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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소등 후 예식장

Author: Jino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8 12:05:42

[채이]

월요일 밤. 식탁. 방 과장이 준 일정표를 그의 앞에 놓았다.

그가 읽었다. 도원호텔 매각 검토에 관한 설명회. 주최 강태준 부회장. 10월 11일 오후 네 시. 삼층.

단추가 멈췄다. 돌리다 만 채로.

"……연회 날. 같은 건물."

"네."

"낮 잔치에 할머니, 직원 가족, 봄빛 사람들이 와 있을 때. 삼층에서 이 호텔을 팔겠다고 기자들한테 말하겠다는 겁니다."

목소리가 낮고 평평했다. 그 목소리. 신랑 대기실의 목소리. 탁자 건너편의 목소리.

"이건 탁자 건너편입니다. 우리 약속했습니다. 형이 안 멈추면."

"알아요."

"그럼."

"하루만요."

그가 나를 봤다.

"내일 하루만 주세요. 제가 전무님 만날게요. 그다음에도 안 멈추면, 그땐 같이 건너가요. 새끼손가락 건 대로."

"……뭘 하려는 겁니까."

"편지 배달이요."

그가 한참 나를 봤다. 말 못 하는 그 하나. 두 달 동안 그는 한 번도 그걸 묻지 않았다. 오늘도 묻지 않았다. 대신 단추를 한 바퀴 마저 돌렸다.

"몇 시에."

"밤 열 시. 봄빛."

"그럼 나는 아홉 시 오십 분에 쓰레기통 옆에 있겠습니다."

[채이]

화요일 오후. 민혁에게 문자를 보냈다. 처음이었다. 번호는 방 과장이 줬다. 저장 이름을 뭐라고 할까 하다가 그냥 건물주, 라고 했다.

[건물주님. 오늘 밤 열 시 봄빛웨딩홀 그랜드홀로 와 주세요. 건물 하자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세입자 드림.]

답이 삼십 분 뒤에 왔다.

[무슨 하자.]

[와 보시면 압니다. 혼자 오세요. 커피는 제가 준비할게요.]

오 분 뒤.

[알았어요.]

단답이었다. 그 사람도 한 줄짜리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재헌]

화요일 오후 세 시. 할머니께 전화했다.

"오늘 밤 채이 씨가 형을 만납니다. 봄빛에서."

"알고 있다. 내가 보여 주라고 했다."

두 달 동안 참았던 질문이 목까지 올라왔다. 이번엔 삼키지 않았다.

"……뭘 보여 줍니까."

할머니가 찻잔을 드는 소리가 났다. 전화 너머로도 들렸다. 기다렸다.

"네 형이 먼저 봐야 할 것이다."

찻잔이 내려놓이는 소리.

"너는 나중에 네 형한테 들어라. 네 처한테 말고. 네 처는 쉰다섯 해 묵은 편지를 대신 들고 다니느라 두 달을 무겁게 다녔다. 이제 내려놓게 해 줘라."

두 달. 팔월 창고부터. 그녀는 그 봉투를 늘 파우치 안쪽에 넣고 다녔다. 안전핀 일곱 개 옆에. 나는 그 파우치가 무거워 보인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자투리 천을 너무 많이 넣은 줄 알았다.

"……네."

"그리고 재헌아."

"네."

"오늘 밤 네 형이 봄빛에서 나올 때. 아무것도 묻지 마라. 그냥 옆에 서 있어라. 네 처가 그러듯이."

[채이]

화요일 오후. 봄빛 원장실.

"원장님. 오늘 밤 그랜드홀 좀 쓸게요. 열 시부터."

원장님이 장부에서 고개를 들었다.

"뭐 하게."

"편지 배달이요."

원장님이 볼펜을 내려놓았다. 한참 나를 봤다. 오 년 동안 내 얼굴을 보면 다 알던 사람. 오늘은 반만 아는 얼굴이었다. 나머지 반은 모르는 채로 두기로 한 얼굴.

"홀은 그런 데 쓰라고 있는 거다. 결혼식만 하는 데가 아니야. 돌잔치, 칠순, 상견례. 사람이 사람한테 뭘 건네는 데."

원장님이 다시 볼펜을 들었다.

"불은 네가 꺼라."

[채이]

밤 아홉 시 반. 봄빛. 마지막 예식은 여섯 시에 끝났다. 직원들을 다 보냈다. 원장님만 사무실에 남았다. 원장님은 이유를 안 물었다. 불은 네가 꺼라, 한마디만 했다.

그랜드홀 불을 껐다. 전부. 그리고 준수 음향실에 올라가 조명 하나만 켰다. 버진로드 끝. 은비가 청혼받던 그 조명. 우리 결혼식 날 면사포가 올라가던 자리.

