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알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한욱은 병상에 누워 있는 영재를 한번 바라봤다.[늦은 시간에 방해해서 죄송합니다.]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강솔은 아직 상황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대체 무슨 일이길래 외할아버지까지 나서야 하지?’그 의문은 다음 날 아침이 되자 풀렸다.강솔이 진환식에게 전날 밤 전화를 받은 일을 막 설명했을 때, 한욱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그제야 강솔은 영재와 진우찬이 서로 주먹을 휘둘렀고 둘 다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진우찬은 아버지로서 자존심이 상했다며 병원에서도 영재를 또 때리려 했다.다행히 한욱이 제때 막아서 병원에서까지 같은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진우찬 전무님께서 지금 많이 격앙돼 계십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회장님께서 전화 한 통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한욱이 말했다.“조금 있다가 내가 직접 가지.” 진환식의 표정이 굳었다. “또 행패 부리면 진씨 집안에서 당장 나가라고 전해.”[알겠습니다.]통화가 끝나자 강솔이 물었다. “멀쩡하던 영재가 왜 작은외삼촌이랑 싸운 거예요?”평소의 영재는 먼저 주먹부터 휘두르는 성격이 아니었다.“아마 네 작은외삼촌이 작은외숙모를 때리는 걸 영재가 본 모양이다.” 진환식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지난번에 그렇게 혼을 냈는데도 못된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니 기가 막혔다.강솔이 미간을 좁혔다.‘가정폭력?’어젯밤 영재가 떠날 때 그렇게 다급해 보였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30분 뒤, 강솔은 진환식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요 며칠 의강소프트웨어는 단체 워크숍을 떠난 상태였고 강솔도 손에 잡고 있던 일을 대부분 마친 참이었다. 따로 급한 일정도 없었고, 마침 전날 영재와 나누다 만 이야기도 있었다.병원에 도착하자, 나란히 붙은 VIP 병실 세 곳에 모두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차례로 이가희, 영재, 진우찬이 입원한 병실이었다.강솔 일행이 갔을 때 이가희의 병실에는 두 사람이 서 있었다. 그중 한
“다시 말해 봐. 어딜 간다고?” 진우찬의 서늘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영재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이가희를 부축한 채 밖으로 향했다.“오늘 네가 여기서 한 발짝이라도 나가면, 네 엄마가 나을 때마다 다시 때릴 거야.”진우찬은 노골적으로 영재를 협박했다. 이런 때 집안 불화가 밖으로 새어 나가 소란이 생기는 건 원치 않았다.진환식이 알기라도 하면 자기에게 돌아올 유산은 물 건너갈 게 뻔했다.이가희를 붙들고 있던 영재의 손에 힘이 살짝 풀렸다. 영재가 뒤를 돌아 진우찬을 바라봤다. “뭐라고 하셨어요?”“네가 네 엄마 옆에 스물네 시간 내내 붙어 있을 수도 없잖아.” 진우찬은 험악하게 받아쳤다. “네 할아버지도 네 엄마가 나랑 따로 사는 건 허락 안 할 거고.”“그래요?”진우찬이 코웃음을 쳤다. “아니야?”영재는 문밖을 한번 바라본 뒤 평소처럼 느긋한 기색으로 돌아왔다. “한 비서, 엄마 병원으로 모셔.”한욱이 영재를 바라봤다. “대표님...”“왜. 내가 질 것 같아?”“조금만 더 버티십시오.” 한욱은 말투부터 딱딱했고 겉모습도 빈틈없는 엘리트 직장인 그 자체였다. “사모님 모셔다드리고 바로 돌아와서 대표님 모시러 오겠습니다.”“빨리 가.”이가희는 영재가 무엇을 하려는지 짐작했다. 자신 때문에 영재까지 다치는 건 싫어서 말리려 했지만, 한욱은 생각보다 훨씬 단호했다.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이가희를 차에 태웠다.“한 비서, 영재도 꼭 데리고 나와야 하네.” 이가희의 눈에 걱정이 짙어졌다. “영재 아버지는 인정사정 봐주는 사람이 아니라서, 영재가 다치기라도 하면...”“걱정하지 마십시오. 대표님도 그런 분은 아닙니다.” 한욱이 진지하게 답했다.그 말을 끝으로 한욱은 차를 몰고 떠났다.멀어지는 후미등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영재의 팽팽하던 마음이 조금 풀렸다.“이젠 아주 눈에 뵈는 것도 없지!” 진우찬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영재가 정말 이가희를 병원으로 보낼 줄은 몰랐다.“아버지가 우리 집
