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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센강

ผู้เขียน: Jino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10-15 08:33:53

커피는 역 앞 카페에서 테이크아웃으로 샀다.

계산은 서린이 했다. 도혁이 지갑을 꺼내려 하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제가 산다고 했잖아요. 그 한마디에 그는 지갑을 도로 넣었다. 1년 전이었으면 그 카드를 계산대에 먼저 올려놓았을 손이었다.

카페 주인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무언가 프랑스어로 물었다. 서린이 짧게 대답했다. 주인이 웃으며 종이컵 뚜껑을 닫아 주었다.

"뭐래."

"따뜻한 걸로 줄까, 아주 따뜻한 걸로 줄까요."

"뭐라고 했어."

"아주 따뜻한 걸로요. 오래 들고 다닐 거라서."

앉아서 마시자고 할 줄 알았는데 서린은 종이컵 두 개를 받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도혁은 그 뒤를 따랐다. 그녀가 향하는 쪽에서 물 냄새가 났다.

센강은 저녁 빛을 받아 탁한 금색이었다. 강변 돌계단을 내려가자 도시 소리가 한 겹 멀어졌다. 관광선이 지나가며 낮은 물결을 밀어 보냈다. 물비린내와 젖은 돌, 강둑에 떨어진 플라타너스 잎이 밟혀 나는 쌉쌀한 냄새.

두 사람은 돌 난간에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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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은 오후 두 시에 왔다.아침부터 하늘이 낮았다. 서린은 옥탑방 창가에 앉아 오전 내내 하늘을 보았다. 작업실에는 내려가지 않았다. 지현이 문자로 한 줄만 보냈다. 「오늘 휴무예요. 대표 둘이 정했어요.」 하람은 사진 한 장을 보냈다. 원료장 앞에 우산 두 개를 세워 둔 사진이었다. 무슨 뜻인지는 쓰지 않았다.열두 시가 넘자 공기가 바뀌었다. 먼지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골목의 소리가 한 겹 낮아졌다. 인쇄소 기계 소리도, 빵집 문 종소리도 솜에 싸인 것처럼 멀어졌다. 그리고 코 안쪽이 서늘해졌다. 쇠붙이를 혀끝에 댄 것 같은.서린은 창문을 열었다.첫 송이는 창틀에 앉자마자 녹았다. 두 번째도 그랬다. 세 번째부터는 녹지 않았다. 골목 지붕들이 천천히 하얘졌다.그녀는 휴대폰을 들었다. 문자는 쓰지 않았다. 쓸 필요가 없었다. 그 사람도 창밖을 보고 있을 테니까.대신 그녀는 난로에 불을 붙였다. 주전자에 물을 채워 올렸다. 책상 위를 한 번 닦고, 수첩을 가운데 놓았다가 옆으로 비켜 두었다. 비커는 그대로 두었다. 수첩을 다시 펼쳐 다섯 줄을 소리 없이 한 번 읽었다. 입술만 움직였다. 둘째 줄에서 한 번 멈췄다. 연습하는 자신이 우스워서 그녀는 수첩을 덮었다.창밖을 내려다보니 골목 입구에 검은 차가 섰다. 남자 하나가 내렸다. 우산을 받지 않고, 눈 속을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서린은 창가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숨지도 않았다. 그가 고개를 들면 보이는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 *도혁은 골목 입구에서 차를 보냈다.강민재가 운전석에서 돌아보았다. 뭔가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대신 우산을 내밀었다. 도혁은 받지 않았다."눈 맞고 갈게.""감기 드십니다.""한 번은 괜찮아."그는 골목을 걸어 들어갔다. 빵집 사장이 가게 앞 눈을 쓸다가 그를 보고 빗자루를 멈췄다. 1년 넘게 이 골목 입구에 차를 세우던 남자였다. 사장은 아무 말 없이 턱으로 빨간 벽돌 건물을 가리켰다. 가 보라는 뜻이었다.계단 아래에서 그는 멈췄다. 가을에 그녀의 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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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린은 새벽 네 시에 비커를 꺼냈다.옥탑방 책상 위에 원료병이 스무 개쯤 늘어서 있었다. 작업실에서 하나씩 들고 올라온 것들이었다. 베르가모트, 삼나무, 향나무, 리넨 계열의 알데하이드, 재스민 앱솔루트 한 방울 분량, 제라늄, 그리고 머스크 두 종류.12월의 첫 주였다. 창문을 조금 열어 두었다. 찬 공기가 들어왔다. 아직 눈 냄새는 아니었다. 눈이 오기 전의 공기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었다. 먼지가 가라앉고, 소리가 낮아지고, 쇠붙이 같은 서늘함이 코 안쪽을 건드리는. 오늘 새벽 공기에는 그게 아주 조금 섞여 있었다.그녀는 수첩을 펼쳤다. 「청혼받는 조건」 다섯 줄 다음 장에 배합이 적혀 있었다. 몇 번을 지우고 다시 쓴 흔적이 있었다.「새 향 — 이름 없음. 둘이 쓰는 것.」처음에는 도혁을 위한 두 번째 향을 만들려고 했다. 첫눈이 곧 떨어질 테니까. 그 병이 얼마나 남았는지 그녀는 알았다. 파리에서, 구청 앞에서, 그의 손목에서 올라오는 향이 날마다 얇아지고 있었다. 머스크만 남고 베르가모트가 먼저 사라지는 건 병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뜻이었다.그런데 첫눈 같은 걸 하나 더 만드는 건 이상했다. 첫눈은 3년 전 그녀가 혼자 기억한 냄새였다. 그가 모르는 사이에, 그를 위해. 이번에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다른 걸 적었다. 그의 냄새와 그녀의 냄새가 한 병 안에서 싸우지 않는 향.첫눈에서 베르가모트와 삼나무를 가져왔다. 옥탑에서 나무 계단과 리넨을 가져왔다. 그리고 1년 동안 두 사람이 같이 맡은 냄새들을 하나씩 떠올렸다. 구청 앞 군고구마. 파리의 크레페 버터. 센강의 물비린내. 그라스의 재스민이 배었다가 그의 첫눈으로 바뀐 손수건.전부 넣을 수는 없었다. 필요 없는 걸 빼고, 마지막에 한 가지만 남기는 게 그녀의 일이었다.비커에 베르가모트를 떨어뜨렸다. 다섯 방울. 삼나무 세 방울. 향나무 두 방울. 그리고 한참 멈춰 있다가, 재스민을 이쑤시개 끝으로 아주 조금. 그라스의 밭이 아니라 손수건에 남아 있던 만큼만.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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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서류는 내가 먼저 냈다   97화. 하람의 향

