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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손님

Penulis: moominkiller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5-24 00:16:47

문밖의 목소리는 봄비처럼 부드러웠다. 심서윤은 늘 저렇게 말했다.

조심스럽게, 다정하게, 누구도 해친 적 없다는 얼굴로. 한때 월령은 그 목소리를 친자매처럼 믿었다 — 곤원전의 어느 밤, 그 작은 손이 비녀함에서 밀서를 꺼내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지금 문을 열어서는 안 됐다.

서윤은 영리했다.

이 약방 안의 공기만으로도 이상함을 눈치챌 아이였다. 월령은 은매에게 다가가 몸을 낮췄다.

떨리는 손을 붙잡고, 그 손안에 작은 약봉지를 쥐여 주었다.

"이것을 넣어라. 감초와 진피다. 독은 없다."

월령이 낮게 속삭였다.

"향만 비슷하게 날 것이다. 손을 떨지 마라. 오늘 네가 올리는 탕약은, 아무도 죽이지 않는다."

은매의 목울대가 작게 움직였다.

"너도 죽지 않는다."

월령은 그 젖은 눈을 외면하지 않았다. 죄가 없어서가 아니라, 죄가 있다 하여 곧장 버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신, 누가 죽을까 두려워하는지 잘 보아 두어라."

바로 그때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언니?"

첫 부름보다 아주 조금 낮아져 있었다. 걱정하는 척했지만, 그 안쪽에는 젖은 종이를 급히 접는 듯한 조급함이 있었다.

예전이라면 놓쳤을 소리였다.

"문을 열어요."

청아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봄볕을 등지고 심서윤이 서 있었다.

연분홍 저고리에 흰 치마, 머리에는 은실로 연꽃을 수놓은 비단 댕기. 그 가련한 얼굴을 보는 순간, 오래 묻어 둔 밤 하나가 스쳤다.

곤원전의 밤.

서윤은 그때도 똑같이 울먹였다. 언니,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폐하께서 언니를 버리셨는데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어요. 다음 날, 월령의 침전에서 위조된 역모 서신이 발견되었다.

"서윤아."

월령은 다정하게 불렀다.

제 목소리가 이토록 평온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평온은 용서가 아니었다.

오래 끓은 물이 더는 김을 내지 않는 순간에 가까웠다.

"몸이 안 좋으시다더니 왜 약방에 계세요? 제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어머니 약이 걱정되어 보러 왔어."

그 찰나, 서윤의 시선이 약로 위의 사기그릇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주 짧았다.

눈썹도 입가의 미소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월령은 보았다 — 그 눈동자 안에 아주 얇게 번진 안도.

약이 아직 남아 있어 다행이라는 안도. 월령은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서윤이 약방으로 들어와, 시선을 은매에게 옮겼다.

은매는 고개를 푹 숙였다.

떨림이 눈에 띌 만큼 심했다.

"은매야, 너는 왜 그렇게 떨고 있니?"

서윤이 부드럽게 웃었다.

"몸이 안 좋으면 말하렴. 큰어머니께 올릴 약을 달이는 사람이 아프면 안 되잖니."

다정한 말이었다.

그러나 은매의 얼굴은 더 창백해졌다.

다정함으로 감싼 협박.

그때 보지 못했던 선들이, 이제는 보였다. 은매는 겁에 밀려 독을 들었고, 서윤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칼처럼 쥐었다.

둘 다 죄에서 멀지 않았으나, 아직 끝까지 간 사람들도 아니었다. 월령은 그 차이를 놓치지 않으려 숨을 골랐다.

"서윤아. 마침 잘 왔어."

월령이 천천히 말했다.

"어머니께 같이 가자. 탕약이 다 되었으니, 직접 올리면 어머니께서 기뻐하시겠지."

서윤이 멈칫했다.

봄바람에 소매가 흔들린 줄로만 알 만큼, 아주 잠깐.

"물론이죠. 그런데 언니, 얼굴이 아직 창백하세요. 큰어머니 약은 제가 올릴게요. 언니는—"

"아니."

월령의 대답은 짧았다.

약방 안이 조용해졌다.

그녀는 미소 지었다.

"내 어머니 일이잖아."

그 말에 서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주 작게, 그러나 분명히.

예전의 월령은 누구에게나 양보했다. 착한 딸, 좋은 황후, 다정한 언니.

그 이름들은 모두 목에 걸리는 얇은 비단 같았다. 부드러워서, 목을 조르는 줄도 몰랐다.

이번의 심월령은,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서원당으로 가는 길은 짧았다.

그러나 그 짧은 길 위로 긴 세월이 겹쳐졌다. 어머니의 병실에서 들리던 기침.

장례 날 내리던 비.

흰 소복으로 흘리던 둘째 부인의 눈물. 모두 연극이었다 — 어쩌면 그중 일부는 진심이었을지도.

그러나 진심이 섞였다 하여 죄가 옅어지지는 않는다. 서원당 앞에 이르자 안쪽에서 기침 소리가 들렸다.

월령의 발이 멈췄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어머니는 뼈만 남은 얼굴이었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말했다.

궁에 들어가거든 너무 착하게만 살지 말거라. 그 말을 그녀는 너무 늦게 이해했다.

"들어가자."

월령이 숨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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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 Jo
문장력구사 진짜 대박이네!! 간결하면서 시적이고 비유도 멋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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