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월요일 아침, 은재는 사무실 문을 열었다.
총무팀 책상 위에 주말 동안 쌓인 서류 더미가 놓여 있었다.
"은재 씨, 3층 복합기 또 고장이래요."
동료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말을 걸었다.
"접수할게요."
"그리고 택배 2개, 금요일에 왔어요. 수령 사인 필요하고."
"알겠어요."
"아, 그리고 팀장님이 이번 달 소모품 예산 정리 좀 해달래요."
"언제까지요?"
"수요일까지요."
은재는 메모지에 할 일을 적었다.
복합기 수리, 택배 수령, 소모품 예산, 월말 정산.
적고 나니 메모지 한 장이 가득 찼다.
메모지를 모니터 옆에 붙이고 하나씩 줄을 그으며 처리해 나갔다.
수리 업체에 전화를 걸어 일정을 잡았다.
다음 주 화요일 오전이 가장 빠른 시간이었다.
사용 금지 안내문을 출력해 3층에 붙이고, 내려오는 길에 4층 탕비실의 정수기 필터도 확인했다.
벌써 10시가 넘었다.
책상 위의 커피가 식어 있었다.
한 모금 마시고 수화기를 들었다.
고객 응대 전화가 울렸다.
"네, 안녕하세요. 상담 도와드리겠습니다."
"제품 수령한 지 1주일인데, 반품 가능한가요?"
"네, 가능합니다. 주문번호 확인해주시겠어요?"
"KR-0408-0917이요."
은재는 번호를 시스템에 입력하며 고객의 말을 메모했다.
불만 사항을 정리하고, 반품 절차를 안내하고, 통화를 끝냈다.
다음 전화가 바로 이어졌다.
"교환 신청한 건 언제 오나요? 벌써 5일째인데."
"확인해보겠습니다. 잠시만요."
배송 시스템을 조회하니 아직 출고 전이었다.
"물류센터 사정으로 지연되고 있습니다. 내일까지 발송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내일이요? 빨리 좀 해주세요."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습니다."
통화를 끊고 내선 전화로 물류팀에 연락했다.
물류팀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서 옆자리 직원에게 전했다.
"물류팀 김 대리님 자리 비웠는데, 출고 건 전달 부탁드려요."
"네, 적어놓을게요."
점심시간이 되었다.
동료들이 구내식당으로 향하는 사이, 은재는 자리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월급명세서가 도착해 있었다.
세후 209만 원.
국민연금, 건강보험, 소득세, 지방소득세.
공제 항목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매달 보는 숫자인데도 습관처럼 확인하게 됐다.
핸드폰을 뒤집어 놓았다.
관리비, 보험료, 교통비, 통신비, 생필품비.
하나씩 빼고 나면 여유라고 할 만한 돈이 없었다.
식비를 하루 1만 원 이하로, 점심은 구내식당으로 해야 한 달에 30만 원을 겨우 모을 수 있었다.
편의점 도시락이 일상이 된 건 그래서였다.
변호사 수임료를 마련하려면 10개월.
지난번 수임료 300만 원을 갚는 데 1년이 걸렸다.
갚는 동안 기각이 되었으니, 돈도 시간도 허공에 던진 셈이었다.
'그래도 모아야 한다.'
은재는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식당으로 갔다.
동료들 틈에 앉아 밥을 먹었다.
"은재 씨, 주말에 뭐 했어요?"
"집에 있었어요."
"맨날 집에만 있으면 어떡해. 금요일에 회식인데 같이 가요."
"생각해볼게요."
"매번 생각만 해요. 진짜 이번엔 같이 가자."
은재는 밥을 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입꼬리만 올리는 웃음이었다.
"은재 씨는 애인 없어요?"
"없어요."
"소개팅 시켜줄까? 우리 남편 회사 동료 중에 괜찮은 사람이——"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은재는 밥그릇을 들고 일어섰다.
