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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백야초의 향기 아래

作者: 데이지
last update 公開日: 2026-07-22 18:31:15

철문 바깥에서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렸다. 

열쇠가 돌아가고, 문이 안쪽으로 열렸다. 

등불의 빛이 어둠을 밀어내며 감옥 안으로 들어왔다.

“시간이다.”

집행관 두 명과 사제 한 명이 서 있었다.

사제는 세레나를 보지 않았다. 

품에 안은 기도서를 펼친 채 죽은 자의 영혼을 위한 구절을 외울 뿐이었다.

그녀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은 듯했다.

세레나는 벽을 짚고 일어섰다.

오랫동안 굽혀 있던 무릎이 펴지며 날카로운 통증이 올라왔다. 

몸이 휘청였지만 집행관의 손이 닿기 전에 스스로 균형을 잡았다.

“부축은 필요 없습니다.”

집행관이 비웃듯 입꼬리를 움직였다.

“처형대에 오르는 데도 체면이 필요한가?”

세레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몸에 남은 마지막 것이 체면이라면, 

그것마저 타인의 손에 넘길 생각은 없었다.

좁은 계단을 올라가자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때렸다.

재판소의 지하와 처형장을 잇는 회랑은 유난히 길었다. 

양쪽 벽에는 제국의 역대 황제와 성인들의 부조가 새겨져 있었다. 

정의와 자비를 상징하는 인물들이 돌로 된 눈을 내리깔고 

죄수의 마지막 걸음을 지켜보고 있었다.

회랑 끝에 다다랐을 때, 누군가 맞은편에서 걸어왔다.

연한 하늘색 드레스의 치맛자락이 대리석 바닥을 쓸었다. 

진주가 박힌 신발과 눈처럼 흰 장갑, 흐트러짐 없이 말아 올린 금발.

세레나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마리엘 베일런이 먼저 멈췄다.

“언니.”

목소리는 여전히 다정했다.

어릴 적 세레나가 열병에 걸렸을 때 침대 곁에서 동화를 읽어 주던 목소리와 같았다. 

사교계에서 누구도 마리엘을 미워하지 못한 이유도 그 목소리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은 칼날처럼 날카롭지 않았다. 

따뜻한 천으로 덮인 채 피부 안쪽으로 천천히 파고들었다.

집행관들이 눈치를 보며 물러섰다. 

곧 칼베른 공작 부인이 될지도 모르는 영애를 함부로 재촉할 수는 없었다.

마리엘이 세레나에게 다가왔다.

“이런 모습으로 만나고 싶지는 않았는데.”

그녀의 눈가가 희미하게 젖어 있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서도 울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표정이었다.

세레나는 마리엘의 얼굴보다 장갑 낀 손을 바라보았다.

마리엘이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려는 듯 손을 들어 올렸다.

세레나는 고개를 돌렸다.

하얀 장갑 끝에서 향이 스쳤다.

감옥의 물에서 맡은 것과는 달랐다. 

달고 무거운 꽃향기 아래, 혀끝을 마비시키는 독초 냄새가 아주 희미하게 깔려 있었다.

백야초.

마리엘이 독살당할 뻔했다던 차에서 발견된 독과 같았다.

세레나의 시선이 장갑에 머물자 마리엘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곧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손을 내렸다.

“끝까지 저를 의심하시는군요.”

“의심이 아닙니다.”

세레나의 목소리는 메말라 있었다.

“이제야 냄새를 맡았을 뿐이지.”

마리엘의 미소는 무너지지 않았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그렇겠지.”

증명할 방법은 없었다. 장갑을 벗으라고 요구할 권리도, 

독의 흔적을 조사할 시간도 남지 않았다.

그러나 세레나는 마리엘의 눈동자가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았다.

한 생을 되돌리기에는 늦었고, 죽음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마리엘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공작님은 오시지 않을 거예요.”

그 말만은 걱정처럼 들리지 않았다.

세레나의 시선이 마리엘의 얼굴로 올라갔다.

“언니도 알고 계셨잖아요. 공작님께는 제국과 가문이 먼저라는 걸요.”

마리엘은 치맛자락 위에 두 손을 가지런히 포갰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기다리시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서요.”

세레나는 자신이 회랑 입구를 여러 번 바라보았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의식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아니, 의식하지 않으려 애쓴 행동에 가까웠다.

테오도르가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발소리가 들릴 때마다 그의 것인지 가늠했다. 

검은 군복 자락이 모퉁이 너머로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재판 내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남자가 마지막 순간에는 와 줄지도 모른다고.

그녀가 믿었던 것이 전부 거짓이 아니었다고 말해 줄지도 모른다고.

마리엘은 그 기대를 정확히 찾아내 손가락으로 눌렀다.

세레나는 입안에 고인 피 맛을 삼켰다.

“비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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