탁!진우찬은 소리가 나도록 전화를 끊었다.영재는 핸드폰을 거뒀다. 강솔을 바라볼 때는 이미 눈에 떠올랐던 감정을 말끔히 감춘 뒤였다. “집에 급한 일이 좀 생겨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그래.” 강솔이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은 다음에 자세히 얘기할게.” 영재가 짧게 설명했다.정확히 말하면 지금 영재에게는 사과할 시간도, 잘못을 만회할 시간도 없었다.진우찬은 미친 사람이었다. 제대로 눈이 뒤집히면 누구도 기다려 주지 않고 사고를 일으키기 일쑤였다.“괜찮아.” 강솔은 더 묻지 않았다. “급한 거 아니니까.”영재가 전화받을 때 강솔과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진우찬의 목소리까지 못 들은 건 아니었다.강솔이 지금껏 봐온 영재는 늘 능글맞고 제멋대로인 진씨 집안 막내 도련님이자 외할아버지 진환식이 아끼는 손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강솔이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른 듯했다.강솔은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영재를 보낸 뒤 다시 지안의 곁으로 돌아가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그 시각, 영재는 속이 타들어 가고 있었다. 차에 올라타자마자 엄마 이가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네댓 번이나 연결음이 울리는 동안 아무도 받지 않았다.영재는 어쩔 수 없이 진우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우찬 역시 받지 않았다.계속 불이 들어오는 핸드폰 화면을 보며 진우찬은 코웃음을 쳤다. 바닥에 쓰러진 채 온몸에 상처가 난 이가희를 내려다보며 비아냥거렸다. “영재는 네 일만 생기면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더니, 내가 병원에 누워 있을 때는 문병 한 번 오는 꼴을 못 봤네.”이가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입가와 온몸을 파고드는 통증 때문에 다른 감각은 느껴지지도 않았다.“말해.” 이가희가 침묵하자 진우찬의 화가 더 치밀었다. “꼭 맞아야 대답할 거야?”“때릴 거면 때려.” 이가희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생기가 없었다. 진우찬을 바라보는 눈도 죽은 사람을 보는 듯했다. “몇 대 더 맞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으니까.”
홍일의 눈에 이해했다는 기색이 스쳤다.일 이야기를 마친 강솔은 신동이 요즘 쉬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게 떠올랐다. “신명호 회장은 요즘 연락 안 해?”신동이 느긋하게 답했다. “연락이 왔습니다.”강솔이 의아해했다.‘그런데 왜 아무 말도 안 했지?’신동이 사실대로 설명했다. “만나서 자세히 얘기하자고 하셨는데, 제가 요즘은 시간이 없다고 했습니다.”강솔이 말했다. “볼일 있으면 다녀와도 돼. 홍일 씨는 계속 있으니까.”신동은 진씨 집안 사람들을 믿을 수 없었다. JX그룹 지분 20%는 결코 작은 몫이 아니었다. “지분이 아가씨 명의로 확실히 넘어간 뒤에 가겠습니다. 지금은 급하지 않습니다.”강솔도 더 권하지 않았다. “그래.”30분 뒤.일행은 집에 도착했다.영재도 같은 때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솔에게 물었다. “누나, 나 여기서 밥 한 끼 얻어먹어도 되지?”강솔이 안으로 들어가 앉으라고 했다. “그래. 들어가.”강솔이 H시에 온 뒤로 영재는 단 한 번도 악의를 드러내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의를 지켰고, 가끔은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 엄마 강정숙의 교통사고에도 가담하지 않았다.영재를 못마땅하게 여길 이유가 없었다.그 뒤로 가족들은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시작했다.웃음소리로 가득한 분위기를 보며 영재의 눈 깊은 곳에 부러움이 스쳤다.저녁 식사가 끝났다.영재는 강정숙 일행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밖으로 나가 진환식 곁에 앉았다.고민이 있어 보이는 영재를 보고 진환식이 물었다. “무슨 생각 하냐?”영재가 답했다. “할아버지 생각이요.”진환식은 늘 그렇듯 받아쳤다. “나 아직 안 죽었다. 내 생각은 왜 해?”영재가 두 손을 머리 뒤로 받치고 능청스레 말했다. “왜 예전에 아버지를 제대로 안 가르치셨을까 싶어서요. 똑같이 할아버지 자식인데, 고모는 그렇게 훌륭하고 좋은 분이시잖아요. 그런데 저희 아버지는... 쯧.”진환식은 억울했다. “제 놈이 바르게 살지 않은 것까지 내 탓이냐?”영재가