하객석 첫 줄 의자 두 개를 나란히 붙였다. 버진로드를 향해. 마주 보게 말고. 좌석 배치.

커피 두 잔. 하나는 블랙. 하나는 모르겠어서 라테. 라테가 틀리면 블랙을 드리고 내가 라테를 마시면 된다. 예비는 늘 하나 더. 그 사람이 뭘 마시는지 몰랐다. 늘 들고 다니는데 뭐가 들었는지는 한 번도 안 봤다.

열 시 정각. 뒷문이 열렸다. 쓰레기통 쪽. 그 문으로 오라고 한 적 없는데 그 문으로 왔다. 앞문은 잠겨 있으니까. 봄빛 뒷문은 이제 도원 사람들 전용 출입구다.

민혁이 어둠 속을 걸어왔다. 버진로드 옆 통로로. 조명 아래 의자 두 개를 보고 멈췄다.

"하자가 어딘데요."

"앉으세요."

그가 앉았다. 내 옆에. 둘이 나란히 버진로드를 봤다. 텅 빈 길. 조명 하나.

커피를 건넸다. 라테. 그가 받았다. 뚜껑을 열어 보고 조금 웃었다.

"……라테 맞네요. 어떻게 알았어요."

"몰랐어요. 찍었어요."

"잘 찍네요."

"예식장 사람은 찍는 게 일이에요. 신부 아버지가 우실지, 신랑 친구가 축가를 망칠지. 대충 찍고 대비해요."

"……나는요. 오늘 뭘 찍었어요."

"전무님이 울 거라고요."

민혁이 커피를 마시다 멈췄다. 웃었다. 오늘 처음으로 끝이 갈라지지 않은 웃음.

"틀렸어요. 나 안 울어요. 삼십오 년 동안 안 울었어요."

"그럼 제가 틀리는 거죠. 예식장 사람도 가끔 틀려요."

파우치 지퍼를 반쯤 열어 두었다. 휴지가 거기 있었다. 반쯤 고장 난 지퍼라 반쯤이 기본값이다.

[재헌]

밤 아홉 시 오십 분. 봄빛 뒷골목. 쓰레기통 옆.

간판이 켜져 있었다. 봄빛. 봄 자 받침까지. 안 깜빡였다. 내가 간 전구.

십 시에 형이 왔다. 골목 끝에서 걸어왔다. 차를 큰길에 세우고 걸어온 모양이었다. 쓰레기통 옆의 나를 봤다. 멈췄다.

"……너도 불렀어?"

"아뇨. 저는 여기 원래 섭니다."

형이 나를 한참 봤다. 쓰레기통을 봤다. 간판을 봤다.

"부사장이 쓰레기통 옆에서 뭐 해."

"기다립니다."

형은 더 묻지 않았다. 뒷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이 닫혔다. 안에서 무슨 말이 오갈지 몰랐다. 그녀가 뭘 배달하는지도.

쓰레기통 뚜껑에 등을 기댔다. 간판 불빛이 골목을 비췄다. 형이 들어간 문을 봤다. 여덟 살 때 1207호 문을 형이 두드렸다. 재헌아, 놀자. 서른두 살의 나는 봄빛 뒷문 밖에서 형을 기다린다. 이번엔 형이 나올 때 웃고 있길 바랐다. 눈까지.

[채이]

"하자는요."

"간판 전구 하나요. 받침 쪽. 예순한 해 동안 깜빡였어요. 재헌 씨가 갈았어요. 이제 안 깜빡여요."

민혁이 코로 웃었다.

"그거 보고하려고 불렀어요?"

"아뇨."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블랙. 진하게. 오늘은 밤이 아니라 예식장이다.

"전무님. 할머니한테 물어보신 적 있어요? 아버님 일."

옆얼굴이 굳었다. 조명 아래서. 커피잔을 쥔 손가락이 하얘졌다.

"……제수씨가 그걸 어떻게."

"칠월 이사회 끝나고 비상계단에서 들었어요. 우린 어차피 둘째잖아요, 아버지."

민혁이 한참 버진로드만 봤다. 그리고 말했다. 처음 듣는 목소리로. 웃음기가 하나도 없는.

"본가 대청에 액자 하나 있는 거 알아요? 큰아버지 돌잔치 사진. 색동저고리 입고 떡 앞에 앉은 거. 우리 아버지 건 없어요. 한 장도. 돌잔치를 아예 안 했대요. 집이 어려운 해라서 둘째는 건너뛰었대요."

"……"

"열다섯 살 때요. 할아버지 제사 날. 친척 어른 하나가 그 액자 앞에서 웃으면서 그랬어요. 태성이 돌은 동네가 다 먹었지, 태준이 때는 건너뛰었고. 그날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들어오셨어요. 처음 봤어요. 우리 아버지 술 취한 거."

