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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مؤلف: 데이지

1. 공작이 서명한 죽음

مؤلف: 데이지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7-22 18:29:50

지하 감옥에는 밤과 낮의 구분이 없었다.

벽을 타고 흐르는 습기와 천장 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만이 시간이 지나고 있음을 알려 주었다. 

한 방울이 바닥의 얕은 웅덩이를 때릴 때마다 철창 너머의 어둠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세레나 베일런은 그 소리를 세지 않았다.

처음 갇혔을 때는 세어 보았다. 백을 넘기고, 천을 넘기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숫자라도 붙잡고 있으면 아직 자신이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형 집행일이 정해진 뒤로는 그마저 그만두었다.

결정을 내릴 권리는 오래전에 그녀의 손을 떠났다.

“마지막 식사다.”

철문 아래의 작은 구멍이 열리며 나무 쟁반이 밀려 들어왔다.

굳은 빵 한 조각과 묽은 수프, 나무잔에 담긴 물이 전부였다. 

세레나는 벽에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키지 않았다. 

발목을 휘감은 족쇄가 움직일 때마다 뼈를 긁었지만, 

이제는 통증조차 새롭지 않았다.

간수가 문을 두드렸다.

“먹어 둬. 처형대까지 걸어가려면 힘이 필요할 테니까.”

목소리에는 조롱도 연민도 없었다.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사람이 업무를 확인하는 말투였다.

세레나는 한참 뒤에야 손을 뻗었다.

손톱 아래에는 피가 검게 말라붙어 있었다. 

재판이 열리기 전까지 이어진 심문 때문이 아니었다. 

감옥으로 끌려오던 날, 복도에 쓰러진 늙은 죄수의 상처를 막아 주다가 묻은 피였다. 

치료사는 성전의 허가를 받지 않은 자를 치료해선 안 된다고 간수가 소리쳤지만, 

피가 흐르는 몸 앞에서 허가를 기다리는 습관은 끝내 들이지 못했다.

그 손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분수를 모르고 남의 목숨에 끼어든 손.

공작의 관심을 구걸하고, 귀족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마침내 공작의 정략결혼 상대에게 독을 먹인 손.

세레나는 나무잔을 들었다.

물은 맑아 보였다. 그러나 잔이 입술 가까이 왔을 때 희미한 향이 났다. 

씁쓸한 아몬드와 오래된 쇠붙이가 섞인 냄새였다.

그녀의 손이 멈췄다.

심장을 빠르게 멈추게 하는 독은 아니었다. 

숨을 얕게 만들고 근육을 무르게 해, 사형수의 저항을 막는 종류였다. 

처형을 앞둔 죄수에게 종종 사용된다는 소문은 들은 적이 있었지만, 

황실 재판소는 공식적으로 그런 약의 존재를 부정했다.

세레나는 잔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간수가 다시 문을 두드렸다.

“물을 마셔라.”

“목이 마르지 않습니다.”

며칠간 제대로 물을 마시지 못한 사람의 목소리는 거칠었다. 

그러나 발음만큼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문 너머에서 짧은 침묵이 흘렀다.

“곧 마시고 싶어질 거다.”

발소리가 멀어졌다.

세레나는 잔을 바라보았다. 

사형 선고가 확정된 사람에게 굳이 독을 먹이는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누군가 그녀가 처형대에 오르기 전까지 입을 열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우습게도 세레나는 그 사실에서 작은 위안을 얻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누군가는 그녀의 목소리를 두려워했다.

무릎을 세운 채 차가운 벽에 머리를 기댔다.

재판에서 그녀는 같은 말을 수십 번 반복했다.

마리엘의 차에 독을 넣지 않았다.

황실 성물 보관실에 들어간 적이 없다.

공작가의 인장을 훔치지 않았다.

그러나 증거는 지나치게 완벽했다. 세레나의 방에서 독약병이 발견됐고, 

그녀의 필체로 작성된 협박 편지가 나왔으며, 

성물 보관실 출입 명부에는 베일런 가문의 인장이 찍혀 있었다.