아이가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은재의 과거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오후에도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불만 접수, 배송 문의, 교환 요청.
하나를 끝내면 다음 전화가 대기 중이었다.
퇴근 시간이 넘어도 물류팀에서 회신이 오지 않았다.
은재는 직접 배송 시스템을 열어 출고 상태를 확인한 뒤 고객에게 문자를 보냈다.
사무실에는 은재 혼자 남아 있었다.
형광등 하나가 깜빡거리고 있었다.
메모지를 보았다.
6개의 할 일 중 5개에 줄이 그어져 있었고, 마지막 하나는 내일로 넘겼다.
컴퓨터를 끄고 가방을 챙겼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4월의 저녁 바람이 블라우스 사이로 파고들었다.
하늘이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편의점 간판이 불을 켜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도시락 코너 앞에 섰다.
치킨마요 도시락 3,500원, 불고기 도시락 4,000원.
치킨마요를 집어 들었다.
500원 더 싼 김밥도 있었지만, 오늘만은 도시락으로 했다.
계산대에 올리자 알바생이 바코드를 찍었다.
"3,500원이요. 데워드릴까요?"
"네."
"영수증 필요하세요?"
"아니요."
전자레인지가 돌아가는 동안 은재는 창밖을 보았다.
퇴근길 사람들이 지나갔다.
아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부모가 보였다.
아이가 무언가를 졸라 부모의 팔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은재의 시선이 거기서 멈췄다.
삐-
도시락을 받아 편의점 좌석에 앉았다.
비닐을 뜯고 나무젓가락을 꺼냈다.
밥을 한 숟갈 떠먹었다.
된장찌개를 해먹을 기력이 없는 날이 늘고 있었다.
어제 여동생이 가져온 반찬은 오늘 아침에 다 먹었다.
내일부터는 다시 김밥이나 삼각김밥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젓가락을 든 채 핸드폰 쪽으로 눈이 갔다.
테이블 위에 엎어놓은 화면이 알림으로 켜져 있었다.
5년 전 신생아실에서 찍은 잠금화면 사진.
주먹보다 작은 손이 은재의 검지를 잡고 있었다.
도시락 위에 든 젓가락이 내려갔다.
은재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 위의 아기 얼굴을 엄지로 쓸었다.
유치원 앞에서 뛰어다니던 아이의 얼굴과 겹쳤다가, 겹치지 않았다.
5년은 얼굴을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은재가 기억하는 도하는 3kg의 갓난아이뿐이었다.
편의점 형광등 불빛 아래, 도시락이 식어가고 있었다.
은재는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한 채, 화면 속 잠금화면을 바라보았다.
일주일 뒤 금요일 저녁.은재는 다시 중고 서점에 갔다.도하에게 줄 그림책을 한 권 더 사려는 것이었다.2층 아동 도서 코너로 올라갔다.한지오가 있었다.같은 자리, 같은 선반 앞.이번에는 검은 니트에 면바지 차림이었다.손에 책 한 권을 들고 읽고 있었다.은재가 계단 위에서 멈추었다.한지오가 고개를 들었다."또 왔네요.""또 왔습니다."한지오가 읽던 책을 선반에 도로 꽂았다.은재가 그림책 선반 앞으로 갔다.지난번에 샀던 나무 이야기 옆에 새로운 책이 꽂혀 있었다.구름 위를 걷는 고양이 이야기."그 책 표지 좋네요. 고양이예요?""네. 구름 위를 걷는 고양이 이야기요.""아이가 고양이 좋아하면 괜찮을 거예요.""도하가 뭘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모릅니다. 파란색 고른 것밖에.""면접 때 물어보세요. 좋아하는 동물이 뭐냐고.""그러려고요. 목록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물어볼 것들."은재가 고양이 그림책을 꺼내 펼쳤다.그림이 수채화풍이었다.구름 위에 앉은 고양이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아래에는 작은 집들이 있었다.한지오가 선반 반대쪽에서 에세이 코너를 보고 있었다.은재가 그림책을 넘기다가 한지오를 보았다.서류를 볼 때의 긴장이 없었다.
