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아무래도 감기 몸살에 걸린 것 같다.
눈을 뜨자마자 몸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머리는 지끈거리고 목은 따끔거린다. 어제 아사히나에게 우산을 건네준 뒤 비를 맞으며 집까지 뛰어간 탓이겠지. 「......역시 무리였나.」 그렇게 나는 약 먹으면 오늘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처럼 가방을 챙겨 학교로 향했다. 교실 문을 열자,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교실의 소음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같은 시끄러운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 머리가 울렸다. 「.....하.....」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내 자리로 걸어가 가방을 내려놓았다. 옆자리의 아사히나가 내 안색을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시노노메... 괜찮아?」 어제 내가 비를 맞고 돌아간 모습이 떠오른 걸까. 그녀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 있었다. 「응..괜찮아.」 「혹시...어제 비 맞아서 그런 거야?」 나는 잠시 그녀의 시선을 피한 뒤에 작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어제 좀 무리해서 그래」 「미안해.. 나 때문에」 잠깐이었지만 그녀의 미안하다는 표정을 봐 버렸다. 그리고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시자 수업이 시작되었다. 나는 애써 칠판을 바라봤지만 몸살 때문인지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다. 그러다 문득 옆을 보니 아사히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괜찮다는 듯 작게 고개를 끄덕 뒤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 수업은 평소보다 훨씬 길게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애써 버티자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고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하지만 나는 도무지 밥을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머리는 여전히 울리며 목도 아파왔다. 결국 나는 점심도 먹지 않은채 보건실로 향했다. 보건 선생님은 내 이마에 손을 대보더니 체온을 재게 했다. 그렇게 체온계를 건네며 보건 선생님이 확인한 뒤 「열이 있네. 조금 누워서 쉬어.」 「...네」 나는 힘든 몸을 억지로 움직이며 천천히 침대에 다가가 누웠다. 침대에 눕자마자 몸살 때문에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렇게 나는 눈을 감자마자 의식이 금세 흐려졌다. 「얼마나 잤던 걸까」 천천히 눈을 뜨자, 침대 옆 의자에는 아사히나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 「.....아사히나?」 내가 놀란 듯 중얼거리자, 그녀는 안도한 표정과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일어났네 괜찮아?」 「응, 왜 여기 있어?」 「점심 같이 먹으려고 옥상에 가 봤는데 없길래... 혹시나 해서 와봤어.」 그녀의 말에 나는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무언가 더 말하고 싶은 듯 입술을 달싹였다. 하지만 복도에서 점심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그렇게 아사히나는 무언가 말하려던 걸 참아내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벌써 수업 종이 쳤네」 「시노노메.」 「응?」 「오늘 학교 끝나면 혼자 가지 말고 기다려.」 「...응? 왜?」 「같이 가자.」 그 말을 남긴 그녀는 대답을 들을 틈도 없이 옅게 미소를 지으며 보건실을 나갔다. 닫히는 문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천천히 시선을 천장으로 향했다. 그녀가 하려 던 말은 뭐였을까? 그리고 마지막에 남긴 '같이 가자라는 말이 머리속에 쉽게 떠나지 않았다. 「왜 같이 가자는 걸까?」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잠깐 동안 생각하다가 무거웠던 눈꺼풀을 내려 앉았다. 나는 그렇게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또 다시 학교 종소리가 울렸다.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와 아이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그리고 보건 선생님이 내게 다가와 말했다. 「이제 괜찮니?」 「네 괜찮아졌어요」 그렇게 나는 보건실을 나가 가방을 가지러 교실로 향했다. 교실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 나는 아까 전에 아사히나가 하교 후 같이 가자는 말이 생각 났다. 하지만 그냥 혼자 가기로 마음 먹고 가방을 가지고 나갔다. 신발장에서 신발을 갈아 신고 나갈려고 하자 「시노노메」 누군가 나를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천천히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서는 아사히나가 이쪽으로 향해 급히 뛰어오고 있었다. 「기다리라고 했잖아, 왜 먼저 가려고 하는 거야?」 급히 뛰어온 탓인지. 그녀는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고 표정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혼자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러자 그녀가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랑 같이 다니는게... 