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Bab 291 - Bab 300

347 Bab

제291화

정시온도 참여했으니 이 사실을 정기석에게 숨길 필요는 없었다.전후 사정을 듣고 난 정기석은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대단하네요.”단종건은 그제야 하지율과 유소린 뒤에 젊고 잘생긴 청년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이분은...”하지율이 말했다.“이분이 바로 정시온의 아버지, 정기석 씨예요.”단종건은 정기석을 훑어보며 턱수염을 쓰다듬었다.“음... 시온이는 자네를 안 닮았네.”정기석은 단종건을 바라보며 왠지 모르게 이 노인이 어딘가 낯이 익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어디서 보았던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시온이는 어머니를 더 많이 닮았어요.”하지율이 말했다.“어르신, 손실은 제가 만회해드릴 테니 전화하지도 마세요. 그 자식의 입에서 좋은 소리가 나오지는 않을 거예요. 장하준은 입이 더러울뿐더러 잔머리도 많아요. 어르신은 나이가 많으신데 그런 놈 때문에 화를 내지 마세요.”이렇게 말하며 하지율은 잠시 망설이다가 직설적으로 경고했다.“장하준은 등에 민성 그룹을 업고 있어요. 그리고 받은 만큼 꼭 복수하는 성격이라 이런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건 현명하지 않아요.”장하준은 미친개와 다름없으며 복수심도 강했다. 단종건은 평범한 노인이었기 때문에 하지율은 그가 피해를 볼까 봐 걱정되었다.단종건은 고개를 쳐들며 말했다.“상관없어. 난 그 자식을 한바탕 욕해야 마음이 풀릴 것 같아.”하지율은 이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단종건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는데 그대로 억울함을 삼키기는 어려울 것이다.하지율이 고민하던 끝에 장하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어차피... 어르신이 먼저 화를 푸는 게 낫겠지. 그 이후의 일은...’하지율의 눈동자에 얼음물처럼 차가운 한기가 스쳤다.‘나중에 복수의 화살을 나한테로 돌리면 그만이니까.’전화는 금방 연결되었고 장하준의 거만한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전해졌다.“아이고, 무슨 바람이 불어 하지율 졸부가 나에게 전화했어? 왜? 지후랑 화해하고 싶어? 뭐, 우리는 아는 사이니까 체면을 봐서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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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배경 없는 평범한 사람에게 임채아는 계속 연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한의원에서 지낸 며칠 동안 그녀는 심지어 단종건에게 독을 놓아 골탕 먹이려는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율이 그녀를 괴롭히도록 부추겼지 않았는가.단종건의 경고를 들은 장하준은 화내지 않고 오히려 눈물을 흘릴 정도로 웃음을 터뜨렸다.실력이 비슷한 사람이 경고하면 그는 화를 낼 수 있겠지만 격차가 너무 크니 그저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나를 가만두지 않겠다고요? 당신이 무슨 능력으로요? 하하하, 연기에 푹 빠진 거예요?”불같은 성격을 가진 단종건은 장하준의 도발에 참지 못하고 즉시 화를 내며 소리쳤다.“이놈아, 다음에 나한테 빌 때는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 내 손에 걸리지 않기를 기도해.”하지율은 조용히 지켜보기만 할 뿐 말리지 않았다.정기석은 장하준과 말다툼을 벌이는 단종건을 바라보며 눈빛이 깊어졌다. 그는 갑자기 왜 이 노인이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떠올랐다.정기석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지율 씨, 이 어르신과는 어떤 사이예요?”하지율이 대답했다.“몇 번 약을 구하러 왔던 사이예요. 비교적 친한 후배 정도로 생각해주세요.”“알게 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3년도 안 됐을걸요.”정기석의 두 눈은 깊은 바다처럼 어두워졌다.“꽤 친해 보이시던데요.”하지율은 별다른 생각 없이 말했다.“어르신께서 몸조리하는 방법을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비록 어린아이처럼 억지 부리긴 하지만 사실 매우 따뜻한 분이에요.”정기석은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단종건은 장하준과 거의 5분 동안 말다툼을 벌이다가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할 때 갑자기 아이처럼 전화를 끊어버렸다.장하준이 미친 듯이 전화를 걸어왔지만 단종건은 아예 받지 않으며 우승한 사람처럼 자랑스럽게 말했다.“흥! 주제도 모르고 나랑 싸우려 하다니!”유소린, 하지율, 정기석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하지율을 비롯한 세 사람은 한의원을 함께 정리한 후 떠났다.