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04.
늑대가 사라진 그 자리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붉은 기운이 은은하게 섞인 회색 머리카락이 어깨선을 따라 부드럽게 흘러내렸고, 깊고 차분한 황금빛 눈동자는 여전히 해솔의 얼굴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었다.
남자는 푸른빛이 오묘하게 감도는 한복을 걸치고 있었으며, 짐승일 때의 신령한 아우라를 조금도 흩트리지 않은 채였다. 짐승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의 존재감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해솔은 입을 멍하게 벌린 채 눈을 깜빡였다. 목구멍이 막힌 듯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의 장황한 설명은 필요치 않았다. 남자가 조용히 한 걸음 다가왔다. 그러더니 갑자기 해솔의 목덜미 가까이 고개를 숙여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으악, 뭐, 뭐 하시는…!”
당황한 해솔이 흠칫하며 몸을 물리려 했지만, 남자의 묵직한 시선에 사로잡혀 팔다리가 얼어붙은 듯 꼼짝할 수 없었다. 해솔의 살냄새와 숨결을 차분히 살피던 남자는 이내 고개를 살짝 저으며, 나직하고 깊은 웃음을 흘렸다.
“민식이네 둘째 아이구나. 하지만… 네 안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이 묘하구나.”
남자의 혼잣말에 해솔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신령한 존재는 단번에 해솔이 이 몸의 온전한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꿰뚫어 본 것이었다.
“너는 이곳의 아이가 아니로구나.”
순간, 캄캄하던 해솔의 머릿속에 희미한 희망의 줄기가 번개처럼 꽂혔다. 해솔은 절박한 마음에 물러서던 발걸음을 돌려 덥석 다가서며 외쳤다.
“맞아요! 저는 원래 이 세계 사람이 아니에요. 혹시… 제가 살던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방법을 아시나요?”
산신은 해솔의 절박한 부르짖음을 가만히 듣더니, 차분하게 한 발짝 물러섰다. 그리곤 해솔의 영혼까지 파헤치려는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선을 천천히 옮겼다.
“나는 이곳에 다다르는 법도 다른 세계로 발을 딛는 방법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궤도를 벗어나 이곳에 깃든 너의 영혼 역시 이미 정해진 섭리였을 터. 정해진 운명은 곧 하늘의 뜻이다.”
해솔은 그 무심한 대답에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다.
“아니요! 제가 여기 올 이유 같은 건 전혀 없어요! 제가 살던 곳과 여긴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고요. 여기는… 여기는 그냥 소설 속 세상이란 말이에요!”
해솔의 떨리는 목소리가 서늘한 산속에 흩어졌다. 이곳이 단순한 과거도 평행세계도 아닌 자신이 읽던 텍스트 속이라는 확신이 울컥 터져 나왔다. 남자의 단정한 표정이 미묘하게 일렁였지만, 기대만큼 큰 놀람의 기색은 없었다.
“소설 속 세상이라…?”
산신이 낮은 음성으로 되물었다.
“네! 여긴 제가 읽던 글 속에 나오는 세상이라고요!”
현실에서는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법한 고백들이 이 남자의 묵직한 존재감 앞에서는 마치 제방이 터지듯 저절로 흘러나왔다. 남자는 잠시 숲의 정적 속에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글 속이라… 천기누설이 있었던 모양이구나. 너는 그 천기누설의 기록을 읽었던 것이고?”
산신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덤덤했으나, 그 안에 담긴 까마득한 무게감이 해솔의 머릿속을 한층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천기누설이요? 예언서 같은 게 아니라고요! 나 혼자 본 게 아니라, 몇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다 같이 읽은 글이란 말이에요!”
해솔이 억울함과 당혹감이 섞인 얼굴로 외치자, 산신은 짙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다시금 입술을 열었다.
“글쎄다. 아무리 수많은 자가 그 글을 읽었다 한들, 그것이 천기(天機)인 줄 깨닫지 못한 채 넘어갔다면 결국 진실을 아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던 셈이지.”
남자의 덤덤한 목소리에는 해솔이 무언가 치명적이고 결정적인 것을 놓치고 있다는 뉘앙스가 짙게 깔려있었다. 해솔은 혼란스러움과 아득함에 연신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
“그렇지만… 저도 그냥 소설이라 생각하고 읽었을 뿐이라고요! 그리고 따지고 보면 천기누설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 기록에 가깝죠. 아니, 정확히 말하면 과거도 아니잖아요… 작가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가상 세계인데…!”