그녀가 치료사였다는 사실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다.

독을 다룰 지식이 있으며, 사람의 몸을 해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

재판관은 그것을 동기와 능력이라 불렀다.

세레나의 손가락이 천천히 오므라들었다.

한때 그 손은 테오도르 칼베른의 상처를 수없이 꿰맸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그의 옆구리에 박힌 화살촉을 뽑았고, 

열에 들뜬 밤이면 식은 천을 갈아 주었다. 

공작가의 의원들이 손을 놓은 순간에도 그녀는 침대 곁을 떠나지 않았다.

테오도르는 감사하다는 말을 잘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 부상이 생길 때마다 사람을 보냈다.

세레나는 그것을 신뢰라고 생각했다.

그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사랑에 가장 가까운 증거라고 믿었다.

손가락 사이로 족쇄의 사슬이 미끄러졌다.

필요와 사랑은 닮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구별하기 어려웠다.

구별하지 못한 대가는 목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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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93. 오늘은 이미 한 번 불러주셨으니까요

    세레나는 아주 미세하게 입가를 풀었다가 다시 마차 지시서로 돌아갔다.자정을 열두 분 남기고 빈 침상 두 개를 실은 마차가 로렌시아 휴게소를 떠났다.황실 조사관 한 명이 마부로 위장했고, 뒤에는 약제 상자와 물통을 실어 실제 환자 운송 마차와 무게를 맞췄다. 세레나는 따라가지 않았다.황실 의료감찰원 임시 상황실로 돌아와 통신 기록을 받았다.나디아는 성 루치아로 먼저 보내 환자 시료를 맡겼고, 테오도르 역시 칼베른 공작저로 돌아갔다.각자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간 뒤에도 통신망은 연결되어 있었다.첫 번째 보고.북쪽 도로 통과.두 번째.성전 검문 없음.세 번째 보고는 십여 분 뒤에 왔다.“마차가 오래된 수도교 방향으로 진입했습니다.”세레나는 지도 위에 선을 그었다.수도교 너머에는 공식 치료시설이 없었다.폐창고와 수도 관리인의 숙소, 오래전 사용을 중단한 귀족 별장 몇 채뿐이었다.“계속 따라가지 말고 지시서대로 움직이세요.”수정구 너머의 조사관이 답했다.“알겠습니다.”다시 시간이 흘렀다.상황실에는 시계 초침 소리와 종이를 넘기는 소리만 남았다.세레나는 기다리는 동안 열한 명의 명단을 다시 확인했다.찾은 네 명.데릭까지 포함하면 계획 과정의 피해자 한 명.아직 사라진 사람 일곱.그중 다섯은 ‘고도 반응’으로 별도 이동된 정황.그리고 두 명은 기록 자체가 사라졌다.새벽 한 시가 조금 넘었을 때 수정구가 다시 빛났다.“세리스 치료사.”황실 조사관의 목소리가 전보다 낮아져 있었다.“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어디입니까?”“수도교 북쪽의 폐쇄된 귀족 별장입니다. 문패는 없습니다.”“사람이 나왔습니까?”“한 명이 마차를 확인했습니다.”“암호는요?”“흰 등잔을 세 번 들었습니다.”세레나의 손가락이 지도에서 멈췄다.“그 다음은요?”“안쪽 문을 열었습니다.”세레나는 바로 병력을 보내라고 하지 않았다.“환자가 보입니까?”잠깐 침묵이 흘렀다.수정구 너머에서 조사관이 무언가 확인하는 소리가 들렸다.“창문이 가려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92. 반응이 가장 큰 환자들만

