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어떤 신호냐.""등롱이요. 기와 위에서요. 세 번 켰다 껐어요. 그러고 손이요. 손바닥을 위로 하고, 손가락 셋을요."초비가 제 손바닥을 위로 하고 손가락 셋을 들어 보였다."삼경이에요, 마마님. 오늘 밤이요. 묵아가 그렇게 읽었고, 저도 그렇게 읽었어요.""등롱을 든 게 설련이인 건 확실하냐.""손이 궁인 손이 아니에요. 물지게 지던 손이 아니에요. 삼경까지는 아직 있어요, 마마님."월령이 아이를 보았다. 열이 오르는 사흘의 마지막 밤이었다."청아야.""예, 마마님.""봄이는 네가 안아라. 어멈은 수건을 갈고. 나는 삼경에 담에 간다.""마마님, 아기씨가 이런데요.""안다. 그래서 너한테 맡긴다."청아가 더 말하지 않고 아이를 받아 안아 뜨거운 것을 제 가슴에 댔다. 방어멈이 수건을 짰다. 할 말이 없어서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삭원 고개는 성터 위에 있었다.산으로 빠진 흑령 본대 이백이 그 고개 하나에 앉아 있었다.위지헌이 말 위에 있었다. 왼 어깨의 붕대는 대창포 안에 감추어 밖으로 보이지 않았다."저 고개를 넘으면 흑령 땅이다. 놈들이 저기 앉아 있는 한 염로도 살구골도 남의 것이다. 좌익은 명서다. 열아홉하고 북문군 오십을 데리고 고개 왼쪽 비탈에 서라. 본대가 정면에서 밀면 놈들이 왼쪽으로 빠진다. 거기서 막아라.""막습니까, 칩니까."위명서가 종이를 품에 넣은 채 물었다."오늘은 막는다. 내일 친다.""예, 숙부.""명서야.""예.""막는 것이다. 비탈 밖으로 나가지 마라.""막기만 하겠습니다."위명서가 돌아서자 위지헌이 그 등을 보았다. 품 안의 종이를 달라고 하지 않은 지 이틀째였다."왕야, 삼전하 앞에는 아무도 안 세우십니까.""정무가 내 앞이니 명서 앞은 비었다. 그래서 막으라고만 했다."정무가 왼팔에 붕대를 감은 채 앞에 섰다. 붕대 감은 사람 셋이 한 줄에 서 있었다.*밤이 되기 전에 고개 위에서 화살이 내려왔다.아래의 수를 세어 보려는 시험이었다. 북경군이 방패를 올렸다. 위
새벽 세숫물이 미지근했다.방어멈이 봄의 이마에 얹을 수건을 적시려고 그것을 부었다. 찬물이 필요한데, 부엌에서 길어 온 물이 밤새 방 안에 있어서 미지근해져 있었다."미지근해요. 우물에 갔다 올게요.""어멈, 내가 갈게.""아씨는 애 옆에 계세요. 이런 건 늙은 다리가 하는 거예요."방어멈이 혀를 차고 우물로 갔다.봄이 요 위에서 울지 않았다. 우는 것보다 그것이 나빴다. 눈을 반쯤 뜨고 천장을 보고 있었고, 뺨이 붉었고, 손을 대면 뜨거웠다. 어제 저녁부터였다.월령이 밤새 그 곁에 앉아 손을 아이 가슴에 얹고 숨을 세었다. 빠르다, 빠르다, 조금 느리다, 다시 빠르다.*곤원전에서 보낸 태의가 회색 옷에 목패를 달고 왔다.아이의 손목을 짚고, 눈꺼풀을 뒤집고, 입을 벌려 혀를 보았다."열병이옵니다. 아이들 것이요. 돌 전에 한 번씩 앓는 것이옵니다. 사흘 오르고 사흘 내립니다.""역병이 아니고요.""아니옵니다. 그 소문은 소인도 들었습니다만, 이건 아이들 열입니다."청아가 아침에 우물에서 그 소문을 듣고 왔다."마마님, 우물가에서 벌써 그래요. 왕부 아기씨가 열병이라고요. 어머, 누가 그렇게 빨리 퍼뜨렸을까요."지난여름 소문이 반나절 만에 되돌아왔다."약은 안 씁니다. 돌 전 아이 몸에는 약이 열보다 셉니다. 찬 수건을 갈아 주시고, 젖은 먹는 만큼만 먹이십시오. 