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구호민 회장님이 요 며칠 아주 바쁘다고 해요.” 임설이 비밀을 알려 주듯 목소리를 낮췄다.임설 쪽에서도 실제로 알아낸 정보가 있었다.강이주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구기빈의 행방을 찾느라 바쁜 것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었다.임설이 대답했다. “이사회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긴급 이사회를 열려고 한대요. 한 명씩 만나서 설득하고 있다고 해요.”긴급 이사회를 소집하려는 정확한 목적은 구호민만 알고 있을 것이다.강이주의 눈빛이 무거워졌다. “기빈 씨가 사라진 틈에 RG그룹의 경영권을 다시 가져오려는 모양이네.”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구기빈은 행방불명 상태이고 구계배는 여전히 구호민에게 권한을 넘겨주지 않았다. 구호민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이사회를 통한 긴급 표결뿐이었다.이사회가 안건을 통과시키면 구계배에게 거부권이 있더라도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구호민이나 구희도가 경영권을 잡기가 훨씬 쉬워진다.구호민은 제법 치밀하게 판을 짰다.강이주도 자세히 생각해 보니 박수라도 쳐 주고 싶은 정도였다.임설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임설이 강이주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금 상황은 구기빈 대표님께 너무 불리해요. 아직도 돌아올 계획이 없으신가요?”구기빈과 배진호의 실종이 의도적인 일이었다는 걸 안 뒤 임설도 배진호와 다시 연락을 주고받았다.다만 두 사람은 평소처럼 업무 인수인계에 필요한 이야기만 나눴다.다른 사정은 배진호가 말하지 않았고, 임설도 눈치껏 묻지 않았다.그래도 임설은 앞서 배진호에게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언제 돌아올 예정인지 한 차례 물어본 적이 있었다.배진호는 아직 준비 중이며 구기빈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고만 답했다.그렇게까지 말하니 임설도 더 캐물을 수 없었다.하지만 구호민이 이사회까지 움직였다는 건 구기빈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었다.구기빈이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까 봐 걱정됐다.강이주도 구기빈의 다음 계획을 정확히
심원후는 심순남이 구호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심원후의 마음속에는 그저 구씨 집안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백초아는 옆에서 때맞춰 심원후의 선택을 지지했다.그리고 계속 부추기자 심원후는 심순남의 만류를 무시하고 결국 행동에 나섰다.그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구호민의 눈에 들어갔다.구호민은 며칠 동안 지켜보다가 마침내 심명그룹을 공격했다.오전이 다 지나기도 전에 심명그룹은 수사 대상에 올랐다.심순남이 오래전 여러 사람의 죽음에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다시 파헤쳐졌다.강이주는 그동안 심씨 집안을 무너뜨릴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그런데 구호민의 손을 빌리자 너무도 쉽게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심순남뿐 아니라 지정애도 수사기관에 연행됐다.부부가 여러 사람의 죽음과 관련돼 있다는 과거가 모조리 드러났다.이제 심씨 집안에는 심원희와 심원후만 남아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강이주는 그 소식을 들었을 때도 병원에 있었다.병세가 심각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유예준과 미리 말을 맞추고 아예 병원에 입원해 지냈다.강이주 쪽에서는 일정한 간격으로 소문을 조금씩 밖으로 흘렸다.이를테면 얼굴이 몹시 수척해졌고 날마다 눈물로 지낸다는 이야기였다.정신 상태가 크게 나빠져 중증 우울증이 의심되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다는 소문도 있었다.그 정보들은 우연히 새어 나온 것처럼 꾸며져 구씨 집안 사람들의 귀에 하나씩 들어갔다.병이 너무 심해 회사 경영에 신경 쓸 수 없고, 강중그룹 내부도 완전히 무너졌다는 소식까지 퍼졌다.임설은 병실에서 강이주에게 상황을 보고했다.“심씨 집안은 이제 완전히 끝났어요. 심원후 대표가 계속 몰래 움직이다가 구호민 회장님의 심기를 건드렸고, 회장님이 직접 나섰어요.”“심명그룹은 사흘도 버티지 못하고 부도처리 절차에 들어갈 거예요.”심원후는 심씨 집안이 구씨 집안에 기대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고 자기 실력만으로 강씨 집안을 차지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려 했다. 실제로 강중그룹의 사업 몇 건을 빼