정기석은 하지율과 유소린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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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유소린이 멍하니 말했다.“이건 어떻게 된 거지?”하지율은 눈살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들어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우리 집에 왜 압류딱지가 붙어 있는 거죠?”관리사무소의 직원이 대답했다.“하지율 씨, 현재 거주하시는 집은 소유권 분쟁이 발생하여 잠시 압류딱지를 붙였어요. 소유권 문제가 해결된 후에야 딱지를 뗄 수 있어요.”하지율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이 집은 나의 명의로 되어있고 이미 소유권 양도 절차를 완성했어요. 그러니 소유권 분쟁이 없어요.”“그게... 이 집의 이전 소유자와 그 가족들 사이에 소유권 분쟁이 있어 지금 소송하고 있어요. 하지율 씨께서 잠시 다른 곳에 머무르는 게 좋을 것 같네요.”유소린은 이 말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지금 와서 소유권 분쟁이 있다고? 그동안 무엇을 한 거야?”이 집은 하지율이 Z국에 갓 돌아왔을 때 구매한 것이다.그때 그녀는 가끔 귀국했을 때 머물 곳이 필요했을 뿐, 오래 살 생각은 없어 기존 주택을 선택했다.판매자의 소유권도 명확했고 분쟁이 없어 그녀는 집주인과 세부 사항을 확인한 후 빠르게 소유권 이전 절차를 완료했다.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갑자기 소유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하지율은 원래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유소린이 제안했다.“지율아, 오늘은 일단 내 집에서 하루 자는 게 어때?”하지율은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택시에 막 올라탔을 때 유소린의 전화도 울렸다.“뭐라고요? 저의 집에도 문제가 생겼어요?”유소린이 휴대폰을 꽉 쥐었다.“무슨 소리예요? 우리 집은 고급 인테리어까지 마친 신축 건물이잖아요?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유소린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전화를 끊은 유소린은 하지율을 향해 울상이 되어 말했다.“지율아, 우리 집도 당분간 못 들어가게 됐어.”유소린의 집은 최근 임채아 사건으로 고지후가 배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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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하지율이 전화를 받았다.“정기석 씨.”정기석의 낮은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흘러나왔다.“지율 씨, 정말 이번 경매에 참석하겠어요?”하지율이 대답했다.“물론이죠.”정기석이 말했다.“알았어요. 내일 밤에 데리러 갈게요.”“정기석 씨, 고마워요.”정기석은 부드럽게 말했다.“천만에요.”오늘 정시온이 집에 돌아오는 날이라 두 사람은 짧게 인사한 후 전화를 끊었다.유소린이 궁금해서 물었다.“지율아, 경매회에 가려고?”“응. 참가해본 적 없어서 이참에 구경 좀 해보려고.”유소린이 급히 말했다.“나도! 나도 갈래. 지율아, 나도 데려가 주면 안 돼? 나도 경매회에 한 번도 못 가봤단 말이야.”하지율이 빙그레 웃었다.“이미 네 초대장도 준비했어.”유소린이 감동하며 하지율을 꽉 안았다.“지율아! 역시 네가 최고야!”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간신히 호텔에 체크인했다.그러나 한밤중이 되자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호텔 매니저가 죄송한 표정으로 그녀들을 바라보았다.“죄송합니다. 두 분께서 묵고 있는 이 방은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프런트 직원이 신입이라 실수를 저지른 모양입니다. 다른 분께서 예약하신 방을 잘못 배정해 드렸군요. 이미 두 분의 체크아웃 절차를 마쳤습니다. 두 분께서는 서둘러 짐을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졸려서 겨우 눈을 반쯤 떴던 유소린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두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뭐라고요? 한밤중에 이제 와서 방을 잘못 줬다면서 우리를 내쫓는 거예요?”매니저가 머뭇거렸다.“저기... 방값을 두 배로 환급해 드리겠습니다.”유소린이 분노를 터뜨렸다.“저희가 두 배 따위 보상을 바랄 것 같아요? 한밤중에 우리를 내쫓으면 어떡하라는 거예요? 실수로 저희에게 이 방을 내주었으면 그 사람들에게 다른 방을 안배해주면 될 거 아니에요?”매니저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호텔은 오늘 만실 상태입니다. 두 분께 양해 부탁드립니다.”“양해라뇨!”유소린이 화를 내며 매니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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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지후가 오늘 경매회에서 더 좋은 거로 보상해준다고 했어. 