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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거래의 조건

작가: 6jay
last update 게시일: 2026-11-01 22:15:15

밤바람이 맞닿았던 손등 사이로 스며들었다.

이현은 그녀를 내려다본 채 한동안 말이 없었다.

"좌상이냐."

"아직은 이름을 아뢸 때가 못 되옵니다. 시신이 다 말하기 전에 붓을 대면, 그것은 짐작일 뿐이옵니다."

이현의 입가가 조금 풀렸다.

웃음이라기엔 너무 짧고, 한숨이라기엔 너무 가벼웠다.

"여전하구나. 그 고집도."

그가 그녀의 손에 들린 패를 내려다보았다.

"동생 하나로 그치지 않는다면, 그 끝에 짐의 이름이 적힐 수도 있겠구나."

"……시신이 가리킨다면."

서의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이현도 피하지 않았다.

밤바람에 등잔불이 한 번 크게 기울었다가 바로 섰다.

서의는 패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받겠사옵니다."

이현의 어깨에서 무언가가 내려앉았다.

그가 한 걸음 물러섰고, 등 뒤 담벼락이 그제야 차갑게 느껴졌다.

"다만 소인에게도 조건이 있사옵니다."

"말하라."

"첫째, 소인의 검안에 손대지 마십시오. 죽은 이가 말한 것을, 산 사람 형편에 맞춰 고쳐 적는 일은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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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하, 이번엔 제가 버리겠습니다   31화. 절 심부름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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