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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7화: 회장님의 이중생활

Author: 8489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27 17:04:58

해성그룹의 완벽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지 일주일. 대한민국 재계를 뒤흔든 피의 숙청 뒤에 찾아온 아침은 잔인할 정도로 고요했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해성 사옥에만 국한된 이야기였다.

"야, 김태준! 여름이 손수건 어디다 뒀어?!" "어제 형이 삶아서 건조기에 넣었잖아요! 정신 좀 차려요, 신임 의장님!"

새벽 6시. 해성그룹의 최고 권력자가 된 유준은 완벽하게 다려진 수트 바지 차림에, 위에는 앞치마를 두른 기괴한 몰골로 주방을 헤매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주식 매매 계약서 대신 유기농 이유식 레시피가 들려 있었다.

"우부... 바우!"

식탁 의자에 앉아 온 얼굴에 단호박 미음을 칠한 여름이가 유준을 보며 숟가락을 흔들었다. 그 모습이 마치 결재를 재촉하는 엄격한 감사관 같아, 유준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어... 여름 이사님, 잠시만 대기해 주십시오. 온도가 살짝 높아서 식히는 중입니다."

수조 원의 프로젝트를 단 5분 만에 승인하던 결단력은 어디로 갔는지, 유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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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27화: 그림자 속의 파문 — 고요함을 깨뜨리는 경고음

    여름이의 2학기 개학 첫 주가 무사히 지나가고, 셰어하우스 마당에는 가을맞이 배추와 무 모종을 심기 위한 흙냄새가 고소하게 퍼지고 있던 평화로운 금요일 저녁.여름이는 씻고 나와 거실에서 두부에게 배추 모양 인형을 주며 놀아주고 있었고, 의경은 주방에서 저녁 식사로 쓸 고소한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보글보글 끓이고 있었다.그때였다.지잉— 지잉—유준의 바지 주머니 속, 평소에는 절대 울릴 일이 없는 [특수 암호화 위성 단말기]가 아주 짧고 낮게 진동했다.유준의 손길이 찰나의 순간 멈칫했다.옆에서 여름이의 그림책을 읽어주던 태준의 안경 너머 눈빛이 0.1초 만에 차갑게 침착해졌고, 마당에서 흙을 고르던 강태와 이수의 시선 역시 약속이라도 한 듯 유준의 손끝으로 쏠렸다.여름이와 의경에게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유준은 자연스럽게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라, 핸드폰 충전기 방에 두고 왔네. 금방 가져올게요.”유준이 2층 서재로 올라가자, 태준이 여름이에게 다정하게 말했다.“여름아, 삼촌들이랑 서재에서 가을 텃밭 도면 좀 잠깐 보고 올 테니, 두부랑 맛있는 된장찌개 냄새 맡으며 기다리려무나.”“응! 아빠, 나 오늘 공룡 그림 다 그릴 때까지 올 때까지 기다릴게!”2층 서재의 방음문이 닫히자마자, 방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차가운 영하의 온도로 떨어졌다.거실에서의 다정한 '아빠들'은 온데간데없이, 전 세계를 누비던 최정예 특수 요원들의 날카로운 기운이 방 안을 채웠다.“유준아, 출처는?” 태준의 목소리가 나지막하면서도 묵직하게 가라앉았다.유준이 보안 패드를 벽면 스크린에 미러링했다. 붉은색 경고 메시지와 함께 복잡한 좌표 코드가 차례대로 떴다.“블랙마켓 위성망에 올려둔 우리의 옛 추적 차단망에 '핑(Ping)'이 찍혔습니다. 단순 오류가 아닙니다. 누군가 과거 '오메가 조직'의 잔당들이 쓰던 암호 체계로 우리 구역 주변의 통신 데이터를 훑고 지나갔습니다.”이수가 모니터의 열감지 스캐너를 가동하며 덧붙였다.“마을 입구 CCTV 데이터 수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26화: 하교 길의 떡볶이와 2학기의 첫 약속