그러나 산신의 대답에는 흔들림 없는 확신이 가득했다.
“내가 이 산에 깃들어 살아온 세월이 전혀 짧지 않다. 이곳은 태초부터 언제나 모든 숨결이 살아 움직이는 엄연한 세상이었다. 네가 훗날의 기록을 글의 형태로 미리 접했다면, 거기에는 필시 너만의 특별한 이유가 얽혀있을 터.”
해솔은 그의 당당한 눈빛 앞에서 당황과 혼란을 감추지 못했다. 내가 읽던 그 웹소설의 무대가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면, 대체 여긴 어디란 말인가.
혹시 말로만 듣던 이 세계 차원 이동 같은 건가? 해솔은 산신의 얼굴을 뚫어져라 살폈다. 하지만 남자의 표정은 고요한 호수처럼 평온했고 깊은 황금빛 눈동자는 감히 가늠할 수 없는 세월의 궤적을 품고 있었다. 산신은 해솔의 머릿속이 터질 듯 복잡해졌다는 것을 알아챈 듯, 부드럽게 질문을 던졌다.
“그 글을 읽는 동안 네게 특별한 징조나 일은 없었느냐?”
“특별한 일이요…? 아… 여기 오기 바로 전날 밤에 소설이랑 관련된 꿈을 꾸긴 했어요. 하지만 그건… 좋아하는 연예인 꿈을 꾼 것처럼 그냥 흔하고 평범한 꿈이었는데요.”
“그 꿈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이 나느냐?”
“그냥… 소설 속 등장인물이 나온 것 같은 느낌 말고는 딱히 기억나는 게 없어요.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저는 지금 당장 제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고요!”
해솔의 말투에는 초조함과 억울함이 짙게 배어 나왔다. 대화는 계속 제자리를 돌며 겉돌기만 했고 산신의 오묘한 대답을 듣고 있는 것 자체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가슴 밑바닥에서 괜한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물론 이 세계 사람들에게 산신이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신성하고 존엄한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인 해솔의 눈에는 그저 얼굴 잘생기고 아우라 엄청난 캐릭터일 뿐이었다. 게다가 이 산신이란 자는 겉모습과 달리 지나치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오며, 어딘가 친근하고 쓸데없이 살가운 태도로 대화를 끌어가고 있었다. 처음에 느꼈던 묵직하고 신비로운 첫인상이 서서히 희미해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87.그 일주일 동안 해솔은 이랑이 가진 질투심의 깊이와 무게가 일반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오랜 세월 오롯이 자신만을 기다려 온 72년의 세월 때문인지, 아니면 늑대의 본능 때문인지 몰라도 이랑의 독점욕은 상상을 초월했다.주말을 맞아 함께 나선 데이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길을 걷다 지나가는 사람이 해솔의 얼굴이나 옷차림을 아주 잠시 바라보기만 해도 옆에 서 있던 이랑의 분위기는 금세 차갑게 가라앉았다.눈동자가 순간순간 짙은 황금빛으로 번뜩였고 그럴 때마다 이랑은 해솔의 허리를 부서질 듯 끌어안아 남들의 시선을 가로막거나 표정을 굳혔다.자신은 오직 이랑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데, 이랑은 여전히 자신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깊은 갈증과 불안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어떻게 해야 내가 랑이 너만 바라보고 있다는 걸 완전히 믿게 해줄 수 있을까……?’집으로 돌아온 해솔은 이랑이 잠시 서재에서 업무를 보는 사이,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창을 켜고 망설이듯 손가락을 움직였다.[애인 집착 줄이는 법][질투 많은 애인을 위한 이벤트]몇 가지 검색어를 넘기다 보니, 연인의 독점욕을 채워주고 확실한 확신을 줄 수 있는 온갖 자극적인 후기들과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에서도 해솔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단연 은밀하고 야릇한 스킨십 이벤트에 관한 글들이었다.‘…자기 몸에 직접 리본을 묶고 기다리기?’‘애인이 집에 들어왔을 때 애인의 상의만 입고 기다리거나
