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단독] '아이들을 인질로…' 유도 국가대표 출신 관장, 상습 아동 학대 의혹 충격"인터넷은 순식간에 불타 올랐다. 악의적으로 편집된 짧은 영상 속 최강태는 험악한 얼굴로 용역 대장의 멱살을 잡고 있었고, 뒤편에서는 체육관 아이들이 자지러지게 울고 있었다. 여기에 돈을 받고 매수된 가짜 학부모의 눈물 섞인 인터뷰까지 지상파 뉴스를 타면서, 강태는 하루아침에 온 국민의 지탄을 받는 '괴물 관장'이 되어 있었다.연희동 셰어하우스 거실. 평소라면 우렁찬 기합 소리로 가득했을 강태의 넓은 등은, 오늘따라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굽어 있었다."내가… 내가 진짜 멱살만 잡았지, 애들은 털끝 하나 안 건드렸어. 우리 애들한테 내가 어떻게…." 강태가 투박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괴로워했다. 평생 유도밖에 모르고 살아온 순박한 거구에게,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누명은 칼에 찔리는 것보다 더 잔인한 고통이었다."관장님, 다들 아니까 제발 고개 숙이지 마세요. 관장님이 어떤 분인지 세상이 다 알아요…!" 윤의경은 강태의 곁에서 수건을 쥐고 눈물을 쏟아냈다. 또다시 자신과 여름이 때문에 셰어하우스 식구들이 더러운 시궁창에 구르는 것 같아 죄책감이 심장을 찔렀다."최 관장, 고개 들어." 서류 가방을 들고 거실로 들어선 이태준이 서늘한 목소리로 방 안의 공기를 가라앉혔다.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안색은 창백했지만, 그의 눈빛은 대건 로펌을 무너뜨릴 때보다 더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이건 완벽하게 조작된 '기획 고소'이자 언론 플레이야. 건물 매입 시점, 용역 투입, 그리고 기자들의 대기 타이밍까지 단 1분의 오차도 없이 맞아떨어져. 배후는 나서현이 확실해.""태준이 형 말이 맞아." 나유준 역시 해성그룹 기획조정실의 비밀 정보망을 통해 뽑아온 서류를 식탁 위에 툭 던졌다. "그 가짜 학부모 년 계좌 뒤졌어. 마장동 철거 시작되기 사흘 전에, 벨 가드(Vanguard)의 유령 자회사에서 3천만 원이 입금됐더군. 돈으로 기사를 사고 사람을 매수한 거야, 그 여우 년
"미국계 헤지펀드 '벨 가드(Vanguard)' 아시아 지사. 거기 수장이 나서현 상무야."월요일 아침, 출근 전 연희동 셰어하우스의 식탁. 이태준이 패드 화면을 띄우며 무거운 목소리로 가라앉았다. 퇴원 후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냉철한 눈빛만큼은 칼날 같았다."내 아버지를 치고 기획조정실을 먹었으니, 그 년이 얌전히 뉴욕에 처박혀 있을 리가 없지." 나유준이 톰브라운(Thom Browne) 수트 재킷을 걸치며 이가 갈린다는 듯 중얼거렸다. 큰아버지의 첫째 딸이자, 나지연의 친언니인 나서현. 그녀는 백도훈처럼 무식하게 칼을 쓰거나, 큰아버지처럼 어설프게 법의 맹점을 노리는 인간이 아니었다. 수조 원의 자본으로 한 기업을 통째로 찢어발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월가의 마녀'였다."그 서현이라는 사람… 목적이 뭘까요?" 여름이의 이유식을 먹이던 윤의경이 불안한 눈빛으로 물었다. 대건 로펌이라는 지옥을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거대한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돈과 복수, 둘 다겠지." 태준이 패드를 끄며 의경을 안심시키듯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걱정 말아요. 이번엔 내가 먼저 움직일 테니까."오후 2시, 해성 백화점 본점 VVIP 라운지."어머, 서현 언니!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야?!" 화려한 샤넬 트위드 재킷을 입은 나지연 상무가 라운지 문을 열고 들어오며 반갑게 소리쳤다. 백도훈 사태 이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 전전긍긍하던 그녀에게, 친언니 나서현의 귀국은 유일한 동아줄이었다.에르메스 버킨백을 테이블 옆에 내려놓은 채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던 나서현이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었다. 차갑고 오만한 눈동자가 동생을 향했다."지연이 너, 여전히 대가리 못 굴리고 쇼핑이나 하고 다녔구나. 아버지가 구치소에서 피를 토하고 계시는데 눈에 그게 들어와?""언, 언니… 그게 아니라 나유준 그 기생충 새끼가 할아버지 마스터 카드까지 뺏어서 날 쫓아내려고…!""닥쳐." 서현이 낮게 읊조리자 지연이 순간 숨을 들이켜며 입을