어때? 가보고 싶어?”경매회라는 말에 임채아는 살짝 흥미를 느꼈다.“어떤 경매회야?”장하준이 설명했다.“우리 S시에서 매년 열리는 경매야.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그런 흔한 거랑은 완전히 다르지. 생각해봐, 일 년에 한 번뿐인 경매인데 얼마나 많은 보물이 나올까?”장하준은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듣자 하니 평소에 볼 수 없는 진귀한 물건들도 많이 나온다더라. 나조차도... 본 적 없는 것들이야. 이번 경매에는 Z국의 절반 이상의 권력자들이 참석할 거야.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그냥 보기 위해 온다고 하더라.”여기까지 말한 장하준은 잠시 목소리를 낮추었다.“채아야, 너의 그 바이올린 오션 말이야. 지후가 이 경매회에서 낙찰받아 준 거야.”오션은 고지후가 임채아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이별 선물인 셈이다.지난 몇 년 동안 임채아는 바이올린 오션으로 수많은 국제 대회에 참가해 큰 상을 휩쓸었다.물론 그녀의 실력이 뛰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좋은 바이올린은 그녀의 재능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었다.이 이야기를 듣자 임채아는 뭔가 생각났는지 장하준에게 물었다.“하준아, 하지율 씨의 결혼 전 경력에 대해 알아봤어? 대회에 참가했거나 음악 협회에 가입한 적이 있어?”장하준은 비웃듯 입술을 삐죽거렸다.“지후랑 내가 다 알아봤는데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중퇴해서 졸업장도 없어. 지후 어머님이 말한 대로 진짜 중학교만 졸업했더라.”임채아가 생각에 잠기자 장하준이 웃으며 말했다.“채아야, 너 혹시 유소린이라는 여자의 말에 속은 거 아니야? A대 출신이라고 했지? 내가 사람을 A대에 보내어 학생들에게 직접 확인해봤는데 하지율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 하나도 없었어. 하지율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하기 싫어서 거짓말을 지어낸 것이 틀림없어.”임채아가 말했다.“하지만... 확실히 실력은 있더라.”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임채아 같은 고수는 하지율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느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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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검은색 고급 차가 경매장 문 앞에 도착했다.문이 열리며 우아하고 고귀한 분위기를 가진 남자가 천천히 내렸다.이어 그는 손을 내밀어 차 안에 있던 여인을 부드럽게 끌어냈다.곧 달빛처럼 은은한 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아름다운 몸매가 드러났다. 그녀는 단정하게 머리를 올려 고운 이마를 드러냈는데 청초하고 우아한 분위기가 도드라졌다.“고 대표님과 임채아 씨야!”누군가 그들을 알아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아이고, 정말 선남선녀네... 최혜은 씨가 반대해서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잖아. 고 대표님이 적어도 적당한 상대와 결혼할 줄 알았는데... 결국 중학교 학력을 가진, 임채아 씨보다 모든 면에서 뒤떨어진 여자와 결혼했대. 그때 아들을 임신하지 않았으면 고 대표님은 그 여자와 결혼하지 않았을 거야.”누군가 놀라며 물었다.“중학교 학력이라고? 정말이야? 고 대표님은 탑 클래스 금융대학교 출신에 박사 학위를 두 개씩이나 취득한 진정한 비즈니스 천재라며? 그런 분의 아내라 중학교 학력이라니... 어떻게 어울릴 수가 있어? 평소에 대화가 통할까?”“헐, 이거 진짜야? 고 대표님 부인에 관한 얘기는 처음 들어보네.”“최혜은 씨가 직접 말한 거야. 그러니 거짓말일 수 있겠어? 고 대표님이 부인 대신 첫사랑을 데리고 나온 건 무슨 뜻이겠어? 그 여자가 집안, 학력은 물론 얼굴도 내세울 게 없다는 얘기야.”“고 대표님은 정말 사랑꾼이야.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첫사랑을 잊지 못하다니.”“그것도 임채아 씨가 너무 뛰어나서 그런 거야.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라며? A대 음악학원 출신에 국제 대회에서 상도 많이 탔다고 해. 그 촌뜨기 아내와 비교가 되겠어?”“그래, 맞아. 고 대표님 절친인 장하준 씨 말로는 고 대표님의 아내는 촌스럽고 못생겨서 사람들 앞에 내놓을 수 없다고 했어.”“지난주 임채아 씨가 외국인들을 제치고 우승한 영상이 실검에 뜨는 걸 봤어... 와, 정말 대단하더라. 우리 Z국 사람들의 체면을 세워줬다니까.”“얼굴이 예쁘고 재능까지 갖췄어...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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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현성의 인정까지 받게 된다면 그녀는 하이현 여사를 뛰어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것이다.