불편했던 거야?」 나는 그녀의 말에 미안한 마음에 작게 입을 열었다. 「...미안.」 「사과하라는 뜻으로 말한 게 아니야 나 때문에 몸살 걸렸는데 조금이라도 보답하려고 말한거야.」 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같이 가자」 그 대답을 들은 아사히나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그럼 가자.」 그렇게 아사히나와 나는 함께 학교를 나섰다. 그리고 우린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길을 걸었다. 그러던 중 아사히나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먼저 입을 열었다. 「시노노메는 왜 항상 혼자 다녀?」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무심하게 대답했다. 「딱히 이유는 없어. 그냥 혼자가 편해서.」 아사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구나 그래도 혼자만 있는 건 조금 외롭잖아,」 「익숙해져서 괜찮아.」 그러자 그녀가 무언가 결심한 듯 옅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앞으로는 내가 같이 다녀줄게.」 나는 예상치 못한 말에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나의 무심한 표정은 그대로였지만 흔들리는 시선 만큼은 내 마음이 동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출 수 없었다. 「왜 나랑 같이 다녀준다고 한거야?」 「음.....시노노메는 항상 혼자 다니잖아 너무 쓸쓸해 보이기도 하고 그리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면서 웃는 모습도 보고 싶어서」 그 말은 들은 나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천천히 집으로 향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집이 가까워질 즈음, 아사히나는 잠시 망설이듯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벌써 여기까지 왔네, 시노노메.」 「..그러게」 「휴대폰... 잠깐 빌려줄래?」 「왜?」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옅게 미소를 지었다. 나는 더 묻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아사히나는 내 휴대폰을 받아 몇 번 화면을 두드리더니. 이내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다시 내게 돌려주었다. 「자.」 그렇게 다시 받은 휴대폰에 화면을 내려다보니. 아사히나라는 이름과 함께 새로 등록된 연락처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연락하면 꼭 받아야 돼. 알겠지?」 「.....응.」 「그럼 내일 봐 시노노메.」 그녀는 손을 가볍게 흔든 뒤 집으로 걸어갔다. 나는 그렇게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천천히 휴대폰 화면으로 시선을 내렸다. 그리고 나는 휴대폰에 가족 외엔 처음으로 저장된 그녀의 연락처가 계속해서 눈에 들어왔다. 나는 한참 동안 그 이름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집으로 향했다.며칠 뒤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아침에 눈을 뜬 나는 침대에 누우며 천장을 바라보면서 멍하니 있었다.잠시동안 멍하니 있자 휴대폰에서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 누구지?」그렇게 나는 침대 옆에 놓여 있던 휴대폰을 집어 들어 화면을 확인하자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아사히나?」방학 첫날 아침부터 문자를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아사히나였다.「무슨 일이지?」나는 잠시 화면을 바라보다가 메시지를 눌러 내용을 확인했다.『시노노메, 오늘 시간 있어?』『오늘……?』『응. 시간 있으면 같이 어디 좀 가지 않을래?』방학 첫날이라 아르바이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할 일도 없어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응. 괜찮아.』.『그럼 11시에 갈림길 앞에서 만나자.』『.. 응 알겠어.』그렇게 나는 아사히나와 약속을 정한 뒤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자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11시라……」평소라면 방학 때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냈겠지만오늘은 평소와 달리 누군가와 약속을 잡은 게 어쩐지 조금 낯선 기분이었다.그렇게 시간을 확인한 나는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씻은 뒤 옷을 갈아입었다.외출 준비를 마치자 나는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집에 나와 걸은지 얼마 안 지나서 약속한 갈림길에 보이기 시작했다.그리고 그 곳에서는 아사히나가 먼저 와 있었다.나는 아시히나가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자순간적으로 『내가 약속시간에 늦은 건가?』 생각하며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자 아직 약속시간 까지는 조금 남아있었다.그리고 약속장소로 천천히 다가가자 아사히나가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시노노메!」「아사히나.. 약속 시간 전인데…… 벌써 와 있었네?」「응. 조금 일찍 나왔어.」아사히나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이제 갈까?」「.. 