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짜 왕핵에서 빠져나온 작은 생체가 북동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뒤에도 로스테는 그것을 ‘알’이나 ‘새끼’라고 부르지 않았다. 외형만 놓고 보면 그렇게 오해하기 쉬웠다. 둥근 주머니 같은 몸 안에서 일정한 박동이 반복됐고, 외부 자극에 반응해 방향까지 바꾸고 있었으니 살아 있는 개체처럼 보이기는 했다. 그러나 십일 년 전 실험기록에서 그 구조는 번식체가 아니라 왕핵·성녀·황제계 잔류가 한꺼번에 흔들릴 때 과부하를 대신 흡수하도록 만든 완충 생체재료로 분류돼 있었다.테사는 밤새 복원한 설계도를 아침 회의탁자 위에 펼치며 가장 먼저 그 점부터 확인시켰다. “독립 생체로 분화할 수 있다는 문장 때문에 번식체처럼 읽히지만, 적어도 원 설계에는 생식기관이나 신경핵을 만드는 과정이 없습니다. 자율대사가 생길 수 있다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장기간 에너지를 받아먹다가 스스로 순환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단순한 주머니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경고였던 것 같습니다.”하겐은 북부 이동선을 표시한 지도와 설계도를 번갈아 보다가 물었다. “그럼 저게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설명됩니까?”“아직은 아닙니다. 다만 무작위로 움직이는 건 아닙니다.”대형 가짜 왕핵이 있던 지맥 관문을 벗어난 생체낭은 눈밭을 직접 굴러가거나 기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하의 얕은 균열을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몸이 스스로 땅을 파는 것도 아니었다. 원래 왕핵 과부하를 흡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답게 잔류가 강한 틈을 찾아가면서,말랑한 외피가 지맥 사이의 빈 공간을 따라 밀려가는 방식이었다.흰 뿔의 왕은 그 이동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라갔다.잡아먹으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보호한다고 부를 근거도 없었다.하겐은 전날부터 나온 추측들을 회의록에서 전부 지우게 했다. “왕이 새끼를 지킨다느니, 자기 알을 찾았다느니 그런 말은 성벽 위에서도 금지합니다. 확인 안 된 얘기 한 번 돌기 시작하면 오후엔 왕이 성녀님을 납치하러 왔다고 바뀝니다.”엘리시아는 말없이 그 문장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21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