    라벨은 하람이 직접 붙였다.작업실 작업대 위에 30밀리리터 병 스무 개가 두 줄로 서 있었다. 투명한 유리 안에 연한 초록빛이 도는 향. 하람은 핀셋으로 라벨을 집어 병 목 아래에 한 장씩 붙였다. 숨을 참고 있었다. 한 장 붙일 때마다 숨을 내쉬었다.「무향 — 무화과 여름」그 아래 작은 글씨로 한 줄.「조향 구하람」서린은 창가에 기대어 그 모습을 보았다. N이라는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이 무향 병에 붙는 건 처음이었다. 라벨티 표상진은 처음에 반대했다. 두 번째 라인을 신인 이름으로 내는 건 모험이라고. 서린은 숫자를 보여 주었다. 파리 전시 기간 동안 무화과 시제품을 맡아 본 사람들의 반응지, 성수 팝업 재방문율, 그리고 하람이 석 달 동안 고친 버전 스물세 개의 기록. 표상진은 한참 종이를 들여다보다가 말했다. 숫자가 좋네요, 그럼 된 거죠."손 떨려요."하람이 말했다. 핀셋 끝이 정말로 조금 떨리고 있었다."떨어도 돼요. 삐뚤어지면 다시 붙이면 돼요.""이건 다시 붙이면 안 되는 거잖아요. 첫 병인데."지현이 커피를 들고 다가와 하람의 어깨 너머로 들여다보았다."하람 씨, 서린 씨 첫 병 라벨 얼마나 삐뚤었는지 알아요? 10년 전에. 제가 봤거든요. 이만큼."지현이 손가락으로 기울기를 그려 보였다. 과장이었다. 서린은 부정하지 않았다. 하람이 웃었다. 핀셋 끝의 떨림이 멎었다.마지막 병에 라벨이 붙었다. 하람은 핀셋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손가락 사이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붙였어요.""네. 붙였어요."서린은 병 하나를 집어 뚜껑을 열었다. 손목에 한 번 뿌렸다.초록 잎이 먼저 왔다. 한여름 오후, 무화과나무 그늘 아래 서 있을 때의 풋내. 이어서 덜 익은 열매를 쪼갰을 때의 하얀 즙 냄새. 그리고 끝에 우유처럼 부드럽게 남는 따뜻함. 파리에서 돌아온 날 옥탑방 책상에서 처음 맡았을 때보다 끝이 길어져 있었다. 서린이 쪽지에 적어 둔 대로."끝을 늘렸네요.""네. 샌달우드 조금이랑, 쌀 증류 원료