응 」그렇게 아사히나는 어딘가 기분 좋은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나는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냈다.도시락을 꺼내 책상에 올리자 아사히나가 내 자리로 다가와 옅게 웃으며 말했다.「갈까? 시노노메」「.. 응」평소였다면 옥상에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었겠지만 오늘은 달랐다.아사히나가 옥상이 아닌 다른 곳에서 먹자고 했으니까.『그래도……멀리 가진 않았으면 좋겠는데.』나는 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아사히나의 뒤를 따라갔다.그렇게 아무 말 없이 걸어가던 중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진 나는 아사히나에게 물어봤다.「아사히나…… 어디로 가는 거야?」그러자 아사히나는 뒤를 돌아 나를 바라보며 옅게 웃었다.「조금만 더 가면 돼.」그 말을 들은 나는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우리는 학교 뒷문으로 나와 조금 더 걸어가자,큰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아사히나는 나무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자 나도 조용히 뒤를 따라갔다.그리고 나무 앞에 도착하자나무에 가려진 낡은 벤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학교에 이런 곳이 있었나?』평소에 학교 뒷문 쪽으로 갈 일이 없는 곳이라 나한테 조금 낯설게 느껴졌지만 이상하게 어딘가 편안했다.그렇게 아사히나가 낡은 벤치 앉으며 나를 보며 말했다.「여기야.」나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아사히나에게 물었다.「아사히나」「응?」「이런 곳은 어떻게 알게 된 거야?」그러자 아사히나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우연히 발견했어」「우연히?」「응. 첫날에 학교를 둘러보다가 발견했는데, 생각보다 조용해서 기억하고 있었어」아사히나는 그렇게 말하며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그리고 시노노메도 좋아할 것 같아서.」나는 아사히나의 말을 듣자 잠깐 동안 낡은 벤치를 바라봤다.그리고 보니 낡은 벤치 주변에는 다른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옥상과는 다르게 커다란 나무가 햇빛을 가려주고 있어 벤치 주변에는 시원한 그늘이 드리워져
그렇게 아사히나는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뽑기에 있는 인형을 바라보고 있다가 잠시 후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시노노메 여기 인형 봐봐 귀엽지 않아?」나는 아사히나 옆으로 천천히 다가갔다.그리고 아사히나가 가리킨 인형을 바라보았다.「응 귀엽네」그러자 아사히나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지폐를 넣고 인형 뽑기를 시작했다.뽑기 집게는 천천히 내려가 인형의 몸통을 붙잡아 올리자 아사히나는 기대한 듯 한 표정을 지었다.「어?」하지만 인형은 출구 앞에서 맥없이 떨어져 버렸다.「아.. 아쉽네」그렇게 말하고도 아사히나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다시 지폐를 꺼냈다.「… 또 할려고?」내가 묻자 아사히나는 장난 가득한 표정으로 웃었다.「응. 이번에 될 것 같은데?」아사히나는 몇 번이나 도전했지만 계속해서 뽑기를 실패했다.「생각보다 어렵네.」아사히나는 아쉬운 표정을 짓으며 기계를 바라보았다.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한번 해볼까?」그러자 아사히나는 옅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시노노메가?」「.. 응」「의외네.」나는 무슨 뜻 인지 몰라 아사히나를 바라보았다.「… 뭐가?」「시노노메가 직접 해보겠다는 말을 할 줄 몰랐거든」아사히나의 말을 들은 나는 괜히 기계로 시선을 돌려 대수롭지 않게 대답을 했다.「그런가.」나는 아사히나가 계속해서 뽑으려던 인형의 위치를 한 번 훑어본 뒤 천천히 기계의 집계를 움직였다.「왠지 잘할 거 같은데?」「어째서?」「그냥~ 느낌?」나는 그녀의 말에 대답 대신 버튼을 누르자 집게가 천천히 내려가 인형을 움켜쥐었다.하지만 집게는 출구 앞에서 힘을 잃은 채 인형을 놓쳐 버렸다.「아.. 너무 아깝다.」「….. 생각보다 어렵네..」아사히나는 아쉬운 표정을 한채 공감한단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지? 나도 계속 그랬어.」「한번 더 해볼께」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머릿속이 새하얘져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그저 앞에 있는 아사히나만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방금 전에 들은 말을 아직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처럼. 이런 내 모습을 본 아사히나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 「시노노메」 「응?」 「그렇게 어려운 표정 짓지 않아도 돼」 「나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 것뿐이니까」 아사히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책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혼자 있는 게 익숙하다고 계속 혼자 있을 필요는 없잖아」 아사히나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보니 나는 혼자가 편하다는 생각은 언제부터였을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선뜻 답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그녀가 잠시 읽고 있던 책을 나한태 보여주며 말했다. 「시노노메」 「…응?」 「혹시 이 책 봤어?」 