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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Author: 십일
정은은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차가 골목 어귀에 세워질 때까지 침묵했다.

“다왔어.”

“심 대표님, 공사팀을 빌려줘서 고마워요. 비용을 어떻게 결제하는지에 대해서는 우리 오빠가 설명할 거예요.”

“좋아.”

현빈이 돈을 받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기에, 이런 분명한 태도에 정은은 저도 모르게 한숨 돌렸다.

“그럼 잘가요.”

“그래, 정은아.”

...

인훈은 아주 빠르게 움직였는데, 이튿날에 바로 현빈이 보낸 이 두 공사팀을 만나 가격을 협상한 다음 계약을 마쳤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에 정식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래서 현재 상의한 결과가 바로 나, 너, 심 대표가 매주 하루의 시간을 내여 공사 진도를 맞추는 거야.”

정은은 눈살을 찌푸렸다.

“나와 오빠가 오면 되잖아. 굳이 그 사람을 부를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고 정말 현빈을 ‘청부업자'로 대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현빈은 엄청 바빴으니, 이런 사소한 일을 신경 쓸 시간이 없을 것이다.

인훈이 말했다.

“나도 그렇게 말했는데, 심 대표는 꼭 일주일에 한 번 만나겠다고 고집을 부렸어.”

그 이유 역시 무척 충분했다.

“내 공사팀이니 나도 당연히 책임을 져야죠. 모두 날 위해 일하는 사람이에요. 공사장의 사람들이든, 사무실의 직원이든 나에게 있어 모두 똑같고, 귀천이 없어요.”

...

“참, 너에게 말 한마디 전해 달라고 부탁했어.”

“뭔데요?”

“네가 이런 사소한 일로 자신을 찾아와서 너무 기쁘다고.”

정은은 말을 하지 않았다.

인훈은 코웃음을 쳤다.

“이 자식 지금 너 좋아하는 거 맞지? 아주 티를 내던데. 하지만 이렇게 솔직하게 나와서 오히려 마음에 들어. 안목도 있고 담력도 있으니까. 그러나 정은아...”

그는 말머리를 돌리더니 갑자기 정중하게 말했다.

“남자들은 다 믿을 수 없으니까, 넌 쉽게 그 사람에게 속으면 안 돼.”

정은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오빠, 안심해. 그럴 리 없어.”

도겸과 사귄 그 6년, 정은은 이제야 가까스로 질곡에서 벗어났으니 또 어떻게 쉽게 다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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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4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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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3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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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37화

    송영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졸업식에서 그런 일을 겪게 한 건, 솔직히 학교 쪽 책임도 있다. 네가 괜찮다면, 학교 차원에서 졸업식 자리를 다시 한번...”“괜찮습니다.”정은이 곧바로 말을 잘랐다.송영한의 의도를 정은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그날 같은 공개된 자리에서 학교가 학생을 대신해 조사팀과 미리 조율하지 못한 건 분명 책임 회피에 가까웠다.그래서 학교는 보상처럼 다른 공식 석상에서 정은을 다시 세우고, 학교가 직접 나서서 정은의 명예를 확인해 주려는 것이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정은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졸업식은 분명 의미 있는 자리지만, 결국은 인생 전체로 보면 아주 짧은 한 지점에 불과합니다. 다른 졸업생들에게도 마찬가지고요.”“이미 학교 홈페이지에 공식 해명 공지가 올라갔고, 사실관계는 충분히 밝혀졌습니다. 그 이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들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알겠다.”송영한은 더 이상 권하지 않았다.정은에게 그 일은 이미 지나간 작은 파문이었다.정보가 너무 빠르게 소모되는 시대였다.조금 전의 소란은 다음 화제가 등장하는 순간 묻히기 마련이다.굳이 다시 꺼내 상처를 되짚을 이유는 없었다.그때 한중기가 다가와 자리에 앉으며, 찻주전자를 들어 자신의 컵에 차를 따랐다.“나도 같은 생각이야. 그래도 총장으로서 네 의견을 직접 듣는 게 맞다고 봤지.”정은은 눈썹을 살짝 올려 송영한을 바라봤다.송영한은 가볍게 헛기침하며 말했다.“부총장이 괜히 말이 많아서 그래.”한중기는 할 말을 잃었다.“총장님.”정은이 갑자기 말했다.“응?”송영한이 멈칫하며 정은을 봤다.“다 알고 있습니다. 조사팀 사람들이 학교에 왔을 때, 제 편을 들어주셨다는 거요.”송영한은 더 어색해졌다.“그건 그냥... 아니, 사실대로 말한 것뿐이야. 그런 걸로 고맙다는 말까지 들을 일은 아니지.”“총장님은 정말 말 예쁘게 하는 법이 없네요.”한중기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고개를 저었다.“정은아, 저 말은 ‘당연히 할 일을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36화

    정은은 재석의 목을 끌어안고, 먼저 입을 맞췄다.“이 정도면 충분히 봐주고 있는 거 아니야?”정은의 입술이 재석의 입술에 닿는 그 찰나, 재석은 온몸이 저릿하게 굳었다.이미 결혼했고, 함께한 시간도 짧지 않은데도, 정은은 여전히 이렇게 손쉽게 재석을 무장 해제시켰다.재석은 더 생각하지 않고 정은을 번쩍 안아 올려 침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이걸로 끝내려는 거야?”“아직 부족해.”그렇게 몇 걸음 옮기기도 전에, 외출했던 소진헌과 이미숙이 하필 그때 집에 돌아왔다.문이 열리고, 네 사람 모두가 얼어붙었다.소진헌이 먼저 입을 열었다.“너희...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냐?”정은은 즉시 재석의 품에서 내려왔고, 재석도 반사적으로 허리를 곧게 세웠다.두 뺨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손은 무의식적으로 앞쪽에 모았다.“장난치고 있었어요.”정은이 말했다.“정은이 발을 삐었어요.”재석이 거의 동시에 말했다.두 사람 모두 말이 끝나자마자 굳어 버렸다.“...”“장난치다가, 제가 발을 좀 삐었어요.”“응, 응.”재석이 고개를 끄덕였다.소진헌과 이미숙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봤다....다음 날, 소진헌과 이미숙은 L시로 돌아가겠다고 했고, 이미 고속열차 표도 예매해 둔 상태였다.“다 당신 때문이야. 이제 설명도 안 되잖아.”정은이 투덜대듯 말하며 가볍게 주먹을 날렸다.향기만 남긴 그 한 대를 맞으며, 재석은 순순히 인정했다.“응, 내 탓이야. 참을 수가 없었어.”“...”출발 당일, 소진헌과 이미숙은 딸과 사위가 역까지 차로 데려다주겠다는 제안도 거절했다.“괜찮아, 괜찮아. 너희 바쁠 텐데.”소진헌이 말하자마자 이미숙에게 눈총을 받았다.그제야 무슨 말이 문제였는지 깨닫고, 어색하게 웃었다.이미숙이 정은을 바라보며 말했다.“정은아, 이제 막 나왔으니까 당분간은 쉬는 게 제일 중요해. 우리는 택시 타고 갈게. 배웅 안 해도 된다.”이미숙은 소진헌을 불러 함께 나갔다.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 정은과 재석은 동시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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