86.이랑은 해솔의 말을 들으면서도 가쁘게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둔탁하게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살결이 마찰하는 질척한 소리가 좁은 현관을 가득 채웠다.“그냥… 이렇게 평생 집에 가둬두고 나만 보게 만들고 싶어. 내가 너한테 이렇게까지 집착이 심한 줄 몰랐다, 해솔아.”랑은 낮게 읊조리며 해솔의 허리를 부서질 듯 단단히 끌어안고는 아래에서부터 짓누르듯 깊숙이 허리를 돌려 찔러 넣었다. 예민한 전립선을 정확하게 문지르며 파고드는 묵직한 자극에 해솔은 차가운 현관문을 손톱으로 세차게 긁어내리며 거친 신음을 터뜨렸다.“아앙…! 라, 랑아… 읏, 나한테는… 너뿐이야, 읏……!”해솔의 애원 섞인 고백에 이랑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해솔의 목덜미와 어깨에 깊게 입을 맞추며 허리 짓에 더욱 가속도를 붙였다. 질척이는 마찰음이 침실보다 더 뜨겁고 노골적으로 울려 퍼졌다.“나도… 나도 너밖에 없어, 해솔아. 내가 말했지? 늑대는 평생 단 하나의 반려만을 바라보고 목숨을 바친다는 거.”달콤하고도 과분한 애정이 담긴 속삭임과 함께 이랑은 뿌리 끝까지 묵직하게 밀어 넣었다. 그 순간, 안쪽 깊은 곳을 짓누르는 압도적인 감각에 해솔은 허리를 튕기며 현관 문짝에 얼굴을 묻었다.이미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내벽이 성기를 짓이기듯 조여들었고 해솔의 성기 끝에서 하얀 액체가 왈칵 쏟아져 나와 차가운 현관 바닥과 바지 자락을 적셨다.“아읏…! 하아,
85.커피를 모두 마신 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카페 직원의 시선에 자극받았던 이랑의 질투심은 곧바로 거친 욕망으로 표출되었다.이랑은 문을 닫아걸기가 무섭게 해솔을 끌어안고 침대로 넘어뜨렸다. 밤새도록 멈추지 않는 깊고 짙은 애무와 추삽질이 이어졌고 축축한 마찰음과 신음 소리가 침실 안을 기나긴 시간 동안 메웠다.해솔은 온몸의 기력이 다 빠져 흐물거릴 정도로 이랑의 열기에 젖어 든 채 절정을 거듭하다 겨우 정신을 잃듯 잠에 들었다.다음 날 햇살이 방 안 깊숙이 들어오는 낮이 되어서야 해솔은 겨우 눈을 떴다. 옆자리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이랑은 회사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해솔은 침대 위에서 뻐근한 허리와 골반을 천천히 비틀며 스트레칭을 했다. 온몸 마디마디에 남아있는 질척한 여운에 몸이 묵직했지만, 시원한 커피가 간절하게 당겼다.해솔은 대충 옷을 걸쳐 입고 어제 방문했던 1층 카페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계산대에 있던 어제의 직원이 반갑게 해솔을 맞이했다.주문을 받는 사장의 눈빛에는 어제보다 한층 더 노골적인 관심이 담겨 있었다. 커피를 내리는 동안 사장은 해솔의 눈치를 슬쩍 살피며 은근하게 대화를 건넸다.“어제는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인사를 못 했네요. 제가 여기 사장입니다. 그런데… 혹시 어제 같이 오셨던 그분은 연인이신가요?”질문을 받은 해솔은 어제 이랑이 직원의 눈앞에서 정수리에 뽀뽀하고 허리를 감싸 안았던 기억이 떠올라 순간 볼이 붉게 발그레해졌다. 해솔은 민망함에 시선을 살짝 내리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84.이랑의 상체에 기대어 선 해솔은 연신 허리를 움찔거리며 떨었다. 이랑은 뒤에서 해솔의 가슴과 배를 감싸 쥔 채, 그의 배꼽 아래 볼록하게 도드라진 부분을 손가락 끝으로 꾹 눌렀다. 단단한 중심이 내벽을 타고 들어찬 위치가 그대로 느껴지자, 이랑은 슬그머니 손바닥을 위로 올려 배꼽 위쪽을 지그시 짓눌렀다.“여기까지 넣을까?”귓가에 낮게 울리는 물음에 해솔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힘겹게 끄덕였다. 극심한 자극에 열이 오른 목소리가 잘게 떨려 나왔다.“라, 랑아… 빠, 빨리 넣어줘…….”그 대답에 이랑은 해솔의 목덜미와 어깨선을 따라 치아로 잘게 깨물어 마크를 남기며, 하의 각도를 비틀어 허리를 크게 돌렸다. 닫혀 있던 결장 입구를 거칠게 밀어붙이자 묵직한 성기가 단숨에 뿌리 끝까지 파고들었다.“아윽……!”압도적인 깊이감에 해솔은 온몸을 바르르 떨며 다시 한번 허공으로 액체를 뿜어냈다. 방금 막 절정을 맞이하여 극도로 조여드는 결장 내부의 압박에도 이랑은 쉬지 않고 허리를 쳐올리며 격렬하게 추삽질을 이어갔다. 둔탁하게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질척이는 마찰음이 침실 안을 사정없이 울려 퍼졌다.이랑은 빠른 속도로 허리를 쳐올리며 해솔의 성기를 손으로 틀어쥐고 함께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안팎으로 몰아치는 강렬한 자극에 해솔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같이 하면, 또 가, 아읏……!”
