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집사가 물었다.“송편 주문은 어렵지 않아요. 솜이 아가씨, 누구 드리려고 주문하시는 거예요? 어떤 맛으로 준비할까요?”“엄마 드리려고요! 그런데 무슨 맛을 좋아하는지는...”말끝을 흐린 경다솜은 잠시 고민했다. 곰곰이 떠올려 봐도 연미혜가 어떤 송편을 좋아하는지 기억나지 않았다.“사모님 드리려고 주문하시는 거예요?”연미혜에게 줄 송편이라는 말에 집사는 무척 기뻐했다.“사모님 입맛은 제가 잘 아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이따 선물 포장 디자인을 몇 가지 받아 보여 드릴 테니 직접 골라 보시겠어요?”경다솜이 고개를 끄덕였다.
경다솜은 다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임지유와 거리를 벌렸다.“싫어요. 밖에서 먹고 싶지 않아요. 집에 가서 먹을래요.”임지유가 웃으며 말했다.“그래? 다솜아, 이모도 같이...”“저 혼자 집에 갈래요.”혹시 임지유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을까 봐 경다솜은 똑바로 바라보며 다시 한번 말했다.“혼자 갈게요.”임지유의 표정이 굳었다. 그럼에도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서며 입을 열었다.“다솜아...”하지만 임지유가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경다솜의 기사가 앞을 막아섰다.“여기까지만 하시죠.”임지유는 경다솜을 바라보며 다시 불렀다
경민준을 포기하는 순간, 임씨 가문과 손씨 가문은 가진 것을 모두 잃는 데 그치지 않고 빚까지 떠안게 될 처지였다.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경민준을 붙잡아야 했다.손수희가 임지유를 바라보았다.“지유야, 민준이는...”임지유의 대답은 전과 다르지 않았다.“제가 연락해 볼게요.”손수희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지금까지 손수희는 자신이 남자를 다루는 데 제법 능숙하고, 남자의 심리도 잘 안다고 자부해 왔다.그러나 착각이었다.엘투스 연구원 기념행사가 있었던 날부터 지금까지 경민준이 보여 온 일련의 반응은 거의 모두 손수희의 예
경민준이 의아한 듯 물었다.“정말? 엄마 안 보고 싶어?”경다솜은 고개를 돌린 채 대답했다.“보고 싶으면 제가 엄마한테 연락할게요. 아빠가 약속 잡을 필요 없어요.”경민준은 그 말을 듣고 경다솜을 지그시 바라보았다.무언가 말하려던 순간, 경다솜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연미혜에게 걸려 온 전화였다.경다솜은 화면을 바라보다가 두어 초가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엄마?”“응, 엄마야.”전화 너머로 연미혜가 물었다.“추석 연휴에 엄마랑 같이 보낼래?”요즘 들어 연미혜는 경다솜이 자기와 거리를 둔다고 느꼈다. 그러다 보니
정범규가 기억하는 경다솜은 언제나 명랑한 아이였다.‘다솜이한테 속상한 일이 생겼다면 제일 먼저 민준이한테 말했을 텐데. 달리 기분 나쁠 일이 뭐가 있겠어?’경다솜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태블릿 화면을 넘기며 대답했다.“저 기분 나쁜 거 아니에요...”평소 경다솜은 만날 때마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아 지켜보는 사람마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게 했다.때로 누가 장난을 걸면 금세 발끈하면서 지지 않고 곧잘 받아치곤 했다.그런데 지금은 정범규가 아무리 놀려도 별다른 반응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정범규의 눈에도 경다솜이 다운돼
그 후 며칠 동안 연미혜는 줄곧 회사 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그러던 어느 날, 김태훈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세인티에서 최근에 핵심 기술 인력 몇 명이 또 빠져나갔대.”“저도 들었어요.”“투자사 몇 곳은 이미 빠졌지만 아직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은 곳도 몇 군데 남아 있어. 아마 좀 더 지켜보려는 거겠지. 경민준이 나설지 말이야.”거기까지 말한 김태훈이 웃으며 덧붙였다.“듣기로는 투자금을 뺀 곳 중에 성영 그룹도 있대.”성영 그룹은 염성민의 회사였다.연미혜가 고개를 끄덕였다.김태훈이 의외라는 듯 말했다.“전에는 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