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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 네가 내 딸이라고?

Author: 8489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3-26 13:53:48

회장실 문이 닫히자, 바깥의 소음이 완전히 차단됐다.

고요했다.

너무 조용해서, 숨소리조차 크게 들릴 정도로.

강진호는 여전히 서류를 쥔 채 서 있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DNA 검사 결과.

단 한 줄.

부녀 관계 일치

그는 그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말이 안 된다.”

낮게, 거의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서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

그 눈빛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의 것이었다.

“이건 조작일 수도 있어.”

강진호가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요즘은 이런 거—”

“그럼.”

서아가 말을 잘랐다.

짧고, 단호하게.

“다시 검사하면 되죠.”

정적.

그 말은 도망칠 길을 막는 말이었다.

강진호의 입이 다물렸다.

서아가 한 걸음 다가왔다.

“병원 기록도 가져왔어요.”

그녀는 가방에서 또 다른 서류를 꺼냈다.

탁.

“출생 기록, 당시 담당 의사, 간호사 명단까지.”

강진호의 시선이 서류로 떨어졌다.

“……”

“확인해 보세요.”

짧은 침묵.

서아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제가 거짓말하는지.”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때—

문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쾅.

문이 다시 열렸다.

“아빠, 잠깐—”

윤지연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아까와 달랐다.

표정이 정리되어 있었다.

놀란 기색도, 흔들림도—

완전히 사라진 상태.

그녀의 눈이 서아를 향했다.

“…아직 있네.”

서아는 돌아보지 않았다.

지연이 안으로 들어왔다.

문이 닫혔다.

세 사람.

같은 공간.

완벽한 정적.

지연이 먼저 웃었다.

“얘기 끝났어?”

강진호가 낮게 말했다.

“지연, 나가 있어라.”

“싫어요.”

짧은 침묵.

“이건 나랑도 관련된 일이잖아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서아 옆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서류를 집어 들었다.

DNA 검사 결과.

잠깐 읽더니—

피식 웃었다.

“이걸로 끝이에요?”

서아의 눈이 움직였다.

지연이 고개를 기울였다.

“언니.”

짧은 침묵.

“이 집이 어떤 집인지 몰라?”

“알아.”

“그럼 왜 이렇게 단순하게 와.”

지연의 눈빛이 서서히 날카로워졌다.

“증거 하나 들고 와서 ‘저 딸이에요’ 하면 끝날 줄 알았어?”

서아가 말했다.

“아니.”

짧은 침묵.

“끝내러 온 거야.”

지연의 웃음이 살짝 멈췄다.

“뭐를.”

“거짓말.”

공기가 순간적으로 차가워졌다.

강진호의 시선이 두 사람 사이를 오갔다.

지연이 서서히 입꼬리를 올렸다.

“재밌네.”

그녀는 서류를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놨다.

“그럼 나도 하나 물어볼게.”

서아를 똑바로 보며.

“왜 지금 왔어?”

짧은 침묵.

“3년 동안 뭐하다가.”

서아의 눈이 흔들리지 않았다.

“살아 있었으니까.”

“그건 이유가 아니지.”

지연이 한 발 다가왔다.

“언니.”

그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죽었어야 했는데.”

정적.

그 말은 조용했지만, 칼처럼 박혔다.

강진호의 표정이 굳었다.

“지연.”

“아빠, 잠깐만.”

지연이 손을 들어 막았다.

그리고—

속삭이듯 말했다.

“언니 기억 안 나?”

짧은 침묵.

“다리 위에서.”

서아의 눈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걸—

지연은 놓치지 않았다.

“아.”

입꼬리가 올라갔다.

“기억 돌아왔네.”

정적.

강진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지연, 지금 무슨 말—”

“아빠.”

지연이 돌아봤다.

“지금 중요한 건 그거 아니잖아요.”

짧은 침묵.

“이 언니가 진짜 딸인지 아닌지.”

그녀는 다시 서아를 바라봤다.

“그거 확인해야죠.”

강진호가 낮게 말했다.

“…다시 검사한다.”

정적.

“공식적으로.”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지연의 눈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하지만 곧 다시 웃었다.

“좋아요.”

짧은 침묵.

“근데 아빠.”

그녀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하나만 더 생각해봐요.”

“뭐를.”

“이 언니가 진짜라면.”

지연의 시선이 서아에게 꽂혔다.

“나는 뭐죠?”

정적.

그 질문은 단순하지 않았다.

존재 자체를 흔드는 질문.

강진호의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지연.”

하지만—

지연이 먼저 웃었다.

“괜찮아요.”

짧은 침묵.

“답 안 해도 돼요.”

그녀는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문 쪽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했다.

“검사 결과 나오면.”

짧은 멈춤.

“그때 다시 얘기해요.”

문을 열며—

서아를 바라봤다.

그 눈에는 분명히 담겨 있었다.

살기

“…언니.”

아주 작게.

“이번엔 내가 먼저야.”

문이 닫혔다.

정적.

회장실 안.

강진호가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한참 만에 말했다.

“…네가 진짜라면.”

서아가 바라봤다.

그의 눈이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 집… 다 뒤집힌다.”

짧은 침묵.

서아가 말했다.

“그래서 왔어요.”

그녀의 눈빛이 완전히 차가워졌다.

“뒤집으려고.”

그 순간—

문 밖 복도에서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윤지연이었다.

“…응.”

짧은 침묵.

“시작해.”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제.”

잠깐 멈췄다.

“언니 진짜로 무너지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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