83.위쪽으로 옮겨간 이랑의 입술은 이번엔 해솔의 골반 뼈와 아랫배를 향했다. 배꼽 주변을 동그랗게 그리며 축축한 침 자국을 남기더니, 움푹 들어간 배꼽을 혀끝으로 지그시 눌러 들쑤셨다. 예상치 못한 은밀한 자극에 해솔의 허리가 튕기듯 위로 솟구쳤다.“아앙! 거기, 거기는… 하아, 랑아……!”“쉬… 가만히 있어.”이랑의 눈빛은 더욱 짙어졌고 입술은 가슴팍으로 기어올랐다.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분홍빛 돌기를 입안 가득 머금고는 결대로 핥고 빨아당겼다.쭈욱 소리가 날 정도로 가슴을 세게 빨아들이는 동시에, 다른 한 손으로는 반대편 돌기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지그시 비틀어 문질렀다.양쪽에서 몰아치는 강렬한 애무에 해솔은 신음을 뱉으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이랑은 멈추지 않고 목덜미를 거쳐 해솔의 귓바퀴를 통째로 머금었다. 귓구멍 속을 혀끝으로 간질이고 귓불을 살짝 집어 깨물며 가쁜 숨을 귓가에 쏟아냈다.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랑의 침과 열기, 그리고 뜨거운 숨결로 젖어 들지 않은 곳이 없었다. 온몸이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린 해솔은 시트를 움켜쥐었던 손에 힘을 풀고 이랑의 단단한 어깨에 팔을 감아쥐며 밭은 숨만 내쉬었다.온몸이 이랑의 온기와 침으로 젖어 든 해솔은 가쁘게 숨을 몰아쉬다, 떨리는 손을 뻗어 이랑의 어깨를 밀어냈다. 달아오른 얼굴을 감추지 못한 채, 해솔이 붉어진 입술을 열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내, 내가… 내가 해줄게.”이랑이 황금빛 눈동자를 빛내며 살짝 비키자,
82.해솔은 뜨거워지는 얼굴을 숨기지 못한 채 입술을 꾹 깨물었다. 허리를 감싸 쥔 이랑의 단단한 손길과 어깨에 닿은 온기 때문에 심장이 쿵쿵 소리를 내며 뛰기 시작했다.“나… 짐 정리해야 하는데…….”“응, 해. 난 이렇게 구경할 테니까.”이랑은 태연하게 중얼거리면서도 해솔의 허리 근처를 감싸 안은 팔에 단단히 힘을 줄 뿐 풀어줄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이 상태로 붙어서 어떻게 정리를 해…….”“그냥 움직이면 되지.”해솔은 헛웃음을 지으며 밀어내려 했지만, 이랑은 단단한 몸으로 해솔의 뒤를 틀어막듯 꼭 끌어안았다. 생각해 보면 강원도에 있을 때도 이랑은 틈만 나면 스킨십을 해왔다.둘만 있을 때뿐만 아니라, 일행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손가락을 얽어 잡고 자연스럽게 허리를 감싸 안거나 무심한 척 허벅지 위를 지분거리곤 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완전히 무시한 채 오롯이 해솔에게만 몰두하는 모습이었다.‘이렇게까지 사람이 달라질 수 있나?’예전에는 그래도 남들 앞에서는 적당히 절제하고 거리를 두는 편이었는데. 해솔은 은근한 열기가 올라오는 얼굴을 한 채 고개를 살짝 돌려 물었다.“너 예전에는 남들 앞에서 지분거리거나 그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이랑은 해솔의 어깨에 턱을 얹은 채 피식 낮은 웃음을 흘렸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