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진의 머릿속이 갑자기‘웅’ 하고 울렸다.아무 소리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지금 뭐였지... 방금, 진짜 죽는 줄...’그때, 옆에서 들려오는 민혁의 목소리가 예진을 현실로 다시 소환했다.“괜찮아요?”예진은 멍하니 민혁을 바라봤다.그리고 그제야 깨달았다.기계가 떨어지던 그 순간, 자신이 본능적으로 민혁의 손을 꽉 붙잡았다는 걸.‘내가 어쩌다 이러고 있지...’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면서, 예진은 급히 남자의 손을 놓고 안전장치를 풀었다.“괘, 괜찮아요...”민혁도 자리에서 일어나 예진과 함께 출구 쪽으로 걸었다.“어때요? 다른 것도 도전해 볼래요?”자이로드롭이 떨어질 때 느꼈던 그 심장이 튀어나올 듯한 공포는 분명 진짜였다.하지만 그 무섭고 날카로운 비명을 뱉어낸 뒤, 예진은 알 수 없는 해방감 같은 걸 느꼈다.‘숨이 쉬어진다... 몸도 마음도, 다 좀 가벼워진 느낌...’그녀는 몇 년 동안 단단히 조여왔던 뭔가가 조금씩 풀리는 기분이었다.“할래요! 왜 안 해요? 롤러코스터, 바이킹, 디스코도... 전부 다 해보고 싶어요!”민혁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웃었다.“그럼, 기꺼이 모시겠습니다.”관람차가 천천히 최고 지점에 도달했을 때, 윤제는 이유도 없이 마음이 어지러워졌다.‘그 사람이랑 이걸 같이 탔더라면, 어떤 기분이었을까...’그 생각이 뿌리처럼 깊게 박히는 순간, 아린이 조심스레 발끝을 들어 윤제의 뺨에 살짝 입을 맞췄다.입술이 닿은 건 한순간, 그녀는 곧장 몸을 뗐다.“아린이... 너 지금...”윤제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리자, 아린은 붉어진 얼굴로 작게 웃으며 말했다.“오빠, 나도 알아. 오빠 아직 이혼 절차 안 끝났다는 거. 그래서 내가 이렇게 하는 거, 분명히 무례라는 것도...”“그치만... 그래도 말하고 싶었어. 나, 계속 여기 있을 거야. 오빠가 뒤돌아보기만 하면, 그 자리에 항상 내가 있다는 거... 알아줬으면 해.”윤제는 그 말에 말없이 아린을 바라보았다. 마음 한편이 묘하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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