진무천이 멈칫했다.진우찬도 굳었다.두 사람 모두 이렇게 불쑥 그 이야기가 나올 줄은 몰랐다.진우찬이 핵심을 짚었다. “새로? 아버지가 언제 유언장을 쓰셨어?”진무천도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노인이 그렇게 말한 이상, 잘 보일 필요는 있었다. “나도 몰라. 정숙이가 돌아왔을 때일 수도 있고, 정숙이네 집에 계실 때일 수도 있지.”진우찬은 더 따지고 싶지 않았다.“영재, 너...” 영재에게 당분간 잘 처신하면서 노인의 눈에 들라고 시킬 생각이었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 보니 영재가 있던 자리는 이미 비어 있었다.영재는 어느새 진환식의 차에 올라타서 떠난 뒤였다.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이는 진환식에게 영재가 싱글거리며 말했다. “저도 누나 집에 가서 밥 한 끼 얻어먹어도 되죠?”진환식은 선을 지켰다. “그건 솔이랑 네 고모한테 물어봐. 내가 정할 일이 아니야.”영재가 놀렸다. “할아버지도 별수 없으시네요.”진환식은 할 말을 잃었다.영재가 말을 이었다. “제가 드라마 좀 많이 보시라고 할 때는 안 보시더니. 그러니까 아직도 고모한테 용서를 못 받으셨잖아요.”진환식은 영재가 일부러 그러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옆에서 쉽게 떠들지 마라.”영재는 고개를 비스듬히 기댄 채 눈을 굴렸다. “그냥 하는 소린지 아닌지는 할아버지도 아시잖아요. 고모 집에서 그렇게 오래 지내시면서 뭘 하셨어요?”“돈으로 갚으셨어요? 진심을 보이셨어요? 불쌍한 척이라도 하셨어요? 아니면 예전에 잘못하신 걸 깊이 반성하셨어요?”진환식은 대답하지 않았다.영재가 아픈 곳만 골라서 찔렀다. “설마 매일 드시고 주무시고 놀기만 하면서, 아무 생각도 안 하신 건 아니죠?”“누가 아무 생각 안 했대.” 진환식은 인정할 수 없었다. 진환식에게는 일상을 함께 보내며 쌓이는 작은 일들이 영재가 늘어놓는 방법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영재는 늘 하던 대로 진환식과 말씨름했다. “정말 생각하셨으면 아직 이 정도는 아니겠죠. 회장님 보세요. 할아버지보다 고모한테
진우찬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이놈이! 어디 한 번만 더 말해 봐.”진무천이 호통쳤다. “그만해!” 과거의 일은 조금도 들추고 싶지 않았다. “처음부터 합의한 일이잖아. 이제 와서 다퉈 봐야 무슨 소용이야.”진우찬의 표정이 험악해졌다.진무천이 손을 멈췄다. “아니면 네가 저지른 일을 내가 다 밝혀야 서명하겠어?”그 말을 듣자, 진우찬은 진무천을 찔러 버리고 싶었다.‘태휘 하나 있다고 그렇게 유세 부리는 거야?!’진우찬은 그 말에 굽히지 않았다. 진무천을 향해 쏟아부었다. “잘난 척하지 마. 정숙이는 여자라서 가업을 맡으면 안 된다고 부추긴 게 누군데? 지분 안 내놓겠다고 하니까 아버지한테 허미정으로 협박하라고 한 건 또 누구야?”진무천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눈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면 진우찬은 벌써 죽었을 것이다.진우찬이 코웃음을 치고 마지못해 펜을 집어 들었다. “대범한 척은. 위선 떨고 있어.” 그러고는 서명을 시작했다.뚝!진무천의 손안에서 펜이 부러졌다.그렇게 화가 난 진무천의 모습을 보자 진우찬은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도량이 넓으시다더니, 왜 발끈해?”진무천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김 집사가 건네는 새 펜을 받아 다시 서명했다.두 사람이 서로 물어뜯는 모습을 보며 강솔은 또다시 엄마 강정숙이 안타까웠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애쓴 게 아까웠다.지분은 엄마를 몰아붙여 팔게 만든 것이었다. 겉으로는 엄마의 자녀가 같은 가격에 되살 수 있다고 해 놓고, 막상 강정숙이 딸 강솔에게 돈을 보내려 하자 뒤에서 수를 썼다. 그 때문에 강정숙은 그렇게 오랫동안 깨어나지 못했다.결국 처음부터 돌려줄 생각이 없었다.한번 빼앗은 것을 다시 뱉어 내기는 싫었던 거다.외할아버지 진환식에게 딸 강정숙을 향한 죄책감이 없었다면, 강솔은 이 지분을 절대로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진환식은 복잡한 강솔의 표정을 보고 달랬다. “저 둘 때문에 마음 상할 것 없어. 일 다 마치면 돌아가서 축하하자.”강솔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