"형! 넥타이 삐뚤어졌잖아! 천하의 이태준이 오늘 같은 날 칠칠치 못하게 그게 뭐야!"연희동 셰어하우스의 거실은 아침부터 묘한 긴장감과 활기로 들썩였다. 완벽한 화이트 셔츠에 베이지색 슬랙스를 차려입은 나유준이 투덜거리며 이태준의 넥타이를 정성스럽게 고쳐 매주었다. 오늘은 대건 로펌과 큰아버지 사태를 완벽하게 매듭짓고, 해성그룹 기획조정실장으로서 유준이 공식 취임하는 날이자, 태준의 퇴원 축하 파티가 열리는 날이었다."시끄럽다, 유준아. 나 안 죽고 살아 돌아온 게 어디라고 잔소리야." 칼에 찔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던 태준이었지만, 특유의 까칠하고 서늘한 아우라는 여전했다. 단지 의경을 바라보는 눈빛만큼은 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져 있었다."어이구, 우리 천재 변호사님 컴백하셨는데 당연히 축하해야지!" 어깨 근육이 터질 것 같은 네이비색 티셔츠를 입은 최강태가 태준의 등을 팍팍 때리며 호쾌하게 웃었다.그 옆에서는 댄디한 셔츠 차림의 서이수가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자, 다들 여기 봐! 오늘 우리 연희동 식구들 다 같이 찍는 첫 공식 가족사진이니까 활짝 웃으라고!"그때, 안방 문이 열렸다.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윤의경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걸어 나왔고, 그녀의 손을 잡은 여름이는 노란색 멜빵바지를 입고 뒤뚱뒤뚱 걸어오며 "아빠들!" 하고 외쳤다.백도훈은 중신형을 선고받고 평생 독방에서 썩게 되었고, 큰아버지 역시 경영권을 박탈당한 채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 피비린내 나는 폭풍이 완벽하게 걷힌 자리에는, 마침내 온전한 평화가 찾아온 듯했다.몇 달 뒤, 무더운 8월의 어느 주말. 연희동 셰어하우스 앞마당에 설치된 대형 간이 풀장에서 여름이가 물을 첨벙거리며 강태의 목에 매달렸다."오냐, 우리 딸! 백만 불짜리 잠수함 출발한다! 꽉 잡아라!" "형! 여름이 물먹이지 말고 조심해!" 선베드에 앉아 구찌(Gucci) 선글라스를 낀 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던 유준이 잔소리를 퍼부었다.그 옆에서는 이수가 마당 한구석에
여름이가 첫걸음마를 떼며 온 집안을 활기차게 누빈 지 일주일째. 평화롭던 집에 생각지도 못한 불청객이 찾아왔다."으앙...! 으아앙-!"새벽 3시, 평소라면 세상모르고 곤히 자고 있을 시간인데도 여름이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안방을 가득 채웠다. 유준은 번쩍 눈을 뜨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본능적으로 안아 올린 여름이의 몸이 평소와 다르게 화끈거리고 있었다."어...? 왜 이렇게 뜨거워?"유준의 다급한 목소리에 옆방에서 자던 태준과 거실 소파에 뻗어 있던 진우까지 허둥지둥 안방으로 뛰어 들어왔다."형, 왜 그래요? 여름이 왜 울어요?" "체온계, 체온계 가져와! 빨리!"유준의 서슬 퍼런 외침에 진우가 거실 서랍을 다 뒤집어 체온계를 찾아왔다. 태준이 떨리는 손으로 여름이의 귀에 체온계를 댔다. 삐빅- 하는 기계음과 함께 뜬 숫자는 38.7°C. 빨간색 경고등이 선명하게 들어왔다."38.7도요?! 형, 어떡해요? 여름이 열나요!" 진우가 제 머리를 쥐어뜯으며 멘붕에 빠졌다.수조 원의 지분 전쟁 앞에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유준의 안색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낮에는 해성그룹을 쥐락릾락하는 대기업 의장이었지만, 아픈 아기 앞에서는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삼촌일 뿐이었다."물, 물수건...! 손수건 미지근한 물에 적셔와!" 유준은 손을 덜덜 떨며 여름이를 품에 꼭 안았다. 평소의 당당함은 어디로 가고, 여름이의 뜨거운 숨결이 살결에 닿을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우우웅... 아파아..." 여름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유준의 멱살을 꼭 쥔 채 끙끙 앓았다.태준이 다급하게 미지근한 물을 적신 손수건으로 여름이의 겨드랑이와 목덜미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진우는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에 '아기 열날 때', '돌치레', '영유아 해열제'를 미친 듯이 검색했다."형, 돌 무렵에 나는 '돌치레'일 수도 있대요! 일단 옷 가볍게 입히고 미지근한 물로 닦아주면서 해열제 먹여야 한대요!" "해열제 어딨어? 우리가 사둔 거 있잖아!" "여기요!
