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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화 남은 하나

Author: moominkiller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6 23:57:23

서쪽 방에 자리가 셋 비었다.

저녁에 셋이 다 제 짐을 들고 나갔고 나가면서 아무도 인사를 안 했다.

한경이 남은 자리에 앉았다.

방에 불이 하나뿐이라 장을 넘길 때마다 종이를 등 쪽으로 기울여야 했다.

문 밖에서 소하가 눈을 쓸다 말고 안을 들여다봤다.

"의녀님. 저 사람들 왜 갔어요?"

"돌아갈 데가 있어서 갔어."

"…저는 돌아갈 데 없는데요."

"응. 그러니까 여기서 자. 문 닫고. 눈 들어와."

"예!"

"…"

"아 맞다. 저 사람들 자리 제가 치웠는데요, 하나가 이불을 두고 갔어요.

이불은 어떡해요?"

"펴 놓고 네가 써."

"…남의 건데요."

"두고 간 건 남의 게 아니야."

* * *

늙은 심약이 첩 하나를 들고 왔다.

겹옷 앞자락에 눈이 얹힌 채로 들어와서 방 안에서 그것이 녹기 시작했다.

"곳간에서 이걸 내주라 하였습니다."

"약재는 이제 못 적어 내는데요."

"적어 내는 것 말고 적어 낸 것입니다."

"…"

"적어 낸 것을 도로 보는 건 칙첩하고 상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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