    오후 2시, 2학기 개학 첫날 수업을 마친 아이들의 활기찬 소리가 학교 정문을 넘어 골목길에 퍼져나갔다.교문을 나선 여름이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방학 동안 못 봤던 친구들과 실껏 수다를 떨고, 아빠들과 함께 만든 텃밭 관찰 일기로 선생님께 “정말 관찰력이 깊고 정성이 가득하구나!” 하고 큰 칭찬까지 받았기 때문이었다.“여름아-!”골목 모퉁이를 돌자, 알록달록한 분식집 깃발 아래서 기다리고 있던 아빠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전직 요원들의 스쿨존 은밀 호위 작전은 끝났지만, 하교 길 마중 작전은 진행 중이었다.“아빠! 삼촌들!”여름이가 책가방을 덜렁거리며 달려와 태준의 품에 쏙 안겼다. 강태가 여름이의 가방을 가볍게 받아 어깨에 걸쳐 멨고, 이수는 여름이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다정하게 닦아주었다.“개학 첫날인데 학교 재미있었니?” 태준이 다정하게 물었다.“응! 선생님이 내 방학 숙제 엄청 멋지다고 친구들 앞에서 자랑해 주셨어! 민지랑 윤아도 수제 눈꽃 빙수 얘기 듣고 엄청 부러워했어!”여름이의 쫑알거리는 자랑에 아빠들의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번졌다.집으로 돌아온 셰어하우스 거실에는 의경이 준비한 [개학 축하 특제 떡볶이 세트]가 기다리고 있었다.달콤매콤한 양념에 쫄깃한 쌀떡, 노릇하게 튀겨낸 모둠 튀김, 그리고 얼음이 띄워진 시원한 쿨피스가 상 위에 가득했다.“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여름이의 성공적인 2학기 개학을 위하여!” 의경이 쿨피스 잔을 들며 외쳤다.“위하여!”챙-! 정겨운 잔 소리와 함께 식구들의 즐거운 간식 시간이 시작되었다.떡볶이를 오물거리던 여름이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아빠, 오늘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2학기 목표를 하나씩 적으라고 하셨거든?”“목표?” 유준이 귀를 쫑긋 세웠다. “여름이는 뭐라고 적었는데?”여름이는 비밀 노트에서 작은 메모지를 꺼내 아빠들 앞에 보여주었다. 알록달록한 크레파스로 적힌 글씨였다.[2학기 나의 목표: 아빠들이랑 수국 텃밭에 가을 배추 심고, 두부랑 같이 단풍 구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25화: 2학기 개학 첫날 — 은밀하게 당당하게, 스쿨존 호위 작전

    8월 중순의 어느 찬란한 아침. 셰어하우스 지붕 위로 들려오는 매미 소리에 서늘한 새벽바람이 살짝 섞여 드는 시간, 2학기 개학 첫날의 아침이 밝았다.여름이는 단정하게 다려진 노란색 유치원… 아니, 초등학교 2학년 책가방을 메고 거실로 나왔다. 방학 동안 키가 살짝 더 자란 여름이의 모습에 네 아빠의 눈시울이 괜히 시려왔다.“아빠, 나 다녀오겠습니다!”여름이가 힘차게 인사하며 신발을 신었다. 두부도 여름이의 가방을 코로 툭툭 치며 잘 다녀오라는 듯 꼬리를 흔들었다.“그래, 여름아.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고 오렴.” 태준이 다정하게 아이의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었다.하지만 여름이가 대문을 열고 활기차게 골목길을 걸어가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평화롭던 셰어하우스 거실은 순식간에 [야전 지휘통제실]로 전환되었다.[작전명: Escort the Summer (2학기 개학 호위 작전)]“목표, 대문 통과. 현재 교문까지의 거리 850m. 위협 요소(급정거 차량, 사나운 들개, 스쿨존 미준수 차량) 탐지 및 제거 모드 전환.” 유준이 스마트폰 패드를 튕기며 신속하게 브리핑했다.“알겠다. α(알파) 팀, 정찰 및 선제 안전 확보 개시.” 이수가 무전 인이어를 단단히 고쳐 끼며 나지막이 선언했다.여름이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교문으로 향하는 850m 스쿨존 구간에는 이미 최정예 호위망이 은밀하게 펼쳐지고 있었다.[포인트 1: 횡단보도 정찰원 (이수)]:이수는 깔끔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횡단보도 건너편 편의점 야외 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는 척하며, 횡단보도로 접근하는 모든 차량의 속도를 눈빛으로 측정했다.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자 여름이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눈길로 차량들을 완벽히 통제했다.[포인트 2: 골목길 외곽 경호 (강태)]:강태는 커다란 화물차 뒤편에서 귀여운 동네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척 쪼그려 앉아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여름이 뒤를 바짝 따라오는 낯선 인물이나 수상한 오토바이가 없는지 매서운 수색 모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24화: 매미 소리와 개학의 예고 — 여름이의 방학 마무리 작전