병실에서 강이주는 침대에 앉아 핸드폰 화면을 넘기면서 보고 있었다.모든 상황은 예상한 대로 흘러갔다.쓰러져 병원에 실려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그 소식을 구씨 집안에 넘겼다.구희라도 조금 전에 관련 내용을 메시지로 보내왔다.강이주는 임설을 바라봤다. “내가 병원으로 옮겨질 때 누가 지켜봤는지 확인해. 특히 사무실 밖에 있던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구희라가 보낸 사진에는 강이주가 임설 앞에서 쓰러진 바로 그 모습이 찍혀 있었다.구호민이 심어 둔 사람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뜻이었다.그렇지 않다면 강이주를 쉼 없이 감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임설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감시자를 찾아냈다.얼마 전 다른 부서에서 올라온 신입 비서 이가은이었다.이가은은 평소 임설 곁에서 눈에 띄지 않는 자잘한 업무를 처리했다.임설이 보조 비서를 채용한 것도 강이주의 지시에 따른 일이었다.임설은 늘 강이주를 따라다니며 너무 바쁘게 일했고, 퇴근 시간이 지나도 야근하는 날이 많았다.그래서 강이주는 사내 직원 중 한 명을 임설의 보조 비서로 뽑아 일부 업무를 나눠 맡기라고 했다.다만 새로 올라온 직원이었기에 임설은 처음부터 완전히 믿지 않고, 이가은에게 중요하지 않은 업무만 맡기며 지켜봤다.결과적으로 그때 경계를 늦추지 않은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임설은 미안한 얼굴로 강이주를 바라봤다. “이가은 씨는 바로 해고할게요. 죄송해요. 제가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어요.”목소리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자신이 사람을 뽑을 때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경계한 덕분에 더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건 다행이었다.강이주는 임설을 보며 다정하게 웃었다. “그럴 필요 없어. 그대로 둬. 너도 부담 가질 것 없어. 원래 네 잘못이 아니야.”강이주가 위로해도 임설의 마음은 쉽게 편해지지 않았다.자신이 잘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조금만 더 꼼꼼했다면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여겼다.강이주가 다시 물었다. “심씨 집안 쪽에는? 소문은 제
구희라는 웃으며 구희도를 바라봤다. “작은오빠는 연애해 본 적이 없어서 몰라. 특히 나처럼 나쁜 사람에게 상처받아 본 사람은 그런 부류를 더 싫어하거든. 내가 심원후를 싫어한 것도 하루이틀이 아니야.”“예전부터 계속 싫었어. 그런 남자를 이주만 오래도록 붙잡고 놓지 못했지. 나는 처음부터 눈에 차지도 않았어.”심원후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구희라의 표정과 말에는 깊은 불쾌감과 경멸이 묻어났다.구희도는 구희라를 위아래로 천천히 살폈다.잠시 뒤에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선을 거뒀다.상석에 앉은 구호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가운 표정을 유지했지만, 주변을 짓누르는 분위기만으로도 구희라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방금 구희라의 말은 구호민이 억누르고 있던 화를 제대로 건드렸다.구호민은 심명그룹을 단 한 번도 중요하게 여긴 적이 없었다.도움을 준 것도 심순남과 심원후의 손을 빌려 강이주를 괴롭히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그러나 심순남과 심원후는 현재 처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자신들에게 정말 대단한 힘이 생겼다고 착각하는 듯했다.구희라는 아버지의 표정을 살피며 태연한 척 입을 열었다. “심씨 집안 사람들은 지금 우리 집안에 매달려 있으면서도 자기들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모르는 모양이네.”“누가 위고 누가 아래인지조차 모르는 바보들 때문에 아빠가 이렇게 화낼 필요는 없어요.”구희라는 구호민을 바라보며 솔직하게 덧붙였다. “마침 저도 심원후를 싫어하니까, 아빠가 기분 나쁘면 심씨 집안 사람들을 그냥 버리면 되잖아요.”“계속 속을 썩이는 사람들을 옆에 두고 기분을 망칠 바에는 미련 없이 관계를 끊는 게 훨씬 낫죠.”구희라의 뜻은 분명했다. 심순남과 심원후를 다시는 J시에서 힘을 쓰거나 눈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만들자는 말이었다.구희도는 미간을 찌푸리며 동의하지 않았다. “그저 작은 벌레일 뿐이야. 마음만 먹으면 쉽게 없앨 수 있으니 아버지도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실 거다.”구희라는 부드럽게 웃었다. “작은오빠 말도 맞아. 우리 아빠가 어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이주가 회사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소식이 구호민 쪽에 들어갔다.