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죽기 전엔 못 놔줘
죽기 전엔 못 놔줘
ผู้แต่ง: 윤지

제1화

ผู้เขียน: 윤지
청명,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병원 문 앞에서.

박민정은 가녀린 몸에 수척한 손으로 병원 임신 테스트 보고서를 들고 있었는데 보고서에는 임신이 아니라는 문구가 뚜렷하게 적혀 있었다!

“결혼한 지 3년인데 아직도 임신 못 했어? 왜 이렇게 쓸모가 없니? 너 계속 임신 안 되면 유씨 일가에서 쫓겨나는 수가 있어. 그땐 우리 집안더러 어떡하라는 거야?”

한수민은 하이힐을 신고 화려한 옷차림에 실망 가득한 표정으로 박민정에게 삿대질했다.

박민정은 두 눈이 퀭하고 가슴에 꽉 막혔던 그 말들이 결국 한 마디로 함축되었다.

“미안해요.”

“엄마는 미안하단 말을 원하는 게 아니야. 얼른 남준의 아이를 낳으란 말이야. 알겠니?”

박민정은 목이 확 메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결혼한 3년 동안 남편 유남준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곁을 안 주는데 어떻게 아이가 생길까?

한수민은 약해빠진 딸의 모습을 바라보며 왜 저를 닮지 않았는지 원망스러울 따름이었다.

그녀는 차가운 이 한마디를 내뱉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남준이한테 여자 한 명 찾아줘. 걔도 그럼 너한테 고마워할 거 아니야.”

박민정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떠나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친엄마란 자가 딸에게 지금 남편을 위해 여자를 찾아주란 말이나 내뱉고 있다니.

그녀의 마음에 순간 찬바람이 휘몰아쳤다.

...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박민정의 머릿속엔 온통 엄마의 마지막 말만 감돌았다.

문득 귓가에 굉음이 한바탕 울렸다.

그녀는 자신의 병이 더 심해진 걸 알고 있다.

이때 문득 휴대폰 문자 벨 소리가 울렸다.

유남준의 3년을 하루 같이 보낸 문자였다.

“오늘 밤 집에 안 가.”

결혼한 이 3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집에서 밤을 지새운 적이 없다.

아내인 그녀를 터치한 적은 더더욱 없고.

3년 전 신혼 첫날밤에 유남준이 했던 말을 그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너희 집안에서 감히 사기 결혼을 감행했으니 넌 인제 평생 고독하게 살 각오해.”

평생 고독하게 살라고...

3년 전 박씨 일가와 유씨 일가에서 정략결혼을 맺었다.

분명 양가 집안의 이익을 위한 결혼이라고 약속했건만 결혼식 날 박씨 일가에서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 유남준이 결혼 예물로 박민정에게 준 2천억 원을 포함해 모든 재산을 빼돌렸다.

여기까지 생각한 박민정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늘 그랬듯 남편에게 알겠다는 답장을 보냈다.

손에 쥔 임신 테스트 보고서는 어느새 꾸깃꾸깃한 종이 덩어리가 돼버렸다.

집에 도착한 후 그녀는 보고서를 휴지통에 바로 내던졌다.

매달 이맘때면 그녀는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다.

저녁밥도 준비하지 않고 소파에 기댄 채 스르륵 잠들었는데 귓가엔 늘 우르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또한 유남준이 그녀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박민정은 난청이 있어 재벌가에서는 장애인에 해당한다.

유남준이 이런 그녀와 어떻게 아이를 가질 생각을 할까?

벽에 걸린 유럽식 벽시계가 둔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시계는 어느새 새벽 다섯 시를 가리켰다.

한 시간만 더 있으면 유남준이 돌아온다.

박민정은 소파에 누워 밤을 지새운 걸 알아채고 허둥지둥 일어나 남편의 아침상을 차렸다. 1초라도 늦으면 안 되니까 매우 조심스러웠다.

유남준은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시간에 대한 요구도 엄청 까다로운 편이다. 전에 박민정이 아빠 장례식에 갔다가 제시간에 맞춰 집에 돌아와 그의 아침밥을 차리지 못했는데 그 일로 유남준은 한 달이나 그녀에게 문자 한 통 없고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

유남준은 6시 정각에 맞춰 돌아왔다.

훤칠한 키에 이태리 슈트를 차려입은 유남준은 고고한 기품이 저절로 흘러넘쳤으며 잘생긴 외모에 남성미가 뿜어져 나왔다.