그리고 기다리시옵니다.""기다리라고요.""예, 왕비마마. 사흘이옵니다.""사흘 뒤에도 안 내리면요.""그때는 소인을 다시 부르시옵니다."기다리라는 말을 월령은 열흘 사이에 두 번 들었다. 한 번은 설련의 종이에서, 한 번은 지금이었다.*방어멈이 두 번째 밤을 샜다.반 각에 한 번 찬 수건을 갈았다. 우물물을 새로 길어 대야를 마루에 두었고, 마루로 나갔다 들어올 때마다 문틈으로 드는 찬 바람을 제 등으로 막았다."아씨, 주무세요. 애 열은 제가 봐요. 아씨가 옆에서 눈을 벌겋게 뜨고 계시면 애가 더 못 자요. 애도 압니다, 어미 얼굴을. 저는 얼굴이 이
들것 위에서 심각이 강무진을 불렀다."강 호위, 왜들 저기 서 있소. 종이 한 장 놓고.""모르겠습니다. 저는 못 봤습니다.""못 봤으면 가서 보시오. 나는 못 가니까.""저는 여기 있겠습니다. 부장 곁에 하나는 있어야지요.""그럼 저건 셋이 종이를 놓고 서 있는 게 아니라, 종이가 셋을 세워 놓은 거로군.""그렇게 보입니다."강무진은 붕대 감은 왼팔을 오른손으로 잡고 서 있었다. 사당 안의 셋은 움직이지 않았다.*값 칸에 글씨가 있었다.'심부름이 끝나면.'일곱 자였다. 앞면의 가는 글씨가 아니라 인장을 찍은 손의 굵은 셈방 글씨였다. 그 손이 제 딸의 이름 옆에 그 일곱 자를 적었다. 심부름이 끝나면 지운다는 뜻이었다.위명서가 허락 없이 위지헌의 손에서 종이를 들었다. 부푼 손으로 잡아서 종이가 구겨졌고, 국자는 눈 위에 떨어졌다."소연화."위명서가 읽었다."어머니 이름입니다. 입궁하실 때 쓰신 이름이요. 아바마마가 그리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뒤로는 아무도 부르지 않았고요.""안다.""외조부가 어머니 이름을 여기 적으셨습니다.""그렇다.""심부름이 끝나면."위명서가 그 일곱 자를 소리 내어 읽고, 다시는 읽지 않았다. 종이를 든 채 서 있는데 눈이 와서 종이 위에 앉았고, 위명서는 그것을 털지 않았다. 위지헌이 손을 뻗어 종이 위의 눈만 털었다."어머니는 심부름꾼이었습니까.""그 봄에 침방 옷을 입고 심부름을 온 것은 이미 숙비였다. 숙비가 아비의 심부름꾼이었다.""그리고 심부름이 끝나면 지워질 사람이었고요."위지헌이 답하지 않았다.*위명서가 오래 서 있었다.정무가 등을 안으로, 얼굴을 밖으로 두고 사당 문 자리에 섰다. 눈이 정무의 어깨에 앉았는데, 정무는 그것을 털지 않는 사람이었다.위지헌은 조카에게 종이를 달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제 어깨의 눈을 왼쪽, 오른쪽 털고 대창포 자락을 털었다. 털 것이 없을 때까지 털었다. 터는 동안은 조카에게 아무 말도 안 해도 되었다.위명서가 그것을 보았다."
"살구 마을이요."위명서가 그 말을 받았으나, 받아서 어디에 둘지 몰랐다. 국자를 든 손이 부풀어 있어서 그것을 내려놓지도 못했다."탄 마을이라고만 하셨습니다.""탄 마을이 살구 마을이다. 네 숙모가 여섯 살에 살던 데다. 나무가 스물은 있었다.""지금은요.""그루터기다. 네가 밤새 옆에 두고 눈을 퍼 나른 게 그거다."위지헌은 그 말만 하고 사당 쪽으로 걸었다. 위명서는 따라가지 않고 검은 얼굴로 자루 옆에 서 있었다. 숙모가 여섯 살에 살던 마을에서 제가 군량 절반을 태웠다는 것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몰랐다.*심각이 낮에 창 두 자루에 망토를 건 들것에 실려 내려왔다.북문군 넷이 들었다. 