민혁이 커피를 내려다봤다.

"저를 앉혀 놓고 그러셨어요. 이 집은 장남이 먼저다. 둘째는 예비다. 할머니가 요즘 재헌이만 따로 부르시는 거 봐라. 그러니까 숫자로 버텨라. 성적, 실적, 지분. 숫자는 배신을 안 한다."

"……"

"그 뒤로 1207호에 안 갔어요. 재헌이는 장손이고 나는 예비니까. 예비가 장손 방에 가서 스테이크 시키는 건 염치없는 거라서."

크레파스. 빨간 거. 초록밖에 없던 여덟 살한테 준 열한 살.

"그래서 대표 자리를 원했어요. 숫자로. 할머니가 결국 장손한테 다 줄 거니까. 그 전에 숫자로 뺏어야 하니까."

"……할아버님은요. 창업주 할아버님."

"여덟 살까지 그 무릎에 앉아서 밥 먹었어요. 할아버지는 갈비를 좋아했어요. 세 점씩. 나한테도 세 점. 너는 내 첫 손주다, 그러면서."

민혁이 코로 웃었다. 조금 젖은 소리였다.

"지난달에 연경 주방에서 갈비찜을 먹었어요. 새벽 두 시에. 몰래. 할아버지 맛이더라고요. 세 점 먹었어요. 버릇이 남아서. 근데 먹으면서 생각했어요. 나는 이 맛을 기억할 자격이 있나. 둘째 집 애가."

그날 새벽 주방. 재헌 씨가 말했었다. 형이 세 점 먹었다고. 할아버지를 닮았다고. 해 주지 못한 말이라고.

파우치 안쪽에 손을 넣었다. 봉투. 안전핀 일곱 개와 대추 한 줌 사이에서 꺼냈다.

"이건 무기가 아니에요."

그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편지예요. 할머니가 보여 주라고 하셨어요. 전무님이 물을 때가 되면. 오늘 물으신 거예요, 방금."

민혁이 봉투를 봤다. 오래. 창고에서 내놓으라던 그것.

열었다. 복사본 한 장. 조명 아래 기울였다. 작고 급한 글씨. 획 끝이 위로 튀는.

[강씨 댁 둘째 태준 돌잔치. 어른들 모르게. 뒤쪽 작은 방. 안주인 혼례 치마로 돌복. 안주인이 아기 안고 한참 욺. 둘째도 잔치는 한다고. 돌복 삯 안 받음. 하가네.]

"……했네요."

민혁 목소리가 갈라졌다.

"돌잔치. 했네요."

"네. 이 건물 뒤쪽 작은 방에서요. 가게가 넘어가게 생긴 해라서 어른들이 잔치는 안 된다고 하셨고, 할머니가 몰래 하셨어요. 할아버님도 모르게."

민혁이 종이를 두 번 읽었다. 세 번째도 읽었다.

"혼례 치마로. 돌복을."

"할머니 혼례 한복 치마요. 결혼식 날 터져서 저희 할머니가 흰 실로 꿰맨 거. 그걸 뜯어서 지었대요. 사진은 한 장뿐이래요. 할머니 지갑에 있어요. 쉰다섯 해 동안 넣고 다니셨대요."

민혁이 고개를 들었다. 버진로드를 봤다. 텅 빈 길. 조명 하나.

"예식장에서는요, 예비를 제일 아껴요. 예비 부케, 예비 안전핀. 없으면 식이 멈추니까요. 그리고 이 줄에 있는 건 예비도 아니에요. 할머니가 제일 아끼는 옷을 뜯어 입힌 아들이에요."

민혁의 어깨가 떨렸다. 소리는 없었다. 삼십오 년 동안 안 울었다는 사람은 소리 내는 법을 몰랐다.

파우치에서 휴지를 꺼내 그의 무릎 옆에 놓았다. 말없이. 진우 씨처럼. 그는 휴지를 보고 한 번 웃었다. 젖은 얼굴로. 틀렸다고 했던 사람이 틀렸다.

한참 뒤에 그가 종이를 접었다. 무릎 위에 올려놓고 두 손으로 덮었다.

그리고 나를 봤다. 조명 아래서. 처음으로 눈까지 흔들리는 얼굴로.