다만 박민정의 눈가에 스친 그의 모습은 마냥 차갑고 소외감만 들 뿐이다.

유남준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곧게 의자에 가서 앉으며 말했다.

“앞으론 아침밥 준비 안 해도 돼.”

박민정은 흠칫 놀랐다.

그녀는 본능적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비천한 말투로 물었다.

“내가 뭐 잘못했나요?”

유남준은 고개 들어 3년 동안 변함없이 잔잔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원하는 건 아내이지 가정부가 아니야.”

3년 내내 박민정은 늘 똑같은 연회색 옷차림이었고 문자 답장도 항상 알겠다는 그 한마디뿐이었다.

솔직히 정략결혼만 아니었다면, 박씨 가문의 사기 결혼만 아니었다면 유남준은 절대 이런 여자와 결혼할 리가 없다!

박민정은 그에게 가당치도 않으니까!

‘내가 원하는 건 아내이지 가정부가 아니야!’

그녀의 귓가에 굉음이 더 크게 울렸다.

박민정은 침을 꼴깍 삼키고는 또다시 유남준이 제일 싫어하는 그 말을 내뱉었다.

“알았어요.”

순간 유남준은 기분이 확 잡쳐 평소 제일 즐겨 먹던 아침밥도 맛없게 느껴졌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짜증 섞인 얼굴로 의자를 빼고 밖에 나가려 했다.

이때 박민정이 어디서 나온 용기인지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남준 씨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갑작스러운 물음에 유남준의 눈빛이 살짝 변했다.

“무슨 뜻이야?”

박민정은 고개 들어 그를 빤히 쳐다봤다.

유남준은 그녀와 결혼한 지 3년 되는 남편일 뿐만 아니라 그녀가 무려 12년이나 쫓아다니며 좋아한 남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박민정은 차오르는 씁쓸함을 꾹 짓누르고 엄마가 했던 말을 되새기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만약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그분과 함께...”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남준이 가로챘다.

“미친.”

...

인생은 결국 부단히 내려놓는 것이다.

유남준이 떠난 후 박민정은 홀로 베란다에 앉아 처량하게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넋 놓고 바라봤다.

그를 12년이나 좋아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빗소리는 가끔 또렷하게 또 가끔은 어렴풋이 들렸다.

한 달 전, 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박민정 씨는 청신경과 중추에 병변이 생겨 현재 청력이 다시 감퇴했습니다.”

“다른 치료 방법은 없는 건가요 선생님?”

의사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장기간의 신경성 청력 저하로 뚜렷한 약물치료 효과가 없어요. 청력 재활을 위해 보청기를 계속 착용하시길 제안합니다.”

박민정은 의사의 말뜻을 바로 이해했다. 아무런 치료 방법도 없다는 뜻이었다.

보청기를 빼면 그녀의 세상은 온통 고요한 정적이다.

그녀는 이런 조용한 세계가 적응되지 않아 거실로 나와서 TV를 켰다.

볼륨을 최대치로 올리면 겨우 조금 들리는 수준이다.

이런 우연이 또 있을까? TV를 켜자마자 세계적인 발라드 여왕 이지원의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

리모컨을 들고 있던 박민정의 손이 움찔거렸다.

다름이 아니라 이지원은 한때 유남준의 첫사랑이다.

몇 년 만에 보는 데도 그녀는 여전히 예뻤다.

이지원은 이젠 카메라 앞에서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웠다. 애초에 박씨 일가의 후원을 받으려고 애쓰던 수줍고 열등감 넘치는 신데렐라가 아니었다.

기자가 귀국 이유를 묻자 그녀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대범하게 말했다.

“제 첫사랑을 다시 만나려고요.”

손에 쥐었던 리모컨이 바닥에 떨어졌고 박민정의 마음도 철썩 내려앉았다.

창밖의 빗소리도 점점 더 켜졌다.

그녀는 솔직히 두려웠다. 이지원이 유남준을 뺏어갈까 봐 너무 두려웠다.

그해 박씨 일가의 보배 따님이었을 때도 그녀는 아무 배경 없는 이지원을 제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이지원이 세계적인 발라드 여왕으로 거듭나서 밝고 자신감이 흘러넘치니 더더욱 비할 바가 못 된다.

박민정은 횡설수설 TV를 끄고 수저도 안 댄 아침밥을 치우러 갔다.

주방에 들어가 보니 유남준이 휴대폰을 놓고 나갔다.