붕대로 굵어진 왼쪽 다리 위에 눈이 앉았는데, 손이 닿지 않아서 심각은 그것을 털지 못했다.탄 담 안에 들어서자 심각이 들것 위에서 고개를 들었다."전하, 여기가 어디입니까.""살구 마을이오."심각이 그 말을 듣고 한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급한 사람이 급하지 않았다. 그러다 팔을 들어 곳간 뒤 낮은 돌담 쪽을 가리켰다."사당입니다. 저기요. 어머니가 저기서 빌었습니다. 아버지 살아 돌아오시라고요. 저는 여덟이었고 누이는 여섯이었습니다. 누이가 저 담 위에서 떨어져서 이마가 찢어졌습니다. 흉이 남았을 텐데, 보셨습니까.""못 봤소.""머리카락 밑입니다. 왼쪽이요."위지헌이 그 말을 받고, 받은 것을 얼굴에 올리지 않았다. 다만 옥대에 얹힌 손이 매듭 위에서 잠깐 멎었다."부장은 성터에 계시라고 했소.""다리가 다쳤지 귀가 다친 게 아닙니다. 본진이 탔다는데 성터에 누워 있으면 그게 부장입니까, 전하."강무진이 들것 옆에서 헛기침을 했고, 심각이 그 소리를 듣고 웃었다.*사당은 지붕이 없었다.돌담 셋에 문 자리 하나, 안에 마루가 있었던 자국 위로 눈이 앉아 있었다. 담이 낮아서 불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위지헌이 그 안에 서고 정무가 뒤에 섰다. 위명서는 들어오지 않고 문 자리에 섰다."뭘 찾으십니까, 숙부.""명부지기
"안 마시나."숙비가 제 잔은 들었다. 쉰 목으로 한 모금 마시고, 뚜껑을 도로 덮는 손이 느렸다."목이 안 말라요, 마마.""꼭지가 오른쪽인데.""예.""오른쪽이면 마셔도 되는 잔이지. 설련이가 자네한테 그리 배웠고, 그대로 놓았네.""압니다. 그래도 오늘은 목이 안 말라요."월령은 잔에 손을 대지 않았다. 소매 안의 얇은 종이가 손목 안쪽에 닿아 있었다. 그것이 거기 있다는 것을 얼굴에 올리지 않는 것이 오늘 이 방에서 하는 일의 전부였다.설련은 병풍을 보는 눈으로 고모 곁에 서 있었다."자네 남편이 북에서 이기면 내 아들이 산다."숙비가 잔을 든 채 이어 갔다."자네 남편이 지면 둘 다 죽고. 그러니 나는 섭정왕이 이기길 빌어야 하는 사람일세. 우스운 셈이지.""셈이 아니에요, 마마. 그냥 그런 거예요. 두 사람이 같은 눈 위에 서 있으니까요."숙비가 웃다가 기침을 삼켰고, 삼킨 것이 목에서 소리를 냈다.*담 밖에서 병사장이 제 발을 보고 있었다.해가 미시 자리에 왔다. 기윤이 반대편 지붕에서 마지막 손가락을 접었다. 초비가 지붕 위에서 문을 보았다.길 끝에서 사람이 가마가 아니라 걸어서 왔다.늙은 상궁이 앞에 서고, 그 뒤에 예복을 갖춘 여인 하나가 신이 먼지로 하얗게 된 채 왔다.병사장이 그 얼굴을 알았다. 무릎이 먼저 꺾였다."황후마마."황후가 문 앞에 섰다. 병사장을 보지 않고, 안에서 열면 열리는 붉은 문을 보았다."섭정왕비를 내놓아라. 곤원전이 왔다."두드리지 않고 그 한마디만 문 안으로 보냈다.*방 안으로 궁인이 들어와 무릎을 꿇었다."마마, 곤원전 마마께서 문 앞에 와 계시옵니다."숙비가 소리 없이 잔을 놓았다."가마를 타고 왔더냐.""아니옵니다. 걸어오셨사옵니다.""황후가 내 문 앞까지 걸어왔어."숙비가 무엇인가를 다시 매기는 얼굴로 월령을 보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조금 기울였다."가게, 섭정왕비. 곤원전이 자네를 데리러 온 것이니. 안 마신 잔은 그대로 두고.""예, 마마."
