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지 씨,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대표님도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수지는 듣고 싶지 않다는 듯, 냉랭하게 다시 말을 잘랐다.“가고 싶은 데나 가라 그래. 세상 모든 일이 별아 목숨보다 중요하다면서, 이제 와서 왜 울고불고야? 귀신한테 보여 주는 지고지순 사랑 연기라도 하는 거야?”재환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지금 이 순간, 어떤 말도 변명에 불과했고, 전부 공허했다.강준은 결국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어깨가 들썩이며 크게 떨렸다.그런 모습을 보는 것조차 수지는 신경이 거슬렸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차로 돌아갔다.‘뭐 저런 쓰레기가 다 있어.’‘사람 노릇은 못 하면서, 연기는 일류야.’수지는 손을 뻗어, 옆에 앉아 있는 여자의 흐트러진 머리칼을 조심스럽게 정리해 주었다.“누가 알아. 하강준이 너 때문에 우는 건지, 소시정 때문에 우는 건지. 아마 소시정 때문이겠지. 소시정도 거의 폭사 직전이었다던데.”별아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생사를 오가던 순간이었다.수지와 도설이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지금 여기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친구야, 고마워.”“뭐가 고마워.”수지는 거리 두는 말을 싫어했다.“별아, 너 알지? 도설한테 전화 받고 나 진짜 심장 멎는 줄 알았어. 바로 제일 잘한다는 경호 업체에 연락해서 사람 데리고 왔어. 진짜... 진짜 다행이야. 네가 살아 있어서.”수지의 눈가가 붉어졌다.별아는 조용히 수지를 끌어안았다.“네가 있어서 다행이야.”‘하강준이랑은 다르다.’‘그 사람은 늘 선택의 순간마다 나를 버렸지.’‘전생의 나는 정말 어리석었어.’‘하강준을 위해 수지 같은 친구를 멀리했으니까.’“나 지금은 그냥 집에 가서 씻고, 푹 자고 싶어.”“기사님, 출발해 주세요.”수지는 운전석을 향해 말하다가, 문득 무언가를 떠올린 듯 덧붙였다.“아, 그리고. 내일은 내가 직접 경호 업체 가서 사람 하나 붙여 줄게. 앞으로 어디를 가든, 항상 따라붙게. 나쁜 놈들한테 틈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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