그녀는 휴대폰을 챙기다가 부주의로 화면이 열렸는데 마침 읽지 않은 문자가 한 통 와 있었다.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ความคิดเห็น (4)
goodnovel comment avatar
오기얌
에휴...이야기를 질질끌려고 정수미 딸로 이거저거 다 끌어다놓네... 너무 억지스럽고 짜증나네
goodnovel comment avatar
Eun Kim
너무궁금궁금 .....
goodnovel comment avatar
이은정
궁금하네요. 이야기가
ดูความคิดเห็นทั้งหมด

บทล่าสุ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66화

    “왜 그래요? 입맛 없어요?”박민호가 걱정스럽게 묻자 최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 것 같아요. 먼저 한잠 자고 밥은 점심쯤에 먹을게요.”“그래요. 얼른 한잠 자요.”박민호가 서둘러 말했다.자리에서 일어선 최민아는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이 밀려와 거의 쓰러질 뻔했다.그녀는 단지 잠을 못 자서 그런 거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자세를 바로잡은 뒤 천천히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침대에 누운 최민아는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박민호는 익숙하게 집 안을 정리하고 설거지까지 마쳤다.예전에는 정리나 설거지 같은 건 손도 대지 않던 그였다.손에 물 한 방울 묻히기 싫어했던 그가 이렇게 된 건 다 최민아 덕분이었다.처음엔 당연히 하기 싫어했지만 최민아는 단호했다.말 안 들으면 현관문에 세워두거나 설거지 안 하면 잠도 제때 못 자게 했다.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박민호도 차츰 익숙해졌고 이제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되었다.정리를 마친 박민호도 잠깐 쉬기로 했다.그들의 일은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이었기에 낮에 잠을 보충하는 것은 필수였다.박민호가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침대 위에서 최민아가 잠꼬대하기 시작했다.“아빠...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꼭... 제가 꼭 고쳐드릴게요. 제발... 저 두고 떠나지 마세요.”흐릿하게나마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던 박민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최민아를 바라보았다.“민아 씨.”박민호가 조용히 불렀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그녀의 얼굴은 불에 덴 것처럼 새빨갰다.‘전기난로가 너무 강했나? 난 딱 적당한 것 같은데?’박민호는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에 가져다 댔다.그녀의 이마는 펄펄 끓을 정도로 뜨거웠다.‘난로 때문이 아니야!’박민호는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열 나잖아요!”그가 이마에서 손을 떼려는 순간 최민아가 손을 들어 그의 손을 꼭 잡았다.“아빠, 엄마... 가지 마세요.”최민아가 그의 손을 꼭 붙들고 놓지 않자 그는 순간적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65화

    “그럼 지금 볼 수 있을까요? 보고 싶어요.”진서연은 약간 부끄러워하며 말했다.정민기는 병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아직 입원 중이라는 걸 진서연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지금은 제가 좀 바빠서요. 저녁에 화상 통화해도 괜찮을까요?”정민기가 다정하게 물었다.진서연도 더 이상 어리광 부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였다.“좋아요. 저도 이제 일해야 해요. 그리고 보스한테도 민기 씨 괜찮다고 말씀드려야 해요. 보스도 저처럼 많이 걱정하셨거든요.”정민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두 사람은 아쉬운 마음으로 통화를 종료했다.진서연은 곧장 박민정에게 정민기가 며칠 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유를 이야기해 주었다.박민정도 처음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상황을 파악한 뒤 진서연에게 말했다.“이제는 정말 안심해도 되겠네?”진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네. 이제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아요.”최근 며칠 동안 진서연은 제대로 잠도 못 자며 지냈다.“그런데 좀 고민돼요. 보스, 제가 민기 씨한테 너무 부족한 사람 아닐까요?”진서연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전에는 정민기와 자신이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정민기는 이제 정씨 가문의 후계자이고 그녀는 그저 평범한 집안의 딸일 뿐이었다.“서연아, 어울리고 말고는 집안 환경이 다가 아니야. 진심으로 서로를 좋아한다면 그걸로도 충분한 거야.”박민정의 말에 진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됐어. 이제 걱정 내려놔.”박민정이 덧붙였다.진서연은 요즘 들어 지나치게 감성적이고 걱정이 많았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보스, 정말 감사합니다.”“우리 사이에 이 정도쯤이야.”...눈이 펑펑 쏟아지자, 얼마 지나지 않아 거리며 처마 위며 눈이 두껍게 쌓였다.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또 다른 도시에서 박민호가 전기난로를 하나 사 들고 돌아왔다.최민아는 어젯밤에 돌아온 후 아직 자고 있었다.박민호는 조용히 방에 들어가 전기난로를 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64화