    “세리스.”“무엇을 찾으셨습니까?”나디아는 붉은 끈으로 묶인 작은 장부를 보여 줬다.“환자들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는 없는데, 이상한 표가 있습니다.”장부에는 이름 대신 번호가 적혀 있었다.일시 대기 시설에서 반응을 평가한 뒤 다시 나누는 표였다.경미 반응.현지 치료 유지.중등 반응.동부 회복원.고도 반응.‘본당 외 시설’.세레나는 마지막 항목을 읽었다.“본당 외 시설.”“정확한 이름은 없어요.”“몇 명이 그쪽으로 갔습니까?”나디아가 페이지를 넘겼다.“이 기록대로라면 다섯 명.”사라진 일곱 명 가운데 다섯 명과 숫자가 맞았다.나머지 둘은 이동 기록 자체가 없었다.세레나는 페이지 끝까지 봤다.‘본당 외 시설’로 보내는 기준은 단순했다.고열이 가장 높은 사람도 아니고, 은빛 혈관이 심한 사람도 아니었다.성력 투여 후 반응 변화가 가장 큰 사람.즉, 특정 제품에 몸이 가장 강하게 반응한 사람을 따로 빼냈다.“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보내는 게 아닙니다.”나디아가 표를 다시 읽었다.“반응이 큰 환자를 골라 보내네요.”“네.”세레나는 장부 옆에 놓인 환자 기록과 대조했다.그때 황실 조사관이 안쪽 사무실에서 서류 한 장을 들고 나왔다.“이걸 보셔야겠습니다.”“무엇입니까?”“마차 지시서입니다.”종이에는 오늘 밤 출발 예정인 운송 한 건이 적혀 있었다.로렌시아 휴게소.출발 시각 자정.목적지는 다시 ‘본당 외 시설’.환자 인원은 둘.이름은 없었다.대신 번호만 적혀 있었다.A-31.A-42.세레나가 현재 이곳에 남아 있는 두 환자 번호와 대조했다.둘 다 달랐다.“이 사람들은 이미 이곳에 없습니다.”“그럼 어디 있습니까?”세레나는 답하지 않았다.마차 지시서 뒷면을 봤다.거기에는 운송 담당자의 서명이 있었다.에드몬 헤일.그리고 목적지 확인용 암호 문구 하나가 적혀 있었다.‘북쪽 문에서 흰 등잔을 세 번.’나디아가 지도를 가져왔다.“또 북문이에요?”“제도 북문을 말하는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91. 확인할 방법을 새로 만들겠습니다

    펠릭스가 입을 다물었다.황실 조사관이 즉시 근무표 보존을 명령했다.세레나는 기록철을 넘겼다.에밀리는 ‘경미 반응’에서 ‘중등 반응’으로 수정되어 있었다.그 아래에는 ‘2차 강화 후 재평가’라고 적혀 있었다.다른 환자 하나는 고도 반응.그리고 그 옆에 붉은 글씨로 ‘북부 이송’이라는 표시가 있었다.세레나의 손이 멈췄다.“여기서 말하는 북부 이송은 어디입니까?”펠릭스는 대답하지 않았다.“동부 회복원입니까?”침묵.“루멘 본당입니까?”아무 대답도 없었다.세레나는 기록철을 덮지 않았다.“모른다고 말씀하시면 그렇게 기록하겠습니다.”펠릭스가 입술을 깨물었다.“저는 정말 모릅니다.”“그럼 모른다고 적겠습니다.”그 순간 밖에서 고성이 들렸다.“비켜라! 이곳은 군 의료 협약 적용 시설이다!”세레나의 시선이 문으로 향했다.테오도르는 아직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그런데 성전 측 사람이 먼저 바깥에서 군 협약을 들고 나온 모양이었다.황실 조사관이 복도로 나갔다.세레나는 따라가지 않았다.현재 자신의 자리는 환자 곁이었다.몇 분 뒤 테오도르가 병실 문 앞에 나타났다.들어오지 않았다.“세리스 치료사.”세레나가 돌아봤다.“무슨 일입니까?”“성전에서 과거 군 의료 협약을 근거로 이곳이 군 관련 임시 치료 시설이며 황실 조사를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공작님 판단은요?”“적용할 수 없습니다.”“이유는요?”“협약에 등록된 시설 목록에 이곳이 없고, 제가 오늘 수정한 조항 이전의 문구를 적용해도 민간 환자 실험 기록을 보호할 권한은 없습니다.”세레나는 테오도르를 바라봤다.“그럼 그 사실만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세요.”“알겠습니다.”테오도르는 움직이지 않았다.“다른 필요한 일은 있습니까?”세레나는 에밀리의 기록을 다시 봤다.“환자 네 명이 이곳을 떠나고 싶다고 했습니다.”“군 마차를 준비할까요?”“아니요. 황실 의료 마차가 필요합니다.”“그럼 길만 확보하겠습니다.”“네.”테오도르가 돌아서려는 순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90. 제 이름을 사용한 사람이 잘못한 겁니다

