가 먼저 손을 뻗어 그녀를 잡아 자리에 앉혔다.그러고는 눈앞의 신하들을 바라보며 물었다.“아까 어디까지 이야기했지?”금영이 들어오면서 조금 전까지 이어지던 이야기가 끊긴 터였다.황제가 그렇게 묻자 모두가 선뜻 입을 열지 못하는 눈치였다.황제가 송염을 지목했다.“송염, 계속 말해 보게.”송염은 금영을 한번 바라보더니 잠시 말을 망설였다.황제가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으니 말하게.”그제야 송염이 다시 입을 열었다.“신이 생각하기에 지금 대량은 겉으로 보기에는 더없이 번성하고 평온해 보이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겉모습에 불과하옵니다. 세도가문이 이대로 계속 세력을 키워 나간다면 언젠가는 나라의 근간까지 뒤흔들게 될 것이옵니다.”평소 조정에서 이런 말을 꺼냈다면 당장 누군가가 나서서 터무니없는 망언이라며 꾸짖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오히려 뜻을 같이하는 이까지 있었다.장안이 곧 말을 이었다.“세도가문 가운데서도 서가의 세력이 가장 크옵니다.”장안이 황제를 바라보며 물었다.“폐하께서는 앞으로 어찌하실 생각이시옵니까?”황제가 장안을 바라보았다.“짐이 요즘 태자에게 시키는 일을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79화

    덕분에 태자에게도 말을 이어 갈 기회가 생겼다.태자는 금영을 바라보며 말했다.“마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황조모마마와 어마마마께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틀림없이 여비가 마마를 부추긴 것이겠지요. 그렇지 않고서야 마마의 성정에 어찌 어마마마께 맞서려 하셨겠습니까?”태자가 다시 말을 이었다.“마마께서도 어마마마를 믿어 주십시오. 어마마마께서는 절대로 여비가 말하는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금영은 그 말을 듣고 뜻밖이라는 듯 태자를 바라보았다.예전에는 서 황후가 뒤에서 벌인 온갖 음험한 짓을 태자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다고만 생각했다.그런데 이제 와 보니……금영도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태자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듯했다.그의 마음속에서 서 황후는 그저 어질고 온화한 어머니일 뿐이었다.그러니 서 황후가 그 오랜 세월 후궁에서 제 본모습을 감추고 살아올 수 있었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어진 황후인 척하며 황제의 눈만 속인 것이 아니었다.제 친아들까지 완벽하게 속여 온 셈이었다.그 생각에 금영은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금영이 웃자 태자는 잠시 넋을 잃은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러다 이내 얼굴에 기쁜 기색을 띠며 물었다.“마마, 어마마마와의 오해를 풀 마음이 드신 겁니까?”금영은 금세 웃음을 거두었다.그리고 태자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태자 전하, 본궁이 웃은 건 전하께서 참 어리석다고 생각해서입니다.”“전하께서는 정말 어마마마께서 어질고 덕이 깊은 분이라 믿고 계십니까?”말을 마칠 즈음에는 다리의 저림도 조금 가라앉아 있었다.금영이 손을 살짝 들자 해수가 곧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금영은 해수의 부축을 받으며 그대로 멀어져 갔다.태자는 저도 모르게 뒤따라가고 싶었다.하지만 이곳은 황궁이었다.사방 어디에나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오늘도 태후를 찾아왔다는 명분이 있었기에 겨우 금영과 몇 마디 나눌 수 있었던 것이다.금영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졌다.태자의 눈에는 짙은 아쉬움이 어려 있었다.이제 두 사람 사이에서는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78화

    금영이 공손한 목소리로 말했다.“태후마마께서 과한 말씀을 하시옵니다. 폐하와 황후마마 사이의 일은 집안일이면서 동시에 나라의 일이옵니다. 신첩처럼 일개 후궁에 불과한 사람이 어찌 폐하의 결정을 좌우할 수 있겠사옵니까?”“신첩은 태후마마께서 황후마마를 아끼시는 마음이 크시다 보니 잠시 마음이 흐트러지신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그러니 방금 하신 말씀도 마음에 담아 두지 않겠사옵니다.”금영의 태도는 더없이 공손했고 말투 또한 너그러웠다.금영은 잘 알고 있었다.겉으로만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면 태후라 해도 지금 자신의 신분을 무시하고 함부로 죽이려 들 수는 없었다.기껏해야 벌을 조금 받고 억울한 일을 겪는 정도일 터였다.하지만 그것조차 금영에게는 딱히 손해가 아니었다.자신이 억울한 일을 당할수록 황제는 더욱 마음 아파할 테니까.황제가 태후에게 직접 따져 묻지는 않는다 해도, 금영이 당한 만큼의 화살은 결국 몇 배가 되어 서 황후에게 돌아갈 터였다.태후가 서 황후를 위해 자신을 몰아붙일수록 서 황후의 자리도 그만큼 더 위태로워질 것이었다.그러니 지금 금영이 이토록 태연하게 태후를 상대할 수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금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마디를 덧붙였다.“다만 신첩은 황후마마가 참으로 부럽사옵니다. 태후마마처럼 친딸을 대하듯 아껴 주시는 어른이 곁에 계시니 말이옵니다.”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태후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조금 전 금영이 은근히 비꼬았을 때조차 이 정도로 크게 반응하지는 않았다.태후가 차갑게 말했다.“배금영, 끝까지 나와 맞서겠다는 것이냐?”금영은 조금 놀란 듯 태후를 바라보았다.말이 상당히 거칠었다.정말 자신에게 화가 난 것인가?금영으로서도 뜻밖이었다.아직 속에 쌓아 둔 말이 한참 남아 있었는데, 선황 때부터 후궁을 쥐고 흔들던 사람이 이 정도 말 몇 마디에 벌써 평정을 잃을 줄은 몰랐다.금영은 기세를 몰아 태후의 속을 조금 더 긁어 볼 생각이었다.바로 그때였다.옆에서 부드러우면서도 어딘가 다급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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