금요일 퇴근 후.은재는 집 근처의 중고 서점에 들어갔다.작은 서점이었다.1층에 소설과 에세이, 2층에 아동 도서와 그림책이 있었다.은재는 2층으로 올라갔다.도하에게 줄 그림책을 찾으려는 것이었다.다음 감독 면접이 2주 뒤로 잡혔다.이번에는 간식 외에 그림책을 가져가고 싶었다.5살이 좋아할 만한 그림책을 고를 자신이 없었다.은재가 도하의 취향을 아는 것은 파란색을 골랐다는 사실 하나뿐이었다.2층은 좁았다.나무 선반 3개가 벽을 따라 서 있었고, 가운데에 낮은 테이블이 있었다.테이블 위에 추천 도서가 쌓여 있었다.은재는 그림책 선반 앞에 서서 제목을 읽기 시작했다.동물 이야기, 계절 이야기, 가족 이야기.가족 이야기 앞에서 손이 멈추었다.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알 수 없어서 한 권을 꺼내 펼쳐보았다.아빠와 아들이 산에 가는 이야기였다.은재는 책을 다시 꽂았다.다른 책을 꺼냈다.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친구를 찾는 이야기.그림이 부드러웠다.파란색 배경에 작은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었다.가격표에 3,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그 책, 좋습니다."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은재가 돌아보았다.한지오가 서 있었다.평소의 셔츠 차림이 아니었다.면 재킷에 청바지, 캔버스 운동화.은재가 처음 보는 옷차림이었다."변호사님?""안녕하세요."&nbs
수요일 오후.은재가 자리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을 때 총무팀장이 다가왔다."은재 씨, 우편물 와 있어요. 등기."총무팀장이 노란 봉투를 건네주었다.은재의 이름 옆에 회사 주소가 적혀 있었다.발신인은 ○○ 법무법인.등기 우편, 내용증명이라고 적혀 있었다.은재는 봉투를 받아 책상 위에 놓았다.동료가 곁눈으로 봉투를 보았다.은재는 봉투를 서류 밑에 넣었다."감사합니다."총무팀장이 돌아갔다.은재는 점심시간까지 봉투를 열지 않았다.점심시간이 되자 회의실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가 문을 닫았다.봉투를 열었다.A4 용지 2장.내용증명 우편이었다.'수신: 서은재 귀하발신: ○○ 법무법인 (권태윤 대리인)제목: 접근 행위에 대한 경고 및 중단 요청'은재가 첫 번째 문단을 읽었다.'귀하는 미성년 자녀 권도하에 대한 피해자보호명령(접근 제한)의 전력이 있는 자로서, 현재 해당 보호명령은 종료되었으나, 자녀의 생활 영역에 대한 접근은 아동의 안정적 양육 환경을 저해할 우려가 있습니다.'은재가 2번째 문단을 읽었다.'귀하가 자녀의 유치원 인근에서 반복적으로 출현한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사실상의 감시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에 즉각적인 중단을 요청합니다.'3번째 문단.'상기 행위가 지속될
한지오의 사무실.은재가 상담실에 들어서자 한지오가 서류를 펼치고 있었다.테이블 위에 서류가 3묶음으로 나뉘어 놓여 있었다."조사관 보고서 열람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은재가 맞은편에 앉았다.한지오가 첫 번째 서류를 밀어주었다."면접 보고서입니다. 조사관의 관찰 의견이 기재되어 있어요."은재가 서류를 받아 읽었다.'아동은 신청인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음. 간식 제공 시 자연스럽게 수용하였으며, 블록 놀이 시 신청인에게 지시하는 등 상호작용이 관찰됨.'은재의 눈이 그 문장 위에서 멈추었다.도하가 블록을 놓으라고 지시한 것이 보고서에 적혀 있었다.'이거 여기.'아이의 짧은 말이 법원의 언어로 '상호작용이 관찰됨'이 되어 있었다."긍정적인 내용인가요?""