임채아가 차에서 내린 지 얼마 안 되어 또 다른 차가 경매장 문 앞에 도착했다.사람들은 번호판에 여러 개의 8이 박힌 차 번호를 보고는 숨을 들이마셨다.“어머, 이거 정기석 대표님의 차 아니야?”“정기석 대표라고? 누군데?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분이야.”“정씨 가문은 줄곧 해외에서 사업을 벌여왔어. 그러니 네가 못 들어본 것은 당연한 거야. 올해 정 대표님이 국내로 진출했는데 고성 그룹에 밀리지 않는 실력이야. 아쉽게도 비밀 결혼에 아이까지 있다더라. 안 그랬으면 내 딸을 시집보내고 싶어.”“비밀 결혼? 고지후 대표님도 비밀 결혼했던데... 뭐야? 요즘 비밀 결혼이 유행이야?”“유행은 개뿔. 비밀 결혼은 보여줄 수 없거나 보면 안 되는 경우잖아. 정상적인 집안에서 왜 숨기겠어?”사람들의 수군거림 속에서 정기석의 손 위로 하얀 손이 살포시 놓였다.그와 동시에 하이힐을 신은 길고 가녀린 다리가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왔다.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이 장면을 지켜봤다.그 다리만으로도 이미 상상에 잠기게 만드는데, 이 다리의 주인은 얼마나 아름다워야 이렇게 예쁜 다리와 어울릴까?조금 전까지 임채아에게 집중되었던 시선은 순식간에 새로 도착한 여인에게로 쏠렸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차에서 내릴 여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때, 차 안의 여인이 마침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이 여자는 키가 컸고 단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눈썹과 눈매는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풍겼고 이목구비는 수묵화처럼 담백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자고로 미인은 뼛속에서 우러러 나오는 아름다움에 있다고 했다. 이 여자는 얼굴은 물론 각선미까지 완벽해 아름다운 기품이 흘러넘쳤다. 보면 볼수록 점점 빠져드는 분위기를 타고난 것이다.“세상에,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아름답네. 어느 가문의 아가씨야? 왜 본 적 없는 거야?”“정기석 대표님이랑 같이 왔으니까...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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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한 경비원이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아가씨, 초대장을 보여주세요.”1년에 한 번밖에 안 열리는 이 경매회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이 경매회에는 부자거나 권력이 있는 명망이 높은 분만 참가할 수 있었다. 물론 경매품은 모두 값비싼 보물이다.만약 불순한 목적을 가진 사람이 경매장에 침입하여 상류 사회의 사람들을 해치거나 보물을 훔친다면 그 누구도 책임을 질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의심스러운 인물은 반드시 엄격하게 대처해야 했다.장하준이 하지율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얼른 이 여자를 잡아서 심문해보세요! 인정하지 않으면 강제 수단을 써도 괜찮아요.”주변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무슨 상황이지? 이혼당한 여자라고? 돈 많은 남자를 꼬시려는 여자라고? 정기석 대표님의 아내가 아니었나?’하지율은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과 자신을 둘러싼 경비원들의 불친절한 눈빛을 직면했지만 여전히 차분했다.그녀는 침착하게 가방에서 초대장을 꺼냈다.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제 초대장이에요.”장하준은 잠시 멍해졌다가 곧 다시 소리쳤다.“위조품이에요! 이 초대장은 분명 위조된 거예요.”경비원이 하지율의 초대장을 받아 기계에 검증하자 검증이 통과되었다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경비원의 얼굴이 누그러졌다.장하준은 이 광경을 보고 숨을 들이마셨다.“아니에요. 그럴 리 없어요. 절대 불가능해요!”그는 곧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하지율을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분명 다른 분의 초대장을 훔친 거예요.”이번에는 하지율이 입을 열기 전에 남자의 낮고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장하준 씨, 너무한 거 아니에요?”장하준이 고개를 돌리자 정기석의 비웃는 듯한 눈빛과 마주쳤다.“내 친구가 여기에 올 자격이 없다고요? 초대장을 훔치다니... 지금 저를 깔보는 거예요?”정기석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명확히 들을 수 있었다.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친구라고? 그러니까 정기석 대표님의 아내가 아니었네.’