나는 그녀가 들고 있는 책을 제목을 바라봤다. 『사라지지 않는 겨울』이라 처음 보는 제목이네」 「응 유명한 책은 아닌 거 같은데, 읽어보니깐 재미있어서」 「무슨 내용인데?」 그러자 아사히나는 나를 보며 웃으며 책의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주인공은 항상 혼자 다니는 남자아이야」 「어느 날 한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거든」 「그 여자아이는 남자 주인공과 다르게 늘 웃고 다니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하나 가지고 있어」 「그리고 둘은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남자아이가 그녀의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조금씩 변해가는 이야기」 「흔한 이야기네」 「맞아 하지만 여기 남자 주인공이 뭔가 시노노메랑
그렇게 나는 아사히나와 헤어지고 집에 도착하자 집에는 모든 불이 꺼져 있었다.집 안에는 평소처럼 아무도 없었다.나에게는 익숙한 일상이었기 때문에 작은 한숨을 쉬며 방으로 향해 걸어갔다.방에 도착한 나는 가방을 내려 놓고 침대에 지친 몸을 눕혀 오늘 있었던 일들을 하나 둘 떠올렸다.「아사히나.」「걔는 왜 저렇게 까지 나랑 친해지려고 하는 걸까?」「전학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반 애들이랑 잘 어울리잖아」나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혼잣말을 하고 있을 때갑자기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렸다.평소에도 연락이 올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이번에도 광고 문자겠거니 생각하며 별다른 기대 없이 휴대폰을 확인했다.하지만 휴대폰 화면에 떠 있는 이름은 예상과 달리 아사히나가 보낸 문자였다.그렇게 나는 천천히 그녀가 보낸 내용을 확인했다.[아사히나] 집에는 잘 도착했어?[시노노메] 응[아사히나] 어제는 고마웠어. 그리고 내일 학교 같이 가자.나는 아사히나의 마지막 문자를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학교를 같이 가자고 했던 이말 뭐라고 답변을 해야 할지 고민했지만몸살 기운으로 인해 피곤함이 먼저 몰려왔다.「굳이 답할 필요는 없겠지 」나는 아사히나에게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애초에 나랑 그녀가 같이 다닐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렇게 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아침이 되고 눈을 뜨자무거웠던 몸은 한결 가벼워 졌다.평소처럼 등교 준비를 마친 나는 학교를 향해 집을 나섰다.집을 나와 얼마 걷지 않아.어제 아사히나와 헤어졌던 갈림길에서벽에 기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그녀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시노노메! 좋은 아침이야.」환하게 웃는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짧게 인사했다.「어. 좋은 아침.」그녀가 내 얼굴을 한동안 바라보더니무언가 안심
아무래도 감기 몸살에 걸린 것 같다. 눈을 뜨자마자 몸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머리는 지끈거리고 목은 따끔거린다. 어제 아사히나에게 우산을 건네준 뒤 비를 맞으며 집까지 뛰어간 탓이겠지. 「......역시 무리였나.」 그렇게 나는 약 먹으면 오늘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처럼 가방을 챙겨 학교로 향했다. 교실 문을 열자,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교실의 소음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같은 시끄러운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 머리가 울렸다. 「.....하.....」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내 자리로 걸어가 가방을 내려놓았다. 옆자리의 아사히나가 내 안색을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시노노메... 괜찮아?」 어제 내가 비를 맞고 돌아간 모습이 떠오른 걸까. 그녀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 있었다. 「응..괜찮아.」 「혹시...어제 비 맞아서 그런 거야?」 나는 잠시 그녀의 시선을 피한 뒤에 작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어제 좀 무리해서 그래」 「미안해.. 나 때문에」 잠깐이었지만 그녀의 미안하다는 표정을 봐 버렸다. 그리고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시자 수업이 시작되었다. 나는 애써 칠판을 바라봤지만 몸살 때문인지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다. 그러다 문득 옆을 보니 아사히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괜찮다는 듯 작게 고개를 끄덕 뒤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 수업은 평소보다 훨씬 길게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애써 버티자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고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하지만 나는 도무지 밥을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머리는 여전히 울리며 목도 아파왔다. 결국 나는 점심도 먹지 않은채 보건실로 향했다. 보건 선생님은 내 이마에 손을 대보더니 체온을 재게 했다. 그렇게 체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