"의장님, 제발 속도 좀 줄이십시오! 신호 걸립니다!" "박 실장, 지금 신호가 문제야? 여름이가 나 없이 두 걸음을 더 걸었으면 어쩌려고 그래!"검은색 세단 뒷좌석에서 유준은 거의 엉덩이를 시트에 붙이지도 못한 채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낮에는 냉철한 해성의 구원자, 밤에는 눈물겨운 육아 삼촌. 그의 완벽했던 이중생활은 여름이의 '첫걸음마'라는 역사적 사건 앞에서 완전히 붕괴했다.차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간 유준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거실 한복판에서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엉덩이를 씰룩거리고 있는 여름이였다."우부! 바바!"여름이는 거실 매트 위에 당당히 두 발로 서서, 마치 세상을 다 가졌다는 듯 양손을 흔들고 있었다."여름아...!"유준이 털썩 무릎을 꿇으며 양팔을 벌렸다. 평소 같으면 밖에서 입던 수트라며 옷부터 갈아입었을 그였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 따위 없었다.여름이가 유준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조그만 맨발로 매트를 야무지게 딛더니, 비틀거리면서도 유준을 향해 한 발, 두 발... 아장아장 걸어오기 시작했다.탁. 네 걸음째에 중심을 잃고 유준의 품으로 툭 쓰러지는 아이. 유준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얼굴로 여름이를 보듬어 안았다."하하... 걸었어. 진짜로 걸었어...""거봐요, 형. 내가 거짓말한 거 아니라니까?" 뒤늦게 주방에서 젖병을 들고나오던 태준이 흐뭇하게 웃었다. 진우는 캠코더를 들고 거의 바닥에 기어 다니며 여름이의 발끝을 촬영하고 있었다."이건 해성그룹 역사관에 보존해야 돼. '여름 이사님, 인류를 향한 첫 도약' 이런 제목으로." 진우의 너스레에 유준은 피식 웃으면서도 여름이의 통통한 종아리를 조심스럽게 주물렀다."고생했어, 우리 아기. 걷느라 힘들었지?"그날 밤, 유준은 집무실 책상에 앉아 결재 서류 대신 다른 문서를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곁에서 커피를 내려놓던 태준이 슬쩍 모니터를 훔쳐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형, 지금 뭘 그렇게 열심히 봐요? ...어? 영유아 보
해성그룹의 완벽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지 일주일. 대한민국 재계를 뒤흔든 피의 숙청 뒤에 찾아온 아침은 잔인할 정도로 고요했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해성 사옥에만 국한된 이야기였다."야, 김태준! 여름이 손수건 어디다 뒀어?!" "어제 형이 삶아서 건조기에 넣었잖아요! 정신 좀 차려요, 신임 의장님!"새벽 6시. 해성그룹의 최고 권력자가 된 유준은 완벽하게 다려진 수트 바지 차림에, 위에는 앞치마를 두른 기괴한 몰골로 주방을 헤매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주식 매매 계약서 대신 유기농 이유식 레시피가 들려 있었다."우부... 바우!"식탁 의자에 앉아 온 얼굴에 단호박 미음을 칠한 여름이가 유준을 보며 숟가락을 흔들었다. 그 모습이 마치 결재를 재촉하는 엄격한 감사관 같아, 유준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어... 여름 이사님, 잠시만 대기해 주십시오. 온도가 살짝 높아서 식히는 중입니다."수조 원의 프로젝트를 단 5분 만에 승인하던 결단력은 어디로 갔는지, 유준은 미음 한 숟가락을 들고 입으로 후후 부는 데 온 신경을 집중했다.그때 소파에서 겨우 눈을 뜬 진우가 흐느적거리며 다가와 기가 찬다는 듯 물었다."형, 오늘 해성 본사에서 취임식 겸 첫 이사회 있는 날 아니야? 출근 안 해?" "이유식 먹이고 갈 거야." "와, 진짜 지독하다, 지독해. 나 회장님이 이 모습을 보면 뒷목 잡으시겠네."진우가 혀를 내둘렀지만, 유준의 눈은 오직 여름이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입가에 대어준 미음을 여름이가 꿀떡 받아먹자, 유준의 미간에 잡혀 있던 세상 모든 고뇌가 단숨에 사라졌다."잘 먹네... 우리 여름이, 최고다."지옥 같은 지분 싸움 속에서 유준을 버티게 한 것은 오직 이 순간이었다.오전 10시, 해성그룹 본사 대회의실.조금 전 집에서의 허둥지둥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유준은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과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며 상석에 앉아 있었다.반역에 가담했던 임원들은 이미 숙청당했고, 살아남은 이들은 유준의 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