정기석이 공개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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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지후야, 경매회가 곧 시작할 거야. 무슨 일이 있든 경매회가 끝난 후 다시 얘기해.”고지후는 두 사람이 팔짱을 낀 채 나란히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얇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두 눈에는 차가운 눈빛이 스쳤다....경매장에 들어선 유소린은 하지율과 정기석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정기석 씨, 안녕하세요.”“지율아, 이쪽이야.”하지율이 유소린에게 다가갔다.“같이 오자고 했는데 혼자 오겠다고 고집을 피우더니.”“네가 정기석 씨랑 함께 오면 훈남 훈녀의 화려한 등장을 선보일 수 있잖아. 내가 끼면 분위기가 깨질 거야.”이렇게 말하면서 유소린은 어깨를 으쓱했다.“임채아 씨는 나름대로 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고지후 씨가 잊지 못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장하준 씨도 지금까지 곁을 맴돌게 하잖아요.”“내 조사에 따르면 임채아 씨는 어릴 때부터 줄곧 엘리트였다고 해요. 학교에서는 여신으로 불렸고 심지어 연예계에 데뷔하라고 제안한 감독도 있었는데 모두 거절했다더군요.”“다양한 악기에 능통하지만 가장 뛰어난 건 바이올린이래요. 그래서 A대에 입학할 수 있었고요. 고지후 씨와 헤어진 5년 동안도 쉬지 않고 각종 국제 대회에 참가해 수많은 상을 휩쓸었어요.”“들리는 바로는, 한때 주목받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를 제치고 우승하기도 했다더군요. 그 천재는 임채아 씨에게 진 후로 완전히 무너졌다고 해요.”하지율이 말했다.“이 바닥에는 천재가 많지만 끝까지 버티고 성과를 내는 천재는 많지 않아요. 임채아 씨는... 확실히 실력이 있어요.”오히려 그녀는 반면교사 같은 존재였다.만약 이혼하지 않았다면 바이올린을 다시 잡을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였다.세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마침내 경매회가 시작되었다.정기석은 경매회에 관심이 없어서 이전엔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오늘은 특별히 사람을 시켜 입장권을 구했지만 자리는 네 번째 줄에 있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앞줄로 갈수록 지위가 높음을 말해준다.고지후, 임채아, 장하준은 첫 번째 줄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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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이 왕관은 눈짐작으로 봐도 최소 20억 원은 넘을 것 같았다.누군가 경매에 참여하는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장하준은 여자의 목소리를 듣자 자극을 받은 것처럼 흥분했다.“젠장! 하지율 이년이 감히 나와 경쟁에 붙으려고?”그는 다시 입찰 판을 들고 외쳤다.“10억!”말을 마치면서 그는 사나운 눈빛으로 하지율을 노려보았다.하지만 하지율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다시 입찰 판을 들었다.“20억.”일 분도 지나지 않았지만 이 왕관의 가격은 급격히 치솟았다.사람들은 하지율을 바라보며 의문에 빠졌다.‘도대체 어느 가문의 아가씨길래 이렇게 패기 있게 가격을 부르는 거야?’장하준의 두 눈에는 살기가 스쳤다.“30억!”하지율의 담담한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40억.”장하준은 부잣집 도련님인 만큼 눈썰미가 좋았다. 그는 이 왕관에 대한 예산을 30억으로 정해놓았다. 30억 원을 넘는다면 그는 이 왕관을 사지 않을 생각이었다. 왕관을 살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그런데 하지율이 경쟁에 나서자 그는 가슴 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일어나며 피가 들끓는 것 같았다.‘젠장, 예전에는 하지율이 지후의 아내라서 어쩔 수 없이 체면을 봐야 했지만 이젠 이혼당한 여자일 뿐이야. 내가 이런 여자조차도 이기지 못할 것 같아?”장하준은 이를 악물었다.“50억!”고지후가 조용히 말했다.“하준아, 이 왕관은 기껏해야 26억 정도의 가치밖에 없어.”몇억 원 정도 더 주고 사는 것은 괜찮지만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에 낙찰받는다면 분명 손해였다.임채아는 가식적으로 말했다.“하준아, 하지율 씨가 원하는 것 같은데... 그냥 양보하는 게 어때?”평소 같으면 이런 가치가 없는 물건에 그녀는 장하준이 돈을 쓰도록 부추기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하지율이 원하는 건 뭐든지 빼앗을 것이다.이 말을 들은 장하준은 더욱 열정적으로 경매를 시작했다.“하지율이 원할수록 난 절대 양보하지 않을 거야. 하지율에게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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