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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상한 곳, 이상한 사람들

ผู้เขียน: r라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6-29 12:17:38

꽤나 중요해 보이는 대화 속에서 산통을 깨는 행동이었음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는 제일 중요한 문제였다. 애초에 그 고양이를 찾기 위해 늪에 들어간 것이니 본전은 찾아야 않는가?

이 곳이 어딘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대한민국 땅 안일테고, 정신만 차리면 호랑이굴에서 살아남는다 했다. 산전수전 다 겪어본 인간 중 하나로써 충분히 해쳐나갈 수 있을거라 착각했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공간 안에 있는 많은 하얀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목을 받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하얀 머리털에 파란 눈동자를 가진, 절대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느니 부담스럽기 짝이 없었다.

특히 ‘공주님’ 이라고 칭하는 그 여자의 눈이 어찌나 날카롭던지. 순간 몸이 얼어붙은 것 같았다.

“검은 머리가 어딜 감히-!”

나와 가장 가깝게 있는 여자가 당장이라도 검을 뽑아 달려올 기세로 소리쳤다. 이쯤되면 저들이 말하는 ‘검은 머리’ 라는 단어가 나를 칭하는 것 정돈 알 수 있고, 적대시하고 있다는 것 쯤은 알 수 있었다. 그 적대시의 정도가 살인에 가깝다는 것도. 움직이기 위해 상반신을 일으키자 내 팔다리가 포박되어 있는 걸 알게 되었다. 순식간에 입술이 바짝 말랐다. 순간 속에서 강렬한 생존본능이 일렁였다.

저들 눈에 서린 경멸과 분노 때문도, 손에 들려 있는 위협적인 창과 칼 때문이 아니었다.

물론 포박되어 있는 내 몸을 생각하면 충분히 공포스러운 상황이었으나 내게 강렬한 인상을 심은 것은 제느 로하 공주라는 여자와 마주치고 있는 무표정한 얼굴과 눈동자 때문이었다.

비어있다고 하기엔 비집을 틈 없어 보이고, 사람의 눈이라고 하기엔 너무 차갑고 공허한. 저 인형같이 아름다운 눈동자가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웠다. 과연 교주를 할 정도의 포스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남자인 내가 쫀 티를 낼 수는 없는 노릇.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는 더 쫄지 않은 척 하는 것이 최선이다. 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다소 건방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이었다.

“이 곳은 어디죠? 지금 이러시는 거 범죄인건 아시죠? 지금 풀어주시면 아무일도 없었던 거로 할게요.”

“괜찮습니다. 어차피 당신은 아무 일 없던거로 할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그건 또 무슨 헛소리야?”

그 때 여자와 가장 가까이 있던 남자가 험상궂은 얼굴로 창을 번쩍 들어 내게 달려왔다. 금방이라도 날카로운 창으로 내 얼굴을 관통할 기세로.

“첸 장군. 멈추세요.”

여자의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내 귀에는 분명 들렸지만 남자의 귀엔 들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멈출 기미는 커녕 더욱 더 살기 어린 얼굴로 내 앞에 다다랐다. 현재 나의 팔과 다리가 묶여있다. 고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저 두 눈을 질끈 감고 저 창이 멈추길 바라는 것 외엔.

남자의 거친 발걸음의 진동이 발 끝에 전해지기 시작했을 때, ‘와장창’ 커다란 소리를 내며 지진이라도 난 것 같은 흔들림이 느껴졌다. 살며시 눈을 뜨자, 한 발자국 간격 차로 커다랗고 단단한 나무 줄기들이 바닥에서 솟아나 있었다. 떨리는 호흡을 간신히 가다듬으며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정말 간발의 차였다.

