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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Author: 꽃길
하지만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진정우가 나를 끌어안아 버린 탓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뒷말을 삼켜야만 했다.

진정우는 내 얼굴에 볼을 맞대고는 말했다.

“리영 씨는 무사해. 난 리영 씨한테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 리영 씨는 다치지도 않았고 너무 멀쩡해.”

그의 품, 그의 숨결,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해준 말이 나를 삼키고 있던 불안을 차츰 걷어내 주었다.

“거짓말 아니지?”

나는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투정이 섞여버렸다.

“거짓말 아냐. 조시언 씨도 거기 있어. 조시언 씨가 리영 씨를 데려올 거야.”

진정우는 내 머리카락에 입을 맞추었다.

“그럼 정우 씨는 왜 돌아온 건데?”

나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진정우의 숨결이 내 머리카락 사이를 가르고 피부에 닿았다.

“너무 보고 싶어서. 정말 미칠 만큼 보고 싶어서...”

하지만 나는 진정우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었다.

진정우는 내가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었고 가끔은 믿기 힘들 정도로 차가운 사람이기도 했다. 말 그대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도무지 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나의 미적지근한 반응을 진정우도 눈치챘는지 조용히 나를 품에서 놓아주었다. 그리고는 손끝으로 내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으며 말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 물어봐. 그게 아니면 때려도 되고 욕해도 돼.”

“진짜 정우 씨 맞아?”

하지만 나는 그에게 욕을 하지도 그를 때리지도 않았고 그저 그 한마디만 내뱉었다.

내 말에 진정우의 눈가에 웃음이 번졌다.

“아직도 못 믿겠어? 그럼 직접 확인해볼래?”

진정우가 내 손을 끌어다 자신의 가슴팍에 얹어주었지만 나는 재빨리 손을 빼고 집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거실 소파에 앉으니 테이블 위에 놓인 과일 접시가 눈에 들어왔고 있었고 공기 중엔 음식 냄새가 은은하게 남아 있었다.

냄새에 이끌려 식탁으로 시선을 돌리니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가득했다.

진정우도 나를 따라 소파에 앉아서는 내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네 마음속에 묻어둔 의문들 하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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