    “세리스 치료사님이…….”그 말에 세레나의 장갑 낀 손이 기록판 위에서 멈췄다.알고 있던 사실이었다.그래도 당사자의 입으로 들으니 무게가 달랐다.“제가 보냈다고 했습니까?”에밀리가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진료소에서…… 한 번만 검사하면 된다고.”“마차에 타신 뒤에는요?”“물 같은 걸 마셨어요.”“무엇인지 설명을 들으셨습니까?”“긴장을 줄이는 약이라고…….”“그 뒤 기억은요?”에밀리의 이마가 좁아졌다.“잠들었어요.”세레나는 더 묻지 않았다.“이제 쉬세요.”“저…… 잘못한 거예요?”질문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왔다.세레나는 기록판을 내려놓았다.“무엇을요?”“치료사님이 보냈다고 해서…… 따라온 거.”그 말 뒤에 에밀리의 손이 이불 끝을 움켜쥐었다.세레나는 그 손을 덮지 않았다.대신 침상 옆 의자에 앉았다.“아니요.”이번에는 가능성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에밀리 씨가 잘못한 일이 아닙니다.”여자의 눈가가 붉어졌다.“제가 보내지 않은 마차였습니다.”세레나는 조금 더 천천히 말했다.“제 이름을 사용한 사람이 잘못한 겁니다.”에밀리가 눈을 감았다.세레나는 잠시 기다린 뒤 말했다.“지금 이곳에서 계속 치료받고 싶으십니까?”눈이 다시 열렸다.“나갈 수 있어요?”“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동이 위험하지 않다면 다른 치료소로 갈 수도 있고, 여기 남겠다면 황실 감독 아래에서 치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성전 사람들이 없는 데로 가고 싶어요.”“알겠습니다.”세레나는 그 선택을 기록했다.“성 루치아로 자리가 나는지 확인하겠습니다. 자리가 없으면 다른 공공 치료소도 설명드릴게요.”에밀리가 아주 작게 물었다.“치료사님도 같이 가요?”세레나는 순간 대답하지 못했다.환자는 보호를 원할 때 특정 사람에게 매달릴 수 있다.전생의 세레나는 그런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고, 자신이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믿었다.이번에는 달랐다.“처음 이동할 때 상태는 제가 확인하겠습니다.”그녀는 할 수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89. 제가 가까이 가도 괜찮습니까