조금이라도 더 늦었다면, 2초라도 더 늦었다면 저 남자의 창은 분명 내 두개골을 뚫었을 것이다. 날카로운 쇠창살은 내 정수리 부근에 멈춰진 상태였고, 나를 해치지 못하게 막으려는 듯 나무 줄기들이 창을 꽉 쥐어잡고 있었다. 억세게 꼬여 있는 줄기들 틈 사이로 남자의 분노 서린 눈과 마주쳤다. 그 분노는 정확하게 나를 찌르지 못한 아쉬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응, 정말 아쉬울만하다. 정말 간발의 차로 내가 살아있으니.

그나저나 이 나무 줄기들은 대체 뭐야? 어디서 나온거지? 무대 장치 중 하나 인가? 그렇다면 이들은 연극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 나 한 명의 관객을 위해서?

“왜 내 말을 우습게 듣는 거지? 비센 첸 장군.”

그렇게 말하는 공주의 눈은 아까와는 확연히 다른 눈빛이었고, 재수없을 정도로 감정없던 얼굴도 한껏 일그러져 있었다.

저런 솔직담백한 얼굴이니 누구든 알 수 있지 않을까? 나를 공격하려던 저 남자와 공주 사이에 공적인 감정 외에 사적인 감정이 잔뜩 섞여 있을 거란 것 정도는.

“송구합니다. 제느에게 영광을.”

전혀 송구한 표정은 아니었다.

‘비센 첸.’ 이라는 남자는 여전히 분노에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날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저 나무 줄기들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창이 아나어도 맞아죽었을 것이다.

“네… 뭐… 우선 알겠고요. 제가 아까 건방지게 군 것도 사과드릴테니까 저 좀 풀어주실래요?”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냈지만, 내 몸은 방금 전 충격 때문인지 너무나도 정직했다. 사실… 살짝 지린 것도 같다.

“아직까지도 사리분별이 안되시나 봅니다.”

아니. 나 지금 너무 잘되고 있는 것 같은데.

“뭐… 금방 하실겁니다. 그대에겐 다른 선택지도 없고, 선택권도 없으니까요.”

여자는 싱긋 웃으며 자신의 무대인 커다란 의자에서 일어섰다. 반층 정도 높이에 있던 그녀는 기품있는 걸음과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계단을 내려왔다. 그녀가 내려올 때 마다 투정소리를 내던 사람들은 아까와 달리 절도있는 모습으로 무릎을 꿇으며 소리쳤다.

“제느에게 영광을!”

정말 굉장한 세뇌교육이다. 대우는 제대로 받고 있는 걸까 이 사람들.

“그대들이 얼마나 불안해하고 있을지는 이해합니다. [ 블러드 저주 ] 가 끝난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다시 ‘검은 머리.’ 를 눈 앞에 두다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시겠죠. 하지만 저 ‘검은 머리.’ 는 재앙이 아닙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신의 계시가 있었습니다.”

여자의 말에 실내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넋 나간 얼굴로 다가오는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가까이 마주한 ‘제느 로하’ 라는 여자는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후광이 비춰지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반짝이는 얼굴. 마치 tv에서만 보던 연예인을 보는 기분이랄까.

저 여자가 사이비 종교를 때려치고 연예계에 들어서면 무조건 뜰 관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로하의 오른 손엔 그 아름다운 얼굴과는 맞지 않게 길다랗고 날이 뾰족하게 서 있는 삼지창을 들려 있었다.

“당신의 이름을 말해주세요.”

“… 이현오.”

미친놈. 얼굴에 정신이 팔려 이런 본명을 말하다니.

여자는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모두 들으십시오. 여기에 있는 이현오는 단순한 재앙이 잉태한 검은 머리가 아닙니다. 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남자의 도움이 있어야 저주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저 말이 얼마나 파격적인 말인지는 저들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당사자인 나도 이렇게 당황스러운데. 저들이라고 오죽할까.

“내가요?”

“네. 당신이요.”

“내가 왜요?”

대답을 바라고 했던 질문은 아니었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내 표정을 보여주고 싶어 이목을 끌기 위한 질문이었을 뿐. 여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되려 더 뻔뻔하게 말을 이었다.

“아까 말했잖아요. 선택권은 없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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