"……왜 이걸 안 썼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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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헌]목요일 밤 열한 시 오 분. 식탁. 그녀가 안전핀을 한 번 여닫은 뒤로 오 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치도만 봤다.나는 백 실장 흉내를 냈다. 수첩 대신 냅킨. 볼펜으로 적었다."뭐가 남아 있는지부터."그녀가 고개를 들었다."실내 공간. 그랜드볼룸. 밤 갈라 세팅이 금요일부터 들어갑니다. 형 쪽. 로즈룸, 백 명. 스카이라운지, 팔십 명. 로비, 서서 이백 명.""낮 잔치 하객이 몇이에요.""삼백 이십.""그럼 볼룸밖에 없어요.""볼룸은 형 겁니다. 밤 갈라. 샹들리에, 샴페인 타워, 외국 연주단. 금요일 오후부터 세팅."그녀가 배치도를 뒤집었다. 뒷면에 볼펜으로 선을 그었다. 시간표였다. 열두 시부터 세 시, 낮 잔치. 세 시부터 여섯 시, 전환. 일곱 시, 갈라."같은 방을 두 번 써요. 봄빛은 토요일마다 그랜드홀 하나로 식을 세 번 해요. 식 끝나면 사십 분 만에 꽃이랑 의자 다 바꿔요. 호텔은 세 시간이면 돼요.""형이 허락할까요.""물어봐야죠."그녀가 휴대폰을 들었다. 건물주, 라고 저장된 번호. 밤 열한 시 십 분.[채이]신호가 한 번 가고 받았다."매니저님.""전무님. 태풍이요.""봤어요. 지금 볼룸 배치도 보고 있었어요."이 사람도 안 자고 있었다. 형제가 같은 시간에 같은 배치도를 보고 있었다."낮 잔치를 볼룸으로 옮기고 싶어요. 열두 시부터 세 시까지. 세 시부터 여섯 시까지 전환하고, 일곱 시에 갈라. 갈라 세팅이 세 시간 늦어져요."전화 너머가 조용했다. 삼 초."……그래요.""그래요요?""샹들리에는 원래 늦게 켜는 거예요. 해 지고 나서. 낮에 켜면 촌스러워요."웃음이 났다. 그도 웃었다. 전화 너머로."갈라 세팅팀 금요일 출근 취소할게요. 토요일 세 시에 들어가라고 하고. 그리고 매니저님.""네.""전환 세 시간. 우리 팀 인력 다 쓰세요. 내 갈라 인력이지만 낮에도 쓰세요. 복주머니 나르게."전화를 끊었다. 그가 나를 보고 있었다. 냅킨을 든 채."……형이 뭐라

  • 대타 신부   35화. 예비일 지정

    [채이]"조건이요?"민혁이 원장님 찻잔을 내려놓았다. 두 손으로. 이 사람은 오늘 모든 걸 두 손으로 했다."토요일 연회. 식순에 제 순서 하나 넣어 주세요.""……무슨 순서요.""삼 분이요. 할머니 앞에서. 직접 말할 기회. 기자 없이, 이사 없이. 매니저님이 식순 짜시잖아요."매니저님. 제수씨가 아니었다.수첩을 폈다. 연회 식순. 낮 열두 시 개회, 할머니 인사말, 개관 연회 메뉴 소개, 봄빛 사진전, 직원 가족 소개, 복주머니 나눔. 빈칸이 없었다."식순은요, 원래 양가 합의가 필요해요. 신랑 측, 신부 측.""……농담이죠.""반은요. 반은 진짜예요. 할머니 인사말 앞에 넣을게요. 할머니가 말씀하시기 전에. 할머니가 대답하실 수 있게."민혁이 나를 봤다. 그리고 원장님을 봤다. 원장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식순은 매니저 권한이다. 원장님이 오 년 전에 그렇게 정했다."삼 분이면 되겠어요?""……모르겠어요. 삼십 년 치 말이라.""그럼 사 분 드릴게요. 예비로 일 분."예식장에서는 늘 예비를 둔다. 예비일, 예비 부케, 예비 안전핀. 사람 말에도 예비 일 분이 필요하다.[재헌]수요일 오후 세 시. 할머니 전화. 이번엔 본론이 늦게 나왔다."재헌아.""네."오 초. 할머니가 오 초 넘게 말을 안 하는 건 드물다. 결혼식 날 이후 두 번째."네 작은아비가 왔다 갔다. 아침 일곱 시에. 혼자 운전해서.""……네. 형한테 들었습니다.""쉰다섯 해 만에 물었다. 어머니, 제 돌잔치를 하셨습니까."할머니 목소리가 흔들렸다. 두 번째로 듣는 흔들림."그래서 말해 줬다. 했다고. 영감 몰래 봄빛 작은 방에서. 내 혼례 치마를 뜯어 입혔다고. 한복집 새댁이 돌복 삯을 안 받았다고. 지갑에서 사진을 꺼내 줬다. 쉰다섯 해 만에 주인한테 갔다.""……작은아버지는요.""울더구나. 쉰여섯 살짜리가. 내 앞에서. 그리고 버선을 한 켤레 얻어 신고 갔다. 네 처가 두고 간 무명 버선. 발에 꼭 맞는다더라."전화 너머에서 찻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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