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상처 가족 만찬이 끝난 지 몇 시간이 지났다. 카스텔로 저택은 다시 우아한 고요함에 잠겼다. 손님들은 모두 돌아갔고, 주요 등불은 하나씩 꺼졌으며, 하인들은 조용하고 능숙하게 일과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아익사에게 이 밤은 유난히 길게만 느껴졌다. 그녀는 침실 거울 앞에 서서 오후부터 걸고 있던 귀걸이를 천천히 빼고 있었다. 움직임은 느렸고, 생각은 아직 식탁에 머물러 있었다. 발레리아의 옅은 미소 하나하나, 카스텔로 가족들이 보내는 이해 어린 시선들, 겉으로는 예의 바르지만 가슴에 작고 아픈 흔적을 남긴 말들 모두. 아익사는 귀걸이를 화장대 위에 놓았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과 마주쳤다. 얼굴은 평온해 보이고, 화장은 여전히 완벽했다. 이곳에 선 여자가 마음속에서 조금씩 갈라지고 있는 것을 붙잡으려 애쓰고 있다는 기색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익사는 고개를 숙였다. 이날 밤 처음으로, 한 가지 사실을 인정했다. 지쳤다. 그녀는 발코니로 걸어 나갔다. 밤바람이 부드럽게 얼굴을 스쳤다. 저택 2층에서 내려다보는 뒷정원은 아름다웠다. 평온하고, 정돈되어 있으며, 완벽했다. 마치 카스텔로 가족이 세상에 보여주는 삶 그 자체 같았다. 아익사는 자신의 몸을 감싸 안았다. 결혼. 어릴 적 그녀는 결혼에 대한 단순한 꿈을 품고 있었다. 보고 싶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 함께 저녁을 먹고, 잠들기 전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고, 작은 다툼 뒤 서로를 이해하며 풀어가는 것. 세상이 너무 버거울 때 기댈 곳이 되어주고, 평범한 날의 웃음을 나누는 것.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책임감이 아닌 사랑이 행복을 채워주는 것. 하지만 지금의 삶,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그 모든 것과 너무나 멀었다. 화려한 집에 살고, 부족한 것 없이 돈으로 살 수 있는 모든 편안함에 둘러싸여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 화려함은 마음속 빈자리를 채워주지 못했다. 아익사는 눈을 감았다. 페르난도가 언제 자신이 행복한지 물어본 적이 있었던가?
Last Updated : 2026-07-29 Read more