네. 아이가 울거나 회피하지 않았다는 것이 기록된 것은 중요합니다. 다음 면접을 위한 근거가 됩니다."한지오가 2번째 서류를 꺼냈다."다음은 의무기록 열람 결과입니다."은재가 서류를 받았다.의무기록 사본이었다.은재의 입원 기간 기록 중 담당 의사와 다른 서명이 있는 페이지에 형광펜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병원 측에서 의사 명단을 제공했습니다. 이 서명과 일치하는 원내 의사는 없었습니다.""원내 의사가 아니라는 거죠?""맞습니다. 외부에서 온 의사가 기록을 남긴 것으로 보입
월요일.출근 전에 한지오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조사관 보고서가 접수되었습니다. 열람 신청하겠습니다.''결과가 좋은 건가요?''보고서 내용을 확인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면접이 중단 없이 진행된 것 자체가 긍정 요소입니다.'은재는 메시지를 읽고 핸드폰을 넣었다.출근길 지하철 안이었다.주말 동안 면접 장면을 수십 번 떠올렸다.도하의 목소리, 블록 쌓는 손, 파란 색연필.떠올릴 때마다 세부가 조금씩 흐려지는 것이 두려웠다.그래서 핸드폰 메모장에 기억나는 것을 모두 적어놓았다.아이가 말한 문장, 아이가 만진 것, 아이가 쳐다본 방향까지.퇴근 후, 은재는 도하의 유치원 근처로 갔다.면접 이후 처음이었다.느티나무가 보이는 자리에 섰다.하원 시간이었다.유치원 문이 열리고 아이들이 하나둘 나왔다.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갔다.도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5분이 지나서 도하가 나왔다.파란 가방을 메고 있었다.면접 때 본 가방과 같은 것이었다.도하의 옆에 여자가 있었다.유세린이었다.세린이 도하의 손을 잡고 있었다.은재가 마지막으로 세린을 본 것은 5년 전 법원에서였다.세린의 머리가 길어져 있었다.묶지 않은 머리카락이 등 중간까지 내려와 있었다.세린이 도하에게 무언가를 건넸다.입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지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도하가 고개
면접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다.은재는 현관문을 닫고 신발을 벗었다.운동화를 신발장에 넣으려다 멈추었다.아침에 깨끗하게 닦아 신고 나간 운동화였다.면접교섭센터 3층까지 이 운동화를 신고 걸어갔고, 도하와 같은 방에서 1시간을 보낼 때 이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바닥에 얼룩 하나 없었다.신발장에 넣었다.주머니에서 파란 색연필을 꺼냈다.책상 위에 놓고 의자에 앉았다.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색연필의 파란색이 또렷했다.가운데 부분에 아이의 지문이 남아 있었다.작은 손가락의 흔적.은재는 그 자리를 손끝으로 만져보았다.살짝 매끄러운 표면 위의 아이 손기름.닦으면 없어질 자국이었다.은재는 닦지 않았다.'아줌마, 이거.'도하가 색연필을 내밀었을 때의 목소리가 귀에 남아 있었다.아줌마.엄마가 아니었다.은재를 부르는 말이 아줌마였다.그것을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았다.5년 동안 만나지 않은 사람을 엄마라고 부를 아이는 없다.은재는 그것을 알고 있었고, 여동생에게도 말했었다.'안 부를 거야. 나를 모르니까.'그 말이 사실이 되었을 뿐이었다.하지만 아이가 색연필을 건넸다.아이의 손에서 은재의 손으로.12색 중에서 아이의 손이 고른 것이 파란색이었다.도하의 유치원 가방이 파란색이었다.아이가 파란색을 좋아하는지, 우연인지, 알 수 없었다.핸드폰이 울렸다.여동생이었다."어떻게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