마침 구호민 일가는 한자리에 모여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반찬을 집던 구희라의 손이 잠깐 멈췄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돌아왔다.“입원했다고?” 구호민은 믿지 않는다는 듯 비웃었다.구희도는 말없이 식사를 계속했다.구호민의 비서가 확인한 내용을 그대로 보고했다. “택배 하나를 받았는데 그 안에 큰도련님께서 늘 지니던 물건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목격자가 많았는데, 강 대표가 상자를 끌어안은 채 피를 토하고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병원에서는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 증세로 몸 상태가 악화됐다고 합니다. 상황이 좋지 않아 정신과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병원 측에서 전달한 강이주의 상태는 그와 같았다.당분간 병원에 머물며 안정을 취해야 했다.구호민은 비서의 보고를 들으며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처음에는 구기빈에게 정말 사고가 났는지 의심했다.하지만 이제는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구호민이 보낸 사람들도 현장을 확인했고, 구기빈이 실제로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는 결론을 내렸다.게다가 강이주가 구기빈의 물건 하나를 보고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면 연기라고 보기 어려웠다.구호민은 속으로 판단을 굳혔다.비서는 구호민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오늘은 심명그룹의 심원후 대표가 강이주 대표를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강 대표가 크게 화를 냈다고 합니다.”그 말을 듣자 구희라가 바로 관심을 보였다.구희라가 비웃었다. “그 쓰레기가 무슨 낯으로 강이주 앞에 나타난 거야?”심원후를 언급하는 구희라의 표정에는 숨김없는 조롱이 가득했다.구희라는 원래부터 심원후를 좋게 보지 않았다.구호민이 비서를 바라봤다. “심원후가 강이주를 왜 찾아갔지?”수저를 내려놓은 구호민의 표정에 불쾌감이 떠올랐다.비서는 구호민의 눈치를 보며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그 모습을 본 구희도가 입을 열었다. “말하기
잔뜩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임설을 본 강이주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만 인상 펴. 입이 잔뜩 삐죽 나왔잖아. 그런 인간들 때문에 화내다 네 몸 상하면 너만 손해야.”강이주는 가끔 임설의 이런 모습이 정말 귀엽다고 느꼈다.임설은 한 번 어떤 사람이나 일을 좋아하면 좀처럼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반대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점을 설명하고 눈앞에 펼쳐 보여도 쉽게 좋아지지 않았다.억지로 좋은 척 연기할 생각조차 없었다.강이주는 그런 임설의 솔직한 성격이 은근히 사랑스러웠다.심씨 집안 사람들을 생각하며 화내던 임설은 강이주의 말에 기분이 금세 풀렸다.표정을 가다듬은 임설이 강이주를 바라봤다.“그럼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해요?”심씨 집안과 구씨 집안이 동시에 회사를 노리는 상황은 임설이 보기에도 지나치게 가혹했다.두 집안이 힘을 합쳐 한 회사만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도 남들의 비난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모양이었다.물론 기업 사이 경쟁은 결국 실력 싸움이고, 먼저 차지하는 쪽이 승자가 된다.그렇다 해도 심씨 집안과 구씨 집안이 강씨 집안을 쉽게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했다.임설은 강이주가 이미 대응책을 세워 뒀으리라고 생각했다.오랫동안 곁에서 일해 온 만큼 강이주의 성격과 방식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 질문한 것도 여러 상황을 따져 본 끝에 움직일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강이주가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나는 먼 곳에서 돌아온 뒤 계속 몸이 좋지 않았어. 그러다 발신인을 알 수 없는 피 묻은 택배 상자를 받고 크게 놀라 쓰러졌고, 응급실로 실려 간 거야.”“사랑하는 사람의 보호도 잃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가련한 환자가 돼 버린 거지. 누구도 만날 수 없고 회사 일에도 손댈 수 없어.”“그러니 네가 자리를 지키면서 달려드는 사람들을 막아 줘야겠어.”임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마를 짚고 탄식했다. “세상에, 제가 지금 여기서 바로 쓰러져도 될까요? 아니면 차라리 가벼운 사고라도 하나 내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