    세레나는 본채 창문을 봤다.두꺼운 커튼이 낮인데도 모두 쳐져 있었다.“들어가겠습니다.”테오도르가 말했다.“저는 여기 있겠습니다.”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두 걸음을 가고 멈췄다.“공작님.”“네.”“성전 책임자가 군 의료 협약을 근거로 진입을 막으면 안으로 와 주세요.”“요청하실 때 들어가겠습니다.”그 이상은 없었다.세레나는 황실 조사관, 나디아, 오웬이 추천한 정식 의원 한 명과 함께 본채로 들어갔다.현관에서는 성전 사제 두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첫 번째로 확인된 것은 냄새였다.약초와 삶은 천, 사람의 땀 냄새가 섞여 있었다.마차 휴게소에서 자연스럽게 날 냄새가 아니었다.“책임자가 누구입니까?”황실 조사관이 물었다.중년 사제가 앞으로 나왔다.“펠릭스 마른입니다.”세레나는 이름표부터 확인했다.“현재 이 건물에 환자가 있습니까?”펠릭스가 잠시 망설였다.“단기 보호 대상자가 있습니다.”“몇 명입니까?”“여섯 명입니다.”세레나의 손이 멈추지 않았다.“이름은요?”“의료 정보입니다.”“황실 보존 명령이 있습니다.”조사관이 영장을 펼쳤다.펠릭스의 표정이 굳었다.“이곳은 정식 치료소가 아닙니다.”세레나는 그 말을 놓치지 않았다.“그러면 환자를 왜 여기 두고 있습니까?”“이송 전 잠시 쉬어 가는 장소입니다.”“어디로 이송합니까?”“동부 회복원으로요.”나디아가 바로 입을 열려 했지만 세레나가 손을 들어 막았다.동부 회복원으로 간다는 기록과 실제 이동 경로가 다르다는 걸 먼저 알려 줄 필요는 없었다.“여섯 명을 보겠습니다.”“현재는 안정 중이라”“펠릭스 마른 사제님.”세레나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낮아졌다.“환자를 보여 주지 않으실 법적 근거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세리스 베인 수습 치료사는 성전 자격 심사를 받고 있는 당사자입니다. 이 조사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그 판단은 황실 조사관께서 하셨습니다.”세레나는 한쪽으로 비켰다.“제가 빠져야 한다면 황실에서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88. 직접 와 주실 수 있습니까

    세레나는 북부군을 먼저 밀어 넣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다만 이번에는 테오도르에게 필요한 이유가 분명했다.성전이 그의 옛 군 의료 협약 번호를 이용해 사람을 밖으로 빼냈고, 그 협약이 실제 북문 검문을 통과하는 데 사용됐다. 현장에서 같은 번호가 또 발견된다면 칼베른 측 확인이 필요했다.세레나는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공작님께 연락하겠습니다.”나디아가 이번에는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아벨이 공식 요청서를 준비하려 했지만 세레나는 고개를 저었다.“통신으로 연결해 주세요. 시간이 더 중요합니다.”잠시 뒤 기록실 한쪽에 놓인 수정구에 희미한 빛이 들어왔다.테오도르의 목소리가 들렸다.“세리스 치료사.”“공작님.”“무슨 일이 생겼습니까?”그 질문에는 불필요한 안부가 붙지 않았다.세레나는 로렌시아 마차 휴게소의 임차 기록과 물 사용량, 열한 대의 이송 마차가 두 번째 검문소를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차례로 설명했다.테오도르는 중간에 끊지 않았다.설명이 끝난 뒤에야 물었다.“군을 보내면 됩니까?”“아직은 아닙니다.”“알겠습니다.”예전이었다면 왜냐고 먼저 물었을 것이다.세레나는 지도 위에 놓인 손을 아주 조금 움직였다.“대신 이번에는 공작님께서 직접 와 주실 수 있습니까?”수정구 너머가 조용해졌다.나디아가 시선을 들었지만 세레나는 그녀를 보지 않았다.테오도르의 대답이 늦어진 것은 거절 때문이 아니었다.“제가 필요한 이유를 여쭤도 됩니까?”“성전이 공작님의 과거 군 의료 협약 번호를 사용했습니다. 현장에서 같은 서류가 발견되면 칼베른 측이 직접 진위와 사용 범위를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세레나는 잠깐 말을 멈췄다가 한 가지를 더 덧붙였다.“그리고 안에 환자가 있다면 저는 치료에 집중해야 합니다. 군이나 성전과 권한 문제를 동시에 상대하고 싶지 않습니다.”테오도르는 그 말을 다른 의미로 확대하지 않았다.“알겠습니다.”그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제가 어느 선까지 맡으면 됩니까?”세레나는 이미 생각해 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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