    오일장에서 사 온 달콤한 제철 참외와 복숭아 향이 거실에 그득하게 퍼지던 8월 초순. 마당의 배롱나무에는 분홍빛 배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났고, 매미들의 울음소리는 마치 여름의 막바지를 아쉬워하듯 더욱 힘차게 울려 퍼졌다.거실 툇마루에서 복숭아를 오물거리던 여름이가 달력을 바라보며 작은 한숨을 쉬이 내쉬었다.“아빠… 달력 보니까 이제 방학이 며칠 안 남았어. 개학하면 매일 일찍 일어나야 하고, 학교 가야 하잖아…”방학의 끝자락에서 찾아온 2학년 초등학생의 소소한 아쉬움. 두부 역시 여름이의 기분을 차분히 읽었는지, 아이의 무릎에 턱을 얹고 위로하듯 꼬리를 스르륵 흔들었다.여름이의 묵직한(?), 그러나 너무나 귀여운 고민에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가 가동되었다.“개학 증후군 및 생활 패턴 적응 장애 방지 프로그램 가동.” 태준이 차분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일과 변화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개학 연착륙(Soft Landing) 작전’에 들어간다.”[작전명: Back to School (2학기 개학 준비 작전)][이수 & 유준의 책상 정비 및 2학기 교재 세팅]:이수는 정밀 도구를 꺼내 여름이의 공부방 책상과 의자 높이를 아이의 한 달간 성장에 맞춰 오차 없이 다정하게 재조정했다. 유준은 2학기 교과서에 예쁜 캐릭터 네임 스티커를 깔끔하게 출력해 붙여주었다.[강태의 아침 기상 훈련 & 체력 단련]:“개학해서 제일 힘든 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거다!” 강태가 씩 웃으며 아침 7시 시원한 마당 산책 코스를 개설했다. 여름이와 두부를 이끌고 텃밭을 한 바퀴 돌며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는 기상 루틴을 만든 것.[의경의 개학 맞이 한정판 영양 도시락 및 간식]:의경은 2학기 첫날 가져갈 친구들과 나눠 먹을 수 있는 아기자기한 수제 알록달록 쿠키와 영양 만점 아침 식단을 구상했다.“우와, 아빠! 내 책상이 키가 더 커졌어! 스티커도 진짜 예쁘다!”정돈된 공부방을 본 여름이의 눈이 반짝였다. 아쉬움으로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23화: 오일장의 묘미 — 정겨운 시골장 수색 작전