  • 이혼 서류는 내가 먼저 냈다   96화. 윤정숙의 봄

    전화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왔다."한서린 씨죠? 저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옛날에 향기 봉사 오셨을 때 수간호사였던…….""기억해요. 배 선생님."서린은 작업대에서 손을 떼고 휴대폰을 고쳐 잡았다. 스물다섯 살 때, 병동 복도 끝 작은 방에서 환자들에게 냄새를 물어 가며 병을 채우던 때였다. 그때 그녀에게 방을 내준 사람이었다. 올해 초 도혁이 찾아갔을 때, 그녀가 두고 간 샘플 상자를 아직 버리지 못했다고 말한 사람이기도 했다."다름이 아니라요. 요즘 봉사 오시는 분이 한 분 계신데요. 차성준 님 사모님이세요."서린의 손가락이 작업대 모서리를 짚었다."두 달째 매주 오세요. 환자분들 손 닦아 드리고, 말벗 해 드리고. 그런데 그분이 자꾸 비누를 만드세요. 장미 비누요. 환자분들한테 옛날 냄새를 맡게 해 드리고 싶다고. 근데 그게 잘 안 되시나 봐요. 매번 냄새가 이상하다고 속상해하세요.""…….""그분이 서린 씨한테 연락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해요. 모른 척하고 한 번만 와 주시면 안 될까요."서린은 창밖을 보았다. 10월 끝자락의 햇빛이 인쇄소 지붕에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목요일에 갈게요."* * *병동은 스물다섯 살 때와 거의 같은 냄새가 났다.소독약, 삶은 수건, 오래된 리놀륨 바닥. 그 아래에 사람의 냄새가 있었다. 오래 누워 있는 몸의 냄새, 약 냄새, 그리고 누군가 가져온 귤 껍질. 서린은 복도 입구에서 숨을 한 번 고르고 들어갔다.간호사실 앞에서 배 선생이 그녀를 알아보았다. 그새 머리가 하얗게 센 얼굴이었다. 배 선생은 말없이 손가락으로 복도 끝을 가리켰다. 그리고 책상 아래에서 낡은 종이 상자 하나를 꺼내 보여 주었다. 뚜껑에 서린의 글씨로 「향기 봉사 — 샘플」이라고 적혀 있었다."아직 있어요. 가끔 열어 봐요. 냄새 다 날아갔는데도요."서린은 상자 모서리를 한 번 쓸어 보았다. 스물다섯 살의 글씨가 거기 있었다. 지금보다 동글동글했다.휴게실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창가 테이블에 윤정숙이 앉아

  • 이혼 서류는 내가 먼저 냈다   95화. 조건 목록

    서울은 은행잎 냄새로 서린을 맞았다.인천에서 성수까지 오는 택시 안에서 그녀는 창문을 조금 내렸다. 한 달 사이에 가을이 깊어져 있었다. 가로수가 노랗게 물들었고, 길가에 떨어진 열매가 밟혀 쿰쿰한 냄새를 올렸다. 파리에서 한 달 동안 맡지 못한 냄새였다. 좋은 냄새라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반가웠다.골목 입구에서 택시를 내리자 빵집 사장이 가게 앞을 쓸다가 빗자루를 멈췄다."어머, 왔네! 파리 갔다며. 빵은 거기가 낫지?""여기가 나아요.""거짓말도 잘해."사장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소금빵 두 개를 봉지에 담아 주었다. 돈은 받지 않았다. 봉지에서 버터와 굵은소금 냄새가 올라왔다. 파리의 버터보다 짰다. 서린은 그게 좋았다.캐리어를 끌고 계단 앞에 섰다. 한 달 전 도혁이 캐리어를 내려놓고 바퀴를 돌려놓았던 자리였다. 이번에는 아무도 없었다. 서린은 손잡이를 접고 캐리어를 들었다. 가벼웠다. 병 열한 개는 파리에 두고 왔다. 전시가 끝나면 이안이 하나씩 싸서 보내 주기로 했다.올라가는 길에 2층 작업실 문을 잠깐 열어 보았다. 불은 꺼져 있었다. 원료장 유리문 너머로 갈색 병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서린은 문틈에서 숨을 들이쉬었다. 알코올, 나무 선반, 누군가 새로 들여놓은 오렌지꽃 원료. 그리고 하람 책상 모니터 옆의 로즈마리 화분. 한 달 동안 아무것도 틀어지지 않은 냄새였다. 그녀는 문을 조용히 닫았다.옥탑방 문을 열자 먼지 냄새와 함께 낯선 냄새가 났다. 무화과였다. 누군가 책상 위에 시향지를 한 장 꽂아 두고 갔다. 그 옆에 쪽지.「두 번 고쳤어요. 이제 진짜 무화과예요. — 하람」서린은 시향지를 코에 댔다. 초록 잎, 덜 익은 열매의 풋내, 그리고 끝에 우유 같은 부드러움. 한 달 전보다 훨씬 좋아져 있었다. 그녀는 쪽지 아래에 연필로 한 줄을 적었다.「좋아요. 끝을 조금만 더 길게.」* * *그날 밤 옥탑방은 시끄러웠다.지현이 족발을 사 왔고, 하람이 떡볶이를 사 왔고, 승아가 소주 세 병을 들고 왔다. 파리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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