    “때가 되면 말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일이 너무 빠르게 진행돼 버렸네요.”정민기의 말에 진서연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정씨 가문의 후계자면서 왜 우리 보스 경호원을 했던 거예요?”정민기는 한동안 침묵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저는 사생아예요. 후계자 자격을 얻게 된 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형이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에요.”진서연은 그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그래서 처음에 제 정체를 숨겼던 거예요. 서연 씨가 제 출신 때문에 저를 싫어하게 될까 봐.”사생아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상처가 되는 말이었다.정민기는 어릴 적부터 그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했고 그의 어머니 역시 정씨 가문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였다.정민기는 생계를 위해 위험한 일들을 하며 살아야 했다.그러다 운 좋게 연지석을 만나 그의 곁을 따르게 되었고 박민정의 경호원으로 일하면서 처음으로 조용하고 안정적인 삶을 누렸다.그런 안정감 때문에 가문의 암투를 잠시 잊고 있어 돌아갔을 때 형의 거짓된 모습에 속아 넘어갈 뻔했던 것이었다.진서연은 믿기지 않는 듯 물었다.“제가 사생아라고 싫어할까 봐 일부러 숨긴 거라고요?”정민기는 대답을 못 하고 망설였다.그러자 진서연이 솔직하게 말했다.“솔직하게 얘기해 줄게요. 저 사실 남자 얼굴 봐요. 저는 민기 씨 얼굴이 좋아요. 그리고 몸매도요... 사실, 그냥 몸이 좋아서 반했던 거예요.”직설적인 진서연의 말에 정민기는 웃음이 터질 뻔했다.마음속의 짐이 많이 덜어진 기분이었다.‘어쩌면 이 모습 때문에 내가 서연 씨를 좋아하게 된 걸지도...’진서연은 단순하고 솔직해서 다른 사람들과 달리 눈치 볼 필요도 없고 마음을 재지 않아도 됐다.진서연과 함께 있으면 정민기는 마음이 편했다.“그런데 말이에요...”진서연이 이어서 말했다.“뭐요?”정민기가 긴장한 듯 물었다.“이제 자격지심 가져야 할 사람은 저 아닐까요? 민기 씨는 정씨 가문 후계자고 저는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잖아요.”진서연은 자신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63화

    “마음대로 해봐요.”고영란이 자리를 뜨려 하자 유지욱은 저도 모르게 그녀를 불러 세웠다.“그동안 두 아이 키우느라 고생 많았어.”과거의 유지욱은 아이를 거의 돌보지 않았다.그는 집에 가정부도 있으니 육아가 그리 힘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두 아이가 다 컸어도 여전히 걱정거리가 많았고 그제야 그는 엄마 노릇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영란이 잠시 멈칫했지만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빠르게 걸어 나갔다.밖에 나오자 칼날처럼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고영란의 뒤를 따르던 집사가 급히 우산을 들어 바람을 막아주려 했지만 고영란은 고개를 저으며 손짓했다.“됐어. 이 정도 바람쯤은 굳이 막지 않아도 돼.”집사는 조용히 우산을 내렸다.찬 바람을 그대로 얼굴로 맞으며 걷는 고영란의 마음속은 오히려 묘하게 평온해졌다.그녀는 오랜 세월 유씨 가문에서 묵묵히 헌신해 왔다.하지만 가족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했고 남편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했다.지금 와서야 유지욱이 조금 변한 듯해 보였지만 고영란에게 그 변화는 너무 늦어버린 일이었다....유남우의 스캔들 기사는 결국 덮지 못했다.다음 날, 수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박민정도 그 기사를 봤지만 특별히 놀라지는 않았다.그녀는 유남우가 하루빨리 좋은 사람을 만나 잘 살기만을 바랐다.그때 진서연이 다가와 기사를 보더니 말했다.“기사에 나온 저 여자 말인데요 아침 일찍 교통사고 났대요. 지금 병원에 실려 가서 응급실에 있다고 하던데 살아는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박민정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정말이야? 어떻게 그런 일이...”진서연은 고개를 저었다.“저도 잘 몰라요. 인생이란 게 늘 예측 불가잖아요.”박민정은 더 묻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진서연이 조심스레 물었다.“보스, 혹시 정민기 씨한테서 전화나 문자 같은 거 받은 거 있어요?”박민정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아직 아무 연락도 없었어.”그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62화