    장날을 알리는 ‘4, 9’ 숫자가 달력에 찍힌 7월의 끝자락. 찌는 듯한 더위도 살짝 기세가 꺾인 평일 오전, 셰어하우스 식구들은 오랜만에 다 함께 근처 시골 오일장으로 나들이 채비를 마쳤다.“아빠! 시골장에 가면 뻥튀기 아저씨도 있어? 진짜 ‘뻥’ 하고 소리 나?”여름이가 알록달록한 챙모자를 눌러쓰며 신나서 물었다. 두부도 나들이를 눈치챘는지 여름이 곁에서 귀를 쫑긋거리며 발을 구르고 있었다.“그럼, 여름아. 뻥튀기뿐만 아니라 도넛, 족발, 시원한 식혜까지 맛있는 게 천지란다.” 강태가 큼직한 장바구니 장바구니 세 개를 어깨에 가볍게 메며 씩 웃었다.하지만 밀집도가 높은 전통시장에 방문하는 만큼, 아빠들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도 은근히 발동했다.“시장 내 인파 밀도 고려, 여름이 동선 확보 및 밀착 케어 조 편성 완료.” 이수가 무전기 스타일의 이어폰을 점검하며 나지막이 말했다.“두부 스트레스 방지를 위해 그늘진 외곽 동선 우선 탐색 및 인근 주차 구역 확보 완료입니다.” 유준이 스마트폰 패드로 시장 지도를 띄우며 브리핑했다.태준은 안경을 고쳐 쓰며 다정하게 여름이의 손을 꼭 쥐었다. “자, 그럼 우리 여름이의 첫 오일장 탐방을 시작해 볼까?”[작전명: Traditional Market Sweeping (전통시장 수색 작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왁자지살한 사람들의 활기와 함께 고소한 참기름 냄새, 노릇한 튀김 향이 코끝을 찔렀다. 천막 아래 줄지어 선 상인들의 활기찬 호객 소리에 여름이의 눈이 동그래졌다.“어서 오세요! 방금 튀겨낸 바삭한 찹쌀도넛 있어요!”“싱싱한 파, 양파, 밭에서 방금 따온 참외 사 가세요!”가장 먼저 여름이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장터 한구석에 자리 잡은 [추억의 뻥튀기 기계]였다.딸깍, 딸깍—검은 쇠통이 숯불 위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상인 아저씨가 호루라기를 입에 불었다.“자! 뻥이요-!”콰앙-!정겨우면서도 커다란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며 고소한 옥수수 뻥튀기 냄새가 시장 전체로 퍼져나갔다.“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22화: 시원한 여름의 맛 — 셰어하우스 수제 빙수 파티

    보양식으로 기운을 든든하게 채운 다음 날, 꺾이지 않는 무더위에 마당의 수국 잎사귀들도 살짝 고개를 숙인 오후.여름이는 거실 툇마루에 누워 부채를 살랑살랑 흔들며 중얼거렸다.“아빠… 몸은 불끈불끈 힘이 나는데, 입안은 너무 더워. 얼음 둥둥 떠 있는 시원한 얼음과자 먹고 싶다…”두부 역시 대리석 바닥에 배를 납작하게 붙인 채 ‘헥헥’ 소리를 내며 얼음 소리에 반응하듯 귀를 쫑긋거렸다.아이의 작은 아쉬움을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가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입안의 체온을 신속하게 낮추고 당분을 충전할 최적의 디저트 작전이다.” 태준이 안경을 지그시 누르며 차분하게 선언했다.“빙수 작전 가나요? 수동 빙수기는 감성이 없지. 빙질(氷質)을 눈꽃처럼 미세하게 제어할 수 있는 수제 눈꽃 빙수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유준이 패드를 튕기며 신나게 제안했다.이수는 즉시 냉동실에서 꽁꽁 얼려둔 우유 블록을 꺼내왔고, 강태는 거대한 손으로 옛날식 얼음 분쇄기의 핸들을 가볍게 잡으며 씩 웃었다.[작전명: Ice Snowflake Party (눈꽃 빙수 대작전)]잠시 후, 셰어하우스 주방과 거실은 그야말로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로 변신했다.[강태의 마하 핸들링]: 강태가 무지막지한 힘과 섬세한 속도 조절로 얼린 우유를 가볍게 갈아내자, 그릇 안으로 함박눈 같은 눈꽃 얼음이 소복하게 쌓였다.[의경의 수제 토핑 파이프라인]: 의경이 봄에 만든 달콤한 수제 팥앙금과 알록달록하게 썰어둔 멜론, 수박, 그리고 쫄깃한 인절미 떡을 완벽한 레이어로 세팅했다.[이수 & 유준의 에이드 에디션]: 초여름에 함께 담근 수제 매실청을 잘 숙성시켜 탄산수와 얼음을 섞은 쨍하게 시원한 [셰어하우스 표 매실 에이드] 완성.“우와아-! 아빠! 마당에 눈이 내린 것 같아!”여름이가 알록달록한 커다란 빙수 그릇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빙수 위에는 여름이가 좋아하는 알록달록한 젤리와 의경이 만든 고소한 인절미 가루가 가득 올라가 있었다.강태는 두부를 위해 간을 하지 않은 플레인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0화: 핑크색 쿵 방지 쿠션과 VVIP의 비밀 영수증

