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갈 생각이군.”“책상에 앉아 이안 전하가 흘려주는 정보나 줍고 있는 건, 전하께서 말씀하신 자격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요. 남부의 물류가 모이는 수도 외곽의 하역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그곳의 장부와 전하의 장부가 얼마나 다른지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어요.”르세인은 펜촉으로 책상을 톡, 톡 두드렸다. 그 규칙적인 소음은 엘라엔의 목선을 타고 흐르는 긴장감을 자극했다.“좋습니다.”르세인의 허락에 옆에 있던 이안이 서둘러 끼어들었다.“영애, 혼자 보내지 않겠어요. 내 기사들을 붙여줄 테니….”“아니요, 이황자 전하.”엘라엔은 단호히 거절했다.“전하의 기사들을 배석하는 순간, 그곳의 사람들은 입을 닫고 숫자들을 더 깊이 숨길 겁니다. 저는 제 방식대로 움직이겠어요.”“하지만 영애…!”“카시안과 함께 갈 생각이에요. 걱정 마세요.”엘라엔의 폭탄선언에 집무실의 분위기가 단번에 뒤바뀌었다.르세인은 손길을 멈추고 고개를 느릿하게 움직였다. 그의 동공은 모호하게 일렁이고 있었다.질투라기엔 너무 우습고, 분노라기엔 지나치게 평온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못하다는 점이었다.“…그림자를 데리고 나가겠다.”르세인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엘라엔의 곁을 지나 창가로 향하며 무심하게 금발을 쓸어넘겼다.“당신의 그 대단한 우정이 이 비릿한 장부 속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보도록 하죠.”***다음 날, 수도 카르네티아 외곽의 테이즈 강 하역장.화려한 황궁의 석조 건물 대신 썩은 목재 냄새와 거친 인부들의 고함이 가득한 이곳에 엘라엔과 카시안이 섰다.카시안은 수수한 차림이었음에도 그의 맑고 다정한 눈매는 이 지저분한 하역장에서도 이질적인 기품을 내보였다.비릿한 물 비린내와 거친 인부들의 고함, 그리고 썩어가는 목재의 악취가 진동했지만 엘라엔은 그 불쾌한 공기 속에서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곁에 선 카시안이 자신의 보폭에 맞춰 느릿하게 걸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엘라엔, 발밑을 조심해. 이쪽은 지반이 고르지
Huling Na-update : 2026-07-05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