    호텔 방 안, 유남우는 침대에 반쯤 기대 누워 있었고 그 앞에는 한 여자가 울고 있었다.온몸이 멍투성이인 여자는 덜덜 떨며 애원했다.“둘째 도련님... 제발 저 좀 놔주세요.”유남우는 지루하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며 나른하게 말했다.“오늘 있었던 일, 다른 사람 귀에는 들어가지 않길 바라.”여자는 순간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곧장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이제 나가도 돼.”여자는 얼른 바닥에서 일어나 자신의 가방을 챙겨 들고 허겁지겁 방을 나섰다.처음에 그녀는 돈줄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유남우는 생각과 달랐다.그녀는 후환이 두려워 유남우가 술에 취한 틈을 타 다른 사람을 시켜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을 찍게 했다.호텔 밖으로 나온 그녀는 다급하게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사진 절대 유포하면 안 돼!”“어? 왜 이제 말해? 이미 언론사에 다 넘겼는데?”상대방의 말에 그녀는 핏기가 가셨다.“미쳤어? 진짜 나 죽일 셈이야?”전화를 끊은 그녀는 급히 핸드폰을 켰다.인터넷에는 이미 유남우와 함께 찍힌 사진이 기사로 올라와 있었다.그 순간 그녀는 더는 진주시에 있을 수 없다는 걸 직감하고는 더 생각할 필요도 없이 짐을 챙기고 택시를 잡아 공항으로 향했다.같은 시각 유남우는 여전히 호텔 방 안에 있었다.그의 눈은 공허하게 떠 있었다.그때 핸드폰에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아버지 유지욱에게서 온 연락이었다.[남우야, 기사는 어떻게 된 거야? 그 여자는 또 누구고?]유남우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기사?’그는 포털 사이트를 열어 헤드라인을 훑어보았다.1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는 자신의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실린 뉴스를 발견했다.핸드폰을 쥔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이 여자, 정말 미친 거 아냐?’오늘 그는 술에 취할 생각으로 바에 가 자신이 다른 여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그때 한 여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고 그는 그 여자와 함께 호텔로 들어왔다.하지만 그는 곧 그 여자에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61화

    반사적으로 손을 빼낸 홍주영은 하민재의 눈을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안 될 것 같아요. 그래도... 결혼하고 나서 같이 자는 게 좋지 않을까요?”하민재는 겁먹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어쩔 수 없이 손을 거뒀다.“그래요. 주영 씨 의사 존중해야죠. 일도 힘들었을 텐데 얼른 쉬어요. 저는 제가 알아서 잘게요.”홍주영은 고개를 저으며 이불을 펴주고 나서야 방을 나섰다.그녀가 떠난 뒤 하민재는 침대에 누웠지만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한참을 뒤척이던 그는 결국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연지석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왜 전화 안 받아?]밥 먹을 때 홍주영과의 대화에 집중하느라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두어 연지석의 연락을 제때 받지 못했다.그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형, 무슨 일이야?”“왜 이제야 전화 받아?”연지석의 걱정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아, 방금 들어왔어. 핸드폰을 한쪽에 두고 있어서 제때 확인을 못 했어.”하민재의 답에 연지석은 그제야 안심하는 듯했다.“정민기 쪽 일은 이번에 네가 아니었으면 힘들 뻔했어. 앞으로 네가 필요로 할 때 정씨 가문에서 뭐든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 거야.”“우리 사이에 무슨 그런 말이야.”연지석의 말에 하민재는 담담하게 답했다.정민기는 표면적으로는 연지석이 고용한 경호원이었지만 사실 세 사람은 친구였다.“그래.”연지석이 전화를 끊으려 할 때 하민재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형, 혹시 나중에 진주시에 다시 올거야?”연지석은 한참 침묵을 유지하고 나서야 하민재의 질문에 답했다.“네가 결혼할 때에는 가야지.”“그럼 다행이고. 시간 될 때 자주 내려와. 그런데...”하민재는 말을 흐리며 옆방을 슬쩍 바라보다 오랜 침묵 끝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결혼을 무사히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그게 무슨 말이야?”하민재의 뜻을 눈치챈 연지석이 의문스러워하며 물었다.“혹시 홍주영 쪽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연지석은 속으로 안타까워했다.자신이나 하민재나 좋아하는 여자가 하필이면 다 유

บทอื่นๆ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