옛 삭원성 성터의 돌담은 반만 남아 있었다.남은 반 안에 심각의 북문군 이백이 갇혀 있었고, 무너진 반 쪽 비탈에 흑령이 엎드려 있었다. 밤인 데다 불을 피우지 않는 놈들이라 수를 셀 수 없었다.정무가 앞에 섰다."왕야, 비탈 아래로 돌아서 오릅니다. 놈들은 담만 보고 있습니다.""그렇게 해라. 소리 없이.""예. 왕야는 제 뒤에 서십시오."위지헌이 정무의 반 걸음 뒤에 섰다. 도성을 떠난 뒤로 처음이었다. 늘 제가 하던 말을 정무가 했으니, 강무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북경군이 비탈 아래서 소리 없이 올라갔다. 눈이 발소리를 먹었다. 흑령이 알아챈 것은 등 뒤에서 칼이 왔을 때였다.*길지 않았다.정무의 칼이 먼저 갔고 위지헌의 칼이 그 옆으로 갔다. 검은 것들이 눈 위에서 일어나다가 도로 누웠다. 나머지는 산으로 뛰었다."왕야, 산으로 간 놈들은요.""두어라. 밤에 산을 쫓지 않는다."돌담 위에서 북문군이 소리를 질렀다. 반나절 숨을 죽이고 있던 사람들의 소리였다. 위지헌이 담을 넘었다.*심각은 담 밑 돌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앞으로 뻗은 왼쪽 다리 허벅지에 화살대가 꺾인 채 박혀 있었고, 그 아래 눈이 검었다."전하, 늦으셨습니다."심각이 급한 사람답게 급하게 말했다."늦지 않았소. 부장이 살아 있으니 늦은 것이 아니오."위지헌이 그 앞에 무릎을 꿇자 대창포 자락이 검은 눈에 닿았다. 화살은 뼈를 비켜 갔고 살은 비켜 가지 못했다."다리요. 다리만입니다. 다리는 둘이니까 하나쯤은 괜찮습니다.""입을 다무시오.""예, 전하."강무진이 윤백이 넉넉히 넣어 준 붕대를 꺼내고 화살대를 잡았다."부장, 이를 무십시오. 하나, 둘에 뽑습니다.""셋에 뽑는 게 아니오?""둘에 뽑습니다. 셋을 기다리면 힘이 들어가서요."화살이 뽑혔다. 심각은 소리 대신 급한 말을 냈다."누이한테는 말하지 마십시오. 아니, 하십시오. 어차피 어머니가 아실 테니까요. 어머니가 아시면 누이도 알고, 그러면 전하가 말 안 하신 게
아이의 이름은 은호였다.은매가 처음 그 이름을 부를 때, 목소리는 거의 소리라기보다 숨에 가까웠다. 은호야. 그 두 글자가 입술 밖으로 나오자마자 은매는 다시 울 것처럼 얼굴을 일그러뜨렸으나, 울지는 않았다. 동생이 깰까 봐 참는 울음이었다.은호는 작았다.일곱 살이라 들었지만, 마른 몸은 그보다 더 어려 보였다. 손목에는 회색 실이 묶여 있던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고, 기침을 참을 때마다 혀끝으로 이를 쳤다. 딱, 딱. 작은 소리는 방 안 사람들의 숨을 매번 붙잡았다.왕부 의원은 은호의 맥을 짚고 오래 말이 없었다.청아는
회색 실은 따뜻한 물 위에 놓이자 조금씩 풀어졌다.청아는 작은 사기 대접에 손을 얹고 앉아 있었다. 물이 식지 않도록 대접 아래에 천을 두 겹 깔았고, 옆에는 깨끗한 마른 수건을 세 장이나 준비해 두었다. 평소 같으면 필요보다 많은 준비라며 스스로 민망해했을 아이가,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은매는 그 앞에서 숨만 쉬었다.실은 동생의 손목에 있던 것과 같았다. 어미가 낡은 속곳 자락을 꼬아 만들었다던 빛. 희지도 검지도 않은 회색. 약하게 한 번, 세게 한 번 묶는 버릇까지 같았다.하지만 손은 없었다.그 사실이 방 안
북문으로 가는 역참길은 대연의 목처럼 길고 단단했다.경성에서 북쪽 변경까지 이어지는 길은 처음에는 넓고 평평했다. 황실의 마차와 호부의 군량 수레가 오가야 했으므로, 돌은 깊게 박혔고 길가에는 관목이 낮게 다듬어져 있었다. 그러나 하루만 더 올라가면 길은 곧 좁아졌다. 산기슭이 다가오고, 바람은 말의 갈기 사이로 칼끝처럼 스며들었다.그 길을 아는 사람들은 북문로라 불렀고, 장부를 쓰는 사람들은 병량 제삼로라 적었다.같은 길이었다.누구에게는 남편과 아들을 삼키는 길이었고, 누구에게는 창고의 숫자가 줄어드는 줄이었다.은매의 동
은매가 사라졌다는 말은 밤공기보다 먼저 월령의 손끝에 닿았다.청아는 거의 뛰어오다시피 했으나, 마지막 몇 걸음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숨은 목구멍에서 가늘게 부서지고 있었고, 치맛자락에는 서원당 뒤뜰의 젖은 흙이 묻어 있었다. 품 안에 넣어 두었던 열쇠가 삐져나와 달빛을 받았다."제가 문을 잠갔습니다."청아가 울음을 삼키며 말했다."분명히 안에서 잠그고, 바깥 고리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월령은 먼저 아이의 손을 보았다. 열쇠를 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려 있었다. 거짓말하는 손이 아니었다. 너무 놀라 제 잘못을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