    "거기, TV 장식장 모서리! 1mm의 틈도 없이 완벽하게 붙여! 애 이마 찢어지면 네가 책임질 거야?!"주말 아침, 이태준의 불호령이 셰어하우스를 뒤흔들었다. 한 손에 줄자를 든 태준은 마치 건설 현장 소장처럼 거실을 누비며 위험 요소를 색출하고 있었다.여름이가 '뒤집기'라는 신기술을 장착한 지 불과 3일. 얌전히 바운서에 누워있던 천사는 사라지고, 눈만 떼면 매트 밖으로 굴러가 바닥을 핥거나 테이블 다리에 머리를 들이미는 '직진형 굴삭기'가 탄생했다.결국 태준은 '제2차 베이비 룸 개조 작전'을 선포했다."아니, 형!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9화: 월드컵 결승전보다 짜릿한 180도의 기적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4월의 주말 오후.평화로운 연희동 셰어하우스 거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거실 한가운데 깔린 뽀로로 퍼즐 매트 위. 그곳에는 엎드린 채 낑낑거리며 용을 쓰고 있는 생후 7개월 여름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네 명의 성인 남자가 숨죽인 채 둥글게 포위하고 있었다.사건의 발단은 10분 전이었다.매트 위에서 모빌을 보며 놀던 여름이가 갑자기 한쪽 다리를 번쩍 들더니, 허리를 활처럼 휘며 몸을 옆으로 틀기 시작한 것이다."어? 어어?! 형들! 이거 봐! 여름이 몸이 반으로 꺾였어!"가장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8화: 바구니 밑의 비밀과 트랜스포머 유모차

    오후 2시, 셰어하우스 거실.태준이 출근 전 남기고 간 화이트보드에는 붉은색 마카로 **[최우선 미션: 연희 소아과 방문 (기초 건강 검진 및 개월 수 파악)]**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체육관 박 여사님이 그러시더라. 애가 대충 7개월쯤 돼 보이는데, 이맘때 맞아야 할 접종이 한두 개가 아니래. 우리 며칠 전에 애 열났을 때 전전긍긍했잖아. 당장 병원 가서 의사한테 전체 싹 다 검사받으라고 하시더라고."​강태의 말에 이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기저귀 가방을 챙겼다."태준이 형도 법적으로 나중에 우리가 임시 보호자 주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7화: 완벽한 매뉴얼의 붕괴와 하얀 눈꽃 사태

    "주목."월요일 아침 7시. 이태준이 화이트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섰다.보드에는 검은색, 파란색, 빨간색 마카가 어지럽게 교차된 **[여름이 특별 보호조치 4교대 로스터]**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흡사 대기업의 연간 프로젝트 브리핑을 방불케 하는 비주얼이었다."어제부로 우린 한배를 탔다. 육아는 곧 실전이고, 사고를 막기 위해선 완벽한 매뉴얼이 필수지. 내 지시대로만 움직이면 문제없을 거다."소파에 나란히 앉은 세 남자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보드를 올려다보았다.아차, 정말 예리하신 지적입니다! 작가님 말씀이 백번 맞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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